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칠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왕재림(天王再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칠우
작품등록일 :
2014.04.23 08:20
최근연재일 :
2014.06.21 10:39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557,726
추천수 :
18,442
글자수 :
348,639

작성
14.05.28 21:05
조회
4,956
추천
160
글자
8쪽

제 9장 귀백鬼魄 3

DUMMY

“아, 알았소이다. 뜻대로... 해, 해드리리다.”

도저히 불가항력의 상황임을 판단한 귀사鬼師가 흑상黑喪의 요구에 응락하였다. 하지만, 흑상黑喪은 귀사鬼師의 응락하는 대답이 있었음에도 바로 놓아주지 않았다.

강력한 경고의 의미를 담아서 한 번 더 힘주어 멱살을 틀어쥐며 올렸다가 놓아주는 것이었다.


커, 커억, 컥... 컥!


숨 넘어 가는 기침을 다급히 몇 번이나 내뱉은 후에야 귀사鬼師가 백강시魄殭屍 세 구가 있는 벽쪽으로 다가갔다.

“흑상黑喪, 저 늙은이를 이대로 놔줄 건가?”

흑상黑喪의 뒤에 따라 들어온 삿갓의 남자가 은근히 불길함을 조장하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삿갓 안의 얼굴은 볼 수 없었으나 목소리와 언뜻 비치는 아래턱을 보면 오십대 초반의 나이로 짐작되는 사람이었다.

“그렇소. 지금 구태여 피를 따야 할 이유가 없으니 좀 더 지켜보고자 하오.”

“흑상黑喪, 이거 왜 이러나... 요즘 너무 종종 봐주는 것 같아?”

“회안귀灰眼鬼, 조금만 기다려보시오. 곧, 좋은 재료들이 마련될 듯하오!”

“흐흐... 피 맛 본 적이 며칠 되었네! 자네만 믿네, 믿어!”

라는 대화가 등 뒤로 들리자 백강시魄殭屍에게 다가가던 귀사鬼師가 몸을 흠칫 떨어대는 듯했다.

강호의 소문을 들었던 것이다, 회안귀灰眼鬼에 관한!

회안귀灰眼鬼!

인혈人血을 직접 마신다는 강호의 살성殺星, 절정 고수였다.

흑백쌍상黑白雙喪과 요즘들어 늘 붙어 다닌다고 하는데, 특히 흑상黑喪이 사람을 고문하며 죽일 때, 그 옆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마신다고 하였다. 고통속에서 나오는 피가 더욱 달콤하다는 주장을 하였다고도 한다.

그런 피맛을 보고자 흑상黑喪과 함게 다닌다고 알려져 있는 회안귀灰眼鬼!

왠만한 사람들은 흑상黑喪 보다도 회안귀灰眼鬼에 대해 더욱 질급하며 소름끼친다고 하였다. 인혈人血을 마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낮에는 회안귀灰眼鬼를 보기 어렵다는 소문도 떠돌았다.

밝은 태양 아래서는 일신의 특유한 무공으로 인하여 눈동자가 마치 불에 타는 듯한 고통을 느낀다고 하며 그래서, 야간에만 움직이기에 대낮에는 볼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했는데...

삿갓을 쓰고 대낮에도 이렇게 움직이는 것이 이채로웠다.

백강시魄殭屍 세 구 앞으로 다가가던 귀사鬼師가 흑상黑喪과 회안귀灰眼鬼의 대화에 너무 놀라서 발을 헛디뎠을까?

그렇게 보였다.

발을 접질리며 넘어져 지하 밀실의 바닥 위를 구른 것이다.


쿠다다당...


그런 와중에 우연이였을까?

바닥을 구르다가 입술이라도 짓씹었는지 피가 흘러나왔고 일부는 튀어서 백강시魄殭屍 세 구 중 가장 우측에 있는 시신의 발등에 몇 방울 묻게 되었다.

그때,

착각인 듯 그 백강시魄殭屍의 발등에 아지랑이 같은 열기가 일렁이더니 시신의 몸 전체가 미세하게 흔들거렸다. 워낙에 창졸간의 일이었기도 했지만 이런 세밀한 부분까지는 대화를 나누느라 미처 인지하지 못한 흑상黑喪과 회안귀灰眼鬼였다.

