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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왕재림(天王再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칠우
작품등록일 :
2014.04.23 08:20
최근연재일 :
2014.06.21 10:39
연재수 :
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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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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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8,639

작성
14.05.31 19:22
조회
5,242
추천
168
글자
9쪽

제 10장 신위神威 1.

DUMMY

“흐흐흐... 이제 그만 항복하는 게 어떠하냐?”

흑상黑喪이 낙담하는 표정의 주형장에게 은근하면서도 음침하게 말을 이었다.

“항복하면 다 살려줄 용의도 있느니라, 흐흐흐.....”


[ 아니, 흑상黑喪! 그게 무슨 말인가? 설마 나에게 끊임없이 피 맛을 보여주겠다고 한 약속을 잊었는가! ]

[ 회안귀灰眼鬼! 내가 어찌 약속을 잊었겠소? 나도 그러고 싶소! ]

[ 그런데 왜? 살려주겠다고 운운하는 겐가? ]

[ 회안귀灰眼鬼, 상대를 잘 보시오! 포승줄을 사용하는 놈들이지 않소? ]

[ 포승줄이 왜? ]

[ 허허, 답답하시오! 강호에서 포승줄을 사용하는 고수들로 이루어진 문파를 보셨소? ]

[ 그런 곳이 어디 있겠나? 금시초문이네! ]

[ 바로, 그거요. 놈들이 어디서 왔겠소? ]

[ 흑상黑喪, 말을 돌려 말하지 말고 바로 말하게! 포승줄이 뭐 어떻다는 말인가? ]

[ 허허 참, 바로 관부官府 아니겠소? 어쩌면 황궁皇宮일 수도 있단 말이오! ]

[ 관부官府? 황궁皇宮? ]


그제야 비로소 회안귀灰眼鬼의 두 눈에 상대의 포승줄이 눈에 들어왔다. 아까부터 좀 이상하다고는 느꼈었다. 하나같이 일류 수준의 무림고수들이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포승줄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칼날에도 잘리지 않는 포승줄을 사용하며 권拳이나 각脚에 발경을 담아서 상대를 무력화시키고 제압하는 무공은 강호에서 흔치 않았다. 게다가 이렇게 대규모의 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문파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관부官府 아니면 황궁皇宮의 소속이라는 흑상黑喪의 추론은 설득력을 가졌고 자신들은 나라를 상대로 칼질을 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대단히 부담스러웠다.

여기 오기 전에도 산서성 태원에서 군부의 움직임을 경계하며 관부의 동향에 반하는 흑상黑喪을 도와주느라고 상당히 부담을 안았던 상황이었다. 자신은 피 맛만 보여주면 다른 것을 따지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흑상黑喪이 나라의 반대편에서 뭔가를 획책하는 움직임에 가담하였다는 것은 인지되었던 것이다.

흑상黑喪의 고문 끝에 나오는 피 맛이 유독 각별하였기에 마치 중독이 된 상태처럼 흑상黑喪의 뒤를 봐주고 있는 자신은 비록,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입장이었지만 나라를 상대로 뭔가를 도모한다는 것은 한편으로 여간 꺼림칙하지 않았던 것이다.


[ 앞으로도 피 맛을 볼 기회는 많이 있소이다. 여기를 빨리 수습하고 태령산맥의 대호산으로 갈 예정인데, 그곳에서 마음껏 좋은 놈들로 즐기시구려! ]

[ 으음.. 알았네, 흑상黑喪, 자네의 의견에 동의하기는 하겠네! 그런데 저들이 어디 출신의 누구인지 짐작은 가는가? ]

[ 글쎄요, 아직 북천회 본회로부터 아무 언질을 듣지는 못했소이다. 아시겠지만 관부이든 황궁이든 내가 아는 거라곤 산서성 태원에서 잠깐 겪었던 거 아니겠소? 불현듯 대호산채로 가서 증발된 북천회 무사들을 확인하라는 본회의 명령에 따르는 처지에 어찌 저들에 대하여 자세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겠소? 하지만, 내 저들의 정확한 정체를 알지는 못하지만 차후에는 저런 놈들도 가리지 않고 피 맛을 볼 기회가 있을 것이오! 내 반드시... 반드시 그렇게 만들어드리리다. 하지만, 하지만... 아직은..... ]

