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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왕재림(天王再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칠우
작품등록일 :
2014.04.23 08:20
최근연재일 :
2014.06.21 10:39
연재수 :
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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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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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42
글자수 :
348,639

작성
14.05.2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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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제 8장 기습奇襲 10

DUMMY

풍물시장이 활성화되며 삼 개월의 짧은 시간동안 수백의 노점상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지만 입구에서 안쪽으로 백보百步 떨어진 곳에 있는 폭죽가게는 웬일인지 서너 사람이 분주하게 철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 가게의 정문에서 구레나릇 수염을 기른 남자가 풍물시장 입구에서 오고 있는 마차를 보고 있었다.

‘노란 수건이라.....’

입구를 감시하는 닭꼬치 집 남자가 노란 수건을 내걸었다면, 이제 자신이 저 마차를 직접 확인해보아야 한다.

긴급하게 떨어진 철수 지령과 함께 낯선 마차가 진입하면 무조건 위협적인 침입으로 간주하고 전면적인 전투태세를 갖추라는 사령단使令團 갑호 지령이 발령되었기 때문이다.

노란 수건을 걸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 자신이 그것을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표시해주어야 한다.

침입자인지 아닌지.....!

왼손에 든 대나무 통을 오른 손으로 습관적으로 쓰다듬으며 마차 앞을 가로막았다. 자신의 상관인 폭령주가 특별히 제작해준 이 대나무 통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차하면 대나무 통 아래 삐져나온 끈을 쾌속하게 잡아당길 것이다. 그럼, 폭약이 격발되어 튀어나가서 마차 하나쯤은 쪼가리로 분해시키며 허공으로 날려버리겠지, 안에 탄 사람들과 함께!

일단 마차를 세워봐야지.....

“이거... 안녕하십니까? 조삼 나으리 아니십니까요?”

“으응, 이거 누구야? 폭죽가게 한씨 아저씨 아니슈!”

우거지 상을 풀며 마부석의 조삼이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오늘따라 이른 시간에 어딜 행차하십니까요?”

싱긋 웃으며 폭죽가게 구레나릇 수염이 물었다.

“아, 유랑극단 공연하는데 가려고...”

“공연시간이 조금 이르실 텐데요?”

“요즘 인기 있잖아? 조금 일찍 좋은 자리 구해서 앉아야지!”

조삼은 준비해 둔 답변을 말했다.

출발 전 주형장에게 들을 때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었는데, 그래도 기억에 남아는 있었나 보다.

어서 빨리 대충... 도착해서는 이정민에게 접근하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연이어 들어오는 질문에 짜증도 살살 났다.

“오... 그려셔요? 마차 안에 일행도 같이 극단 구경하시나 봐요?”

마차 안에 일행이 있다는 얘기는 서로 주고 받은 바가 없었으나, 노련한 폭죽가게 구레나릇 수염은 넘겨짚으며 반문했다.

마차 안의 승차인원 여부를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화술이 있었던 것이다.

마차 안에 승차인원이 없으면 조삼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 일단은 승차인원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조삼의 안색을 살핀다.

진위여부를 타진한 다음,

의심스러우면 다시 또 다음 순서를 진행하는 것이다.

만약, 승차인원이 있다는 내용이 든 답변이 저절로 이어진다면, 이것은 마차 문을 열어보지 않고도 승차인원의 유무를 파악하게 되는 교묘한 화술이었다.

“... 당연히 그렇지. 근데, 한씨 아저씨? 왜 이렇게 질문이 많아? 오늘따라...”

캐묻듯 이어지는 질문에 배선파 조장 특유의 근성이 거만하고 짜증스럽게 나왔다.

나왔다... 승차인원 유무가 나온 것이다.

안에 사람들이 들어 있다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은밀히 눈빛이 급변하는 폭죽가게 구레나릇 수염에 비해 조삼의 태도는 태평성대, 바로 그거였다.

