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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행마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개발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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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협행마
작품등록일 :
2009.11.02 21:22
최근연재일 :
2009.11.02 21:22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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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63
추천수 :
420
글자수 :
146,506

작성
09.08.03 18:31
조회
2,046
추천
20
글자
11쪽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을 궁지에 몰지 말라.(1)

DUMMY

지독하다......

징글징글한 이름 이창열......

어찌된 인간이 공적으로 말할 때와 실무에서와 그리도 다른지 이가 갈릴 지경이었다.

마찬가지로 이창우 실장.....

눈물나게 고마운 인간이다. 독일 쪽에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하지 않나, 개발 일정을 자기 멋대로 통보하지를 않나......

난 더 이상 가만히 당해주기엔 답답해져옴을 느끼고 창환이 놈에게 찾아갔다.

"창환아, 바쁘냐?"

"아니? 무슨 일이야?"

"나가서 얘기하자. 꿀꿀한 얘기다."

"그래, 밖에서 보자 5분 뒤에 나갈게. 커피숖에서 기다려."

"알았다."

나는 회사에서 나와 근처의 커피숖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에 창환이 놈이 나타났다. 그는 담배를 꺼내들고 불을 붙였다. 알싸한 담배연기가 내 코를 간질렀다.

나 역시 담배를 한가치 들고서 불을 당겼다. 꼭 고자질하는 찌질이 초딩학교의 샌님 반장이 된 기분이다.

"할 얘기가 뭔데?"

"알잖아, 창열이 놈하고 창우 놈 얘기다."

"너도 그 새끼들 앞뒤 틀리다는 얘기를 하려는 거냐?"

"알고 있었어?"

"그래."

"그런데 방치한 거야?"

나는 황당해서 말도 안나왔다. 회사의 발전에 도움을 주지 못할 인간들을 최고 결정권자에 근접한 창환이가 방치하고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인마, 걔네들 그런애들 아니야."

그럼 그렇지...... 안다고 말하고 모르고 있었던 거군.

"인마, 그래픽 애들이 능력이 없어서 작업물이 늦게 나온다고 생각하는 거야? 기획팀이 무능력해서 작업물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가 문젠데?"

"창열이 놈이 그래픽 팀원 애들을 일하지 못하게 하고 있잖아. 그건 알아? 창우 놈은 일도 안해. 내가 지난 5개월동안 창우가 하는 일을 봤어."

"어떤데?"

"놀더라. 문제는 둘 다......"

나의 말에 창환이 놈은 담배를 한가치 더 꺼내들었다.

"네가 잘 달래보면 안돼?"

창환이 놈은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

"훗... 인간이 안되먹은 놈들이 사람의 말을 알아 듣겠냐? 몽둥이가 약이다. 야! 차라리 줘 패버렸으면 속이 다 시원하겠어."

"넌 대체 왜 그러는 건데?"

"인마, 내가 왠만하면 이렇게 화가 나지 않아. 창열이 놈은 크리스마스 복장 커스튬 만드는데 100일 걸린다더라. 말이 되냐? 창우 놈은 하지도 않은 일정 통보를 내가 했다고 하더구나. 뭔 인간들이 이 모양이냐?"

나의 말에 창환이 놈의 얼굴이 더욱 심각해졌다. 보고 체계가 엉망인 것이 특징인 게 작은 회사들의 가장 큰 문제다. 아무도 보고한 사람은 없는데 책임은 항상 엉뚱한 사람에게 뒤집어 씌워져 있다.

"너 그말 사실이야? 아니면 죽어?"

창환이가 내게 협박 비슷한 말을 한다.

빌어먹을.......

이 놈이 내게? 감히? 친구라는 놈이 나한테 이러는 거야? 한푼의 값어치도 없는 놈들을 위해서?

"씨발새끼! 넌 새꺄 친구말도 못믿을 정도로 그 후진 새끼들을 감쌀 가치가 있는 거야? 그 새끼들만 없으면 지금보다 업무 효율이 못해도 세배는 높아질거야. 알아? 나하고 완희가 면접시험 보고 들여온 주원이 봤지?"

