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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왕재림(天王再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칠우
작품등록일 :
2014.04.23 08:20
최근연재일 :
2014.06.21 10:39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557,718
추천수 :
18,442
글자수 :
348,639

작성
14.06.12 11:00
조회
5,236
추천
167
글자
9쪽

제 11장 생사生死 3

DUMMY

“글쎄... 살려주려고 한다니깐, 이게 다 형씨를 위하는 길이라니깐..... 사기 피해자들한테 칼 맞아요, 칼!”

판관필을 쥐고 있는 백상을 타이르는데, 조삼의 목소리에는 동업자적인 걱정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

말 없이 눈 감은 채 누워있는 백상白喪의 얼굴이 더 새하얘지며 볼의 살도 푸들푸들 경련이 이는 것을 보면서 조삼은 더욱 힘을 주어 상대방 손가락 끄트머리를 밟았다.

“끄응!”

순간적으로 최대한 힘을 쓰는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조삼의 손아귀에 점점 판관필이 딸려왔다.

“하하하... 어엇!”

이윽고 백상白喪의 손에서 판관필을 뺏은 조삼이 기쁨에 가득 찬 웃음을 터뜨리며 들어 올리다가 그만... 놓쳐버렸다. 판관필이 의외로 무거웠었던 것이다. 보통 나무와 족제비 등의 털로 만드는 붓의 종류였기에 이렇게 무겁지가 않았는데 너무 무거웠고, 이처럼 무거우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조삼이 그만 손에서 놓쳐버린 것이다.

외견상 검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기에 조삼은 옻칠을 멋있게 한 줄 알았지, 설마 현철玄鐵처럼 무게 나가는 쇠로 만들었는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현철玄鐵? 설마.....!

‘오오, 대박이다.’

그래서 얼굴 하얀 애가 그토록 붙들고 있었구나!

이제 이해되었다.

사기 피해자들에게 마주치면 죽도록 얻어터질 각오를 했었던 거야!

이게 돈이 얼만데.....

절대 놓칠 수 없었던 거야!

금金덩이 만큼이나 비싸다는 현철玄鐵 아니겠어!

무거우면서도 강하여 바위도 두부처럼 부순다고 하는 그 현철玄鐵!

그러면서도 희귀하기 이를 데 없기에 돈을 주고도 구할 수가 없다고 한 그 현철玄鐵이었다.

‘가만가만... 근데 이것이 왜 이렇게 되었지?’

판관필이 누워있는 얼굴 하얀 애의 허벅지에 박혀 있었다.

‘아하... 떨어지면서 허벅지에 박혔나 보구나...’

얼핏 보니 판관필에 꽂힌 허벅지가 중풍 걸린 듯이 떨고 있었다.

‘아프겠구나! 그러게 왜 판관필을... 그렇게나 무겁게 만들었냐구. 하마터면 내 손목 삘 뻔했잖아!’

속으로 궁시렁대며 조삼은 허리를 숙여서 판관필을 잡아 상대의 허벅지에서 뽑았다.

뽑을 때 순간적으로 뻣뻣하게 경직되던 허벅지에서 구멍이 생기며 핏물이 튀어 나왔다.

‘아, 미안미안.....’

그래도 양심의 가책은 느끼면서 조삼이 판관필을 들고 허리를 펴는데...

‘히엑.....!’

누워있는 얼굴 하얀 애가 두 눈을 부릅뜨며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게 아닌가!

여태까지 눈을 꼭 감고 있어서 알 지를 못했는데, 부릅뜨며 노려보는 그 무시무시한 눈빛에 조삼의 오금이 저려왔다.

저 눈빛만으로도 자신의 사지가 난자당할 것 같았다.

저렇게 살벌한 눈빛은 난생 처음인 조삼은 기겁을 하며 허둥대면서 물러서다가 그만... 판관필을 또 놓치게 되었다.


푸욱.....


방금 구멍난 허벅지 아랫부분에 다시 판관필이 박혀 들어갔다.

누워있는 얼굴 하얀 애의 살벌한 눈이 즉각 닫혀지며 이를 악무는 느낌이 선명하게 풍겨왔다.

핏기라곤 없는 창백한 얼굴이었는데, 순간적으로 이마 주변이 벌겋게 물든 것을 보면 판관필이 이번에 꽂히며 뼈라도 건드린 것 같았다.

‘하이구... 놀래라. 무슨 눈빛이 그렇게 무시무시하다냐?’

