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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왕재림(天王再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칠우
작품등록일 :
2014.04.23 08:20
최근연재일 :
2014.06.21 10:39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557,714
추천수 :
18,442
글자수 :
348,639

작성
14.06.07 18:27
조회
5,628
추천
188
글자
9쪽

제 10장 신위神威 8

DUMMY

우우우우우.....


쓰러진 주형장을 잠깐 뒤돌아본 거인에게서 용이 울부짖는 것 같은 기음奇音이 또 장내를 뒤흔들었다.

비분과 다급함 그리고, 분노가 사람들의 고막을 때리면서 머릿속을 쾅쾅거렸다. 주형장의 상태는 한 눈에 보기에 더욱 심각해져 있었는데, 이제는 미동조차 없는 게 마치 죽은 사람 같아 보였다.


후우우웅!


바윗덩이 같은 거인의 주먹이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위용으로 백상白喪의 아랫배로 파고들었다.

서있는 상태에서 몸 안으로 흘러들어온 이질적인 기운과 싸우느라고 정신없는 백상白喪의 얼굴이 더욱 하얗게 질려갔다.

좀 전에 판관필에 강기를 실어서 거인의 등을 찍었을 때, 휘청거리면서도 무엇인가 이질적인 기운이 거인의 등으로부터 판관필을 거슬러 올라와 자신의 오른팔로 스며들더니 점점 가슴과 복부 쪽으로 퍼져오면서 기혈이 흐르는 중심내력의 깊은 곳까지 흐름을 막아서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마도 자신들 사문인 상문喪門의 무공과 상극인 듯했다.

처음엔 미세했던 방해 기운이 마치 손톱 밑에 찔린 가시처럼 분명하게 신경을 긁어대더니 이제는 아예 바위처럼 내부 중요 혈도를 막고 있었다.

자신이 혼신을 다해 내력을 조율하며 침투해온 이질적인 기운을 몸 바깥으로 배출하고자 하였으나, 땅속으로 스며드는 물처럼, 거인에게서 기인한 이질적인 기운은 이미 자신의 내력과 뒤섞이면서 명료하게 구별해 낼 수가 없게 되었다.

최후의 수단으로 자신의 내력까지 포함하여 오른 팔 곡지혈 주변으로 모아서 가두려고도 하였으나 기혈이 역류하여 주화입마의 징조까지 오는 바람에 황급히 멈추어야 했다.

그야말로 거인에게서 유래한 이질적인 기운의 특성은 여태껏 만나보지 못한 낯선 기운이면서 대책이 안서는 상태였다.

자신이 내력을 강하게 운용하여 맞서면 이질적인 기운과 더 빠른 융합으로 촉발되면서 기혈이 꼬이고 막혀갔다.

판관필에 필생의 내력을 담아서 찍어간 이후에 점점 상황이 악화되어 가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자신이 자신의 내력과 싸우고 있는 미칠 것 같은 상황에서 거인의 바윗덩이 같은 주먹이 단전부위로 쇄도해오는 것이었다.


퍼어억!


거인의 주먹이 백상의 아랫배 단전에 꽂히듯이 틀어박히자, 오히려 백상의 얼굴이 부풀어 올랐다. 엎드리듯 몸을 숙인 자세가 되어 발이 땅바닥에서 일척一尺 정도 허공으로 뜬 상태가 된 채 눈이 퉁방울처럼 튀어 나오며 부릅떠졌고 양쪽의 뺨이 찐빵처럼 부풀어 올랐던 것이다.


쇄애애액!


이어서 솥뚜껑만한 거인의 손바닥이 활짝 펴진 채 백상의 얼굴로 날아들었다. 아직 공중에 몸이 뜬 상태로 방금 전의 충격이 아직 몸으로 구서구석 퍼져가지도 않은 상태의 백상이었다.

백상의 부릅뜬 눈동자로 거인이 손바닥이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며 닥쳐왔다.

백상白喪은 그의 얼굴보다 더 큰 거인의 손바닥이 파리를 때리는 파리채처럼 날아오는 것을 보며 머릿속에서 더 이상 아무 생각도 나지 않으며 자신의 모든 의지까지도 멈춘 것 같았다.

주변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는 백상白喪의 모습은 그저 눈으로 보기만 하는 시각적인 기능과 가슴으로 숨을 쉬는 심폐기능만 생존해 있는 듯이 보였다. 거인의 바윗덩이 같은 주먹에 맞은 이후부터 백상白喪은 마치 인형처럼 보였던 것이다.


빠아악!


장작나무 쪼개지는 소리가 백상의 얼굴부위에서 나면서 입으로 뿜어져 나오는 핏물을 길게 물면서 백상白喪의 몸이 허공으로 부웅 뜬 채 뒤로 나동그라졌다.

“크으으.....”

무방비 상태에서 바위에 머리가 부딪친 느낌과 함께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었다가 땅바닥에 나동그라지며 정신을 차린 백상白喪에게 그제야 고통이 느껴지며 온몸을 쑤시듯 깨웠다.


크아아악.....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극심한 고통은 이미 온몸 구석구석 파고 들어와 있었다. 이제 비로소 느끼는 것이었다.

처음에 주먹으로 맞았던 아랫배 단전에서는 숨이 끊어질 듯한 충격과 함께 자신의 내력이 토막토막으로 나뉘며 찢어진 것 같았다. 흩어지고 으스러진 내력들이 단전으로 모여들지가 않았다.

또한, 토막토막 찢어진 내력들은 여전히 거인에게서 유래한 이질적인 기운과 뒤엉킨 채 혈도속에서 들끓었다.

이것이 육체적인 타격보다도 더 큰 고통을 주었다.

