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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행마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개발도전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협행마
작품등록일 :
2009.11.02 21:22
최근연재일 :
2009.11.02 21:22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62,160
추천수 :
420
글자수 :
146,506

작성
09.09.03 14:23
조회
2,195
추천
15
글자
20쪽

게임 개발 도전기.-비밀은 없다.

DUMMY

시간은 빠르게 흘러만 간다.

벌써 11월이 되었으니 말이다.

가장 속을 썩힌 건 UI문제였다. 당시에 창열이의 간섭으로 초반부터 삐거덕 거리던 UI디자인은 전부 새로 교체해야만하는 상황에 처해졌다.

정혜진씨가 고집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UI의 디자인을 나름 산뜻하게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가뜩이나 알록달록한 게임에 더욱 알록달록한 UI를 적용한다는 것은 미친짓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페르시아 왕자를 보라. 얼마나 단순하며 얼마나 기능적인 요소의 구현에 충실한가!

아무도 페르시아 왕자의 UI를 보고 허접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UI라는 것은 유저 인터페이스의 약자다. 유저 인터페이스라는 것은 사람과 게임간의 소통이 가장 큰 명제라고 할 수 있다.

0과 1로 이루어진 컴퓨터가 이해하는 언어와 다양한 언어를 가진 인간과 연결하는 연결 통로인 것이다.

UI의 제 일차 목표는 유저의 편의성. 그 다음이 디자인인 것이다. UI디자이너들이 주장하는 건 그들만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말 실력있는 디자이너들은 편의성을 고려해 디자인하는 인재도 있다. 문제는 UI를 그래픽적인 작업으로 착각을 하는 것에 있다.

그래픽적인 작업을 필요로 하는 한 명의 기획자가 UI디자이너 인 것이다. 게임의 흐름을 조율하고 게임이 월할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진짜 UI라고 봐야 옳다.

게다가 문제가 생긴 것은 하나가 더 있다. 이번에는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정혜진씨, UI 작업한 것, 플래시로 넘겨주세요."

김창수 대리가 정혜진씨에게 의뢰를 맡긴다.

"네? 저 플래시 할 줄 모르는데요?"

"UI경력이 7년이시라면서 플래시 작업 안해보셨어요?"

"네......"

제기랄......

하여튼 창열이 놈은 나가서까지 속 썩인다. 분명히 처음 인력을 보충할 때 내게 경력이 7년인 UI 디자이너라 플래시 작업은 충분히 능숙하게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올시다였다. 처음 완이와 내가 추천한 인력들은 플래시 작업도 가능한 상대적으로 연봉도 저렴한 인력이었는데 말이다.

나는 한숨만 푹푹 쉬었다. 또 언제 플래시 작업을 배우고 일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창수씨와 완희를 데리고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물론, 창환이 놈을 대동한 채로 말이다. 더 늦기 전에 선택을 해야한다. 정혜진씨의 고집을 꺾고 플래시를 숙달시켜 일을 진행하던지, 새로운 인력으로 대체하든지.

나는 전자보단 후자 쪽에 무게를 실었다. 사실 정혜진씨가 너무 비협조적이었기 때문이다. 쉴 거 다쉬고 휴일 다 쉬면서 늦은 출근에 칼 퇴근. 그러면서 일정이 빠듯하다고 일정을 좀 늦춰달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저 사람으로 좀 힘들 것 같아요."

김창수씨는 회의적으로 말한다. 직접 플래시 파일을 가지고 스크맆트 작업을 진행하는 실무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내 마음의 무게추는 더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저도 힘들어 죽겠어요. 기능 구현 다 기획서에 정리해서 줘도 제대로 구현을 안해줘요. 자꾸 빼먹는 것도 많고...... 예시로 적은 기호를 UI에 그대로 표현하지 않나.... 솔직한 심정을 말하라면 꼬장 피우는 거 같아요."

완희는 답답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대꾸했다.

나는 완희의 말에 수긍했다. 내가 가까이서 지켜보아도 둘의 관계는 그다지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창환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난 차라리 이 기회에 인력 교체를 했으면 하는데 말이다."

'창열이 놈의 쓰레기 같은 안목이 이렇게 문제를 일으키잖냐.'