"그래 새꺄!"

"훗! 걔는 일주일에 원화를 보통 4-5개씩 그려대! 하지만, 창열이 밑에 있는 원화작가는 한달에 1-2개나 뽑냐? 안 이상하디? 창열이 자식 말로는 항상 인원들이 바빠서 진행이 어렵다는데 칼퇴근하는 이유는 뭔데?"

창환이는 침묵했다. 나는 더욱 화가 났다. 명백하게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도 그들을 감싸는 이 녀석의 의중을 알 수가 없었다.

"인마, 너 솔직하게 말해봐. 혹시 그 새끼들한테 약점 잡혔냐?"

"그런거 없어!"

부정은 하고 있지만, 어쩐지 자신없는 말투......

"그런데 뭐하러 감싸? 그런 것들이 오른팔 왼팔이라고? 차라리 초딩을 옆에 앉혀! 머리는 이발소 출입할때만 쓰는 것들하고 무슨......"

"말 함부로 하지마!"

"까지마 새꺄!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인재가 아니니까 차라리 너한테 피해가 없을 때 제거해. 나중에 다 너한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지도 모른다. 응!"

나는 진심으로 충고했다. 친구이기 때문이었다. 친구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그 자식들 작업해 버렸을 것이다. 그들이 얼마나 놀고 있는지만 사장선에서 알아도 끝장인 인간들이다.

해야할 일들을 술자리 작업만으로 커버한 인간들이다.

일을 하기 위한 술자리가 아니라 하지 않은 일을 말로 떼워 무마하려는 술자리를 자주 갖는...... 뭐 이 창우 실장 같은 경우엔 그럴 주변머리가 안되긴 했지만 말이다.

"증거는 있어?"

"장난하냐? 혹시 너도 놀고 있었냐? 새꺄! SVN뒤져봐 그 인간들이 지난 일년간 한 일이 뭔지. 내가 말해주리? 창열이 놈은 외주만 좋아해. 그래픽 인력이 15명이 넘는데 프로젝트 하나하면서 외주만 평균 두달에 한 건? 장난하니? 창우놈은 기획서 자체가 참 슬프더라 보여주랴? 충격적인 한줄짜리 기획서?"

"인마, 관리하는 일이 원래 어려운거야!"

끝까지 변호하는 창환...... 확실히 뭔가 보이지 않는 문제가 그들과 창환이 놈 사이에 엮여져 있는 것 같았다.

"관리? 그 인간들 받는 연봉 나한테 줘봐라. 지금 업무 효율보다 두배로 높여주지."

"함부로 말하지마!"

"좃 뒤집어지는 소리하지마. 새꺄! 관리란건 업무를 관리해야하는 거야! 사람들을 관리하는 게 관리업무라고 생각하는 거냐? 사람 관리는 인력이 특출나서 그 사람 아니면 안되는 사람한테만 적용하는 거야! 여기가 공장이야? 사람 관리해야 일이 진행되게?"

말이 통하지 않는 창환이 놈때문에 쓸데없이 격해진 나는 되는대로 쏘아붙였다.

"내가 아는 걔들은 그런 애들이 아냐. 네가 뭔가 오해하고 있어."

"답답한 새끼...... 증거가 필요해? 좋다. 인마! 내가 삼일 안에 증거를 만들어 주지. 기대해 새꺄!"

"해봐. 많은 애들이 걔네들을 모두 공격하는 게 난 마음에 안들어. 무조건 나한테 징징댄다고 다 믿을 수는 없잖아?"

"인마, 많은 애들이 아니라 대부분의 애들이 걔들의 통제에 답답해하고 있어. 여기가 군대냐?"

나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끄며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알았어. 이만 가자."

"그래."

우리의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창환이 놈이 나한테 이런적이 없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그들을 더욱 신뢰하고 있었다.

나는 회사에 들어와 컴퓨터 앞에 앉자마자 소형 녹음기를 구입했다. 창열과 창우 놈의 입에서 나와 둘이 있을때 무슨 말을 하는지 창환이 놈에게 들려줘야 했다.