얼마 전에 조삼은 폭죽가게에서 폭죽 한 다발을 시험용으로 가져온 적이 있었다. 그때 돈 안낸다고 인상을 쓰길래, 조삼 역시도 인상을 쓰며 좌판을 뒤엎고 기물을 부수면서 가게 확장의 계기를 마련해줄까 하다가...

가게가 하필이면 폭죽가게 아니겠나...

폭죽이 널려있는 좌판을 뒤엎다가는...

순식간에 얼굴이 새까맣게 변하면서 머리카락이 삐죽삐죽 하늘로 솟구칠 것 같아서 참으며, 십분의 일 가격만 지불했었다.

자신처럼 착한 사람이 또 있을까?

자신의 구역 내에서 물건을 구입해주고 돈까지 지불하는 이런 착한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

상대방 한씨 아저씨도 이 부분에선 공감하는가 보았다.

부르르... 떨면서 돈을 받는 표정이 붉어지기 시작하는데, 너무 감격했던 것일까? 조금 만 더 붉어지면 눈물까지 흐르겠네, 감격의!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르네?

왜 이렇게 질문이 늘어지지.....

“예, 예... 제가 폭죽가게를 운영하지 않습니까요? 그래서, 극단 구경가신다고 하시니 선물을 드리려구요?”

친근한 얼굴로 폭죽가게 구레나릇 수염이 말하면서 마차 문을 쳐다보았다.

조삼이 봐서는 마차 문을 열고서 폭죽 선물이라도 줄 모양이다.

아하... 역시, 그렇지?

얼마 전에 지불한 십분의 일 가격이 감격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러웠던 게야!

그래서, 이렇게 마차를 막아서며 친절하게 인사까지 건네오며 선물도 준다고 하는 거지!

“어, 그래? 선물?”

“예, 문을 좀 열어봐도 될까요? 제가 한분씩 선물을 드리려구요...”

이렇게 진행되는 조삼과 폭죽가게 남자의 대화에 마차 안은 초긴장 상태로 돌입했다.

예상 외의 돌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오늘 작전의 지휘자이자 황궁의 두뇌이기도 한 주형장의 머릿속은 급속도로 회전하는 중이었다.

자신들은 일부러 조삼이 끄는 마차를 선택했었다.

북천회의 완주 비밀 지부로 추정되는 의심지疑心地 이二를 경유해 본 적이 있는 마차는 조삼의 마차가 유일했었던 것이다.

상대방도 경계할 것이다.

비록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의 추적조에게 비밀 거점 지역이 노출되기는 했지만, 상대방도 만만한 조직이 아니다. 반황자당反皇子黨의 핵심 전력인 것이다.

낯선 마차가 지역 이내로 진입하면 당연히 경계하며 모종의 조치를 취하려고 하지 않을까?

지금 작전의 핵심은 은밀성이었다.

절대로 상대에게 노출되면 아니 되는 일이었다.

납치된 사람의 목숨이 위태로와지기 때문이다.

물건이라면 잃어버려도 다시 찾거나 혹은, 파손 되어도 없어지는 경우까지는 없다. 하지만 사람은 다쳐서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거니와 생명을 잃게 되면 영원히 되찾아올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 작전의 핵심은 절대적인 은밀성이었다. 먼저 납치된 이정민의 여동생 신원을 확보해야 했다. 이틀 전의 흔적이기에 아직 작전 지역에 있을 지, 아니면 이미 이동하여 없을지는 모르겠으나 자신들은 의심지疑心地 내에 아직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여 움직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불온세력인 반황자당反皇子黨의 첩보 무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차의 문 쪽으로 접근하고 있고, 곧 문이 개방될 여지가 돌발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전음을 사용해서 조삼에게 언질을 줄까?

하며 생각해보다가 주형장은 자신할 수가 없었다.

조삼이란 인물이 전음술 같은 고급의 무공을 익히지 않았거니와 열린 귀로 들려오는 전음들을 들을 수는 있겠지만 자칫 당황하여 상대에게 허둥대는 이상 현상을 노출하기라도 한다면 오히려 의심을 사며 역효과라고 생각든 것이다.

