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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왕재림(天王再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칠우
작품등록일 :
2014.04.23 08:20
최근연재일 :
2014.06.21 10:39
연재수 :
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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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706
추천수 :
18,442
글자수 :
348,639

작성
14.05.3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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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글자
10쪽

제 9장 귀백鬼魄 10

DUMMY

손가락 토막이 인형人形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심장이 멈춘 사령단주使令團主의 몸이 격렬하게 요동을 쳤다.

이제 곧 자신의 혼백이 다른 존재에 귀속당함을 심장이 멈춘 몸이 인지할 수야 없겠지만, 자신의 결정적인 무엇인가가 뺏기고 있다는 것을 식어가는 몸이 아는 듯했다.

순간.

귀기鬼氣어린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것이 다가 아닌 듯 말했다.

“흐흐흐... 네 놈의 아까운 공력이 땅 속에서 썩어나면 좋을 게 뭐가 있느냐? 노부가 다 거두어주마! 노부에게 다 맡기거라. 흐흐흐”

중얼중얼 거리더니 계속 들고 있던 비수로 사령단주使令團主의 배꼽 아래 단전을 찌르더니 좌에서 우로 아랫배를 섬세하게 갈랐다.


뭉클뭉클.....


비수가 가르는 선을 따라서 검붉은 핏빛 안개가 뜨거운 김처럼 올라왔다.


흠치흠치 영사출인 오옴 급급 여율령 사바하...

혈령血靈이 여기 있노라!

사기邪氣가 깨어 나노라!

흠치흠치 영사출인 오옴 급급 여율령 사바하, 사바하, 사바하...


검붉은 핏빛 안개가 더욱 뿜어져 나왔다.

어느새 사령단주使令團主의 격렬한 요동은 멈추어 있었고, 이제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인형人形이 부들부들 떨어대고 있었다.

자욱하던 핏빛 안개는 흡수되듯이 그렇게 떨어대는 인형人形에게로 스며들었다.

이 장면을 옆에서 주도하고 지켜보던 귀기鬼氣어린 목소리의 주인공은

“흐흐흐... 조금만 더 기다려라! 귀문관鬼門關으로 돌아가서 더욱 완벽해진 백강시魄殭屍를 만들어 나 귀사鬼師가 돌아오리라! 세상아 기다려라! 흐흐흐... 크흐흐... 크하하하.....”

음침한 웃음소리가 들끓는 가운데 자욱하던 핏빛 안개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고 변화된 정경이 드러났다.

침상에 누워있던 사령단주使令團主는 원래가 빼빼 마른 편이었지만 이제는 뼈만 남은 앙상한 형태로 남겨진 채 전체적으로 시커멓게 변해 있었는데, 이에 반해서 백강시魄殭屍의 주변으로는 다소의 윤택한 느낌이 감돌기 시작했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모습만 사람의 형태였지 분위기는 뭔가 불길하고 이질적인 느낌에 본능적인 섬뜩함을 불러 일으켰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뭔가 부자연스러운 분위기와 음침한 느낌은 남아 있었지만 사람 같지가 않았던 이질감은 없어지는 백강시魄殭屍였다.

귀사鬼師는 나왔던 곳으로 다시 들어가려는 듯 나온 곳을 향해 몸을 숙여갔다.

뒤 따라 몸을 숙이며 움직이는 백강시魄殭屍의 움직임도 뻣뻣함이 많이 감소되어 있었다.

그렇게 사람이되 사람 같지가 않은 두 인형人形은 앙상하게 말라비틀어진 시신 한 구를 남기고서 자취를 감추고 있었는데.....



유랑극단 단장실 앞.

전투의 양상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바뀌어있었다.

주형장과 선우형장이 따로따로 고립되어 싸우다가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의 후발 대원들이 도착하면서 예상하였던 대로 싸움에 승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이어서 단장실로 백강시魄殭屍의 걸음을 재촉하던 흑상黑喪 일행을 만난 것이다.