라는 속마음은 차마 꺼낼 수 없었다.

"너네들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

창환이 녀석은 불퉁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다른 디자이너와 얘기해보니까 우리 기획서에 나와있는 정도의 기능과 UI시안등을 검토해보더니 15일 정도면 플래시 작업까지 끝마칠 수 있다고 하더라. 지금 벌써 2달이 넘었어. 아직도 UI는 제자리 걸음이고...."

"그래서? 자르자고?"

"그럼 어쩌냐? 근무 태도도 별론데?"

자식이 창열이 사건 이후로는 아주 삐딱선을 타고 있다. 녀석의 띠꺼운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열이 확 뻗쳤다.

"넌 왜 이 새꺄! 사람들을 쉽게 자르려고 그래?"

"지랄!! 인마! 원래부터 잘 못 뽑은 인력이잖아! 우리가 원한 건 플래시 작업이 가능한 인력이었어. 하지만, 창열이 자식이 플래시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인력을 뽑아 놓고, 플래시 작업 능력 있다고 사기친거잖아? 그 새끼는 회사를 말아먹으려고 작정한 새끼야. 일을 하겠다는 새끼야?"

나는 열이 올라 쏘아 붙였다. 내 말에 창환이 녀석의 인상이 확 찌그러진다.

"저, 저기요. 일단 진정들 하시고, 대책회의 하자고 해놓고 너무 흥분하시면 어떡해요."

"후... 일단 진정하자고......"

김창수씨의 말에 창환이는 인상을 굳히며, 말끝을 흐린다.

"알았다. 우선 테니스 팀의 UI작업은 현재 진행하는 속도로는 도저히 12월 10일까지 기한을 맞출 수가 없어."

나도 약간은 누그러진 목소리로 창환이에게 말을 꺼냈다.

"알았다. 우선 정혜진씨와 상담해보고 결정하기로 하자. 넌 좀 그 성질머리부터 고쳐."

"미안하다. 워낙 일 잘하는 애들이 많아서 열 받아서 그래. 내가 일 잘하는 인력들한테 뭐라하디? 좃도 일도 못하는 것들이 요구 사항만 많으니까 화가 나서 그러지."

"알았어. 이따가 정혜진씨랑 상담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

"그래."

상담 후 결정하기로 하고서 우리의 대책 마련 회의는 끝이 났다. 일단 자리로 돌아온 나는 게임에서 희한한 광경을 목격했다.

캐릭터의 헤어스타일 중 몇 개가 구멍이 숭숭 뚫려서 뒷 배경이 비치는 것이었다.

"에휴...... 새끼들 일해논 꼬라지 봐라! 이지랄하고 1년을 넘게 방치 했냐? 기획자 새끼들이나 그래픽 새끼들이나...참..."

나는 혀를 차며 투덜거렸다.

"형, 왜 그래요?"

나의 투덜거림에 앞자리에 있는 완희가 다가왔다.

"얘들 꼬라지 봐라. 머리에 구멍나고 난리도 아니다. 그리고 저 여자 캐릭터 가슴 움직이는 꼬라지 봐라. 여자 가슴이 생크림이냐? 점프 한 다음에 뒤늦게 출렁거리게? 그것도 저렇게 느리게?"

처음 테니스를 맡고나서 제일 먼저 부탁한게 애니메이션 동작들이다. 여자 캐릭터들의 가슴은 다른 동작보다 1.5배 느리게 움직인다. 대기 동작 중에 애니메이션 작업이 허접해서 목이 찢어지게 보이는 캐릭터도 있으며, 뜬금없는 짓을 하는 캐릭터도 있다.

가장 눈에 거슬리는 것은 캐릭터들의 손 동작. 사람이라는 것이 손을 펴고 있으면 약간은 손가락이 굽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테니스의 캐릭터들은 손바닥을 쫙 펴고 있다. 군대에서의 경례할 때나 볼 수 있는 손 모양인 거다.

한 두개의 캐릭터가 있을 때야 그냥 무심코 넘어가기도 하겠지만, 3디 로비가 적용되면 수없이 많은 캐릭터들이 활동할 텐데 그 때는 무지하게 눈에 거슬릴 것은 뻔한 일.

