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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행마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개발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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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협행마
작품등록일 :
2009.11.02 21:22
최근연재일 :
2009.11.02 21:22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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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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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글자수 :
146,506

작성
09.05.1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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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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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게임 개발 도전기.-출발

DUMMY

#2006년 11월 말.


창환의 전화를 받은 나는 회사에 오후 업무에서 빠지겠다고 이야기하고 윔스타를 찾았다.

워크샾에서 말다툼의 원인 되었던 사람은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창환은 거름 인터렉티브의 지하 대회의실에서 혈천이라는 게임에 대한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했다.

오후 4시에 진행 된 회의는 사실에 가슴이 떨렸다. 이 일이 진행되어 프로토 타입까지 개발된다면 나는 여한이 없었다. 문제는 시나리오와 설정을 넘긴지가 벌써 5개월이 넘어가고 있는데도 시작은 하지 않고, 간간이 이렇게 회의만 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회의실에 진행하는 혈천에 대한 분위기는 좋았다. 30명가량의 전 직원이 모여서 혈천에 대한 회의를 벌였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2시간 가량의 회의를 했으나........

결론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일단 게임의 개발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것이 컸기때문에 실무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를 몰랐던 것이 더욱 치명적이었다.

어영부영 회의가 끝나고 창환이와 게임 개발에 핵심적인 사람들이라고 소개받은 몇 명과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에서는 원래 많은 말들이 오고가게 되어있다.

그들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혈천이라는 MMORPG를 개발한다면서 너무 많은 인원이 개구리 팍팍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술자리에서 꺼내는 대부분의 말도 혈천에 관련 된 이야기보다 개구리 팍팍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거론되었다.

'계약금까지 주고서 계약하고는 혈천이라는 게임을 만들 생각이 있기는 한건가?'

나는 속으로 생각한 것을 담아두기가 어려웠다. 또 이렇게 흐지부지 술자리를 파하면, 창환이놈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 그렇게도 바쁜지 시간 약속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래서 결국 물어보기로 했다.

"야! 창환아, 혈천은 언제쯤 개발한다는 거냐?"

"자식! 지금 하고 있잖아. 이번 캐주얼 게임만 끝나면 바로 진행할 거야."

"그냐?"

"그래, 인마. 저 개구리 팍팍을 실지로 개발한 시간은 이제 두 달이야. 프로토 타입을 뽑는데 두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니가 그렇다면 그렇겠지. 그나저나 그, 왜 전에 했던말 있지?"

나는 슬쩍 창환이한테 운을 띄웠다. 회사 규모도 그렇고 근래 들어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가 잦아져서 윔스타라는 회사에서 진정으로 날 필요로 한다면, 입사하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무슨 말?"

"회사로 들어오라던 얘기 말이다."

"왜? 이제 들어올 마음이 생겼냐? 자식이 들어오랄때 진작 들어오지. 지금은 TO가 안난다. 사장님하고 이야기해서 입사할 수 있도록 해주마. 다음달에 회사에서 종무식겸 회식한다니까 거기 참석해라. 사장님한테 눈도장도 찍고. 알았지?"

"알았다."

나는 창환이의 말에 기뻤다. 요즘 들어서 아내의 잔소리가 늘어 피곤했기 때문이었다. 겨울이 다가오니 또 눈길 사고가 걱정 되었던지 자꾸 윔스타에 들어가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제서야 입사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늦은 나이에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겁이 났기때문이었다. 거기에 인지도가 낮아 더욱 날 망설이게 만들었던 것도 한 몫했다.

아닌 말로 윈스타라는 회사가 NC나 넥슨이였다면 말나온 즉시 달려갔겠지만, 신생회사라 그간 여러모로 살펴보느라 늦게 마음을 먹은 것이다.


나의 입사는 그러고도4개월이나 늦어졌다. 일단 다니던 회사는 3월에 그만두었지만, 조금씩 미뤄져 4월 중순에 드디어 사장님과 면접을 볼 수 있게 되었다.


# 윈스타 사장실.

-똑! 똑!

