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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왕재림(天王再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칠우
작품등록일 :
2014.04.23 08:20
최근연재일 :
2014.06.21 10:39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557,708
추천수 :
18,442
글자수 :
348,639

작성
14.06.09 11:47
조회
5,746
추천
199
글자
9쪽

제 10장 신위神威 9

DUMMY

사령단使令團이 반황자당파反皇子黨派의 선봉에 서면서 자연스럽게 폭령주 역시도 조직의 계보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여태까지의 추이는 반황자당파反皇子黨派의 공공연한 우세로 황궁 내에서 굳어졌다. 처음의 은밀했던 움직임들이 당금 황제의 병세가 위중해지면서 황제의 친동생, 북평왕으로 더욱 권력의 중추가 기울어지며 사조직 성격의 사령단使令團도 양지에서 움직이게 된 것이었다.

북평군부 병기창에서 폭약을 이십년 이상 다루어오며 전문가로 성장한 폭령주는 사령단使令團으로의 전출에 항명을 할 수는 없었지만 불만도 없었다. 한편으론 새로운 출세가도가 보장되는 것이기도 한데다가 자신은 여전히 군인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비록, 군적에서는 떠나게 되었지만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황궁 소속의 또 다른 군인신분으로 받아들이며 더 심도 깊고 강력한 폭약관련 업무를 추진해왔었던 것이다.

그리고, 성과도 있었으며 반황자당파反皇子黨派의 공식적인 전면 등장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이렇게 계획한 대로의 진행으로 승승장구하던 여정에 완주 배선파에서부터 일이 틀어지며 저기 저 앞에 거인까지 등장한 것이었다.

자신이 폭렬쇄혼통이라고 명명한 비밀 무기까지 막히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렇게 빨려들듯이 허공을 격하여 끌려가리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며 저 거인은 꿈속의 괴물 같게 여겨졌다.

“크으으윽...”

더 가중되는 압력에 몸속의 내장기관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고, 마디마디 뼈들이 쑤셔오며 분쇄되는 느낌과 고통에 혼백이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이것이 바로 폭렬쇄혼통을 맞았을 때 느끼는 고통이 아닐까.....

이런 압력이라면.....

이런 압력이라면.....


꽈아앙!


폭렬쇄혼통에 장전된 화약이 폭령주 주변으로 가중되는 압력에 결국 폭발하였다.

손에 들었던 대나무통과 함께 어디론가 팔이 없어져버린 폭령주의 입에서 처참한 단말마가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거인의 앞에까지 끌려간 폭령주가 폭발의 여파로 옆구리가 피투성이 된 채 축 늘어진 것이 의식을 잃은 듯 보였다.

이 모든 상황은 숨 몇 번 내쉬는 사이에 일어난 순간적인 상황이었다.

푸른 빛의 거인이 흑상을 주먹으로 내리치면서 시작된 일련의 위용과 신위에 사람들이 두려움과 경탄의 신음을 흘렸고, 이제 그 구체적인 의미가 온몸으로 체감이 되기도 전에 일련의 상황은 종료된 것이었다.


파아아악!


거인에게서 눈을 멀게 할 듯한 푸른 빛이 밝았다.

모든 사람들이 눈부셔서 순간적으로 눈을 감았다가 떴다.

아아.....

장내엔 거인이 사라져있었고, 죽은 듯이 누워있던 주형장도 보이지 않았다.

한순간 거짓말 같이 사라진 것이다.

흑백쌍상黑白雙喪과 회안귀灰眼鬼, 그리고 폭령주 등의 처참한 상태가 남아 있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모두 꿈을 꾸지 않았을까... 회의했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하늘에서 떨어진 거인의 존재 자체가 비현실적이었다. 장내의 칼잡이들 중에서 견문이 넓은 사람들에 의해서 거인의 실체는 일종의 확골공擴骨功이라고 추정되기는 했다.

감히 헤아리기 어려운 무공의 지고한 경지에서 어떤 내력의 흐름에 의하여 뼈 자체가 커지며 사람의 신체가 확대된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로 추정하는 것이었다.

