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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왕재림(天王再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칠우
작품등록일 :
2014.04.23 08:20
최근연재일 :
2014.06.21 10:39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557,721
추천수 :
18,442
글자수 :
348,639

작성
14.06.11 09:32
조회
4,670
추천
179
글자
8쪽

제 11장 생사生死 2

DUMMY

조삼은 오른발에 좀 더 힘을 주어 밟았다.

귓속에서 튀어나온 부채살의 끄트머리가 짧았기에 양손에 힘을 주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체처럼 엎어져 있는 시커먼 사람의 얼굴도 좀 더 땅바닥으로 파묻혔다.

“끄응.....!”

한번 더 힘을 주었고, 그제야 부채살이 빠져 나왔다.

앞에 엎어져 있는 사람의 뒷통수를 밟을 때마다 물커덩한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부채살을 모두 회수하여 만족하면서 넘어가려고 하는데.....

어째 엎어져 있는 시커먼 사람이 언젠가 들어보았던 흑백쌍상黑白雙喪의 흑상黑喪하고 외견상 비슷해보였다.

‘어..... 이건 뭐지?’

조삼이 찜찜하여 엎어져 있는 시커먼 사람을 유심히 살펴 보았다.

얼굴이 땅바닥에 파묻혀 있어서 정면을 볼 수는 없었지만 목덜미와 귀 옆부분으로 시커먼 피부색 등이..... 좀 비슷하기는 하다.

무언가 불안한 마음이 살짝 들었다.

진짜... 흑백쌍상黑白雙喪의 그 흑상黑喪인가?

만약에... 여기 엎어져 있는 인간이 그 흑상黑喪이라면...

아니아니야,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흑상黑喪이라면... 흑상黑喪이 여기에 왜 이렇게 엎어져 있나!

그것도 귓속에 부채살이나 박아 넣고서!

말이 안 되지 않은가, 말이!

‘아하, 그렇구나.....’

이제 조삼은 납득할 수 있었다.

앞에 엎어져 있는 애는 짝퉁인 것이다.

하마터면 자신까지 속을 뻔 했다니... 대단한 녀석! 고차원적인 녀석!

자신도 진작에 이렇게 이와 같이 변장을 하는 건데.....

흑상이든 백상이든 또는, 어느 무림고수이든지 간에 비슷한 분위기로 진작에 변장을 했었다면 지난 시절의 고생들은 없었을 것 아닌가!

장풍掌風쏘는 고수 흉내와 각풍脚風을 발휘할 듯 다리에 힘을 주다가 근육에 경련이 와서 무척 힘들었던 시절들이 떠올랐다.

아직도 이두박근과 대퇴부 근육이 가끔식 저리는 것을 보면 무림고수 흉내의 후유증이 생각 이상으로 오래가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앞에 엎어져 있는 애는 한방으로 해결 보았지 않았는가!

장풍掌風이든 각풍脚風이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냥 얼굴 색상을 조금 시커멓게 바꿔주는 것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한 것이었다.

간단하여 더욱 탁월한 해결책에 부러웠다.

그러면서 한편, 지난 시절의 고생이 떠올라 은근히 약도 올랐다.

에라이.....


빠악!


엎어져 있는 시커먼 놈의 뒷통수를 손바닥으로 후려 갈겼다.

부러운 놈!

그동안 얼마나 해처먹었을까!

왠지 엎어져 있는 애가 부들부들 몸을 떨어 대는 것 같았다.

‘짜아식... 알아, 알아, 다 알아! 다 안다고, 마!’

엎어져 있는 애에게 아직 의식은 남아 있는 가 보다.

부들부들 몸을 떨어 대는 것이 아마도... 다른 사람에게는 발설하지 말아 달라는 절박한 요청이겠지?

사기꾼으로 들통나서 보복과 후환이 두려울 테니.....!

조삼은 자신만 알고 있을 생각이었다.

물론...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무림고수의 모습으로 적절한 시간에 나타날 수 있도록 이제부터 준비해나가야 하겠지만...