창열이는 그만 둘 때까지 내가 제시한 문제점들은 단 하나도 해결하지 않고 나갔다. 장장 3개월 가량을 자리만 지키다 나간 것이다.

"어쩌겠어요. 워낙 일하기 싫어하는 애들이잖아요."

"그렇지? 어차피 그놈 나갔으니까. 송과장한테나 부탁해야겠다."

사람이 없으니 포기할 건 포기해야 한다. 지금 회사에 남아있는 두 명의 애니메이터들의 실력은 최소한 창열이 녀석보다 만 배쯤 일을 잘하니까 그들에게 부탁하면 될 일이다.

잠시 뒤에 호출이 들어왔다. 창환이 놈의 호출이다. 네이트 온에 뜬 문자를 보고 나는 알았다고 답했다.

"완아. 창환이 놈이 부른다. 내려갈게. 일 처리 좀 잘 부탁한다."

"알았어요. 다녀오세요. 형."

난, 노트를 꺼내들고 창환이 놈의 자리로 갔다. 창환이는 내가 내려오자, 자리에서 일어난다.

"잠깐 내려가서 얘기하자."

"그래."

나는 창환이와 함께 1층으로 내려갔다.

"너, 너무 그러지 마라."

내려오자마자 창환이가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나는 황당해져서 입을 열었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혜진이 울더라. 힘들데."

어이 없는 소리...... 사표 내놓고 일하는 놈들보다 힘들까?

"난 혜진이가 힘들다고 하는 말을 이해하는 게 더 힘들다. 인마. 회사는 학교가 아니야. 징징거리면 상담하고 펑펑 울면 우리가 이해해야 되는 거냐? 그런 거냐? 여기 일하는 장소야. 일을 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어. 일은 하기 싫고, 놀고는 싶고, 월급은 받고 싶고? 어쩌자고?"

"인마,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플래시가 처음이라 힘든데 자꾸 조르니까 업무가 과중되서 힘들데."

"뭔 얘긴지는 알아. 하지만, 창수가 근 두 달 동안 도와주고 플래시 업무까지 같이 했어. 다른 UI디자이너도 옆자리에서 도와 줬고. 이젠 어느정도 적응을 해줘야지. 아니면 늦게라도 남아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던가. 우리 인력은 기본이 9시까지 일하고 있어. 좀 어이없는 소리 아냐?"

정말 힘들어 죽겠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사람이 힘들다고 하니 어이가 없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참자..... 창환이 녀석의 얼굴을 보니 인력교체는 물건너 갔다. 여기서는 인력 교체 문제를 꺼내 마이너스 된 나의 이미지를 보충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그래.... 알았어. 한 번 잘 다독여서 일해볼게. 하지만 장담은 못한다. 최대한 UI를 단순화시켜서 대량 생산 체재로 갈테니까 그리 알고 디자인이 후지네, 기능이 좀 헷깔리네. 이런 소리 안나오게 네가 좀 막아줘라."

"오케이."

어떤 사람은 상대에게 도움을 주는 것에 만족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창환이 놈이 그런 경우다. 굳이 방패막이가 되어주지 않아도 넘어갈 수 있는 문제지만, 일부러 막아달라고 말을 한다. 나중에 일이 끝날 때 한 발이라도 담글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기 위함이다. 실제로 막아달랜다고 막아주지도 않을 것이다.

막아 준적도 없기도 하다. 오히려, 테니스 작업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일본의 애니메이션 '뱀파이어 헌터-D"를 게임으로 만들 수 있게 설정 기획을 해달라고 했고, 일본의 시리즈 게임을 온라인 게임으로 설정기획작업을 해달라고 할 정도로 나에 대한 배려가 없다.

뭐, 계급이 깡패라고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긴 했지만, 덕분에 내 개인적인... 그나마 쥐꼬리만큼 있던 자유시간이 사라졌고, 기획 일정이 늦춰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모든 게 부족한 상황.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12월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기쁜 소식이 있다면 로비의 형체가 조금씩 갖추어져 간다는 것이다. 배경팀의 비협조적인 지원 속에서도 꾿꾿하게 짜집기긴 하지만, 로비의 배경이 될 데이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다만, 움직이지 않는 생명체를 집어넣은 것이 걸려서 수정을 요구했다. 로비의 배경에 움직이지 않는 닭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거슬렸기 때문이다.

