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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대륙 전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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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별
작품등록일 :
2022.05.11 10:20
최근연재일 :
2024.06.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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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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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38화: 메모리 백업 (14)

DUMMY

“마, 마르칸이다!”


크리스탄이 아버지를 따라 밖으로 나와 보니, 크라이브의 사병들이 당황해서 이리저리 도망치는 가운데, 용병단과 내통한 마르칸이 정예 기병들을 이끌고 그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있었다.


제대로 무장을 갖추지 않은 플로베크는 부관과 함께 크라이브를 데리고 어떻게든 군단 본진으로 달아나려고만 했다.


“어딜 도망치려고!”


클라우스와 클리츠는 얼른 자기편이 가지고 온 갑옷을 입고 신속하게 말에 올랐다.


창을 받아 쥔 그들은 도망치는 플로베크를 맹렬히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크리스탄은 사방에서 벌어지는 난전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귀가 먹먹할 정도로 시끄러운 고함, 등골이 서늘해지는 처절한 비명, 그리고 시선이 닿는 곳마다 보이는 수많은 죽음들.


맨 처음 경험한 야전에서는 카렐리나에게 당해서 나가 떨어진 게 전부였고, 두 번째 야전에서는 아버지 옆에서 가짜 싸움을 구경만 했었다.


따라서 그가 맨 정신으로 치열한 전투 현장의 한복판에 선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카디르 요새가 함락되던 밤에도 전투를 잠시 경험하긴 했지만, 그것도 꿈인지 생시인지 여전히 구분이 가지 않을 지경이니 논외로 하고.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나는 피디아스를 치러 갈 테니, 너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거라!”


어느새 피투성이가 된 카라만이 자신의 무기인 두 자루의 철창을 들고 크리스탄에게 말했다.


그의 곁에는 칼루스가 피 묻은 칼을 들고 함께 서 있었다.


크라이브의 사병들은 이미 공황에 빠져 사방으로 흩어진 상태였다.


이제 마르칸 일당과 용병들은 힘을 합쳐 피디아스가 있는 제11군단의 본영을 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만약 그곳을 무너뜨린다면, 키르크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젠장, 놈을 놓쳤습니다!”


그때 클리츠가 분한 표정으로 돌아와서 보고했다.


“하필이면 플로베크의 지원군이 나타나서 방해하는 바람에 놓치고 말았습니다. 놈은 군단 본영 안으로 숨어 버렸습니다.


서둘러서 총공격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놈에게 시간을 주면 안됩니다.”


클라우스가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


카라만은 고개를 끄덕이고, 즉시 동생과 조카에게 일러서 부하 용병들을 재정비하도록 했다.


그 와중에 뜻밖에도 마르칸이 몸소 카라만에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이게 누구야? 카라만이 아닌가? 애송아, 오래간만이로구나.”


마르칸은 말 위에서 피를 뒤집어 쓴 채 껄껄 웃으며 말했다.


크리스탄이 그 악명 높은 무법자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지저분하고 투박한 갑옷과 투구를 걸쳤고, 역시 세월이 느껴지는 묵직한 언월도를 들고 있는 노장이었다.


가슴까지 늘어진 갈색 수염은 희끗희끗했으며, 갑옷 밖으로 드러난 피부에는 온통 흉터가 가득했다.


보기만 해도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로 기골이 장대하고, 귀가 아플 정도로 목소리가 쩌렁쩌렁한 인물이었다.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마르칸 대장군님.”


카라만은 약간 떨떠름한 표정으로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쟤가 네 아들이냐? 지난번에 내 딸한테 죽을 뻔했지?”


마르칸이 문득 언월도 끝으로 크리스탄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크리스탄은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아버지 뒤로 숨어 버렸다.


“하하하, 사내 놈이 수줍어하긴. 오래 전에 내가 네 아비와 만났을 때, 등 뒤에 숨어 있던 네 모습을 보는 것 같구나.”


마르칸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악명이 높은 것과는 달리 상당히 시원시원한 성격인 것 같아서, 크리스탄은 은근히 놀랐다.


“옛날 이야기는 나중에 하시지요. 지금은 군단 본영을 쳐야 합니다.”


카라만이 얼른 화제를 돌렸다.


“걱정 마라. 지금 내 제자 트로스트가 주력 부대를 이끌고 이리 오고 있다.