조삼은 다시 허리를 숙여서 판관필을 잡으며 생각에 잠겼다.

아하...

역시 그렇구나!

바로 그거야, 그것 때문에 그렇게 눈빛이 살벌했던 거지, 아암!

바로 그거였다.

돈 때문이었던 거다.

현철玄鐵이 좀 비싼가 말이다!

돈을 주고도 구할 수가 없어서 오죽하면 같은 무게의 금金덩이하고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까지 생기지 않았던가!

녀석...

돈으로 귀신까지 부린다는 말이 있는데, 녀석은 진정 돈의 가치를 아는 거야!

이거 내가 횡재한 거지?

이제 된 거야.

복잡하고 위험하게 이정민의 산삼들을 찾을 거 없겠다.

이거 하나면 다 된 게야... 라며 조삼은 힘을 꽈악 주며 판관필을 뽑았다.

‘이제 이거 갖고 잠적하는 거다. 강호가 신물이 나! 상문喪門의 이름으로 어째? 나를 끝까지 추적해? 에이 씨이... 이제 조삼... 드디어 은퇴하는 거야! 이만하면 절대고수가 부럽지 않다 이거야...’

물론, 다시는 누워있는 얼굴 하얀 애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살벌한 눈빛을 다시 마주한다면 자신의 심장이 멈춰버릴 것 같았다.

뭣 모르고 맞닥뜨린 눈빛이라서 요행히 지나갔지만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살벌한 눈빛이었다.

그렇게 고개를 돌려서 앞으로 몇 발자국 가던 조삼에게 보검처럼 빛나는 장검長劍이 보였다.

무릎걸음으로 사력을 다하여 빠져나가고 있는 삿갓을 본 것이다.

그 삿갓이 꼭 붙들고 있는 장검長劍은 얼핏 보기에도 휘황찬란한 빛이 보통의 검劍이 아닌 듯했다.

‘저거다... 저거 보검이구나!’

저것까지 추가되면 돈이 더 될 것 같았다.

슬쩍 보기에도 보검 같은 게, 중고철물점에 가면 제대로 대우 받을 것 같았다.

물론, 그 대우라는 게 바로 돈이겠지만.....

위치상 보아하니 흑백쌍상의 일행이었다.

흑백쌍상이 자신들의 짝퉁 정체가 들통나면서 저기 삿갓도 어디 한군데를 몹시 맞은 것 같았다. 그러니까, 저렇게 무릎걸음으로 다니는 거겠지!

저 녀석... 바람잡이?

“어이... 형씨, 다 안 다니깐. 들통났어! 그러니까 내가 그 장검長劍도 처리해주께... 거기 서 봐! 무르팍 깨져요, 거기 서라니깐!”

휘적휘적 몇 발자국 내달은 조삼이 삿갓의 어깨춤에서 장검長劍을 잡았다.

“누, 누구냐... 너?”


타악!


질문하는 삿갓의 뒷통수를 후려치니 자연스럽게 삿갓도 벗겨져서 땅바닥으로 나뒹굴었다.

“너무 알려고 하지마. 깊게 알다간 꼭 다치더라니깐! 내가 누군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형씨가 이제부터 안전해지게 되었다 라는 게 핵심사항인 게지! 형씨, 이 장검長劍 내가 접수하께!”

“뭐야? ... 쿨럭! 너, 너 이 새끼..... 컥!”

“얘가 말을 함부로 하네! 얀마, 너네들... 동팔이 삼형제三兄弟지! 다 알아 임마! 요즘 완주 남문쪽에 나타나서 설친다는... 새끼들, 나이도 어린 놈의 새끼들이 이런 변장은 어디서 했냐?”

목덜미를 후려친 조삼이 삿갓이 벗겨져 중년의 얼굴을 드러낸 사내의 수염을 잡아 당겼다. 생기다가 만 것처럼, 듬성듬성 튀어나온 수염은 정말 생생하여서 잡아 당겨도 잘 빠지지가 않았다.

조삼은 힘껏 잡아 당겨 보았다.

“크앗... ”

삿갓 썼던 애가 얼굴을 찡그리며 아픔을 토해내는데, 수염이 몇 가닥 뽑힌 턱에도 핏방울이 맺혀있다.

정말 생동감 있었다.

“어어... 이거 진짜 같네? 하긴 새끼들... 연습 많이 했구나! 유랑극단에서 뛰려고? 사기 치다가 이제 신분 세탁하는 거야?”