장내엔 선우형장을 중심으로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 대원들이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전투가 끝난 것이다. 선우형장은 이정민으로 확신하는 거인과 함께 사라진 주형장의 안위가 심히 염려되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지금 당장의 일에 충실하고자 하였다.

그런 선우형장에게 저만치 혈마 공손찬이 보였다.

혈마에게도 이정민의 신위는 무리상武理上의 충격이었는가 보다.

은연중 이정민의 변신으로 확신하는 거인의 무위武威를 곰곰이 되새기며 그 무학상武學上의 경지를 짚어보는 눈치였다.

이렇게 정리되는 상황의 한쪽에서.....

“끄으으으응.....”

조삼이 깨어나고 있었다.

폭렬쇄혼통 구조와 유사하지만 그것보다 외형적으로 더 강력한 폭발력을 보유하였던 대나무통이 응겹결에 터지면서 그 반동의 충격에 기절했던 조삼이 이제야 깨어나는 것이었다.


유랑극단 아래 위치한 지하 밀실 중 하나.

아까 이정민이 사기邪氣의 근원을 쫓다가 발견했었던 밀실 중 하나였다.

그 중앙에 죽은 듯이 주형장이 누워있고 그 앞에서 절망 같은 침중함으로 이정민이 주형장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방금 이정민이 주형장의 몸속으로 내력을 주입하며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되살리려 온힘을 다한 결과로 겨우 주형장이 눈을 뜬 것이었다.

의식은 돌아왔는지 눈동자에 총기가 보였지만 스스로도 돌이킬 수 없는 위중함을 아는 지, 주형장의 안색은 흐리다 못해 체념한 상태로도 보였다.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는 것이다.

흑상의 백혈조에 의해 옆구리가 찢어지고 터지며 입은 외상外傷도 외상外傷이지만, 맞는 순간에 기혈을 부패시키듯 망가뜨리는 상문喪門의 기氣에 단전을 포함한 중요 혈맥들이 사실상 썩어버린 듯 멈추었던 것이다.

흩어져가는 생명의 기氣가 이정민의 신비한 기운에 의해 간신히 늦춰지는 정도로 인지되면서 주형장의 입가에 처연한 미소가 시작되었다.

끝난 것이다.

받아 들이자.

아마도 사랑이지 않았을까.....

주형장은 이제 죽음을 앞두고 보니 이정민에게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까지 보이며 이해되었다.

이정민은 자신이 여자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저 눈빛도 그러하다.

자신이 여자임을 알면서 사람의 죽음을 앞두고 비통해하는 그 이상의 감정까지 보이는 것이었다.

갈 사람은 가야 한다.

더 이상 머물기에도 힘에 겹지만 떠나야 할 사람이 남아 있는 사람을 붙잡을 수도 없다. 자신의 운運은 여기까지인 것이다. 미련을 두어서 무엇하랴.....

이렇게 마지막에 얼굴이라도 보는 것으로 만족할 뿐이다.

주형장의 이런 생각이 두 눈에서 그리고, 처연한 입가에서 그대로 묻어나왔다.

기어이 눈물 한 줄기가 옆으로 흘러 뺨 위에 습한 자국을 남겼다.


이를 내려다보는 이정민의 가슴은 슬픔과 애달픔으로 희뿌옇게 메어 왔다.

이제 주형장이 죽는 것이다.

자신은 주형장이 이렇게 떠나더래도 결코 보내지 못할 것이다.

사람은 떠나가지만 언제까지나 보내지 못할 것 같았다.

홀로 떠나지 마라, 함께 하였음이 서러워온다.....

함께 하지를 말자, 홀로 떠남이 서러워 오는구나.....

죽지 마라, 그대 태어났음이 몹시도 슬픔이다.....

차라리 그대 태어났었지 마라, 이렇게 죽음에 몹시도 슬픔이라.....

이정민은 자신의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고, 창자가 끊기는 비통함에 눈앞이 흐려왔다.

사부...

사부.....

어찌하여 저로 하여금 세상에 남기시고 당신께서 가셨나이까.....

