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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왕재림(天王再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칠우
작품등록일 :
2014.04.23 08:20
최근연재일 :
2014.06.21 10:39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557,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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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42
글자수 :
348,639

작성
14.05.28 23:25
조회
4,789
추천
253
글자
10쪽

제 9장 귀백鬼魄 4

DUMMY

‘으음.....’

전율과 광기의 표정이던 흑상黑喪에게 아까의 음침한 기색이 조금 회복되면서 귀사鬼師에게 물었다.

“늙은이... 왜 이렇게 강시殭屍들이 둔해? 그리고, 왜 두 구만 움직이는 거야? 엉?”

말끝에 흉폭한 눈빛이 휘돌았다.

“아, 네... 아까 말씀 드렸소이다... 이제 깨어나기는 했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다고 말이지요! 혈령血靈과 사기邪氣를 더 보강해주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빨라지고 강해지오이다. 그리고, 한 구는 아직 덜 깨어난 것 같소. 원인은 차차 분석해봐야 하는데... 사실 이렇게 백강시魄殭屍 세 구가 현세現世한 것만 하여도 기적 같은 일이오!”

“흐음... 그건 그렇겠군. 좋아, 늙은이... 한 구는 더 연구해봐! 두 구는 내가 데리고 갈 테니... 으응? 이건 무슨 소리야?”

말을 하다말고 흑상黑喪이 지하 밀실의 사방과 천정을 훑듯이 쳐다보았다.


두.. 두웅!

두웅...


다시 한번 소리가 울렸다.

소리는 아주 미약하였는데, 마치 지하 밀실을 거대한 힘으로 두드려대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소리 자체가 착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아주 미약하였고, 어느 누가 지하 밀실의 전체에 거대한 힘을 가할 수 있다고 믿어지지도 않아서 소리의 정체를 파악할 수가 없었다.

“착각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흑상黑喪이 백강시魄殭屍 두 구를 데리고 지하 밀실을 나섰다.


삐이걱...

타악!


문이 닫혔다.

그러자, 귀사鬼師의 겁먹었던 두 눈이 불에 녹는 유리 조각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흐흐흐... 상문喪門, 네 놈들이야 감히 귀문관鬼門關의 귀술법력鬼術法力을 따라 오겠느냐! 흐흐흐, 다 죽여주마! 다 죽여 줘!”

지옥에서 기어 나오는 음성처럼 요기妖氣를 띈 목소리로 중얼중얼 거리면서 남은 한 구의 백강시魄殭屍에게 다가갔다.

아까 자신이 밀실 바닥을 구르며 입술을 깨물어서 핏물이 튀었던 그 백강시魄殭屍였다.

마혈馬血을 따랐던 사발을 오른손으로 집더니 자신의 이빨로 왼손의 약지를 물어뜯어 핏물을 받아 한 사발을 채웠다.

즉시, 품 안에서 왼 손으로 부적 세 장을 꺼내더니


흠치흠치 바라 흠치 바라승 흠치, 오옴 급급 여율령 사바하...


신속하게 중얼중얼 주문을 외우자 부적 세 장에서 불꽃이 치솟았고, 그 불꽃 그대로를 자신의 약지에서 빼낸 핏물 한 사발에 떨어뜨리자...


피시식... 피식!


회색 연기가 뭉클뭉클 일어나며 희뿌연 사기邪氣가 귀사鬼師와 백강시魄殭屍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여기 혈령血靈과 사기邪氣를 대령하였사옵니다. 구천九天의 초광지옥대왕楚廣地獄大王이시여! 귀부鬼付의 인印을 하사하시어 만령萬靈과 통백通魄으로 개문開門하여 주시옵소서...”


쉐에에에에.....


바람도 통하지 않는 지하 밀실에 느닷없는 광풍이 휘몰아치며 소리 없는 뇌전이 번쩍번쩍 거렸다.

지옥문이 열리면 이러할까.....


끄아아아악!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뒤집어지는 듯한 괴성을 지르며 백강시魄殭屍가 부르르 떨어대다가 귀사鬼師를 향해 허리를 깊이 숙이며 읍을 한다.

아아.....

비로소, 완성된 백강시魄殭屍의 진정한 일보一步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유랑극단 안.

단장실을 찾아 들어가는 이정민 일행의 선두에는 조삼이 있었다. 그가 단장실을 알기 때문이다.