장내에 백강시魄殭屍 두 구를 데리고 도착한 흑상黑喪과 회안귀灰眼鬼는 주형장과 선우형장 등을 보자마자 묻지도 않고 손을 쓰며 개입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미 피 맛을 보았기 때문일까?

주형장에게 손을 쓰는 흑상黑喪의 흉험한 기세는 무척 흥분했음이 느껴져 왔고, 선우형장과 대결하는 회안귀灰眼鬼의 삿갓속 눈동자는 언뜻 보일 때마다 불그스레한 광기狂氣가 번들거리고 있었다.

주형장은 크게 당황하게 되었다.

예상보다 흑상黑喪의 무위武威가 음험하고 독랄하여 방비하기가 쉽지 않은데다가 함께 나타난 백강시魄殭屍 두 구에게 막히는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의 대원들을 보면서 크게 놀란 것이다.

주형장이야 백강시魄殭屍의 정체를 알 지 못했다.

다만, 흑상黑喪처럼 시커먼 얼굴로 싸우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랐는데, 그들에게는 주먹은 물론이고 추포대追捕隊 특유의 밧줄을 이용한 포승술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분명히 포승술로 묶으며 급소를 가격하였는데도 그들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었다. 한두 번 반복되자 추포대追捕隊는 내력을 충분히 사용하여 발경으로 가격하는 듯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의 미친 듯한 움직임과 박투를 멈출 수가 없었다.

추포대追捕隊 전체가 당황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 잡았던 승기도 놓치는 듯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흑상黑喪처럼 시커먼 얼굴의 그들 두 사람 때문에 추포대追捕隊 전체의 전투 흐름이 막혔으며 북천회와 사령단 칼잡이들은 오히려 여유까지 생기는 듯했다.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흑상黑喪처럼 시커먼 얼굴의 그들 무위武威야 별로 대단할 것이 없었다. 그저 잡고 휘두르며 팽개치면서 힘을 앞세운... 힘을 앞세운... 힘을...

아아...

주형장은 지금의 광경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의 대원 한 사람이 포승술을 접고서 바닥에 떨어진 칼을 주웠다. 그리고, 전력을 기울인 듯 위맹한 소리와 함께 칼을 휘둘러 그들 중 하나의 목을 잘라갔던 것이다.

그저 힘만 앞세운 채 미친 듯이 광분하는 몸짓의 그들 중 하나는 분명히 목이 떨어져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대는 빛살 같은 칼날이 자신의 목으로 떨어지는 것도 모르는 듯 했다. 어찌 보면 관심도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어쨌든 반황자당反皇子黨에 가담한 불온무리였기에 목을 베어서라도 제압을 해야 했고, 그렇게 휘둘러진 칼날에 상대의 목과 몸통은 속절없이 분리되어야 했다.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티익!


마치 어린 애 손바닥만한 도끼를 휘둘러 수백 년 묵은 고목을 패는 듯 한 미약한 소리가 흘러 나오면서, 칼날이 상대의 목덜미에 잠시 머무는 듯하다가 맥없이 흘러 내리는 것이었다.

경악하였다.

상대에게는 발경으로 가격하는 육장肉掌도 소용이 없었고, 한번 옭아매면 피와 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서 혼절하게 만드는 포승술도 통하지 않으며 이윽고, 칼날까지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칼날에 맞은 상대의 목덜미는 마치 힘없는 상태로 살짝 내리친 녹슨 도끼에 찍힌 듯 아주 미세한 도끼자국이 패인 상태 이상은 타격을 입지 않은 듯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너무 뜻밖이고 놀라서 주형장은 순간적으로 흑상黑喪의 백혈조白血爪에 왼쪽 어깨부위가 스치듯 찢겨나갔다.

방심이 더 컸더라면 자신의 목덜미가 한 움큼 뜯겨나가듯 찢겨졌을 것이다.

좀처럼 없었던 생사의 순간을 맞은 것이다.

비로소 두려움이 올라왔다. 자칫했으면 자신은 좀 전의 상황에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된 것이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위기였다.