"들어와!"

"사장님, 박 작가 오늘 면접입니다."

"아! 어서 오세요. 저희 회사에 입사하시겠다고요?"

사장의 인상은 담담했다. 내가 입사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네. 시켜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일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그만두시면 안됩니다."

"당연하죠. 지금껏 살아오면서 지난 한 달 동안이 제가 쉬어본 가장 오랜 시간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성실하나로 살아왔습니다. 이력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동안 다닌 회사에서 지각 한 번, 조퇴 한 번 한 적이 없습니다. 받아주시면 최소 10년은 데리고 절 써주십시오. 충성하겠습니다."

나는 약간 비굴해 보이긴 했지만, 충성하겠다고 말했다. 발 등에 불이 떨어진 마당에 자존심은 버렸다. 자존심 따윈 돈 많이 벌고나서 다른 사람한테 내세워도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최소한 나는 돈주는 사람한텐 충성을 다 한다. 그것이 월급쟁이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한 아이와 아내를 둔 가장으로서의 위엄은 필요없다. 가장으로서의 위엄도 배가 불러야 나오는 법이다.

"좋습니다. 연봉은 삼천 만원으로 할겁니다. 일년 정도 일하시고 내년에 일의하신 성과를 봐서 연봉에 반영하기로 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애초에 약속한 연봉이 삼천 오백이었는데, 오백만원 정도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미 계약금으로 받은 돈도 있고하니 그냥 올해는 그렇게 넘어가기로 했다.

일해서 능력을 인정 받은 뒤에 연봉을 올려받으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내일부터 출근하세요."

"알겠습니다."

나는 90도로 인사하고 사장실을 나왔다. 내가 일 할 자리는 4층의 가장 구석자리였다.

컴퓨터를 옮기는데 완희가 찾아왔다.

"형! 도와드릴게요."

"완아, 고맙다. 이따 커피 한잔 사줄게."

"네."

완희와 나는 자리를 만들고 짐을 정리했다. 커피를 마시러 밖으로 나오니 완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형, 창열이 그 새끼가 형이 회사 들어오는 거 반대했어요."

"그래? 왜 그러지? 캐릭터 마음에 안든다고 그래서 그러나?"

완희의 말에 나는 기분이 나빠졌다. 술자리에서는 그렇게 회사에 들어와서,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니 정작 들어온다니까 반대했다는 소리를 들으니 당연한 감정이었다.

"에이! 캐릭터는 무슨....... 그게 무슨 원화예요. 장난친거지."

"야, 그래도 얼마나 열의있게 이야기 하는데그래. 뭐라고 말하기 그래서 관뒀어. 자기 입으로 이 이상 원화를 뽑아낼 능력이 안될다는데 어쩌냐."

"형, 원화팀 지금 놀아요. 작년부터 원화 그린거라고는 달랑 그 짝퉁 환타지 캐릭터 두 개예요. 창열이 그 새끼가 원화팀이 일을 못하게 하거든요."

"왜? 개구리 팍팍도 원화 필요하지 않아?"

"에휴....... 그건 원작이 있는 프로젝트잖아요. 지금 당장은 캐릭터원화팀에서 작업할 게 없어요. 배경 원화하는 사람은 일이 있지만요."

말을 듣고 보니 의혹이 생겼다. 창열이는 나한테 일이 바빠서 혈천의 캐릭터 원화를 작업할 시간이 없다고 얘기 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일단 그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자. 어차피 창열이는 혈천 캐릭터 작업할 생각이 없다고 했으니까."

"그 새끼 욕심은 많아서 혈천 진행할 때쯤되면 껄떡댈 건데요?"

"설마, 남자가 한 입가지고 두 말하겠냐. 그것도 사적인 일도 아니고 공적인 회사일인데 그렇게 입을 가볍게 놀리지는 않겠지."

"형이 안 겪어봐서 그래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라니까요."

완희는 그간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는지 창열이의 이야기가 나오자 그동안 회사에서 생활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내게 이야기했다. 들으면서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창열이라는 사람이 저지르고 있는 일들이 황당하기 이를데 없었다.