아마도 누군가 나동그라진 백상의 옷을 걷고 배와 복부를 살펴본다면 혈도가 지나가는 내장 곳곳에서 혹처럼 튀어나와 벌겋게 달구어진 부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백상白喪이 그곳에서 느끼는 고통까지도 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극도의 비명을 지른 채 한손으로 자신의 아랫배 단전을 감싸듯 대면서 바르르 떨고 있는 백상白喪의 고통이 능히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솥뚜껑 같은 손바닥에 맞은 얼굴 부위에서도 피칠갑이 되어 있었다. 최초에 맞은 아랫배 단전의 충격에 기혈이 솟구치며 얼굴이 부풀어 올라왔었는데, 이것이 거인의 손바닥에 맞으며 터진 것 같았다.

외견상 보이는 피칠갑 못지않게 백상의 입 안쪽 상태 등도 터지고 으깨진 듯 얼굴 한쪽으로 뒤틀리며 변형되어 있었다. 사람 얼굴 같지가 않았다.

이런 속에서 백상白喪은 지금의 현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어제까지만 하여도, 아니아니 오늘 아침까지만 하여도 자신은 왕이었다. 북천회 비밀 지부를 맡으면서 사실상 완주 무림의 생사여탈권을 손에 쥐었던 것이다.

조만간 대호산 녹림산채를 방문하면 어떻게 고문을 할까만 궁리하고 있었다. 자신의 명분은 북천회 행사의 조사 차원 방문이었지만 현실은 사신死神의 왕림이 될 것이었다. 그곳에서 한사람 한사람 고문을 하면서 영혼까지 하얘지는 잔치를 궁리하며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자신은 언제나 어디서나 정신적인 가학에 의한 상대의 고통과 절망을 즐기고자 하였으니, 모든 사람들이 이런 자신을 본능적으로 감지하며 자신을 두려워하면서 피하고자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대면할 때는 가장 공손한 태도로 극진하게 처신하였던 것이다.

“크으으... 쿨럭, 쿨럭!”

일어서려던 백상白喪이 입으로 핏덩이를 연속하여 토하며 비틀거리다가 결국, 다시 나뒹굴었다. 땅바닥에 내뱉어진 핏덩이 속에는 어금니 부위로 보이는 이빨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이런 상태로 누워서 숨만 몰아쉬며 간간이 부들부들 떨어대는 백상白喪은 이제 무림고수로서의 생명이 끝난 듯 보였다.

지금까지 몇 순간 밖에 안 되는 시간과 일련의 손속들은 극히 순간에 일어났던 격변으로 이런 상황 속에 유랑극단의 야외 공연장은 거인의 신위神威와 위엄으로 완벽하게 차단 된 또 하나의 세상을 구성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사람의 형태는 갖추었지만 도저히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는 거인의 신위神威에 압도당하며 복종하듯 순응하였던 것이다.

절정고수에 이른 몇 사람의 반발과 대항이 있었지만 결국, 한사람 한사람 처참한 상태로 전락하며 거인의 위엄만 더욱 지고해졌다.

이런 속에서 저만치에 있던 사령단의 폭령주가 끌려오고 있었다.

오죽으로 만든 대나무 통을 손에 쥔 채로 물에 빠져서 허둥대는 모습으로 거인이 있는 곳으로 끌려오는 폭령주를 보며...

“허, 허공섭물.....!”

“아, 허공섭물이!”

장내의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경악의 외침을 토해 내었다.

지고한 경지에 오른 무림 고수가 허공을 격한 채 내력의 흡자결을 응용하여 물건을 끌어온다는 얘기는 가끔 나돌긴 했었다.

하지만 몇 몇 고수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제로 보기도 처음이었고, 일찍이 허공섭물의 경지를 우연히 목격했던 몇 몇 고수들 또한 사람을 상대로 끌어오는 허공섭물에 대해서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거인에게서 하늘로부터 강림한 신장으로서 천외천의 신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허공으로 끌려오는 사령단의 폭령주는 그 벗어나려고 시도하는 움직임이 미미한 것에 비하여 그 표정에는 공포와 경악의 기색이 완연하였다.

보기에는 허공에서 느릿느릿 허우적대며 우습게도 보일 수 있었으나 파랗게 질려서 대경실색한 그 표정에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끄으으으...”

허공에서 딸려오는 폭령주의 입으로 폐부 깊은 곳에서 억눌려 있다가 빠져 나오는 듯한 신음소리가 배어 나왔다.

남들이 보기에는 허공섭물에 의해 단지 끌려가는 것 정도로 보였지만 당사자인 폭령주는 단순히 끌려가는 것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가해오는 압력에 가슴이 부풀어 오르며 터질 것 같았고, 온힘을 다하여 미친 듯이 움직이며 벗어나고자 하였지만 팔다리에 수천 근의 쇳덩이를 메달은 모양으로 겨우 간신히 허우적대는 정도로만 움직여졌고, 몸 주위에서 생성되는 압력이 더욱 가중되며 숨쉬기도 버거워져서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흘러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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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0장 신위神威 8 +4 14.06.07 5,629 18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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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제 10장 신위神威 1. +2 14.05.31 5,242 168 9쪽
60 제 9장 귀백鬼魄 11 +4 14.05.31 4,793 156 9쪽
59 제 9장 귀백鬼魄 10 +6 14.05.30 4,597 154 10쪽
58 제 9장 귀백鬼魄 9 +2 14.05.30 4,732 155 8쪽
57 제 9장 귀백鬼魄 8 +6 14.05.30 4,981 18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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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제 9장 귀백鬼魄 2 +6 14.05.28 5,607 173 9쪽
50 제 9장 귀백鬼魄 1 +4 14.05.27 5,709 19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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