전열을 정비하는 대로 본영으로 쳐들어가면 다 죽이고 키르크도 빼앗을 수 있을 거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카라만, 네가 키르크를 차지하고 앉아서 내 동맹이 되어준다면, 그보다 더 든든할 수는 없겠지.”


마르칸이 기분 좋게 말했다.


그러나 마르칸과 카라만이 열심히 자기편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을 때, 멀리서 요란한 나팔 소리가 들리더니, 이어서 산이 무너질 듯한 엄청난 함성이 울려 퍼졌다.


“큰일 났습니다! 플로젠의 제10군단이 나타났습니다.”


카라만의 부하 용병 가운데 한 명이 허둥지둥 달려와서 보고했다.


“젠장, 운이 따라주지 않는군.”


마르칸은 투덜거리긴 했지만, 크게 당황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할 수 없지. 이대로 있으면 두 군단 사이에 끼어서 전멸 당한다. 즉시 카디르로 후퇴하자.”


마르칸이 말했다. 카라만도 당연히 그럴 생각이었다.


하지만 플로베크는 결코 바보가 아니었다.


제10군단이 지원을 왔다는 사실을 알자, 즉시 본영의 영채 문을 열어젖히고 전력을 다해 돌격해 나왔던 것이다.


“빨리 요새로 철수해라! 어서!”


마르칸은 정예 기병을 이끌고 왔기 때문에 그나마 빠르게 철수할 수가 있었다.


반면, 용병들은 대부분 보병이었다.


전력으로 내달리긴 했지만, 악에 받친 플로베크가 절대로 놓칠 수 없다는 듯 쫓아오는 바람에 결국 따라 잡히고 말았다.


곧이어 가벼운 차림으로 달려온 제10군단이 싸움에 가세했고, 제11군단의 보병들도 몰려왔다.


캄린 병사들의 주둔지는 용병들이 주둔하고 있던 구릉지대와 제11군단의 본진 사이에 있었다.


따라서 용병들이 카디르로 도망치려면 원래 자신들이 있던 진영을 지나쳐야 했다.


바로 그 진영 부근에서, 플로젠 병사들이 용병을 따라잡고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특히나 플로베크와 그 휘하 사병들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용병들을 모조리 죽이려 들었다.


“아들아! 조심해라!”


카라만은 두 자루의 창을 휘두르면서 자기 아들을 보호하여 도망치려 노력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크리스탄의 승마술이 그 노력에 부응하지 못했다.


난전 속에서 험한 구릉지대를 내달려 아버지를 따라 도망친다는 것은, 그의 부족한 승마 실력으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그는 말에서 굴러 떨어지면서 아버지를 놓치고 말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플로젠군이 용병들을 사정 없이 죽이는 모습만 눈에 들어왔다.


크리스탄이 익히 얼굴을 아는 용병들이 무참하게 살해되어 여기저기에 쓰러져 있었다.


용병들도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수적으로도 열세였을 뿐만 아니라, 플로베크의 사병과 제10군단의 지원군도 상당한 정예병이라 도저히 상대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죽어라, 이놈!”


정신 없이 뛰어서 도망치던 크리스탄은 군단병 한 명에게 걸려들어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급한 김에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뽑아 상대방이 내리친 칼을 막아서 일격에 죽는 건 면했다.


그러나 곧이어 상대방이 휘두른 두 번째 공격을 잘못 막아서 손목이 비틀리면서 칼을 놓치고 말았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 군단병이 걷어차는 바람에, 크리스탄은 보기 좋게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잠깐! 그 포로를 죽이지 마라!”


이제 정말 죽었다 싶은 순간, 두 남자가 말을 타고 달려오면서 말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군단병은 죽이는 대신 크리스탄의 목에 칼을 겨누었다.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은, 크리스탄이 얼굴을 잘 아는 플로베크의 부관 피에토르였다.


다른 한 명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는데 어딘가 피에토르와 많이 닮은 것 같았다.


다만, 피에토르가 깔끔한 인상이라면, 또 다른 남자는 좀더 거칠어 보이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플로베크 경의 부관인 후보 기사 펠리아스와 피에토르다. 제10군단 소속이라면 당연히 우리 얼굴을 잘 알겠지?


네가 잡은 그 포로는 우리가 데려가겠다.”


두 사람 가운데 피에토르가 먼저 나서서 말했다.


