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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왕재림(天王再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칠우
작품등록일 :
2014.04.23 08:20
최근연재일 :
2014.06.21 10:39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557,715
추천수 :
18,442
글자수 :
348,639

작성
14.06.02 18:56
조회
4,977
추천
192
글자
10쪽

제 10장 신위神威 3

DUMMY

흑상黑喪은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최대한 신속하게 오른 편으로 몸을 젖혔다.

순간적으로 죽을 힘을 다 냈던 것이다.

설마 부채 살이 튀어 나오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미 주형장의 코앞까지 들이닥친 상황이었다.

멈출 수도 없었지만 달려들던 기세가 있어서 옆으로 몸을 빼며 피하기에도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그나마 절정의 상문喪門 고수高手답게 주형장의 단전을 백혈조白血爪로 찔러가던 자신의 오른 팔에 힘을 더 주고 무게를 더욱 실으며 속도가 배가 되도록 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의 좌측 편에 힘을 빼고 가볍게 했다.

그럼으로써 몸이 비스듬하게 틀어지고 오른 쪽으로 좀 더 젖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류 고수 수준에서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순발력이었다.


쉐에엑-!

퍽, 퍼억.....


갑자기 머릿속으로 거대한 충격을 느끼며 찰나의 순간에 세상이 온통 까맣게 변하여 흑상黑喪이 크게 휘청거렸다.

휘청거린 후 중심을 잡자 곧 앞은 보였지만 흑상黑喪은 좀 이상함을 느꼈다. 세상의 원근감遠近感이 미미해진 것이다.

먼 곳은 멀게 보이고 가까운 곳은 가깝게 보이며 원근감遠近感이 있어야 하는데, 먼 곳과 가까운 곳이 별로 차이가 없어 보였다.

흑상黑喪은 자신도 모르게 왼 손을 들어서 왼쪽 눈을 만져보았다.

차갑고 뾰족한 뭔가가 왼쪽 눈 바깥으로 튀어나와서 왼 손의 손가락들에 만져졌다.

이게 뭐지?

왼 손의 엄지와 검지로 살살 만지며 움직이려는데, 그제야 고통이 왔다.

이제 고통임을 몸과 마음이 알아들은 것이다.

세상의 고통이란 고통은 모두가 밀려들어왔다. 부채 살이 자신의 왼쪽 눈을 꿰뚫고서 귀 구멍으로 박힌 채 튀어나와 있는 것이다.

관통을 하려다가 멈춘 듯 왼쪽 눈 앞으로 손가락 두 마디쯤 덜 들어가서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었고, 귀 구멍속에서 바깥으로 손가락 네 마디쯤 튀어나와 있었다.

부채 살이 관통을 하기에는 자신의 무공이 질기며 단단했고,

부채 살이 튕겨나가기에는 암기 자체적으로 너무 강했고 빨랐다

그래서, 중간에 걸쳐지듯이 박혀 있는 상태였다.


아아아아악.....


흑상黑喪은 비명을 질렀다.

살이 바들바들 떨리며 아파왔다.

부채 살에 꿰뚫린 왼쪽 눈에서부터 시작된 통증이 자신의 머릿속을 바늘로 무차별 쑤셔오듯이 헤집어 놓으며 온 몸으로 퍼져간 것이다. 머릿속에서 별이 번쩍번쩍 빛났다.

왼쪽 팔꿈치 쪽으로도 부채 살이 관통을 했는지 구멍이 나있고 샘솟듯 핏물이 흘러나오며 극악한 통증을 제공하고 있었다.

웬만한 쇠붙이 암기들은 상문喪門 무공의 특성상 튕겨내는데, 부채 살은 특수한 가공을 거쳤는지 그 재질의 예리함이 다른 암기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듯했다.

게다가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번개처럼 튀어나오는 속도가 관통력을 높여 주어서 지금의 고통을 만들어 낸 듯했다.

통증이 이렇게 참을 수 없는 것인 줄 처음 알았다.

참고 말고를 할 것 없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은 채 오로지 아프기만 했다.

타인에게 통증과 고통을 주기만 하던 입장이었기 때문에 정작 자신에게 발생한 통증과 고통이 생소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지금의 통증은 감히 참거나 맞서려고 해 볼 수조차 없는 거대한 아픔이었다.

흑상黑喪은 자신도 모르게 악을 다 쓰고 비명을 지르며 상문喪門 특유의 심공心功을 일으켜서 왼쪽 눈으로 보냈다.