[ 후후, 알았네, 알았어! 흑상黑喪, 자네의 뜻을 잘 알아들었네. 하지만 말이야... 저들이 항복을 하지 않는다면, 만약에 항복을 하지 않는다면 또 어찌할 생각인가? ]

[ 후후후... 정히 그렇게 된다면... 다 죽여야 하지 않겠소? 목격자들까지 전부 다! ]

[ 전부 다... 말인가? ]

[ 그렇소, 전부 다! 왜 뒤가 켕기오? ]

[ 클클클... 자네 웃기는군. 내가 어디 켕길 사람인가? 더 즐거워지는 거라네! 정말 마음껏 피 맛을 본 지가 언제였던가? 클클클... 마음껏 피의 향연을 벌이고 싶다네. 그러다가 여차하면 한적한 곳으로 뜨면 되지 않겠나? 뭐가 걱정인가... 클클클! ]


이렇게 흑상黑喪과 회안귀灰眼鬼의 전음이 오가는 동안 주형장은 주변을 더욱 세심히 살펴볼 여유를 가졌다.

자신이 앞의 흑상黑喪을 대적해야 했다.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장담을 할 수가 없는 흑상黑喪을 대적하며 얼마나 안정감을 유지할 지는 의문이었다.

선우형장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벌써 옆구리에서 자상刺傷을 입어 피를 보이고 있지 않은가!

회안귀灰眼鬼의 장검長劍이 이가 빠진 듯해 보였지만, 그것이 선우형장에게 유리함을 가져다주는 것은 별로 없을 듯했다.

남은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의 대원들이야 일류의 고수들이었지만 북천회와 사령단의 칼잡이들을 제압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한 상문喪門의 귀객鬼客들로 인하여 최대의 걸림돌을 만난 듯했다.

위기였다.

이정민이 더욱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이정민의 신위神威가 생각난 것이다.

그래, 그건 신위神威였다.

사람이 어떻게 허공중에 떠 있으며 그 상태로 말을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사람이 어떻게 그 자리에서 흐릿하게 지워지다가 연기처럼 흘러 다닐 수 있을까!

사람이되 사람이 아닌...

이해할 수 있는 항상恒常의 존재라고 하기보다는 그때그때의 순간에 맞게 끝 모르게 변용變容하는 현상으로 보아야 하는,

이정민 자체가 하나의 신위神威였다.

이정민 자체가 다중적인 차원의 현상이었다.

그런 이정민이 생각나는 것이다.

“자, 그만 항복하거라. 나 흑상黑喪이 이례적으로 베푸는 은혜이니라! 항복하면 내 너희 모두를 놓아주겠다. 단, 너희들도 이미 발생한 원한은 잊어야 할 것이야! 이미 발생한 내용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서로 묻지 않는다는 조건이어야 한다. 어찌할 테냐?”

흑상黑喪이 짐짓 관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라고? 항복은 네 놈들이 해야 할 것이야! 무조건 항복하고 최대한의 선처를 구해야 할 것이다. 너희들은 불온한 무리이니라!”

주형장은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목소리를 높여 부르짖듯 외쳤다.

외침속에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며 몸에 밴 습관과 배움속에 녹아있던 추상같은 기백이 저절로 시퍼렇게 살아 나왔다.

비록, 지금의 형세가 위험하고 절망적인 분위기임을 부인할 수야 없지만 주형장에게 있어서 항복이란 태어난 이후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단어였기에 자신도 모르게 호통이 튀어 나오는 것이었다.

아주 몹쓸 사람을 대하며 준엄하게 나무라며 훈계하듯이 나오는 주형장의 목소리에는 추상같은 호령이 담겨 있었다.

즉각, 흑상黑喪의 안색이 변했다.

안 그래도 검은 피부가 더욱 시커멓게 변했고, 얼핏 봐도 불그스레한 기색이 보이는 것이 상당히 격노한 듯했다.

“..... 크흐흐, 기도 안 차는군. 나 흑상黑喪이 네 놈 같은 풋내기에게 호통이나 듣고! 좋아, 내일 당장 병풍 뒤에서 관棺에 누워 향내를 맡고 싶다는 말이지? 흐흐흐... 네 놈은 내가 특별히 찢어주마. 삼일 동안을 친절하게 찢고서는 그 찢어진 부위에 소금을 쳐주겠다. 물론, 네 놈은 찢어진 네 놈의 살에 소금이 뿌려지는 것을 네 놈의 그 눈으로 직접 보게 될 것이야, 크흐흐...”