그런데, 고생했던 지난 시절이 또 떠오른다.

진작에 얘를 만나서 이런 묘안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에휴.....

안타까운 탄식과 함께 엎어져 있는 애의 뒷통수를 사뿐이 즈려 밟고 지나가는데...

어어, 저기에 또 있네.....

흑백쌍상黑白雙喪에서 백상白喪처럼 분장한 애가 저기 앞에 또 쓰러져 있네!

‘아하, 얘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구나! 어쩐지...’

그동안 이런 수법이 들통나지 않았던 이유는 이처럼 조組를 이루어서 사기수법을 조직적으로 진행했었기 때문이라며 감탄한 조삼은 백상白喪처럼 분장한 애에게 다가갔다.

얘는 얼굴을 하늘로 향하고 있어서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눈을 꼭 감은 채 고통을 참고 있는 듯 입술이 앙다물어져 있었다.

얼굴의 한쪽 뺨은 찢어지고 터진 듯 피범벅이 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호되게 당했을까..... 생각하다가 다른 부위를 보니 대부분 멀쩡하다.

“야야... 사내 새끼가 그깟 얼굴 좀 터졌다고 그렇게 누워있냐?”

얼굴 한쪽만 피범벅이 되어 있었고 나머지 다른 부분에서는 터지거나 부러진 흔적을 보지 못한 조삼은 꾀병으로 누워있다고 지레짐작하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 그렇게 누워있냐? .....

라는 말을 들으며 백상白喪은 내심 이빨을 부드득 갈았다.

아까부터 다 감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뱃속에서 내력이 꼬이고 흩어졌으며 거인에게서 유입된 이질적인 기운에 갈수록 고통이 가중되어 죽을 힘을 다해서 참고 있었지만 주변의 상황은 내가기공內家氣功의 고수답게 비록, 눈을 감고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짚고 있었다.

그래서, 아까 흑상黑喪에게 자행한 놈의 동선을 거의 다 포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놈이 자신에게 다가 와 ..... 그렇게 누워있냐? ..... 라고 씨부리는 것이었다.

‘주둥아릴 찢어죽일 놈.....’

이렇게 심화心火가 솟구치며 내심 이빨을 갈고 있는데, 놈의 말소리가 또 들려왔다.

“어, 얘들 완벽하네! 꼴에 백상白喪이라고 판관필까지 들고 있네...”

그런 말소리와 함께 누워있는 자신의 바로 앞에까지 온 기척이 느껴졌다.

누워있는 백상白喪은 피가 거꾸로 치솟는 느낌이 더욱 거세졌다.

‘애들? 우리가 애들? 이 흑백쌍상을 보고 애들... 크흑!’

백상白喪의 단전부위가 더욱 뒤틀려왔다.

뱃속에서 목구멍으로 핏덩이가 넘어올 것 같았다.

그와 함께 놈이 자신의 오른 손에 쥐어져 있는 판관필을 빼가려고 자신의 손가락을 벌리는 기척이 느껴졌다.

“하이고, 왜 이렇게 손아귀 힘이 세냐? 야 임마, 들통났다니까... 아휴, 새끼들 나이도 어린 것들이 어디서 이렇게 중늙은이 변장을 다 했을까? 끄응...”

놈이 자신의 손가락을 쥐어뜯듯이 벌리고자 애를 썼다.

백상白喪의 단전부위가 더욱 격렬하게 뒤틀려오며 고통이 뼛속까지 파고 들었다.

아까 거인의 솥뚜껑 같은 손바닥에 얼굴을 맞으며 턱뼈와 함께 아혈啞穴도 뒤틀렸는지 말을 할 수가 없었기에 더욱 심화心火가 솟구치는 듯했다.

“아, 참 나 원... 야, 야... 이제 들통났단 말야. 이런 건 빨리 중고철물점에 넘기는 게 이로와요. 괜히 더 붙들고 있다간 그동안 사기 당한 사람들이 찾아와서 칼침 놓는다니깐! 에잇...”

