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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왕재림(天王再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칠우
작품등록일 :
2014.04.23 08:20
최근연재일 :
2014.06.21 10:39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557,710
추천수 :
18,442
글자수 :
348,639

작성
14.05.31 22:00
조회
5,341
추천
199
글자
8쪽

제 10장 신위神威 2

DUMMY

쾌애애애애액-!


바람까지 찢는 흑상黑喪의 백혈조白血爪는 사령단주使令團主의 그것과는 또 수준이 달랐다. 같은 상문喪門의 맥脈을 이었음에도 그 차원에 차이가 났던 것이다. 몇 마디 말을 하더니 몸을 움직이기에 주형장 역시 부채로 전면을 막으며 대응해나가는데, 어느새 흑상黑喪의 음산한 손톱이 희뿌연 기세를 동반한 채 주형장의 턱 밑까지 파고든 것이다.

너무 빨랐다.

분명히 주형장, 자신도 역시 그 앞서오는 기세를 향해서 대응하지 않았던가!

흑상黑喪의 백혈조白血爪에 따라서 움직이는 손을 보면서 자신이 대응한 것이 아니었다. 움직임 앞에 일어나는 기세를 향해 대응하였었고 이것은 일류고수를 상회해야지만 비로소 나오는 손색없는 기본 대처였다.

그렇게 막아 나가며 다음 초식을 떠올리는데, 흑상黑喪의 백혈조白血爪가 벌써 자신의 턱 아래로 파고드는 것이다.

‘아아... 내력에서 밀리는 구나!’

순간적으로 든 생각이었다.

주형장, 자신의 내력이 흑상黑喪에게 밀리는 것이다.

흑상黑喪의 백혈조白血爪를 분명히 막아 나갔지만, 그 내력에 밀려서 부채를 든 손이 바깥으로 밀려나며 턱을 허용하게 된 것이었다.

주형장은 급히 목을 뒤로 젖히며 자신의 얼굴이 하늘을 보도록 하면서 턱을 최대한 위로 꺽었다. 턱 아래부터 쇄골 윗부분의 목근육이 순간적인 동작에 미처 뒤따르지 못하여 경련이 일었다.


치이익.....


아슬아슬하게 흑상黑喪의 백혈조白血爪가 턱이 있었던 허공을 스쳐지나갔다.

거의 반사적으로 피한 것이다.

무공을 떠난 행동이었다.

순간적으로 몸이 반응하지 못했더라면 자신의 아래턱이 뜯겨져 나갔을 것이다.

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섰다.

흑상黑喪은 무서운 고수였던 것이다.

애초의 전략으로는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에서 견제가 가능하리라고 예측했었다. 상문喪門의 무공은 원래 매듭에 약했었다. 묶어서 옭아매는 포승줄은 상문喪門에게 다시없는 천적天敵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저 상문喪門의 귀객鬼客들이 등장하면서 제압계획이 헝클어져버렸다. 저 귀객鬼客들에게 허둥대며 추포대追捕隊 특유의 조직적인 대응이 유실되어 버린 것이다.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는 무림의 절정고수들을 황제의 권위에 복속시키기 위해서 비밀리에 창단한 조직이었다. 개개인의 군사는 물론이고 군대를 동원해서도 제압하기 어려운 무림의 절정고수를 제압하기 위하여 황궁에서 총력을 기울인 무력집단이었던 것이다. 무림 각 파 비전을 은밀하게 연구하였었고, 내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각종의 영단을 하사 받았다. 또한, 사형死刑이 결정된 무림의 고수들에게 사면을 조건으로 대련을 시키며 실전감각과 절정고수 추포술追捕術을 보강해왔었던 것이다.

그렇게 고안된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가 전혀 맥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아까 선우형장에게 발목을 잘린 상문喪門의 귀객鬼客이 발을 절뚝거리며 추포대追捕隊에게 다가간다. 후퇴를 모르던 추포대追捕隊가 질겁을 하며 물러섰다. 저 귀객鬼客에게는 권拳으로 쳐도 소용없었고, 칼을 휘둘러도 베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대원들이 잡히기라도 하면 찢겨져 나가는 것이다.