나는 설마하는 마음으로 창열이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기 위해서 듣기는 하되 미리 판단은 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나는 신입 입장이고 아직까지 회사에 아무런 발전적인 기여를 하지 않은 셈이니까 말이다.

원래는 완희와 나란히 앉아서 독립적으로 혈천팀을 구성하려고 했지만, 회사의 분위기도 익힐겸 당분간은 4층의 테니스팀에 섞여서 혈천 시나리오를 대화체로 내용을 압축해서 변환하는 작업을 진행하라고 창환이가 전했다.

윔스타는 거름 인터렉티브 건물에서 공간이 모자라 옆에 있는 건물을 따로 임대해서 독립했기에 3층과 4층을 통째로사용하고 있었다.

완희는 3층에 근무했고 나는 4층에 근무하게 되었다. 혈천의 진행이 이렇게 미적미적 거리고 있는 줄은 몰랐었다. 밖에서 보고 있을 때에는 그저 잘 진행이 되고 있었는데, 시나리오를 제공 한 뒤에도 실질적으로 이루어진 작업은 완희가 만들어 놓은 컨셉 시안과 시스템 기획등이 전부였다.

완희같은 경우, 전공이 시스템 기획이었기에 혈천의 게임에 대한 타격공식과 몬스터 AI처리 방식등의 기획은 이미 완료한 상태라고 했다. 문제는 그 외에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스토리 텔링 작업과 각 지역에 맞추어 퀘스트를 구상하고 그에 따른 스토리 텔링도 병행하라는 것이었다.

혈천의 주 시나리오는 45로 나누어진 공통적인 주시나리오가 있다. 45개의 구성별로 캐릭터가 성장할수록 주 시나리오를 유저가 받아서 클리어하는 방식인 것이다.

하나의 구성에는 보통 많게는 15번의 서브 퀘스트로 이루어져 유저의 선택을 받아 다른 결과물을 얻게되는데, 이 것을 대화체로 바꾸려면 시나리오의 내용을 압축해서 유저가 지루해 하지 않도록 10번 이하의 리턴을 사용해서 내용을 보게하고 선택문에 도달해서 선택을 할수 있도록 해주어야한다.

각 지역별 퀘스트는 또 캐릭터의 성향에 따라 정파, 사파, 제작직업, 그리고 직업의 종류에 따라 무사형과 지혜형 케릭터의 퀘스트도 제작해야하고 남자와 여자의 구분에 따라 호칭이 달라져야한다. 이 모든걸 나혼자서 다 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결국 난 창환이와 타협했다.

우선은 주 시나리오를 대화체로 바꾸는 작업과 각 지역별 퀘스트를 정파와 사파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있는 3가지 타입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게임 개발사에서 나의 새로운 생활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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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게임 개발 도전기.-비밀은 없다. +4 09.09.03 2,195 15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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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게임 개발 도전기.-관리가 어렵다면 일을 하라. +7 09.08.12 2,111 17 15쪽
16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을 궁지에 몰지 말라.(3) +4 09.08.09 2,108 18 17쪽
15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을 궁지에 몰지 말라.(2) +6 09.08.06 2,717 39 14쪽
14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을 궁지에 몰지 말라.(1) +2 09.08.03 2,046 20 11쪽
13 게임 개발 도전기.-사람은 아는 만큼만 본다.(3) +4 09.07.23 2,241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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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게임 개발 도전기.-기획 맛보기 +1 09.05.19 2,518 11 10쪽
» 게임 개발 도전기.-출발 +2 09.05.17 2,746 10 10쪽
5 게임 개발 도전기.-갈등 +8 09.05.12 2,840 18 9쪽
4 게임 개발 도전기.-희망 +2 09.05.12 2,847 17 6쪽
3 게임 개발 도전기.-착수 +5 09.05.07 3,355 13 16쪽
2 게임 개발 도전기.-제안 +7 09.05.07 4,538 23 11쪽
1 게임 개발 도전기.-서 +4 09.05.06 6,201 28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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