낯선 사람이 여기저기 배회하며 단장실을 찾는 것 보다는 그래도, 한번이라도 가 본 적이 있는 조삼이 낫다는 주형장의 견해가 반영된 탓이었는데,

한 마디로... 개똥도 약에 쓰는 경우에 해당하였다.

북천회北天會의 완주婉州 지역 비밀 지부 지부장으로 정보가 취합되고 있는 단장을 먼저 찾아서 이정민의 여동생 조수빈의 행방부터 확인하고자 하는 움직임 때문이었다.

조삼 역시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이전에 자릿세를 뜯으러 용감하게 들어갔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비교적 헤매지 않고 찾아들어 가는데... 아까부터 이정민이 걸음을 멈춘 채 발바닥으로 살며시 바닥을 두드려대는 것이었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발바닥 주변으로 먼지가 조금 일어나는 정도랄까?

지금도 그러하였다.

걸음을 멈춘 채 발바닥으로 바닥을 살며시 두세 번 두드려대는 것이었다.

주형장 등은 궁금했지만 때가 되면 설명해주리라는 기대로 이정민의 그 행동에 대해서 물어보지는 않았었다.

다시 발바닥으로 바닥을 살며시 두드려대는데 아까보다 더 신중하였고, 마치 무언가를 확인하는 듯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형장 등은 이정민의 그런 행동에 대한 뜻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만약에 땅바닥 밑에 어떤 지하 밀실 같은 것이 있고, 그 곳에서 귀가 밝은 누군가 있다면 느낄 수 있으리라, 지하 밀실을 거대한 어떤 힘이 두드리며 탐지하는 듯한 기분을.....!

풍물시장의 중앙에 위치한 유랑극단은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천막 같은 이동식 간이 건물이 타원의 형태를 따라서 수십 개가 군데군데 있었는데, 각 단원들의 숙소 겸 연습실, 그리고 물품보관 창고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공연은 타원형 영역의 안에서 행해지는 것으로 유추되었다.

이정민 일행이 조삼을 따라서 들어온 지도 어느덧 제법 되었다고 느껴질 무렵, 마침내 앞에 쪽문 하나가 보이고 단장실이라는 푯말이 눈에 띄였다.

“엉...?”

“엇...!”

두 사람에게서 동시에 탄성이 터져나왔다.

하나의 탄성은 조삼에게서 나왔고, 다른 하나는 단장실이라는 푯말 밑에 있던 덩치에게서 나왔는데, 그 의미는 물론 서로의 입장만큼이나 달랐다.

조삼의 탄성은 엉뚱한 장면을 보았을 때 터뜨리는 그런 탄성이었는데, 앞에서 쪽문을 지키듯 서 있는 덩치는 얼마 전에도 시장 노점상 앞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에 자신이 음식값을 생략... 하고 있는데, 옆에서 인상을 긁어대다가 급기야 달려들려고 하기에...

조삼 자신도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 장풍을 쏘려는 듯 오른 손을 들어 올린 채, 비스듬하게 내민 다리 한 짝을 건들거리며 떨어대었다.

마치 장풍을 맞고 하늘나라로 뻥하고 날아가고 싶니, 아니면 각법脚法에 맞아서 허리가 빵하고 주저앉고 싶니... 하는 위협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고도의 집중력으로 인상을... 긁어댔다가 녀석이 눈깔을 내리고 고개를 돌리길래


-녀석, 운이 좋군... 넌 조금만 늦었어도 턱쪼가리 돌아갔어, 임마!


하였던 바로 그때의 단원이었다.

비록, 덩치에 위압감이 들기는 하였지만, 놈은 이미 자신에게 한번 지지 않았던가!

한번 진 놈은 영원히 진 놈인 게야!

하는 생각으로 조삼은 덩치에게 턱을 들고서 내려 보듯 쳐다보다가 손가락 하나를 들어서 까딱까딱 옆으로 연속하여 젖혔다.

쪽문에서 비키라는 의미였다.

쪽문을 지키듯 서 있는 덩치에게는 조삼의 출현이 좀 황당하게 다가왔다.

유랑극단의 공연이 시작되기에는 약간 이른 시간이었고, 설령 공연 관람 때문에 왔다고 하더라도 여기는 단장실 앞이었다. 단장실로 올 일은 없었다.

아하... 또 자릿세 어쩌구 하면서 찾아 온 것일까?