강호의 악은 완전히 끊지를 못했고 천왕의 위엄도 세우지 못하였나이다.....

이정민에게 불현듯 이십년 전 사부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랐다.


- 사부, 아니 되옵니다.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제자야, 이것이 순리이니라.

- 필시 사부의 명이 다하실 겁니다.

- 허허허, 순리라고 하지 않았느냐.

- 아니... 되옵니다, 사부! 사부가 안 계시는 세상은 받아들일 수 없사옵니다.

- 허허... 제자야, 천왕天王의 도道에는 생사生死가 여일如一하단다. 태어남이 하늘 아래며 죽어서 돌아감이 하늘 위로니, 하늘로 무애无涯한 천왕天王의 도道에는 생사生死가 여일如一하단다.

- 싫습니다, 사부. 그러시면 차라리 당신께서 생生하소서, 제자가 사死하겠나이다

- 허허... 순리이니라, 순리...

- 사부...

- 천왕天王의 법法에서 자타불이自他不二를 잊었느냐? 나와 너는 분명 같지가 않지만 또한, 둘이 아니니라! 하늘을 보아라, 나와 너 모두가 푸르게 녹아들지 않느뇨.....


자타불이自他不二...

자타불이自他不二.....

이정민이 과거의 회상에서 급히 돌아와 자타불이自他不二, 네 글자를 되뇌기 시작했다.

그래, 그래..... 천왕天王의 법法에 자타불이自他不二가 있었다.

나와 너는 분명히 다르지만 또한, 둘이 아닌 것이다.

하늘아래 둘이 아닌 것이다.

아아..... 주형장, 그대와 나는 둘이 아닌 것이다.

돌연 이정민의 몸에서 찬란한 광채가 시작되었다.

하늘 끝 푸른 향이 지하 밀실을 가득 메우며 누워있는 주형장의 칠공七空으로 스며들어 갔다.

이십년 전 사부에게서 남겨진 유지遺志 하나가 새롭게 재인식되며 땅속에서 하늘 한 귀퉁이가 찬란하게 밝아진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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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89 한사
    작성일
    14.06.09 12:33
    No. 1

    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칠우
    작성일
    14.06.09 14:49
    No. 2

    힘찬 오후 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반격
    작성일
    14.06.09 21:13
    No. 3

    솔직히 주인공이 폭주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슬픔과 절망을 꽤 자세히 표현하셨는데..왜죠?
    둘이 사랑이라도 했었나요? 아니면 글내용에는 없었지만 그동안 주인공이 주씨여자를 짝사랑했던건가요? 여동생이 납치되도 이성적이던 사람이 그저 동행이였던 여자때문에 저렇게 감정적이 되버리니 뭐가뭔지 모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칠우
    작성일
    14.06.10 13:36
    No. 4

    일리 있으신 평가입니다.

    귀貴한 하루 빕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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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제 10장 신위神威 2 +8 14.05.31 5,341 199 8쪽
61 제 10장 신위神威 1. +2 14.05.31 5,242 168 9쪽
60 제 9장 귀백鬼魄 11 +4 14.05.31 4,793 156 9쪽
59 제 9장 귀백鬼魄 10 +6 14.05.30 4,597 154 10쪽
58 제 9장 귀백鬼魄 9 +2 14.05.30 4,732 155 8쪽
57 제 9장 귀백鬼魄 8 +6 14.05.30 4,980 18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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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제 9장 귀백鬼魄 6 +3 14.05.29 5,172 203 10쪽
54 제 9장 귀백鬼魄 5 +2 14.05.29 4,985 177 7쪽
53 제 9장 귀백鬼魄 4 +4 14.05.28 4,789 253 10쪽
52 제 9장 귀백鬼魄 3 +1 14.05.28 4,956 160 8쪽
51 제 9장 귀백鬼魄 2 +6 14.05.28 5,607 173 9쪽
50 제 9장 귀백鬼魄 1 +4 14.05.27 5,709 195 10쪽
49 제 8장 기습奇襲 10 +4 14.05.27 6,004 20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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