언젠가 백상白喪이 들은 적 있었다.

전쟁터에서 싸움이 끝난 이후, 특이하거나 비싸 보이는 병기들을 수거하여 중고철물점에 팔아 넘기며 돈을 번다는 떨거지들이 있다는 얘기였는데... 아마도 산서성 태원에서 여러 차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았다.

설마 자신이 그런 떨거지를 만나게 될 줄이야!

놈은 이제 발바닥을 사용하는 것 같았다.

판관필을 쥔 손가락 끄트머리에 발바닥 같은 딱딱한 물체가 밟아오듯이 힘을 가하며 백상白喪, 자신의 손아귀를 비틀고 있다

크으... 죽음보다 못한 삶이었다.

차라리 명예롭게 죽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이제 떨거지에게 자신의 성명병기인 판관필까지 뺏기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건 삶이 아니었다.

죽음만도 못한 삶은 더 이상 삶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백상白喪이었다.

자신은 타인에게 어떠하였는가!

죽음보다 더 비참한 고문과 고통을 가했고, 그것을 즐기며 살아왔다.

이렇게 비참한 것이었구나.

육체적으로도 물론이거니와 특히, 정신적으로 피를 말리는 고문과 고통을 겪던 상대방들은 한결같이 차라리 죽여 달라고 외쳐 왔었다.

자신의 지금 심정이 딱 그러하였다.

차라리 죽여 달라고 자신이 외치고 싶어졌다.

아혈啞穴이 뒤틀리지 않아서 말을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차라리 죽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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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제 11장 생사生死 5 +6 14.06.18 4,277 147 7쪽
73 제 11장 생사生死 4 +4 14.06.16 4,540 156 8쪽
72 제 11장 생사生死 3 +5 14.06.12 5,237 167 9쪽
» 제 11장 생사生死 2 +4 14.06.11 4,671 179 8쪽
70 제 11장 생사生死 1. +6 14.06.10 5,114 171 9쪽
69 제 10장 신위神威 9 +4 14.06.09 5,747 199 9쪽
68 제 10장 신위神威 8 +4 14.06.07 5,629 188 9쪽
67 제 10장 신위神威 7 +4 14.06.06 5,586 210 7쪽
66 제 10장 신위神威 6 +6 14.06.05 5,440 189 10쪽
65 제 10장 신위神威 5 +8 14.06.03 5,359 182 8쪽
64 제 10장 신위神威 4 +6 14.06.03 5,650 181 10쪽
63 제 10장 신위神威 3 +4 14.06.02 4,978 192 10쪽
62 제 10장 신위神威 2 +8 14.05.31 5,342 199 8쪽
61 제 10장 신위神威 1. +2 14.05.31 5,242 168 9쪽
60 제 9장 귀백鬼魄 11 +4 14.05.31 4,793 156 9쪽
59 제 9장 귀백鬼魄 10 +6 14.05.30 4,597 154 10쪽
58 제 9장 귀백鬼魄 9 +2 14.05.30 4,733 155 8쪽
57 제 9장 귀백鬼魄 8 +6 14.05.30 4,981 181 7쪽
56 제 9장 귀백鬼魄 7 +7 14.05.29 4,993 171 9쪽
55 제 9장 귀백鬼魄 6 +3 14.05.29 5,173 203 10쪽
54 제 9장 귀백鬼魄 5 +2 14.05.29 4,985 177 7쪽
53 제 9장 귀백鬼魄 4 +4 14.05.28 4,789 253 10쪽
52 제 9장 귀백鬼魄 3 +1 14.05.28 4,956 160 8쪽
51 제 9장 귀백鬼魄 2 +6 14.05.28 5,607 173 9쪽
50 제 9장 귀백鬼魄 1 +4 14.05.27 5,709 195 10쪽
49 제 8장 기습奇襲 10 +4 14.05.27 6,004 205 16쪽
48 제 8장 기습奇襲 9 +3 14.05.26 5,628 16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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