<b>다음날.</b>

녹음기가 도착했다.

나는 우선 사용 설명서부터 확인했다.

지금 최대의 적은 창열과 창우......

내가 원하지 않은 팀장 자리를 맡았음에도 나를 공격하지 못해서 안달인 인간들이다.

나는 일단 녹음기를 가지고 창우 놈에게 갔다.

"이 실장님. 이번 외주 커스튬건 업데이트 누가 정한거죠? 듣기로는 제가 정했다고 말씀하셨다고 하시던데?"

"제가요? 아닙니다. 그래픽팀에서 이번 커스튬건 업데이트 하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당사자가 오니 이번에 그래픽팀으로 책임을 돌리는 건가?

"그래요? 그럼 커스튬 업데이트 건은 취소합니다."

"네? 그럼 어떻게 하시려고요."

"일정을 잡고 스타일을 잡는 건 기획실 고유의 업무이자 권한입니다. 빡빡한 일정이 잡혀있는데 퀄리티 떨어지는 커스튬을 유저에게 배포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난 그래픽 팀에서 일정을 잡았다는 어이없는 말에 황당했다.

"그리고, 2월달까지 로비와 신규 아이템, 아이템 조합, 강화, 토너먼트를 서비스 하겠다고 한건 누굽니까?"

"그건 원래 그렇게 독일 측과 얘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요? 그건 누가 결정했죠?"

"사장님과 이이사님과 제가요."

"그런데 그 모든 일정을 모두 제가 결정했다는 건 또 무슨 소리죠? 저 영어 못하는 거, 이 회사 다니는 사람이면 모두 알고 있을 텐데요."

영어 못하는 게 자랑은 아니지만, 이건 심했다. 영어도 못하는 내가 무슨 재주로 독일측과 의사 소통을 했다는 건지, 환장할 노릇이다.

"그건......"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실장님이 독단적으로 약속했다는 건데, 이의 없으시죠?"

"아니. 말이 됩니까?"

"뭐가 말이 안된다는 거죠? 제가 사장님께 보고한적도 없는 일정이 어떻게 독일측에선 개발 일정으로 알고 있는 겁니까?"

이 인간이 정말 우리회사 사람 맞아? 회사 엿먹이자는 거야 뭐야?

"그건......"

"그러시는 거 아닙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원해서 팀장 맡고 있는 거 아닙니다. 팀장 직급 받았다고 월급 더 받는 것도 아닌데 저라고 이짓을 하고 싶은 줄 압니까?"

나는 할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실장은 현재 사장실 앞으로 자리가 옮겨진 상태다. 워낙 일을 안해서 사장의 특별지시로 눈앞에 앉혀놓고 석달간 기회를 준다는 것이었다.

테니스 온라인에 관련된 인수인계?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인수인계 받고 싶은 마음도 없다.

엉망진창인 인수인계 자료를 쳐다보는 것도 심란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대화는 녹음기에 고스란히 저장되었다. 녹음기의 음성 데이터를 내 컴퓨터와 USB, 그리고 나의 메일로 보내 놓았다.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 작업을 끝내고 나니 네이트 온으로 창환이 놈이 호출했다.

-창환 : 뭐해?

-나 : 일하지 뭐하긴 뭐하냐!

-창환 : 잠깐 보자.

-나 : 무슨 일인데?

-창환 : 만나서 얘기하자. 어제 그 커피숖으로 와.

나는 할 수 없이 또 자리를 비워야만 했다.

"완아, UI 기획서 오늘 마무리하고 팀원들 자료 좀 관리해줘. 창환이 놈이 보자니까 조금 걸릴 거야."

"네? 무슨 일이래요?"

"어제 좀 다퉜거든. 그것 때문에 그러겠지."

"알았어요."

"내가 늦으면 일찍가지 말고 나올 때까지 부탁한다."

"네."

나는 완희에게 뒷일을 부탁하고 회사를 나섰다.

커피숖에는 창환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창열 그래픽 실장이 옆자리에 같이 있었다.

제기랄......

난 똥씹은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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