그러니, 대원들이 질겁을 하는 거였다.

특유의 조직적인 대응이 무너지는 것이다.

말하자면 무방비로 적들에게 맨 몸뚱어리가 노출되는 것이었다.

그 맨 몸뚱어리가 바로, 주형장 자신이었다.

자신은 이렇게 일선에서 싸우면 안 되는 거였다.

계획하고 지령하는 핵심 지휘관인 것이다. 일선에서 싸우는 게 아니라 전투의 전체적인 조명을 하면서 통일된 지령을 하달하며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유도하는 사령司令인 것이다.

그런데 깨졌다.

흑상黑喪의 놀라운 무공도 무공이지만 저 귀객鬼客들로 인하여 작전의 근본이 훼멸되는 것이었다.


촤아아아아악-!


턱을 뜯을 듯이 훑어가더니 이제는 흑상黑喪의 백혈조白血爪가 아랫배 단전丹田을 찔러왔다. 좀 전에 반사적으로 피하기는 했었지만 턱 아래 피부가 쓸려서 아려왔는데, 돌볼 겨를도 없이 곧장 아랫배 단전丹田을 찔러온다. 아마도 사람의 중심으로 명치부위의 치명적인 사혈死穴인 거궐혈巨闕穴을 찌를 수도 있었지만 단전丹田을 찔러온다는 것은 생목숨으로 잡겠다는 의도가 보였다.

단전이 파괴되어 공력이 흩어진 생목숨을!

‘이런 악독한.....’

흑상黑喪은 반드시 주형장, 자신을 잡아서 아까 한 말 그대로 삼일 동안을 친절하게 찢으며, 그 찢어진 부위에 소금이 뿌려지는 것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게 해 줄 모양이었다.

너무 악독한 놈이었다.

주형장은 비장의 한 수를 생각했다.

내력도 밀리고 초식으로도 잡을 수 없었다.

일거수一擧手 일투족一投足에 병신을 만들어서 생목숨으로 잡겠다는 흑상黑喪의 소름끼치는 의지가 엿보였다.

잡히면 그 다음엔 참혹하고 끔찍한 피의 고문이 기다릴 터이다. 그리고, 그 고문속에서 흘리는 피를 저 회안귀灰眼鬼는 달콤하다고 받아 먹겠지! 잔혹하기 이를데 없는 놈들!

더 이상 병법을 마련하며 밀고 당길 여유도 없고, 힘도 없다고 판단한 주형장은 최후의 구명장치를 당겨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바로, 절체절명의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강호가 이렇게 험할 줄이야!

황궁에서 정보 부서를 맡을 때부터 반대하던 오빠, 황태자가 생각났다.

아예 접근조차 하지 말고 현숙한 여인의 규방 몸가짐이나 익히라고 했었지?

과거의 회상이 극히 짧은 순간에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내가 드디어 저승 문턱을 넘을 때인가!

그러자 과거의 추억이 밀려나며 새로 들어서는 그 얼굴, 이정민공公!

이정민이 너무 보고 싶었다.

사무치도록 보고 싶었다.

좀 전에 왜...

한 번이라도 더 봐두지 못했던 것일까!

그의 신위神威가 필요해서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바람을 부르고

바람으로 흐르며

바람처럼 표홀飄忽하게 편재遍在하던 이정민의 경악스런 신위神威가 필요한 건 결코 아니었다.

그냥 보고 싶은 것이다.

그냥 안기고 싶은 것이다.

주형장은 있는 힘껏 이정민의 이름을 불렀다.

악을 쓰며 불렀을 수도 있다.

왠지 비감悲感해지는 모든 기분을 담았고, 뺨으로 흘러내리는 한 방울의 눈물과 함께 이정민의 이름을 불렀다.

