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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행마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개발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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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협행마
작품등록일 :
2009.11.02 21:22
최근연재일 :
2009.11.02 21:22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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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66
추천수 :
420
글자수 :
146,506

작성
09.09.0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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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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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게임 개발 도전기.-비밀은 없다.(2)

DUMMY

나는 갑현이와 술을 마시며 창환이 녀석을 기다렸다. 둘이 얼큰하게 취할 때쯤, 20분이면 온다던 창환이 녀석은 1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왔냐?"

"그래."

나의 짧은 인사에 녀석도 힘빠진 목소리로 짧게 답한다.

"씨발꺼! 자리 옮겨!"

갑현이 녀석이 힘없이 대꾸하는 창환이 놈의 반응에 발끈해서 술잔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섰다. 나와 창환이 역시 그 뒤를 따라 걸어 나갔다.

이젠 춥다 싶을 정도의 날씨.

우리 셋은 다른 술집을 찾아 들어갔다. 소주계열을 전혀 못하는 나를 배려해 녀석들은 소주와 맥주를 같이 판매하는 곳으로 들어갔다. 철산동의 오뎅바가 그곳이다.

"마셔!"

"그래."

갑현이가 따라준 술잔을 기울이며 창환이가 짧게 말한다.

-탕!

"야 이! 씨발 새꺄! 너 뭐야?"

"내가 뭘 새꺄!"

갑현이 녀석은 술잔을 강하게 내려 놓으며 욕설을 내뱉었다.

"잘렸다며? 종성이 새끼는 어쩌라고 뻘짓을 해. 뻘짓을 하기는!"

"씨발. 내가 잘리고 싶어서 잘렸냐? 나도 주식 다 뺏기고 거지 됐어. 봐라! 오늘 주식 포기한다는 문서 작성하고 오는 길이야!"

창환이 녀석은 문서를 한 장 꺼내며 우리 눈앞에 휘둘렀다.

"인마! 니가 애들 돈 해 먹었다며? 그러니까 공금 횡령으로 고소 안 당한 게 다행이야 새꺄!"

"누가 그래?"

내 말에 창환이가 발끈하며 소리쳤다.

"사장이 그러더라! 오천 해 먹었다며?"

"씨발...... 그렇게 많이 해먹지 않았어! 2천 해먹었다."

젠장...... 횡령을 하긴 했군. 그럼 대충 3천 이상은 해먹었다는 소리일테고......

원래 인간이란 자신이 한 일이 안 좋은 쪽의 일이라면 최소한 1/3은 줄이는 습성이 있고 자신이 당한 일이라면 두 배로 부풀리는 습성이 있으니 말이다.

"넌 어쩔래? 혈천 들고 나가려다가 걸렸다며?"

"회사 다 차렸었어. 사장이 태클걸어서 모두 날아갔다."

"그런 일을 그 띨빵한 새끼랑 했어? 나한테는 얘기도 안하고?"

나는 뒷 목이 당기는 느낌에 벌컥 화를 냈다.

"씨발, 너야 언제 오래도 올 거잖아!"

"미친 놈! 유비, 관우, 장비가 인간적인 관계라고 생각하냐? 세상에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말이다. 목구녕에 거미줄치면 옆에 남을 놈 없어! 유비가 관우랑 장비한테 듬뿍 듬뿍 돈 쥐어주고 자기 땅 많아지면 나눠주고, 좋은 술 있으면 나누고, 좋은 무기 있으면 다 퍼주니까 옆에 있었던 거야. 넌 게임을 해봤으면서도 모르냐? 삼국지 게임을 해봐라. 애들 돈 안주면 충성심 팍팍 떨어지지? 나도 마찬가지야. 너한테 뭔가 비전이 있어야 옆에 있어 줄거 아냐?"

나는 녀석의 무사태평한 소리에 열이 뻗쳤다. 다른 쓰잘데기 없는 놈들한테는 작업한답시고 술퍼먹여, 언니들 있는 근사한 곳에서 대접하면서도 완희와 나한텐 제대로 된 밥한끼 쏜적이 없다.

"그래도......"

"인마, 그래도는 무슨 그래도야? 그건 종성이 말이 맞아. 나이를 생각해라! 벌써 서른 여섯살이야. 모험하기 보다는 식구들 먹여살려야 할 때라고. 너는 어째 그러냐? 처음 사장이 너희들 밀린 월급 줘가면서 데려왔다고 얼마나 좋아했어? 그러다가 좀 지나니까 사장 헐뜯기 시작하더라? 인간이 그럼 못쓴다 너."