"팀장님!! 캐릭터를 세웠습니다."

"와~~ 진짜요?"

김 태언 대리의 밝은 목소리에 나는 김태언 대리의 자리로 걸어가 모니터를 쳐다보았다.

밋밋하기만 하던 배경에 드디어 캐릭터가 세워졌다. 동작이 어색하긴 했지만, 대단하다. 맨땅에 헤딩으로 시작해서 드디어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한 때문이다.

"최곱니다. 김 대리님!! 주~~욱여요!!"

"하하하하! 팀장님도 참..."

김대리는 나의 오버에 쑥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쑥스러워 해서도 자신의 결과물을 작게 평가해서도 안 된다. 대단한 일인 것이다. 이런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이런 프로그램 작업적인 결과를 낸다는 것은 높이 평가 받아야 한다.

"정말 최고예요. 이제 얘 걸음마 배우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그건 금방이죠. 싸이클 맞춰서 유저에게 보여주는 것이거든요."

김 대리는 자신있는 말투로 이야기 한다. 정말 처음 내성적이던 성격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이렇게 밝고 명랑한 사람이 우울한 포스를 풍기며 생활해 왔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다.

한참을 그렇게 로비가 작동하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 하고 있는데 사장이 올라 왔다.

"뭔데?"

"충성! 사장님! 드디어 로비에 캐릭터가 다니고 있습니다."

"그래? 어디! 괜찮네."

사장의 시큰둥한 반응. 이럴때 오바가 최고다.

"사장님. 뽀대 나잖아요. 크아~~ 죽이지 않습니까? 여기 김 대리가 일주일 동안 고생고생해서 드디어 캐릭터를 띄웠다는 거 아닙니까."

"그랬어? 수고했다. 태언아."

"하하하. 아닙니다. 사장님."

사장의 칭찬에 김 대리는 쑥스러운 얼굴로 뒷 머리를 긁적거린다.

"박과장."

"네, 사장님."

"완희랑 같이 내려와라. 얘기 좀 하자."

사장이 얼굴을 굳히며, 내려오라는 말만 남기도 밑으로 내려갔다. 나와 완희는 노트를 챙겨들고 사장실로 직행했다.

-똑똑...

"들어와!"

나와 완희는 사장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사장은 약간 피곤한 얼굴로 원형의 책상에 앉는다.

"문 닫고, 여기 앉아봐."

"네, 사장님."

나와 완희가 사장실의 문을 닫고, 의자에 앉았다. 사장은 무거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창환이가 말이다...... 희안한 짓을 한다."

"무슨......"

나는 긴장해서 물었다. 창환이 녀석의 연줄로 들어온 탓에 녀석이 사고를 치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내게 미칠 수밖에 없다. 며칠 전에도 사장이 스쳐가듯 내게 창환이 놈과의 관계를 지나가는 말로 물었지만, 난 단호하게 사장보고 들어왔지, 창환이 놈때문에 들어오지 않았음을 얘기한 바가 있다. 실제로도 창환이 놈이 근 일년간이나 들어오라고 했어도 사장이 어떤 사람인지 간을 보느라 뒤늦게 합류한 게 바로 나다.

"애들 주라는 돈 자기가 다 해 먹고, 다른 회사에 혈천 가지고 들어가서 개발하자고 했나보더라."

"네?"

나는 놀라서 되물었다. 이럴 수가 있는 건가? 나와는 아무런 상의 없이 혈천의 시나리오 작가를 놔두고 뒤통수를 치다니 배신감이 치밀었다. 하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확인 된 것이 없다. 단순히 사장의 독단적인 말일 수도 있다.

"대충 5천 정도 해 먹은 것 같더라. 그 돈 해 먹으면서 너희들한테 밥이라도 한끼 사주디?"

"......아뇨."

"너희들은 어쩔래? 계속 테니스 일 맡아줄 수 있어?"