이름을 부르며 부채에 내장된 비장의 구명장치를 당겼다.


이.. 정... 민.....공公!

파슈슈슈슛!


주형장의 부채에서 눈으로 쫓기에 어림도 없는 속도로 강철로 된 부챗살이 튀어 나오더니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흑상黑喪이 득달같이 달려드는 앞이었다.

주형장의 단전丹田을 찔러오던 흑상黑喪!

기겁을 하였다.

이제 곧 단전丹田을 꿰뚫을 판이었다.

병색이 완연하면서도 정대正大한 초식으로 부채를 휘돌아치기에 자신이 순간적으로 전력을 기울이며 의표를 찌르지 않았다면 승부가 또 한 번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도 넘어 갈 수 있었다.

그 만큼 흑상黑喪이 상대하는 앞의 선비차림의 왜소한 젊은이에게는 유서 깊은 문파에서 나오는 부동不動의 정대正大한 기상이 서려 있어서 자신의 사문인 상문喪門의 절예와 상극相剋인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 역시, 눈속임의 변칙으로 이득을 취하다가도 곧 버리고 전력을 기울인 정공으로 나갔었다.

그래서, 곧 코 앞에서 놈의 단전을 꿰둟고 저항을 무력화시킨 이후에 느긋하게 살점들을 찢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시점에 갑자기 부채살들이 화살 보다도 빠른 속도로 마주쳐오는 것이다.

기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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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제 11장 생사生死 5 +6 14.06.18 4,277 147 7쪽
73 제 11장 생사生死 4 +4 14.06.16 4,539 156 8쪽
72 제 11장 생사生死 3 +5 14.06.12 5,236 167 9쪽
71 제 11장 생사生死 2 +4 14.06.11 4,670 179 8쪽
70 제 11장 생사生死 1. +6 14.06.10 5,114 171 9쪽
69 제 10장 신위神威 9 +4 14.06.09 5,747 199 9쪽
68 제 10장 신위神威 8 +4 14.06.07 5,628 188 9쪽
67 제 10장 신위神威 7 +4 14.06.06 5,585 210 7쪽
66 제 10장 신위神威 6 +6 14.06.05 5,439 189 10쪽
65 제 10장 신위神威 5 +8 14.06.03 5,358 182 8쪽
64 제 10장 신위神威 4 +6 14.06.03 5,650 181 10쪽
63 제 10장 신위神威 3 +4 14.06.02 4,977 192 10쪽
» 제 10장 신위神威 2 +8 14.05.31 5,342 199 8쪽
61 제 10장 신위神威 1. +2 14.05.31 5,242 168 9쪽
60 제 9장 귀백鬼魄 11 +4 14.05.31 4,793 156 9쪽
59 제 9장 귀백鬼魄 10 +6 14.05.30 4,597 154 10쪽
58 제 9장 귀백鬼魄 9 +2 14.05.30 4,732 155 8쪽
57 제 9장 귀백鬼魄 8 +6 14.05.30 4,980 181 7쪽
56 제 9장 귀백鬼魄 7 +7 14.05.29 4,993 171 9쪽
55 제 9장 귀백鬼魄 6 +3 14.05.29 5,173 203 10쪽
54 제 9장 귀백鬼魄 5 +2 14.05.29 4,985 177 7쪽
53 제 9장 귀백鬼魄 4 +4 14.05.28 4,789 253 10쪽
52 제 9장 귀백鬼魄 3 +1 14.05.28 4,956 160 8쪽
51 제 9장 귀백鬼魄 2 +6 14.05.28 5,607 173 9쪽
50 제 9장 귀백鬼魄 1 +4 14.05.27 5,709 195 10쪽
49 제 8장 기습奇襲 10 +4 14.05.27 6,004 205 16쪽
48 제 8장 기습奇襲 9 +3 14.05.26 5,628 16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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