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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왕재림(天王再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칠우
작품등록일 :
2014.04.23 08:20
최근연재일 :
2014.06.21 10:39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557,717
추천수 :
18,442
글자수 :
348,639

작성
14.05.30 20:38
조회
4,732
추천
155
글자
8쪽

제 9장 귀백鬼魄 9

DUMMY

“끄으으... 너, 너... 잠령주潛令主 이 새끼...”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원통하다는 듯이 눈을 부릅뜬 사령단주使令團主가 말을 잇지 못하고 노려보았다.


짜악!

짝!


있는 힘껏 뺨을 좌우로 후려갈긴 잠령주潛令主가

“네 놈이 사람이냐? 사람이면 사람답게 살아 새끼야! ... 큭!”

말을 하다말고 멱살을 잡힌 잠령주潛令主의 얼굴이 피가 통하지 않는 듯 노랗게 변해갔다.

심장에 비수가 꽂히고도 부들부들 몸을 떨어대던 사령단주使令團主가 왼 손을 번개처럼 뻗어 잠령주潛令主의 멱살을 틀어쥐었기 때문이다.

잠력을 격발하며 번개처럼 손을 썼지만 더 이상의 내력은 이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죽을 힘이 나와서 그럴까?

입가가 터져서 피가 범벅이 된 채 눈만 부릅뜬 사령단주使令團主는 곧 죽을 것이 틀림없었지만, 잠령주潛令主는 잡힌 멱살을 두 손으로 비틀며 떼어내려고 하여도 여의치가 않았다.

“크으으... 잠, 잠령주... 내, 내가 죽어서도 네 놈을... 네 놈들을...”

죽어가는 사령단주使令團主에게는 온 몸의 힘이란 힘이 잠령주潛令主의 멱살을 틀어쥔 왼 손과 두 눈에만 있는 듯하였다.

심장에 비수가 틀어박혀 웬만하면 절명할 상황인데도 상문喪門 특유의 내공심법 때문인지, 바로 죽지를 않고 힘을 쓰고 있었다.

두 눈은 정면으로 마주하기가 도무지 섬뜩하였고, 왼 손의 힘은 쇳덩이처럼 요지부동이었다.


뻐억... 뻑, 뻑!


멱살을 잡힌 잠령주潛令主가 이마로 사령단주使令團主의 얼굴을 박아대었다.

잡힌 멱살을 아무리 두 손으로 잡아 풀려고 해도 풀 수가 없자 번개처럼 숙이며 사령단주使令團主의 얼굴을 계속해서 들이박는 것이었다.

사령단주使令團主의 얼굴이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주변으로도 선혈이 튀었고 점점 피비린내가 짙어갔다.

몇 번이나 들이박았는가 모른다.

잠령주潛令主의 이마 역시도 피범벅이 되었는데, 사령단주使令團主의 피인지 자신의 이마가 깨어져서 나온 피인지 모를 정도로 피칠갑이 되어 있었다.

미친 듯이 들이 박았던 것이다.

수십 번 박은 것 같은데 횟수도 기억나지 않았고, 들이박는 당사자인 잠령주潛令主 자신에게도 아무 정신이 없었다. 그저 기계적으로 들이 박을 뿐이었다. 두렵기도 했다. 평소에 자신 같은 부하들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고 짐승이나 부속품처럼 다루어서 쌓인 분노도 있었지만 사령단주使令團主 자체가 주는 두려움도 지대하였던 것이다. 이제 자신은 대명천지에서는 살 수 없을 것이다. 당금 동창東廠 태감의 양아들의 명줄을 끊어 놓고 있는 것이다. 평생을 도망자로 살아야 할 것이다. 아니, 살 수나 있을까?

혹시 몰랐다. 반황자당파反皇子黨派가 역적으로 몰락하고 자신들은 선처를 받을 지.....

이윽고 사령단주使令團主의 코와 입의 형태가 분간 되지 아니 하였다.

피범벅도 피범벅이지만 이목구비 자체가 분간되지 않게 된 것이다. 짓이겨진 얼굴은 이미 사람의 형상을 잃은 지 오래 된 듯하였다. 어느새 잠령주潛令主의 멱살도 풀려 있었지만 느끼지를 못하다가 사령단주使令團主의 얼굴을 들이박을 때마다 뻑, 뻑... 하는 소리 대신에 철벅, 철벅... 소리가 나자 정신이 돌아오는 잠령주潛令主였고 그제야 자신의 멱살이 풀린 것을 느꼈다. 비로소 정신을 차린 것이다.

잠령주潛令主는 넋을 잃은 듯 잠시 우두커니 서 있더니만 서둘러 자신의 이마와 얼굴에 묻은 피와 살점들을 대충 닦고서는 황급히 방을 빠져 나갔다.

그 직후!


덜컹.....


사령단주使令團主의 침상 앞에서 사람 하나 드나들 정도 크기의 네모 바닥이 젖혀지며 귀기鬼氣가 흘러 나왔다.

“흐흐흐... 그렇게 용의주도하며 완벽을 추구하던 네 놈도 결국 극상剋上을 당하는 구나! 쯧쯧...”

안타까움인듯 비웃음인듯 혀를 차는 소리와 함께 젖혀진 네모 바닥 속에서 두 사람이 올라왔다.

한 사람은 늙수그레한 얼굴로 귀기鬼氣어린 목소리의 주인공이었고, 다른 사람은...