사장은 확실하게 마음을 먹은 것 같다. 창환이 놈을 밀어내기로 결심한 것이 눈에 보인다. 창환이의 연줄로 들어온 나와 완희를 포섭하려는 것이다. 나야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당연히 사장의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다. 창환이 놈과는 나중에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창우랑 둘이서 다른 회사에다가 혈천을 가지고 들쑤셨나 보더라. MSN자료랑 회사 이메일로 다 증거가 남아있어. 아무래도 내보내야 할 것 같다. 너희들은 신경쓰지 말고 하던 일이나 잘해. 알았지?"

"네."

"네. 사장님."

우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4층에 올라 갔다. 창환이 놈의 행동이 수상하긴 했지만, 끝까지 내게 숨기고 있을 줄은 몰랐다.

내가 한 번 창환이 한테 충고한 바가 있다. 뭔가 큰일을 할 때는 창우랑 진행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결국은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보안 미숙으로 모두 들통 나 버린 상황이다.

창환이 녀석은 반골의 기질이 있어서, 안정적인 시간이 늘어나면 다른 일을 벌이곤하는 것을 난 알고 있다.

세상에 완벽한 비밀은 없다. 하지만, 이렇게 쉽게 들통나는 미련한 사람들도 없을 거라고 단언한다. 머리는 장식이 아니다.

이발소에서 요금을 내기 위해 들이미는 대만 사용하지 말고 매사에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으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가슴이 답답해져 옴을 깨달았다. 창환이 녀석이 제거 된다면 다음은 나다. 지금은 단지, 테니스라는 프로젝트가 엮여 있어서 미룬 것일 뿐. 가까운 미래에 테니스라는 프로젝트가 완료되거나 폐기된다면 나역시 자연스럽게 같이 묻히게 될 것이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들어 창환이 놈한테 전화 했다.

"여보세요? 창환이냐?"

-그래.

"어떻게 된거야?"

-어떻게 되긴 어떻게 돼. 씨발. 짤렸다.

"너 창우랑 일 저지르다 실패했다며?"

-그렇게 됐어.

"내가 새꺄. 띨띨한 놈이랑 일꾸미지 말랬잖아!"

-몰라, 새꺄!"

"어휴...등신새끼!! 철산동으로 와! 한잔 빨자."

나는 전화기를 덮고 퇴근 시간을 기다렸다. 모이는 김에 친구 놈들도 모두 불렀다.

갑자스러운 호출인 탓인지. 갑현이 놈만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철산동에 도착하니, 갑현이 놈만 나와 있었다. 창환이 놈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갑현이와 나는 철상동의 불닭집에 들어가 생맥주를 주문했다.

"어떻게 된 거래?"

갑현이 놈의 머리와 꼬리를 다 자른 말에도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 지는 내게 충분히 전달 된다.

"딴 살림 차리려다가 걸렸단다. 회사 공금도 조금 해 먹은 것 같고."

나는 간단하게 요점만 말했다. 사장이 내게 한 말을 모두 전할 수는 없다. 이 녀석에게 모두 말하기는 껄끄럽기 때문이다.

"그 새낀 왜 그런데?"

"자식... 너도 알면서 그러냐? 그 놈 배불러지면 딴짓하는 거."

"넌 어떻게 한데?"

"나? 글쎄다... 나도 잘리는 게 당연하겠지. 젠장... 내년 7월까지만이라도 버틸 수 있으면 다행이겠다. 이 회사에서 팀장 맡고나서 빚만 늘었어. 몸 상하고.... 술을 안 마시면 분위기가 나빠지니 정기적으로 알콜을 공급해야 하거덩."

나는 푸념하듯 말했다.

"에이... 그새끼는 왜 또 뻘짓해서 사람 피곤하게 하냐."

"나도 모르겠다. 사실 지금 회사도 불안해."

"왜?"

"애들 생각이 달나라로 가 있어서 수익 내기는 글렀어. 맨 초딩같은 소리들만 해대니 미치지......"

나는 생맥주를 원샷으로 날려버리고 한잔을 더 시켰다.

"씨발, 말해 뭐하냐. 갑현아. 창환이 놈은 언제 온데?"

"한 20분 정도 있다가 온다더라."

갑현이는 휴대폰에 있는 시계를 보면서, 말했다. 20분이라.... 짤린 놈이 뭐가 바쁘다고 약속도 못지키는 겨?