다른 데 신경 쓸 여력을 줄이고 앞에 놓인 생사기로의 상황만 대처해야 했다.

“아앗!”

흑상黑喪과의 생사투에 집중하던 주형장은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흑상黑喪의 뒤로 보이는 참혹한 광경에 경악을 더한 것이다.

아까의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 대원이 다시금 전력을 다하여 상대의 심장을 향해서 칼날을 찔러갔는데, 심장 부위를 꿰뚫지 못하고 휘어지는 칼날을 상대가 맨손으로 덥석 잡았다.

그러더니, 이어서 추포대追捕隊 대원의 칼 든 팔을 다른 손으로 잡더니.....


뿌드득!


당기며 비트는 듯하다가 순식간에 팔을 뽑은 것이었다.


아아악!


놀람과 비통함이 범벅된 비명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일순 장내의 모든 싸움이 잠시 멈추는 듯했다.

너무나 놀라운 광경이었던 것이다.

아까 칼날이 목덜미에 떨어져도 상대는 끄떡 없었다.

그래서, 혹시라도 잘 못 본거나 아니면 무언가 실수가 있었다고 피아彼我를 떠나서 다들 생각했었다.

이편이든 저편이든 이해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람이 목덜미에 칼날을 맞고도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을까.....

본래 포승술에 뛰어난 추포대追捕隊 대원이어서 칼잡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경황이 없어서 착오가 생겼고, 칼날로 내려친다고 쳤지만 칼등으로 치다가 갑자기 내력이 꼬여서 힘이 빠진 상태였다고 짐짓 이해하였다.

그렇게 이해하지 않고서는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분명코 추포대追捕隊 대원이 칼끝을 세워 상대의 심장을 찔러갔고, 상대는 이를 허용했었던 것이다.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으로 칼날이 들어가고 그곳으로부터 핏줄기가 샘솟듯 뿜어져 나오리라고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이것은 끝난 상황이었다.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 대원들은 이 광경에 안도하였다.

이제 상대방의 괴이한 몸뚱아리는 피를 쏟으며 움직임을 멈추리라.

그렇게 다들 생각하였다.

북천회와 사령단의 칼잡이들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흑상黑喪과 함께 나타나 패색이 짙던 자신들을 도와준 것에는 크게 환영하지만 심장에 칼날이 쑤셔드는 상황에서 무사할 수 있으리라고는 결코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피아彼我의 예상이 모두 빗나간 것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칼날에 심장을 찔린 괴인怪人은 멀쩡하였고, 오히려 찌른 사람은...

팔이 뽑혀져서 혼절을 한 것이다.

이것 또한, 피아彼我를 떠나서 모두에게 비참한 심경을 불러 일으켰다.

자신들은 무림인武林人인 것이다.

칼에 찔리고 베이며 그러다가 피 흘리며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 죽을 수도 있다.

그렇게 다치거나 죽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 생사투에 휘말리다보면 어쩔 수가 없기에 부득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무공을 수련한 무림인武林人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것은 아니었다.

팔이 우두둑 거리며 생으로 뽑혀진 것이다.

칼날에 찔리거나 베어진 것이 아니라 뽑혀져 나간 것이다.

실로 참혹하며 비감悲感스런 광경이었다.

모두가 일시 싸움을 멈추게 된 까닭이다.


크하하하하하.....


흑상黑喪의 음침하면서도 통렬한 웃음소리만 유일하게 장내를 활보했다.

지금의 광경이 참혹하지도 않았고, 비감스럽지도 않은 유일한 사람.....

저 만치 한 사람이 더 음침하면서도 잔악하게 웃고 있었다.

회안귀灰眼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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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제 9장 귀백鬼魄 3 +1 14.05.28 4,956 160 8쪽
51 제 9장 귀백鬼魄 2 +6 14.05.28 5,607 173 9쪽
50 제 9장 귀백鬼魄 1 +4 14.05.27 5,709 195 10쪽
49 제 8장 기습奇襲 10 +4 14.05.27 6,004 20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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