“늙은이 왜 그러나?”

“어이쿠, 아야... 네, 네... 제가... 강호의 명성이 쟁쟁한 귀인貴人의 명호를 듣고서 그만 낙백落魄을 하였나 봅니다, 끄으응...”

약간 비굴하다시피 조아리는 귀사鬼師를 향해

“후후후, 늙은이... 오늘은 늙은이의 피 맛을 볼 일은 없을 것 같으이... 후후후!”

하지만 자신의 이런 말과는 달리 회안귀灰眼鬼는 아쉽다는 듯이 입술을 축이는데...

“귀사鬼師늙은이, 빨리 빨리 진행 안 할 거야?”

다소 언성을 높인 흑상黑喪이 눈을 가늘게 뜨며 노골적으로 살기殺氣를 풍겼다.

“아, 합니다요,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서둘러 대답하며 품에서 영사출인부靈寫出印付를 꺼내더니 백강시魄殭屍 세 구의 이마에 붙이며, 어느 틈에선가 어린 아기 손바닥만한 요령을 꺼내들고 흔들기 시작했다.


딸랑... 딸랑, 딸랑!

흠치흠치 영사출인 오옴 급급 여율령 사바하...


요령소리와 주문소리가 번갈아가며 지하 밀실에 높았다가 낮았다가, 낮았다가 높았다가 웅웅거리며 울려퍼졌다.


끄으으으... 끄악!

끄아아악!


구천을 떠돌던 원통한 한恨이 튀어나오는 것일까!

백강시魄殭屍 세 구가 지옥에서 튀어나온 비명 같은 괴성을 지르며 검은 동공을 더욱 활짝 열고서 누르스름한 귀기鬼氣를 줄줄이 흘렸다. 더욱 몰골이 송연해왔다. 처참하면서도 두려워왔고, 두려우면서도 넋을 잃은 듯 얼어붙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이 장면을 목격하는 흑상黑喪과 회안귀灰眼鬼의 두 눈이 화등잔 만하게 커졌다.

전설로만 들었던 얘기가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죽었던 시체가 괴성을 지르며 검은 동공을 뜨고 앞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다.

흑상黑喪의 사문인 상문喪門에서는 백강시魄殭屍에 관한 내용 일부가 전해 내려오고 있기는 하였다.

하지만 설마 이렇게 가동되리라고는 믿지 않고 있었는데, 두려움을 거의 모르는 흑상黑喪에게도 소름이 돋아왔다.

백강시魄殭屍!

죽은 지 삼일이 지난 시신은 이미 사후경직 현상이 진행되어 강시殭屍를 제련하지 않는다고 한다. 만들어 봐야 조만간 사후경직 이후에 진행되는 부패 현상을 피할 수 없어서 썩으며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일이 되기 전에 아직 시신이 부드러울 때, 특수한 약물에 담근다고 하였다.

이때라야 죽은 시신이 눈을 뜨고 있어도 손으로 원념을 씻어주면서 눈을 감겨줄 수 있듯이, 아직 백魄이 남아 있기에 통령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계속 부드러움을 유지하도록 제련하는 과정인데, 그 약물의 성분과 담그는 기간 등은 전해 내려오지 않았다.

다만, 사문의 어른들에 따르면 이십년 이전에 귀문관鬼門關에서 혈빙궁의 지원을 받아 제작에 성공했다는 소문은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 말을 해주는 사문의 어른들도 믿지 않는 눈치 같았다.

워낙 허황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죽은 시신이 산 것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인가!

상문喪門 비전의 심법心法을 수련시킬 때, 혹시 강시殭屍가 나타나면 교감하고 통령할 수 있는 작용도 있다는 말도 해주었으나 역시, 말을 해주는 당사자부터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강시殭屍가 눈 앞에 나타나다니!

귀사鬼師는 백강시魄殭屍 운운하지만 솔직히 그런 종류와 깊이까지는 흑상黑喪이 몰랐다. 다만, 전설로 전래하던 강시殭屍가 나타나자 좀처럼 느끼지 않았던 소름이 돋으며 충격이 음습해오는 것이다.