이어서 함께 온 펠리아스라는 남자도 말했다.


“얼굴이 눈에 익은 것 같은데, 너 제2대대 소속 맞지?


우리가 데려가긴 하겠지만, 그 놈을 포로로 잡은 건 어디까지나 너다. 나중에 우리가 네 상관에게 공적을 잘 말해주겠다.


전투가 끝나면 아무 때나 찾아와도 좋다.”


군단병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군말 하지 않고 크리스탄을 넘겨준 다음 떠나버렸다.


그러자 펠리아스가 말에서 내려서 그의 멱살을 움켜쥐고 거칠게 붙잡아 일으켰다.


“그래, 이 놈이 대장님을 모함해서 명예를 실추시켰단 말이지?”


펠리아스는 살기를 띤 눈빛으로 크리스탄을 노려보더니, 갑자기 무릎으로 배를 찍었다.


크리스탄은 울컥 구토를 하면서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그걸로 그치지 않고, 펠리아스는 크리스탄을 또다시 일으키더니 얼굴이 으스러져라 주먹으로 후려갈겼다.


이후로도 다시 일으켜서 또 때리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데, 나중에는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도 마구 짓밟고 걷어차는 것이었다.


“형님, 그 정도로 해둬요. 죽거나 말을 못하게 되면, 대장님께서 심문할 수가 없지 않소?”


피에토르가 말리자, 펠리아스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구타를 멈추었다.


그리고 그의 손을 밧줄로 꽁꽁 묶은 다음, 밧줄의 다른 한쪽을 붙잡고 말에 올랐다.


“질질 끌려가고 싶지 않으면 목숨 걸고 뛰어라.”


크리스탄이 거의 넋이 나간 사람처럼 몸을 일으키자, 펠리아스가 말에 박차를 가했다. 조금이라도 더 괴롭혀 주려는 것 같았다.


크리스탄은 아픔을 무릅쓰고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었다.


다행히 펠리아스는 정말 중상을 입힐 생각까지는 없는 듯, 중간중간 적당히 말의 속도를 조절했다.


덕분에 크리스탄은 몇 번 넘어져서 긁히기는 했어도, 무사히 플로베크가 있는 곳에까지 도착할 수가 있었다.


플로젠군의 임시 집결지에 도착하자, 펠리아스는 크리스탄을 가까운 나무에 묶어 놓았다.


그 동안 피에토르는 몸을 뒤져서 품 안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페리시아의 편지를 찾아냈다.


둘이 플로베크에게 보고하러 간 사이, 크리스탄은 비참한 마음과 고통스러운 몸으로 나무에 묶인 채 축 늘어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 크레미아가 죽기 전에 일이 꼬이면 차라리 플로베크한테 잡혀버리라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 말대로 됐군.”


크리스탄은 자신의 비참한 처지와 죽은 동생이 생각나서 눈물이 쏟아졌다.


아버지도 그 난전 속에서 아마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더욱 허탈했다.


설마 이게 전부 내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은 아니겠지?


그가 퉁퉁 붓고 피범벅이 된 얼굴로 눈물을 흘리고 있으려니까, 옆에서 누가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


“야, 너 대장님의 아들 크리스탄이잖아? 너도 붙잡혔냐? 붙잡혀서 질질 짜고 있는 거야?”


크리스탄이 간신히 눈을 들어 보니, 다른 나무에도 포로로 잡힌 용병들이 여러 명 묶여 있는 게 보였다.


“나쁜 놈!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에 대장님께서 이상하게 되신 거라고!”


“오늘 우리 동지들이 얼마나 많이 죽었는지 알아? 다 너 때문이야!”


“너 같은 놈은 진작에 내 손으로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용병들은 다들 악에 받친 듯 거친 욕을 퍼부어 댔다.


다들 분노와 원망에 사로잡혀 화풀이 대상이 필요했는데, 거기에 마침 평소부터 싫어하던 크리스탄이 딱 걸려든 것이다.


다들 묶여 있지만 않았다면 당장 죽이려고 했을 것 같은 기세였다.


그렇게 욕설과 고함 소리가 점점 커질 무렵, 펠리아스와 피에토르가 와서 용병 포로들을 꾸짖어 조용히 시킨 다음, 크리스탄을 플로베크에게 데리고 갔다.


“이 나쁜 놈!”


플로베크는 크리스탄의 멱살을 붙잡고 눈을 부릅뜨며 호통을 쳤다.