장내가 싸늘한 분위기로 얼어붙었다.

흑상黑喪의 말도 말이지만 그에게서 나오는 음침하고 귀기鬼氣서린 분위기가 너무 참혹하고 살벌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렇까.....

상문喪門의 귀객鬼客이라고 알려지는 인형人形들 속에서도 불길함으로 들끓는 괴음怪音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끄끄끄끄으으.....


저 괴음怪音은 사람의 말도 아니고 울음도 아니며 비명도 아닌 것 같으면서 또한, 셋 이상을 합쳐서 나직하게 흘려보내는 소리 같았다.

결코, 계속 듣고 싶지 않은 불쾌한 음이었고 끈적끈적한 불길함에 피아彼我를 떠나서 몸서리가 쳐져왔다.

아무래도 저들 상문喪門의 귀객鬼客은 흑상黑喪의 마음과 공명共鳴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무 말도 없는 상태에서도 흑상黑喪이 분노하니 저들 귀객鬼客들 역시도 흥분하며 노하고 있는 것이 상문喪門이라는 특성을 매개로 하는 모종의 공명共鳴이 이루어지는 듯하다고 장내의 사람들에게 짐작되었다.

“포위하라! 한 놈도 빠져나가게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야! 제압하여 사로잡음을 원칙으로 하되 여의치 않는 경우에는 죽여도 무방하다. 죽여서라도 좋으니 빠져나가게 해서는 아니 될 것이야! 절대로 아니 될 것이야! 만약에 이를 일호一毫라도 소홀히 여긴다면 우리쪽 칼잡이라고 하더라도... 후후후... 자, 포위하고 제압하라!”

흑상黑喪의 외침이 떨어지자, 북천회와 사령단의 칼잡이들은 체계있게 학익진鶴翼陣을 갖추기 시작했다. 학鶴이 날개를 펴듯이 황궁유룡추포대皇宮遊龍追捕隊 대원들을 포위하며 손을 쓰기 시작했는데, 백강시魄殭屍를 앞세웠음은 물론이다.

“크흐흐... 각오해라, 네 놈도!”

주형장을 노려보며 흑상黑喪이 이를 갈아붙이듯 말을 뱉더니 백혈조白血爪를 앞세우며 번개처럼 달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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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제 11장 생사生死 4 +4 14.06.16 4,540 156 8쪽
72 제 11장 생사生死 3 +5 14.06.12 5,237 167 9쪽
71 제 11장 생사生死 2 +4 14.06.11 4,671 179 8쪽
70 제 11장 생사生死 1. +6 14.06.10 5,114 171 9쪽
69 제 10장 신위神威 9 +4 14.06.09 5,747 199 9쪽
68 제 10장 신위神威 8 +4 14.06.07 5,629 188 9쪽
67 제 10장 신위神威 7 +4 14.06.06 5,586 210 7쪽
66 제 10장 신위神威 6 +6 14.06.05 5,440 18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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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제 10장 신위神威 2 +8 14.05.31 5,342 199 8쪽
» 제 10장 신위神威 1. +2 14.05.31 5,242 168 9쪽
60 제 9장 귀백鬼魄 11 +4 14.05.31 4,793 156 9쪽
59 제 9장 귀백鬼魄 10 +6 14.05.30 4,597 154 10쪽
58 제 9장 귀백鬼魄 9 +2 14.05.30 4,733 155 8쪽
57 제 9장 귀백鬼魄 8 +6 14.05.30 4,981 181 7쪽
56 제 9장 귀백鬼魄 7 +7 14.05.29 4,993 171 9쪽
55 제 9장 귀백鬼魄 6 +3 14.05.29 5,173 203 10쪽
54 제 9장 귀백鬼魄 5 +2 14.05.29 4,986 17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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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제 9장 귀백鬼魄 3 +1 14.05.28 4,956 160 8쪽
51 제 9장 귀백鬼魄 2 +6 14.05.28 5,607 173 9쪽
50 제 9장 귀백鬼魄 1 +4 14.05.27 5,709 19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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