넓은 챙의 모자를 썼는데, 사람은 사람이되 사람 같지 않은 이질감이 불길하게 흘러 나왔다.

“네 놈이 지하 밀실의 통로를 비밀리에 또 하나 연결해주어 이렇게 덕을 보니, 노부가 어찌 네 놈을 모른 척 지나칠 수 있겠느뇨!”

귀기鬼氣어린 목소리의 주인공이 사령단주使令團主에게 다가갔다.

심장에 비수가 꽂힌 상태에서 이목구비까지 형체가 짓이겨진 그 형상에는 사람의 온기가 점점 식고 있었다.

심장은 이미 멈추었고 폐기능도 정지했는지 산 사람의 가슴팍에서 일어나야 할 기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말하자면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었으며, 그 나마 얼굴만 본다면 온통 검붉은 핏덩이만 남은 상태라서 사람인지의 분간도 가지 않았다.

그런 상태의 사령단주使令團主를 유심히 훑어 보던 귀기鬼氣어린 목소리의 주인공이 나직이 눈을 반개半開 하더니 왼손의 검지와 중지를 앞으로 내세우며 다른 손가락들은 안으로 오므린 상태에서 주문呪文을 외우기 시작했다.


흠치흠치 영사출인 오옴 급급 여율령 사바하.....


주문呪文 소리 따라서 요사妖邪한 귀기鬼氣가 시신이나 다름없는 사령단주使令團主의 몸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음침하면서도 끈적끈적하며 불길하기 이를 데 없는 기운이 끊임없이 모여들 때, 귀기鬼氣어린 목소리의 주인공이 눈을 번쩍 뜨더니 번개처럼 왼손의 중지와 검지로 심장 기복이 멈춘 사령단주使令團主의 정수리를 찔러갔다.


끄으으윽.....


아아, 방금 전 심장과 폐기능이 멈춘 사령단주使令團主에게서 유부幽府의 단말마 같은 신음이 흘러 나왔다.

고통과 원통함으로 사무친 단말마가 흘러나오면서 눈이라고 짐작되는 부위에서 요기妖氣스런 빛이 뿜어져 나왔다.

“흐흐흐... 사령단주使令團主! 이제 너의 몸은 죽어 간다. 네가 버러지라고 여기던 놈들에게 당해서 심장이 멈춘 채 죽어 가는 것이다.”


끄으으으으.....


심장이 멈춘 사령단주使令團主에게서 또 유부幽府의 단말마 같기도 하고 신음소리 같기도 한 괴음이 흘러 나왔다.

그 음은 분간이 될 수 없었지만, 그 느낌은 분명하였다.

원통함과 복수의 일념이 섬뜩하게 사무치는 게 분명히 느껴져 오는 것이다.

“그래 그래... 원통하지? 그 버러지 새끼들을 밟아 죽이고 싶지? 찢어 죽이고 싶지?”

귀기鬼氣어린 목소리가 나직하게 이어져 나오자, 이제는 심장이 멈춘 사령단주使令團主의 몸에서 경련이 시작되었다.

부들부들 떨어대는 몸에서 멈추는 듯했던 붉은 피가 다시 터져 나왔고 주변은 귀기鬼氣와 함께 역겨운 피비린내가 질퍽하게 넘쳐흘렀다.

“그래 그래... 밟아버려야 해. 찢어버려야 해. 그 버러지 새끼들을 밟아 죽이고 찢어 죽여야 해! 크흐흐...”


끄끄끄끄으으.....


아아, 심장이 멈춘 사령단주使令團主에게서 소름끼치는 괴음이 흘러 나오더니 오른손이 들어 올려졌다.

부들부들 떨면서 손가락들을 앞으로 활짝 펴든 채 오른손이 들어 올려진 것이다. 마치 뭔가를 붙잡으려 드는 형상이었다.

들어 올린 오른손 외에도 몸의 전체가 부들부들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 모르는 사람이 봐도 원통함과 불길함이 참혹하게 전해질 듯하였다. 더더구나 형체가 짓이겨진 피범벅 얼굴의 눈 부위에서 노랗다 못해 누렇게 흘러나오는 원념怨念의 귀기鬼氣에 몰골이 송연해왔다.

그때였다.

귀기鬼氣어린 목소리의 주인공이 사령단주使令團主의 심장에 박혀있는 비수를 빼자마자 허공에 치켜들어 부들부들 떨어대는 사령단주使令團主의 오른손 검지 한 마디를 잘라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휘둘러진 일이었다.

잘라진 오른손 검지 한 마디에서 흘러내린 끈적끈적한 검붉은 핏물이 바닥으로 떨어지기 전에 귀기鬼氣어린 목소리의 주인공이 자신의 뒤에 선 인형人形의 입속으로 그 손가락 토막을 벼락처럼 삼키게 했다.

두 번의 행동이 일어났지만 실로 눈 깜짝할 사이에, 숨 한번 내쉬는 동안에 벼락처럼 일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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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제 9장 귀백鬼魄 3 +1 14.05.28 4,956 160 8쪽
51 제 9장 귀백鬼魄 2 +6 14.05.28 5,607 173 9쪽
50 제 9장 귀백鬼魄 1 +4 14.05.27 5,709 195 10쪽
49 제 8장 기습奇襲 10 +4 14.05.27 6,004 20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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