“에이... 무슨 선물씩이나! 그래, 열어보슈. 안에 사람들이 있으니 직접 주시면 되겠네!”

..... 되겠네!

라는 말을 들으며 마차 안은 갑자기 당황과 분노가 증폭되었다.

저런 머저리가 또 어디 있을까!

조삼처럼 생각 없고 멍청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특히,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의 여섯 사내들은 앞에 조삼이 있었다면 후려쳤을 것 같았다.

돌아가는 상황이 뻔하지 않은가!

갑자기 마차를 막고 선물을 준다며 문을 열겠다는 사람의 정체가 뭐겠느냔 말이다!

상대방은 첫째, 마차 안의 탑승자들 정체를 확인하려고 하는 것이다. 둘째, 마차 안의 탑승자들 인원수를 자신의 눈으로 직접 파악하려 함이다. 그리고, 주겠다는 폭죽 선물이 과연 무엇일까?

자신들을 막아선 사람이 폭죽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제 배선파 장내에 매설된 폭약들이 생각났다. 불발되어서 망정이지 그 폭약들이 터졌다면 자신들은.....

끔찍한 상상에 소름이 돋아왔고, 마차 문을 열고 들이밀겠다는 선물에 온 몸이 깨어나며 경각하고 있었다.

마차 문을 못 열게 할 수는 없을까?

어떤 일이 있더라도 마차 문이 열려서는 안 되는데, 그럴 방안이 없다.

상대방은 마차 앞으로 다가온 한씨라는 사람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런 일의 성격상 제 삼三의 누군가가 여기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만약, 한씨라는 폭죽가게 남자가 자신들에게 제압되거나, 제압은 당하지 않았지만 이상 행동을 보이면 즉각 비상 움직임이 발동될 것이다.

답이 없어서 갑갑해왔다.

밖에 있는 조삼이 자연스럽게 상대를 따돌려주면 좋겠는데, 저런 머저리에게 그럴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판단되었다.

한편, 조삼의 입장에서는 너무 간단하고 명료했다.

현재 자신은 사령단주使令團主가 상문객喪門客의 이름으로 끝까지 추적하여 복수하겠다고 하였기에 빨리 먼 곳으로 튀는 게 상책이었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이정민만 베껴먹어서 튀면 끝나는 것이었다.

이 외에도 마차 안에 있는 사람들이야 특별할 것도 없거니와 대단한 것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단정하였기에, 역시 풍물시장에서 폭죽가게나 하는 그저 그런 한씨가 선물을 주거나 말거나...

병색이 완연한 선비 둘에 노망난 게 틀림없는 늙은 약초꾼, 그리고 이들에게 천년산삼들을 빼앗겨 괴력을 갖게 해준 원인원천제공자 약초꾼 이정민!

그 외 인상 고약한 대회에 나간다면 틀림없이 상위권을 휩쓸어버릴 것으로 예상되는 사내 놈들...

세상에 그렇고 그런 흔한 사람들!

아무렴 어떻겠는가!

자신은 상관이 없었다.

마차 문을 열어주는 것도 귀찮았다.

무엇보다도 자신은 조장組長인데, 마차 문이나 열어주고 닫아주는 사람이겠는가!

오히려 자신이 저기 마차 안에 타고 있어야 하는 거지만, 인상 고약한 친구들이 눈을 부라려... 아니아니, 그 친구들 인생이 불쌍해서 그냥 마차 마부석으로 나온 것 아니었겠나?

마부석이 얼마나 좋은가, 넓고 시원하다고!

사방이 막히고 좁은 마차 안에서 앉아가는 게 얼마나 갑갑할까!

정말 갑갑해 왔다, 마찬 안에서는...

다음에 시간만 된다면 조삼을 잡아다가 인생 교육 좀 시키고 싶었다. 인간이 몰라도 이렇게 모르고, 눈치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까.....

“그럼, 제가 직접 열고 좋은 선물도 드리겠습니다요.....”

조삼에게 말하는 듯하였지만, 마차 안에도 들으라는 뜻이 분명한 음성이 폭죽가게 구레나릇 수염에게서 나왔다.