갑현이가 옆에서 듣고 있다가 한마디 쏘아 붙인다.

-퍽!!

"왜 때려!"

"열 받아서 그래. 새꺄! 직책이 깡패라고 그동안 니새끼가 회사에서 나한테 얼마나 좃같이 굴었는지 모르냐? 엉아가 얘기할 때 들어쳐먹었으면 지금 이 상황까지 오지도 않았어. 좃도 일도 못하는 개쓰레기같은 새끼들 말만 듣고, 이 엉아를 무시해? 내가 새꺄 사회밥을 먹어도 너보다 몇배는 더 먹었어. 내가 후지다는 놈들이 안후지디?"

난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담아 창환의 옆구리에 한방을 선사했다. 녀석은 인상을 쓰며 화를 냈지만, 이어지는 나의 말에 반박하지 못했다. 사실은 사실이니까.

"미안해."

녀석은 마지 못해 미안하다는 소릴 꺼낸다.

"앞으로 어쩔건데?"

"후...... 일단은 알아봐야지."

"혈천은?"

"진행할 거야."

녀석은 나의 말에 꼭 준비해온 사람처럼 대답한다.

"어떻게?"

"지원해주기로 한 사람이 있어."

"진짜야?"

"그래."

"그럼 난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

"일단은 회사에 다녀. 다니다가 내가 준비되면 부를게."

참 속편한 놈이다. 요즘 세상에 기획서만 가지고 솔깃할 투자자들은 없다. 최소한 프로토 타입의 게임은 들고 가서 설명회를 열어도 투자자들은 망설이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게 선택은 없다. 회사에서 나와 완희를 대하던 사장의 눈빛을 보니 그다지 날 신뢰하는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사장의 머리속엔 나와 완희는 창환이 녀석의 측근일 뿐이니까 말이다.

창환이 녀석이 회사를 설립하는 것에 성공한다면 그때가서 저울질 해도 늦지 않는다. 사장의 눈빛이 단지 내가 착각한 것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만약, 창환이 녀석이 성공적으로 재기하기까지 내가 예상하고 있는 시간은 6개월이다.

그러니까 대략 5월달 정도? 그때까지 성공하지 못한다면, 안 좋은 소문은 꼬리를 물고 녀석의 이미지에 들러 붙을 것이다. 그때까지 재기하지 못하면 그냥 포기하는 편이 나으리라.

나는 망설이지 않는다. 이미 위험한 외줄타기를 시작했다. 아내와 딸아이를 등에 지고서......

"좋아. 그럼 회사에서 분명히 네 욕이 많이 나올 거야. 난 같이 욕할테니까 그건 이해해라. 애들은 얼마나 꼬셔 놨어?"

"꽤 많아. 두곤이랑 XX, XX, XX등등..."

"지랄... 넌 꼬셔도 어째서 꼭 후진 애들만 꼬셔 놨어?"

"왜?"

"내가 게임에 문외한이라고 사람까지 파악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걔들은 주둥이만 산 애들이야. 진짜 일하는 애들은 따로 있어. 넌 공략을 잘 못한 것 같다. 내가 그러게 나한테 돈 좀 지원하랬지? 총알이 없으니까 애들을 못 꼬시잖아. 새꺄! 우리팀원하고 뿜빠이로 술먹는 것만해도 지금 빚더미야."

나는 푸념하듯 녀석의 말에 트집을 잡았다. 게임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혼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말이다.

그 이유는 직장이 안정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말하는 게임회사란 규모가 작은 게임회사를 말함이다. 규모가 큰 회사의 경우, 예를 들자면, NC, 넥슨, 엔트리브 등의 거대 규모의 게임 회사는 사원의 복지 정책이 훌륭하기 때문에 기혼자들이 많지만, 작은 회사들은 심심하면 인력들을 갈아치워 댄다.

직장이 안정되지 못하니 결혼을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지키기 위한 책임의식이 희미하고, 책임의식이 희미하니 회사의 일보다 개인의 자유를 더 갈망한다.