싱거운듯 얘기하는 조삼을 노려보며 회안귀는 절망했다.

보아하니 삼류무사에도 들지 못하는 이상한 놈이었고, 자신은 그런 놈에게 농락을 당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까 죽었어야 했다.

거인에게 옆구리를 걷어 채였을 때, 사실상 몸도 정신도 온전히 죽었어야 했다.

몸도 덜 죽었고 정신도 덜 죽었기에...

자신의 삶이 덜 사는 것 같았다, 덜 살아야 하는 것 같았다.

절망이 깊어 갔다.

이건 자신의 삶이 아니다.

자신은 이렇게도 살 수 없고, 저렇게도 죽지를 못한...

몸만 걸을 수 없는 병신이 아니라 정신도 불구가 된 것 같았다.

아니아니... 지금 돌이켜보니 과거부터 불구였었던 것 같았다.

타인에게 고통을 가하고, 그로부터 나오는 피를 축배로 들면서 음용하며 희열하였던 지난 삶이 사실은 불구 같았다.

자신이 걸을 수 없는 불구가 되어서야 이제 자신의 과거도 불구였음을 돌이킬 수 있었다.

거인에게 발바닥 용천혈을 가격 당하며 걸을 수 없게 된 지금에서야 지나간 과거가 새롭게 조명됨이 너무도 잔혹하였다.

왜 결여缺如됨을 알고서야 진실로 풍요로움을 떠올릴 수 있을까!

풍요롭다고 인식했던 그 풍요로움이 사실은 진실로 초라한 부족함이 야기하는 허상이었구나!

회안귀灰眼鬼는 탄식했다.

무언가를 잃고서야 무언가를 되새기는 자신의 지난 삶이 참으로 속절없었노라고 탄식하는 것이었다.

“차라리... 죽여줘! 그래, 이 장검을 넘겨줄 테니 나의 심장을 찔러주게!”

걸을 수 없기에 더 절망한 회안귀의 비장해진 요구였다.

그에게 생사生死가 따로 있지 않은 듯했다.

죽음보다 더 차겁고 맹렬한 절망에 불타버린 인간적 욕망들과 허상이 생사生死의 경계를 한순간 밀어낸 것 같았다.

하지만 조삼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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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75 ky****
    작성일
    14.06.12 11:19
    No. 1

    조삼이란 캐릭터가 나중에 더 비중있는 역할이 되는건가요? 덕구가 해야 하는 행동을 어느정도 눈치있다고 하는 조삼이란 캐릭이 하니..그것도 몇십편에 걸쳐서 계속 나오니..좀 ..어이없고 답답하네요..차라리 덕구가 하는걸로 하셨으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한사
    작성일
    14.06.12 12:17
    No. 2

    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매드
    작성일
    14.06.12 21:05
    No. 3

    좀 그러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7 우리무중
    작성일
    14.06.15 21:31
    No. 4

    후속편 좀 올려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이영섭
    작성일
    14.07.10 02:33
    No. 5

    한두번은 조삼이라는 캐릭터가 재밌었지만 계속되니 짜증나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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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제 10장 신위神威 3 +4 14.06.02 4,978 192 10쪽
62 제 10장 신위神威 2 +8 14.05.31 5,342 199 8쪽
61 제 10장 신위神威 1. +2 14.05.31 5,242 168 9쪽
60 제 9장 귀백鬼魄 11 +4 14.05.31 4,793 156 9쪽
59 제 9장 귀백鬼魄 10 +6 14.05.30 4,597 154 10쪽
58 제 9장 귀백鬼魄 9 +2 14.05.30 4,733 155 8쪽
57 제 9장 귀백鬼魄 8 +6 14.05.30 4,981 181 7쪽
56 제 9장 귀백鬼魄 7 +7 14.05.29 4,993 171 9쪽
55 제 9장 귀백鬼魄 6 +3 14.05.29 5,173 203 10쪽
54 제 9장 귀백鬼魄 5 +2 14.05.29 4,985 177 7쪽
53 제 9장 귀백鬼魄 4 +4 14.05.28 4,789 253 10쪽
52 제 9장 귀백鬼魄 3 +1 14.05.28 4,956 160 8쪽
51 제 9장 귀백鬼魄 2 +6 14.05.28 5,607 173 9쪽
50 제 9장 귀백鬼魄 1 +4 14.05.27 5,709 195 10쪽
49 제 8장 기습奇襲 10 +4 14.05.27 6,004 20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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