마차 안에도 기척을 한 것이다.

혹시, 마차 문을 열었다가 그냥 일반적인 공연 관람객이 앉아 있다면 변명거리를 대고 쓸데없는 소란으로의 비화를 막기 위한 사전의 인기척이었던 것이다. 아울러 이럴 때를 대비한 작고 귀여운 폭죽놀이의 인형들이 든 호주머니를 한번 확인하면서 발걸음을 띄었다.

“그러세요...”

심드렁한 조삼의 말투를 뒤로 하며 폭죽가게 구레나릇 수염은 마차 문 앞으로 다가왔다.


[ 공주마마, 어찌해야 할런지요? ]

[ 냉검위冷劍衛, 나도 방법이... ]

[ 여기서 부득이하게 전면전으로 쳐나가야 하지 않겠사옵니까? ]

[ 그것이..... ]

[ 곧 마차 문을 열 것 같사옵니다. ]

[ 여기서 전투가 시작되면 적들이 모두 대비하게 될 것이예요. 납치된 사람에게 불측의 변수가 생기겠지요. 또한,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의 대원들 역시 풍물시장 구경꾼으로 위장한 채 반 시진 거리로 뒤따르고 있어요. ]

[ 으음, 즉각 전투가 시작되면 우리야 안전을 지키겠지만, 납치된 분은 최소 반 시진 동안 생명의 위협이 될 텐데... 난감하옵니다, 공주마마! ]


[ 주형장, 자네 어찌할 텐가? 놈이 이제 곧 마차 문을 열려고 하네! ]

[ 공손노인장, 저도 난감합니다... ]

[ 노부가 은밀하게 손을 써 볼까? ]

[ 어떻게 하신다는... ]

[ 문이 열리면 무형의 기로 압박하여 놈을 곧, 혼절시키겠네. 그 이후 노부만 내려서 혼절한 놈을 부축하여 폭죽가게로 들어가서 은밀히 정리해나가겠네, 어떤가? ]

[ 먼 거리에서 제 삼三의 첩보 무사가 지켜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

[ 그래도, 어떡하겠나? 이것이 차선책 같은데... 제 삼三의 첩보 무사가 바로 상황을 파악하지는 못하게끔 자연스럽게 혼절시키며 부축을 할 걸세. 이렇게 최대한 시간을 끌 테니 신속하게 의심지疑心地 이二 지역인, 유랑극단 쪽으로 가게! 어떤가? ]

[ 잠깐만요, 아까 이정민공公이 특이한 동향이 발생하면 대처하겠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는군요. 잠시만 더 기다려보시죠! ]


생각도 못한 돌발 상황에서 위태로워진 지금 순간에 이정민이 떠오르는 주형장이었다.

정보 계통의 일에서는 자신 이외에는 믿음을 잘 주지 않는 게 철칙이었으며 어떤 경우에는 자기 자신조차 믿지 않음이 훈련 받을 때의 권장사항이었다. 하지만 주형장은 긴박한 상황에 이정민이 생각났고, 이정민이 남긴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이렇게 마차 안에서 초긴급한 전음을 주고 받을 때 문이 열렸다.


덜컹...

그리고, 나타나는 폭죽가게의 한씨라는 구레나릇 수염의 얼굴.

마차 안에서는 최대한 태연한 척 가장하였지만 즉시라도 출수할 준비를 하면서 주형장의 지휘를 기다렸다.

이에 비하여 마차 문을 연 폭죽가게의 구레나릇 수염은 안색이 경직되었다. 태연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자신으로서는 추측불가의 무위武威를 가진 사람들이 마차 안에 팔명 앉아 있었다. 늙은 약초꾼으로 보이는 한 사람만 제외하고 전원이 자신의 무위로는 그 무공 수준을 짐작하기가 엄두도 나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기파가 특수하게 훈련 받은 자신에게 암암리에 감지되었다.

비상 사태인 것이다.

이런 무인들이 마차 안에 타고서 이렇게 이른 시각에 여기에 올 이유가 없다.