자신이 흑상黑喪이 되도록 피부 색이 검게 변하도록 하고, 온 몸을 서서히 경직시켜가는 심공心功이었기에 행공行功 이후에는 반드시 상문喪門에서 비전으로 내려오는 약물을 복용해주어야 했다.

생강시로 진행되어 감을 막거나 늦추기 위해서 인데, 지금은 이전에 복용했었던 약물이 원망스러웠다.

차라리 복용하지를 말 것을!

자신의 몸이 더 경직되고 아픔도 못 느끼게 되는 상태로 진화할 것을!

원망스럽고 후회되었다.

사람의 부드러움을 잃어서 사람이 사람 같지가 않게 되더라도 좋을 것 같았고, 차라리 생강시로 변해버렸다해도 좋았을 것 같았다.

부채 살이 눈알에 박힌 통증과 고통에 지난 날 복용하였던 비전의 약물들이 원망스럽고 후회되었던 것이다.

너무나 아파서 아, 소리도 못하게끔 통증이 치밀어 왔다.

이 시간 이후로는 이제 그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통증속에서 다짐해나갈 때, 서서히 고통도 조금씩 경감되었다.

여전히 통증과 고통은 있지만 자기 몸 이외의 사물과 주변 환경을 돌아볼 여지는 된 것이다.

앞을 보았다.

주형장이라는 선비 놈이 옆구리에서 피를 쏟아내며 널브러져 있었다. 놈, 자신 딴에는 쏟아져 나오는 핏덩이를 막으려고 두 손을 모두 왼쪽 옆구리에 손바닥으로 붙인 채 압박하고 있는데, 타격을 입은 충격이 너무 커서 기력이 다 해 가는지 원래 병색이 완연한 얼굴은 잿빛이었다.

그래도 흑상黑喪 자신의 백혈조白血爪가 애초 노리던 놈의 단전에서는 벗어났지만 놈의 옆구리는 찢었나 보다.

또한, 몸을 오른쪽으로 젖히기 위해 반사적으로 죽을 힘까지 썼기 때문인지 놈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듯했다.

하긴 자신이 여태껏 살아오면서 발휘한 모든 공격중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이 참혹하게 꽂혔을 것이다.

자신의 이마 정중앙에 꽂힐 부채 살이 찰나의 순간에 왼쪽 눈으로 오도록 움직였던 기적 같던 힘과 운이 백혈조의 발경속에서 놈의 옆구리로 흘러들어가서 내부 숨통까지 뒤흔들어 놓았을 것이다.

그러니, 비명을 지를 여유도 없이 놈이 널브러졌겠지!

놈의 왼쪽 옆구리가 피범벅으로 변하여 정확한 부상의 정도가 파악은 안 되지만, 두 눈을 감은 채 얼굴이 잿빛으로 변한 상태로 널브러져 두 손으로 옆구리의 핏덩이만 틀어막고 있는 놈의 상황은 저항력을 완전히 상실하여 대단히 위중한 상태로 보이는 것이다.

흑상黑喪이 다가갔다.

널브러진 주형장의 옆구리를 꾹꾹 누르자 한결 핏줄기가 잦아들었다. 아마도 지혈을 시켜 준 것 같았다.

“흐흐흐, 네 놈이 지금 죽어서도 안 되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도 안 되지! 나중에 흘리게 해 주마, 천천히... 흐흐흐... 크윽!”

다시금 부채 살이 박힌 왼쪽 눈에서 통증과 고통이 치밀어오는 듯했다.

흑상黑喪은 차마 눈에 박힌 부채 살을 빼지도 못하고 만지지도 못한 채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눈 가까이 손을 올리고 바들바들 떨기만 했다.

“크흐흐... 네 놈! 찢어서 먹어 줄 테다. 피부를 베껴서 핏물을 닦아낸 살덩이 위에 소금을 쳐서 간을 맞추어 손톱으로 찢어주지. 그리고, 먹어주마! 네 놈이 살아서 두 눈으로 보는 상황 아래, 네 놈의 피부가 베껴지고 살덩이에 소금이 쳐지며 손톱으로 찢겨져나가 내 입으로 들어오며 씹히는 광경을 보게 될 거다. 네 놈의 눈으로 직접!”

이를 으드득 갈면서 흑상黑喪은 주형장에게 말했다.