같은 돈을 받더라도 미혼자들은 씀씀이가 다르다. 자신이 모두 돈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혼자들은 미혼자들과 똑같이 술자리를 하다보면, 어느새 카드 고지서는 뜯어보기조차 무서운 판도라의 상자가 되어 버린다. 돈을 채워 넣어야 하기에 내용은 봐야겠는데, 보기가 두려운 그런......

"좋아. 일단 난 그렇게 알고 있을테니, 회사 차리는 데 성공하면 불러. 처음부터 같이 고생하자고 하면 난 못한다. 넌 해먹은 돈이라도 있고 연봉도 내 두 배를 넘게 받았으니 모아 놓은 돈이라도 있지. 난 개털이야. 당장 때려치면 공사장 다녀야 할 판이다. 이해하지?"

"알았어. 그럼 그렇게 알고 있으마."

창환이 녀석은 나와 그렇게 약속을 하고서 술자리를 파했다.


입맛이 씁쓸한 하루다. 회사의 이인자 자리에서 쫓겨난 창환과 그런 창환을 꼬투리 잡아 단칼에 내친 냉정한 사장.

뭔 놈의 찌간한 회사가 정치판보다 더 지저분하고 잔인한 것인지 마음이 무겁다. 이런 지저분한 곳에서 난 과연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젠장...... 건담이냐?

'넌 살아 남을 수 있는가!'

지난 8월에 건담을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겠다고 설정기획 잡느라 지겹게 애니를 봤더니 후유증이 오는 것 같다. 건담 애니가 끝나면 예고편에서 항상 등장하는 말이다.

'넌 살아 남을 수 있는가.'

살아남아야 한다.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한다. 혈천 온라인을 시작하면 버틸 수 있다는 생각에 긁어버린 카드 빚도 장난이 아닌 상황에서 덜컥 잘리기라도 한다면, 뒷일은 감당 할 수 없다.

참......

현실이 더럽다. 흡사 시궁창에 뒹구는 듯한 느낌......

<b>

다음날.

</b>

밤이 지나면 다음날이 밝아오기 마련이다.

아무리 술에 절었어도 나의 출근은 항상 똑같다. 6시에 기상해서 7시에 출근을 끝낸다.

업무시간이 시작되고, 아침 회의를 마친 뒤에 나는 경악했다.

"어제 이 이사님 만나셨다면서요?"

"이 이사님이 뭐래요?"

"이 이사님은 잘 계시죠?"

.

.

.

'뭐지? 나 감시 당하는 거야?'

황당한 상황에 난 일순 할 말을 잃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창환이 놈과의 만남이 다음날 회사에 파다하게 소문이 나 있다.

이건 뭐......


-------------------------------

어이 없긴 하지만, 이것도 실화입니다. 하하하...

오늘 약속이 있어서 나와 있다가 시간도 떼울 겸 피씨방에서 글 올리고 갑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아차차...

전장의 금기는 시놉 잡는 작업은 끝냈습니다.

이제 슬슬 쓰려고 폼 잡는 중입니다. 아마도 9월 말쯤 부터는 진행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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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게임 개발 도전기.-생존. +2 09.09.27 2,052 13 19쪽
» 게임 개발 도전기.-비밀은 없다.(2) +4 09.09.03 2,031 14 10쪽
19 게임 개발 도전기.-비밀은 없다. +4 09.09.03 2,196 15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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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을 궁지에 몰지 말라.(2) +6 09.08.06 2,718 39 14쪽
14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을 궁지에 몰지 말라.(1) +2 09.08.03 2,047 20 11쪽
13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은 아는 만큼만 본다.(3) +4 09.07.23 2,242 21 13쪽
12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은 아는 만큼만 본다.(2) +9 09.06.29 2,439 13 11쪽
11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은 아는 만큼만 본다. +11 09.06.15 2,204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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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게임 개발 도전기.-기획 맛보기 +1 09.05.19 2,518 11 10쪽
6 게임 개발 도전기.-출발 +2 09.05.17 2,746 10 10쪽
5 게임 개발 도전기.-갈등 +8 09.05.12 2,841 18 9쪽
4 게임 개발 도전기.-희망 +2 09.05.12 2,848 17 6쪽
3 게임 개발 도전기.-착수 +5 09.05.07 3,355 13 16쪽
2 게임 개발 도전기.-제안 +7 09.05.07 4,539 23 11쪽
1 게임 개발 도전기.-서 +4 09.05.06 6,202 28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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