이런 일류를 넘어선 무인들이 아침부터 극단 공연을 관람하러 움직인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현 수준으로 무공을 끌어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주변의 투자가 있었겠는가!

이건 비상 사태인 것이다.

사령단使令團 전체에 내려진 갑호 지령의 대상자는 바로 이들이었던 것이다.

이들이 어떻게 조삼의 마차 안에 있는 지는 모르겠으나 빨리 대처해야 했다. 이들 외에 또 얼마나 침입자들이 있을까?

폭죽가게의 구레나릇 수염은 즉각, 왼 손에 들고 있는 대나무 통을 마차 안으로 향한 채 삐져나온 끈을 오른 손으로 잡아갔다.

이제 당기기만 하면 이 마차는 하늘로 날아가리라.

마차 안의 사람들도 전원 하늘로 날아가리라.

이렇게 처리를 하면서 즉시, 전면적인 전투상황 대비가 발령되며 주변을 경계하리라.

조용한 철수는 아무래도 물 건너 간 것 같다.

신속하게 철수하면서 정리가 덜 된 부분은 불 태워야 하리.

그렇게 풍물시장에 소요가 일면 자신들의 흔적이 남을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모든 건 상부의 사후수습조에 맡기고 사령단使令團 전체가 흔적을 불사하면서 화급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이런 예상들이 번개처럼 스쳐가면서 폭죽가게의 구레나릇 수염이 오른 손에 잡은 끈을 막 당기려드는 찰나였다.

그때!


파아앗!


눈 앞에서 갑자기 푸른 빛이 번쩍거렸다.

폭죽가게의 구레나릇 수염은 그 푸른 빛에 자신의 몸이 마비되는 게 느껴졌다.

자신의 머릿속으로 서늘한 바람이 흘러들어오는 것도 동시에 느꼈다.

그러면서 돌처럼 굳어버렸고, 생각조차 이어지지 않았다.

그저 사물이 감지되는 정도로 자신의 신체가 자신의 의지와 뜻에 벗어나는 것이었다.

처음이었다, 전혀 예상 못한 이런 현상이!

왈칵...

두려움이 주변으로 파다하게 번져왔다.

마치 자신이 거미줄에 걸린 먹이사슬의 최하층 단위로 전락한 기분까지 들면서, 무언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시간이 그 자체로 거대한 거미 마냥 자신을 암흑처럼 삼키려드는 느낌을 받으며...

두려움에 떨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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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제 11장 생사生死 1. +6 14.06.10 5,114 171 9쪽
69 제 10장 신위神威 9 +4 14.06.09 5,747 199 9쪽
68 제 10장 신위神威 8 +4 14.06.07 5,629 188 9쪽
67 제 10장 신위神威 7 +4 14.06.06 5,586 210 7쪽
66 제 10장 신위神威 6 +6 14.06.05 5,440 189 10쪽
65 제 10장 신위神威 5 +8 14.06.03 5,359 182 8쪽
64 제 10장 신위神威 4 +6 14.06.03 5,650 181 10쪽
63 제 10장 신위神威 3 +4 14.06.02 4,978 192 10쪽
62 제 10장 신위神威 2 +8 14.05.31 5,342 199 8쪽
61 제 10장 신위神威 1. +2 14.05.31 5,243 168 9쪽
60 제 9장 귀백鬼魄 11 +4 14.05.31 4,793 156 9쪽
59 제 9장 귀백鬼魄 10 +6 14.05.30 4,597 154 10쪽
58 제 9장 귀백鬼魄 9 +2 14.05.30 4,733 155 8쪽
57 제 9장 귀백鬼魄 8 +6 14.05.30 4,981 18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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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제 9장 귀백鬼魄 2 +6 14.05.28 5,607 173 9쪽
50 제 9장 귀백鬼魄 1 +4 14.05.27 5,709 195 10쪽
» 제 8장 기습奇襲 10 +4 14.05.27 6,005 205 16쪽
48 제 8장 기습奇襲 9 +3 14.05.26 5,628 16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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