귀사鬼師가 즉시, 상문喪門 전래의 독특한 심법心法을 운용해보았다.

아아.....

백강시魄殭屍가 친밀하게 느껴져 왔다.

자신의 손이나 팔처럼 자연스럽고 일체감이 형성되었다.

전율이 일었다.

또 다른 세상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본능처럼 귀사鬼師에게 달려들어 뺏다시피 요령을 받아서는...


딸랑, 딸랑...


흔들며 자신의 의지를 보냈다.


... 이곳으로 와라! 나에게 와라! 내가 너희들의 주인이다! ...


끄아아아!

끄아악!


백강시魄殭屍 세 구가 괴성을 지른다.

흑상黑喪은 더욱 내공을 끌어올려 심법을 운용하면서 요령을 세게 흔들며 의지를 강렬하게 실어 보냈다.


... 내가 너희들의 주인이다! 어서 오너라! 와라! ...


희열인듯 두려움인듯, 알 수 없는 전율이 흑상黑喪의 전신으로 들끓었다. 백강시魄殭屍 세 구 역시, 진동을 하며 떨어대고 있었다. 자신이 강시殭屍가 된 것 같기도 했다. 무량한 해방감이 물밀듯 파도쳐왔다.

그때였다!


터벅 터벅...


백강시魄殭屍 두 구가 자신에게 느릿느릿 걸어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왕재림(天王再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월 수 금 / 연재주기입니다 +2 14.06.17 1,048 0 -
공지 제목 변경 고려 중! 천왕재림으로... +2 14.06.02 4,918 0 -
75 제 11장 생사生死 6 +7 14.06.21 4,345 146 9쪽
74 제 11장 생사生死 5 +6 14.06.18 4,277 147 7쪽
73 제 11장 생사生死 4 +4 14.06.16 4,540 156 8쪽
72 제 11장 생사生死 3 +5 14.06.12 5,237 167 9쪽
71 제 11장 생사生死 2 +4 14.06.11 4,671 179 8쪽
70 제 11장 생사生死 1. +6 14.06.10 5,114 171 9쪽
69 제 10장 신위神威 9 +4 14.06.09 5,747 199 9쪽
68 제 10장 신위神威 8 +4 14.06.07 5,629 188 9쪽
67 제 10장 신위神威 7 +4 14.06.06 5,586 210 7쪽
66 제 10장 신위神威 6 +6 14.06.05 5,440 189 10쪽
65 제 10장 신위神威 5 +8 14.06.03 5,359 182 8쪽
64 제 10장 신위神威 4 +6 14.06.03 5,650 181 10쪽
63 제 10장 신위神威 3 +4 14.06.02 4,978 192 10쪽
62 제 10장 신위神威 2 +8 14.05.31 5,342 199 8쪽
61 제 10장 신위神威 1. +2 14.05.31 5,243 168 9쪽
60 제 9장 귀백鬼魄 11 +4 14.05.31 4,793 156 9쪽
59 제 9장 귀백鬼魄 10 +6 14.05.30 4,597 154 10쪽
58 제 9장 귀백鬼魄 9 +2 14.05.30 4,733 155 8쪽
57 제 9장 귀백鬼魄 8 +6 14.05.30 4,981 181 7쪽
56 제 9장 귀백鬼魄 7 +7 14.05.29 4,993 171 9쪽
55 제 9장 귀백鬼魄 6 +3 14.05.29 5,173 203 10쪽
54 제 9장 귀백鬼魄 5 +2 14.05.29 4,986 177 7쪽
53 제 9장 귀백鬼魄 4 +4 14.05.28 4,790 253 10쪽
» 제 9장 귀백鬼魄 3 +1 14.05.28 4,957 160 8쪽
51 제 9장 귀백鬼魄 2 +6 14.05.28 5,607 173 9쪽
50 제 9장 귀백鬼魄 1 +4 14.05.27 5,709 195 10쪽
49 제 8장 기습奇襲 10 +4 14.05.27 6,005 205 16쪽
48 제 8장 기습奇襲 9 +3 14.05.26 5,628 168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