“똑바로 말해라! 왜 거짓말을 한 거냐?”


지금의 크리스탄은 몸과 마음이 너무나 괴로워서 만사가 다 귀찮고 허탈할 뿐이었다.


“그냥 절 죽여 주십시오. 이젠 살기 싫습니다.”


크리스탄은 진심으로 하는 말이었다.


이젠 가족이 다 죽고, 동료 용병들도 자기를 증오하는데, 살아봐야 무엇 한단 말인가?


“네 놈이 살기 싫은 건 내가 알 바 아니고, 진상을 알아야겠다! 말해라! 어서!”


플로베크가 윽박질렀지만, 크리스탄은 마음대로 하라는 듯 그냥 입을 다물어 버렸다.


“몸을 수색해 보니, 지난번에 쓴 그 편지가 나왔습니다.”


옆에서 피에토르가 구겨진 편지를 플로베크에게 보여주었다.


“심문관에게 넘겨서 고문을 하게 할까요?”


펠리아스는 크리스탄이 들으라는 듯 겁을 주었다.


하지만 한창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전령이 와서 피디아스의 호출 명령을 전했다.


때문에 플로베크는 크리스탄을 일단 임시로 만든 영창에 가두어 두도록 했다.


나무로 만든 임시 영창은 사실상 가축 우리 같았다.


그래도 거기 갇힌 사람은 크리스탄 혼자였기 때문에, 주변에 욕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모든 삶의 희망을 잃고 우리 안에 쓰러졌다.


배고픔도 피곤함도 잊은 채, 멍하니 누가 와서 죽여주기만 기다릴 뿐이었다.


“먹어라.”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피에토르가 와서 물이 든 가죽부대와 딱딱한 빵 한 덩어리를 던져주었다.


크리스탄이 거들떠 보지도 않자, 상대방이 냉정한 말투로 다시 말했다.


“네 아버지를 다시 보고 싶지 않느냐? 그렇다면 좀 먹어두는 게 좋을 거다.”


크리스탄은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계시단 말인가?


“네 아버지가 너를 구하겠다고 대장님한테 결투를 신청했다. 100명대 100명으로 대결하자고 했다더군.


자기가 지면 목을 내놓을 것이고, 자기가 이기면 너를 풀어달라는 조건이다.”


크리스탄은 깜짝 놀랐다. 아무래도 아버지는 죽음을 각오한 모양이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테니, 마지막으로 아들 목숨을 구하는 일에 도박을 한번 해보기로 한 게 아닐까?


하지만 카라만이 기적적으로 이긴다고 해도, 플로젠 왕국이 아버지와 자신을 살려줄 것 같지는 않았다.


“대장님께서는 결투 현장에 너를 데려가기로 하셨다.


대장님께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고, 내일은 군의관을 시켜 간단한 치료도 해주라고 하셨으니, 감사하게 생각하도록 해라.”


피에토르는 이렇게 말하고 훌쩍 떠나버렸다.


어차피 아버지와 자신이 죽는 건 결정된 일.


그래도 아버지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한번은 봐야 하지 않겠는가?


크리스탄은 그런 일념으로, 고통을 참아가며 물을 마시고 빵을 먹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기운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결투 당일, 피에토르가 크리스탄을 나무 우리에서 꺼내어 플로베크에게 데려갔다.


플로베크는 자기 사병들이 아니라 중무장을 한 정예 보병대와 함께 있었다.


아무래도 아버지와 결투를 하기 위해 빌려온 병사들인 것 같았다.


“이런 비겁한······”


크리스탄이 자기도 모르게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옆에서 그 소리를 얼핏 들은 피에토르가 픽 웃었다.


“비겁하다고? 전쟁에서 비겁한 게 어디 있나? 카라만이 그런 것도 안 가르쳐 주더냐?”