"갑현아! 빨자!"

"씨발꺼!! 마셔!!"


------------------------------------

음... 논픽션이라고는 하지만, 어느정도 픽션은 들어있습니다. 대략 5% 내외의 픽션이 들어가 있습니다. 빠른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서 시간대를 조금 줄였고. 횡령 부분에서는 너무 지저분한 내용이 많아 설렁 넘어갔습니다.

논픽션이라지만 과장된 이야기는 없습니다.

그나마 많이 축소해서 글을 적은 것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만약.... 이 씨 트리오가 한 행동들을 고스란히 적는다면.... 글쎄요... 제가 쓰다가 폭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장을 장장 15일 동안 다녀왔답니다. 일주일이면 될거라던 출장이 15일이 걸릴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문제는 파주에 피씨방이 없는 완전 외진 곳으로 출장 갔다는 거....

15일 내내 술만 마시다 왔다는 이야기는 너무 슬퍼서 하지 않겠습니다.

술집도 없어서 안주는 캔참치...ㅡㅜ;

이젠 참치만 봐도 기름이 넘어온다는...ㅜㅜ;

내일은 또 출장을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참 출장이 많은 한달이네요.

모두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오자마자 글만 쓰고 안 놀아 준다고 마나님이 화가 잔뜩 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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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맨닢
    작성일
    09.09.04 10:24
    No. 1

    ...고생하셨군요..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9 포효하는양
    작성일
    09.09.04 11:20
    No. 2

    재미있게 읽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소설만쉐
    작성일
    09.11.01 21:31
    No. 3

    안습하십니다...-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레이빈센트
    작성일
    09.11.02 12:55
    No. 4

    경력이 모든걸 설명하지는 않지요..
    예전에 게임회사는 아니지만 IT쪽에 일하시는분들에게 들은이야기입니다만....
    경력, 나이 성별...그런거 아무소용없고...그냥
    일을 시켰을때, 결과가 나오느냐? 안나오냐? 그것만 중요하다고.
    경력많아도 못하는 사람은 못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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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게임 개발 도전기.-그 후..... +14 09.11.02 2,637 26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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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게임 개발 도전기.-생존. +2 09.09.27 2,052 13 19쪽
20 게임 개발 도전기.-비밀은 없다.(2) +4 09.09.03 2,030 14 10쪽
» 게임 개발 도전기.-비밀은 없다. +4 09.09.03 2,196 15 20쪽
18 게임 개발 도전기.-고비를 넘기다. +3 09.08.16 1,998 15 13쪽
17 게임 개발 도전기.-관리가 어렵다면 일을 하라. +7 09.08.12 2,112 17 15쪽
16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을 궁지에 몰지 말라.(3) +4 09.08.09 2,109 18 17쪽
15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을 궁지에 몰지 말라.(2) +6 09.08.06 2,718 39 14쪽
14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을 궁지에 몰지 말라.(1) +2 09.08.03 2,046 20 11쪽
13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은 아는 만큼만 본다.(3) +4 09.07.23 2,242 21 13쪽
12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은 아는 만큼만 본다.(2) +9 09.06.29 2,438 13 11쪽
11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은 아는 만큼만 본다. +11 09.06.15 2,204 18 12쪽
10 게임 개발 도전기.-게임은 예술이 아니다.(2) +6 09.05.25 2,370 14 6쪽
9 게임 개발 도전기.-게임은 예술이 아니다. +4 09.05.25 2,811 18 57쪽
8 게임 개발 도전기.-깍뚜기 +8 09.05.21 2,602 14 13쪽
7 게임 개발 도전기.-기획 맛보기 +1 09.05.19 2,518 11 10쪽
6 게임 개발 도전기.-출발 +2 09.05.17 2,746 10 10쪽
5 게임 개발 도전기.-갈등 +8 09.05.12 2,841 18 9쪽
4 게임 개발 도전기.-희망 +2 09.05.12 2,847 17 6쪽
3 게임 개발 도전기.-착수 +5 09.05.07 3,355 13 16쪽
2 게임 개발 도전기.-제안 +7 09.05.07 4,538 23 11쪽
1 게임 개발 도전기.-서 +4 09.05.06 6,202 28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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