그제야 조금 조삼이 나타난 배경이 납득되었다.

저기 저 조삼이라는 녀석은 자신의 주제도 모르면서 너무 나대는 놈.

전에 이어서 또 자릿세 운운하며 난데없이 찾아올 수 있는 인간이었다.

그런데, 그 뒤로 있는 약초꾼 젊은이와 노친네, 그리고 병색이 완연하여 곧 자리보전할 것 같은 선비차림의 왜소한 젊은이 둘...

그리고 또... 그 뒤로 몇 명이 더 있는 것 같은데 왠지 잘 안 보였다. 마치 유리벽이라도 놓여 있는 듯 약초꾼 젊은이 뒤쪽으로는 보이면서도 잘 보이지가 않았다.

하지만 어떠랴.....

이번에야 말로 조삼, 저 녀석을 호되게 구타하리라.

감히 북천회 완주의 비밀 지부 경호대장을 뭘로 보고... 녀석이 말이야!

전에야 유랑극단 단원으로 위장한 신분이었기에 한심스런 작태를 보고도 참았지만 녀석아, 이제는 국물도 없을 줄 알아라, 다른 사람들이야 또, 녀석에게 속아서 헐값으로 취직되는 모양인데 고향으로 보내주면 되겠고...

혼자서 이리저리 생각을 굴리던 모습의 덩치가 갑자기 반갑다는 듯 활짝 웃으며 한 걸음 내딛었다.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몰래 침입한 사람이라고는 결코, 생각지 못했다.

조삼의 얼굴에서 그랬고,

약초꾼의 산골짜기 냄새에서 그랬으며,

그 뒤에 어른거리면서 길 잃고 긴장한 듯한 모습의 사람들을 보면서...

결코, 몰래 침입한 어마어마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누군가 여기를 북천회의 완주 비밀 지부로 알고 침입할 간덩이가 있지도 않거니와 설령, 그렇다고 할 때 이중삼중으로 보안검색하며 지키는 특수대원들의 경보가 울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편안하며 흐뭇한 결론을 내린 덩치는...


뚜두둑... 뚜둑!


덩치가 손아귀를 주먹 쥐듯 말아 쥐자 뚜두둑... 소리가 나는 것이 미소 띤 얼굴 표정과 함께 몹시도 반갑다는 기색이 완연하였다, 조삼에게!

조삼은 그렇게 이해하였다.

저 덩치가 드디어 형님을 알아보는 구나!

전에는 되도 않는 장풍 쏘는 모습을 유지하느라 혈관이 곤두서고 근육에 경직이 왔는데, 오늘 이렇게 웃으면서 알아서 숙여 오니 전에처럼 장풍이네, 각풍이네 하는 고생은 끝났나보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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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제 11장 생사生死 1. +6 14.06.10 5,114 17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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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제 10장 신위神威 7 +4 14.06.06 5,586 210 7쪽
66 제 10장 신위神威 6 +6 14.06.05 5,440 18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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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제 10장 신위神威 2 +8 14.05.31 5,342 199 8쪽
61 제 10장 신위神威 1. +2 14.05.31 5,242 168 9쪽
60 제 9장 귀백鬼魄 11 +4 14.05.31 4,793 156 9쪽
59 제 9장 귀백鬼魄 10 +6 14.05.30 4,597 154 10쪽
58 제 9장 귀백鬼魄 9 +2 14.05.30 4,733 155 8쪽
57 제 9장 귀백鬼魄 8 +6 14.05.30 4,981 181 7쪽
56 제 9장 귀백鬼魄 7 +7 14.05.29 4,993 171 9쪽
55 제 9장 귀백鬼魄 6 +3 14.05.29 5,173 203 10쪽
54 제 9장 귀백鬼魄 5 +2 14.05.29 4,985 177 7쪽
» 제 9장 귀백鬼魄 4 +4 14.05.28 4,790 253 10쪽
52 제 9장 귀백鬼魄 3 +1 14.05.28 4,956 160 8쪽
51 제 9장 귀백鬼魄 2 +6 14.05.28 5,607 173 9쪽
50 제 9장 귀백鬼魄 1 +4 14.05.27 5,709 195 10쪽
49 제 8장 기습奇襲 10 +4 14.05.27 6,004 205 16쪽
48 제 8장 기습奇襲 9 +3 14.05.26 5,628 16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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