주형장의 안색은 잿빛으로 변한 상태에서 호흡까지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게 옆구리에 입은 상처가 대단히 위중한 상태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래도 의식은 아직 남아있는 모양으로 흑상黑喪의 입에서 끔찍한 소리가 나올 때는 널브러진 몸에서 가느다란 신음소리가 나며 몸 전체가 미약하지만 경련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면서 간신히 중얼거리는 한마디가 있었는데, 무슨 말인지 분간은 되지 않았다. 신음 같지만 신음이 아닌 듯했고, 단말마의 비명으로 보기에는 어떤 의미가 들어 있어서 그것도 아닌 듯했다.

흑상黑喪이 언뜻 보기에는 어느 사람 이름을 부르는 것 같기도 했지만, 설마 다 죽어가며 의식도 희미해져 가는 놈이 사람의 이름을 부를만한 정신이 남아 있을까.....

설령, 그렇게 정말... 놈이 다 죽어가는 이 지경에 와서 누구의 이름을 부른다한들 무어 달라질 게 있을까.....


뻐억!


흑상黑喪이 주형장의 척추를 걷어찼다.

옆구리를 틀어막은 채 모로 누워 웅크리고 있던 주형장의 신형이 벼락처럼 펴지며 감았던 두 눈이 튀어 나올 듯 부릅떠졌다.

두 눈 속에는 의식을 잃어가는 마당에 급작스럽게 충격을 받아서 깨어난 흔적으로 고통만이 뒤엉켜 있었다.

늘 눈 속에 들어있던 청초함과 새벽녘 호수처럼 빠져들 것 같던 흡입력은 온데간데 없었고, 탁하게 찌든 몽롱함만이 가득 차 있었다.

“네 놈! 죽어서도 안 되지만 살아서도 안 되는 것이야! 알았어? 죽지도 못하고 살지도 못한 채 고문이 끝날 때까지 유지되어야 할 거야... 으드득!”

악마처럼 눈을 부라리며 이를 갈면서 잔혹하게 외치는 흑상黑喪을 먼발치서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선우형장의 몸 상태 역시, 위태로움에 처한 채 치명적인 상처만 간신히 막아내는 형편이었다.

회안귀灰眼鬼의 장검長劍을 물리치고 주형장에게 가야 하는데 몸을 빼지 못하는 선우형장의 가슴은 비분悲憤으로 터져나갈 것 같았다.

그러면서 선우형장 또한, 이정민을 찾았다.

제발 이정민이 나타나주기를 바랬다.

이정민만이 지금의 상황을 구해주며 가급적 이전의 상황으로도 회복시켜 줄 지 모른다.

그 불가사의한 무공과 신위神威를 떠나서 근원적인 믿음에서 선우형장은 이정민을 간절하게 찾았다.

그때였다.

갑자기 하늘이 흐려졌다.

지나가는 뭉게구름에 태양이 가려져서 생기는 그늘 같았는데, 그것만으로 여기기에는 이질적인 분위기가 있었다.

장내의 모든 사람들이 그늘 아래 속하며 그런 이질적이며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느꼈고 하늘로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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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0장 신위神威 3 +4 14.06.02 4,978 192 10쪽
62 제 10장 신위神威 2 +8 14.05.31 5,342 199 8쪽
61 제 10장 신위神威 1. +2 14.05.31 5,242 168 9쪽
60 제 9장 귀백鬼魄 11 +4 14.05.31 4,793 156 9쪽
59 제 9장 귀백鬼魄 10 +6 14.05.30 4,597 154 10쪽
58 제 9장 귀백鬼魄 9 +2 14.05.30 4,732 155 8쪽
57 제 9장 귀백鬼魄 8 +6 14.05.30 4,981 18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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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제 9장 귀백鬼魄 5 +2 14.05.29 4,985 177 7쪽
53 제 9장 귀백鬼魄 4 +4 14.05.28 4,789 253 10쪽
52 제 9장 귀백鬼魄 3 +1 14.05.28 4,956 160 8쪽
51 제 9장 귀백鬼魄 2 +6 14.05.28 5,607 173 9쪽
50 제 9장 귀백鬼魄 1 +4 14.05.27 5,709 195 10쪽
49 제 8장 기습奇襲 10 +4 14.05.27 6,004 205 16쪽
48 제 8장 기습奇襲 9 +3 14.05.26 5,628 16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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