대장님을 모욕했다고 화를 낼 줄 알았더니만, 화낼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크리스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플로베크의 보병대를 따라서 결투 장소로 향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날은 어느새 10월의 마지막 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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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54화: 고원 지대의 풍운 (09) +2 22.07.12 114 7 13쪽
54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53화: 고원 지대의 풍운 (08) 22.07.11 112 7 13쪽
53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52화: 고원 지대의 풍운 (07) 22.07.10 122 7 13쪽
52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51화: 고원 지대의 풍운 (06) 22.07.09 120 8 13쪽
51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50화: 고원 지대의 풍운 (05) 22.07.08 115 7 13쪽
50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49화: 고원 지대의 풍운 (04) +2 22.07.05 131 7 13쪽
49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48화: 고원 지대의 풍운 (03) 22.07.04 119 7 13쪽
48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47화: 고원 지대의 풍운 (02) 22.07.03 131 7 13쪽
47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46화: 고원 지대의 풍운 (01) 22.07.02 143 9 13쪽
46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45화: 소녀의 독백 (06/완) +2 22.07.01 139 8 16쪽
45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44화: 소녀의 독백 (05) 22.06.28 124 7 15쪽
44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43화: 소녀의 독백 (04) 22.06.27 131 6 13쪽
43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42화: 소녀의 독백 (03) 22.06.26 132 7 13쪽
42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41화: 소녀의 독백 (02) 22.06.25 132 8 13쪽
41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40화: 소녀의 독백 (01) 22.06.24 163 8 12쪽
40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39화: 메모리 백업 (15/완) +4 22.06.12 154 10 15쪽
»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38화: 메모리 백업 (14) +2 22.06.11 145 8 15쪽
38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37화: 메모리 백업 (13) 22.06.10 134 8 13쪽
37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36화: 메모리 백업 (12) 22.06.09 147 10 13쪽
36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35화: 메모리 백업 (11) 22.06.08 140 9 13쪽
35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34화: 메모리 백업 (10) 22.06.07 158 9 13쪽
34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33화: 메모리 백업 (09) 22.06.06 141 9 13쪽
33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32화: 메모리 백업 (08) 22.06.05 152 9 13쪽
32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31화: 메모리 백업 (07) 22.06.04 151 10 13쪽
31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30화: 메모리 백업 (06) 22.06.03 152 10 13쪽
30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29화: 메모리 백업 (05) +2 22.06.02 163 9 13쪽
29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28화: 메모리 백업 (04) 22.06.01 185 7 13쪽
28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27화: 메모리 백업 (03) +2 22.05.31 186 9 13쪽
27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26화: 메모리 백업 (02) +2 22.05.30 198 11 13쪽
26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25화: 메모리 백업 (01) 22.05.29 218 10 13쪽
25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24화: 기사와 용병 (24/완) +2 22.05.28 209 11 15쪽
24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23화: 기사와 용병 (23) 22.05.27 199 9 15쪽
23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22화: 기사와 용병 (22) 22.05.26 202 9 13쪽
22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21화: 기사와 용병 (21) 22.05.25 203 9 13쪽
21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20화: 기사와 용병 (20) 22.05.24 219 8 13쪽
20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19화: 기사와 용병 (19) 22.05.23 213 9 13쪽
19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18화: 기사와 용병 (18) +2 22.05.22 223 11 13쪽
18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17화: 기사와 용병 (17) 22.05.21 217 10 13쪽
17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16화: 기사와 용병 (16) 22.05.20 226 9 13쪽
16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15화: 기사와 용병 (15) 22.05.19 219 9 14쪽
15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14화: 기사와 용병 (14) 22.05.18 221 11 13쪽
14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13화: 기사와 용병 (13) 22.05.17 234 12 14쪽
13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12화: 기사와 용병 (12) 22.05.17 243 11 14쪽
12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11화: 기사와 용병 (11) 22.05.16 267 11 13쪽
11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10화: 기사와 용병 (10) +2 22.05.16 258 12 13쪽
10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9화: 기사와 용병 (09) 22.05.15 276 13 13쪽
9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8화: 기사와 용병 (08) +6 22.05.15 284 14 13쪽
8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7화: 기사와 용병 (07) 22.05.14 282 13 13쪽
7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6화: 기사와 용병 (06) 22.05.14 319 14 13쪽
6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5화: 기사와 용병 (05) +2 22.05.13 375 14 13쪽
5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4화: 기사와 용병 (04) 22.05.13 426 14 13쪽
4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3화: 기사와 용병 (03) 22.05.12 495 13 13쪽
3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2화: 기사와 용병 (02) 22.05.12 704 17 13쪽
2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1화: 기사와 용병 (01) +7 22.05.11 1,708 20 13쪽
1 자비의 대륙 전쟁기 제 0화: 어느 평범한 사제의 비망록 +7 22.05.11 2,531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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