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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부장 님의 서재입니다.

전함 백두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판타지

개발부장
작품등록일 :
2021.07.26 15:00
최근연재일 :
2021.10.2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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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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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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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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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보복작전

DUMMY

승리를 축하하는 와중에 느닷없이 카이주의 선전포고가 떨어지고 나서, 가장 먼저 위험물을 확인한 것은 한국군이 운용중인 성층권 비행선이었다.


전이 초기, 인공위성을 발사하기엔 기술력이 부족했고 일단 일본을 비롯해 한반도 주변의 좁은 공간을 통제해야 했던 한국은 2000년대 초반에 연구하다가 대충 접었던 성층권 비행선 기술을 다시 끄집어냈었다. 인공위성에 비해서 수색 범위가 좁고 생존성이 낮으며 의외로 별로 싼 것도 아닌지라 인공위성을 충분히 발사하면 굳이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연구가 중단되었지만 이 세계에서는 잘 사용해 왔다. 카이주 근처에 가져갔다간 순식간에 요격당할 게 뻔해서 카이주 사냥에는 사용할 수 없었지만.


그러나 한반도 상공에서 통신중계 임무를 수행하던 성층권비행선 한 대가 문득, 조국을 향해 질주해오는 대량의 고고도, 중고도, 저고도 비행체 궤적을 포착했다. 즉시 모든 센서가 그쪽을 향하고 공군에 긴급출격 명령이 떨어졌다.


"비행체 궤적 다수 포착! 500발 이상...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가동준비 완료!"


"공군 스크램블 편대가 접근중입니다!"


대한민국 전역에 재차 공습경보가 울려퍼졌다. 국민들이 투덜거리면서 지하로 대피한다. 지금의 투덜거림은 정부가 아닌 카이주에 대한 분노였다. 이현성의 오만한 선전포고는 국민들의 분노를 한 몸에 끌어담기 충분했다.


"목표포착! 초음속 순항미사일... 최소 5천 발 이상! 추정 1만 발! 도달까지 60분!"


한국군의 탐색 시스템은 성능 한계상 5,096발 동시 추적이 한계였다. 그것을 오버라이드했으니 5천 발을 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탐색 한계를 벗어난 항공표적이 접근한다고 에러가 나서야 군용 장비라고는 할 수 없다. 한국 공군은 통계기법을 적용해 접근하는 미사일이 9천 발 이상에 1만 발 미만일 것으로 추정했고, 그 막대한 수량에 보고를 받은 대통령부터가 말을 잃었다.


"이, 이거 어떻게 해야 합니까...?"


"괘, 괜찮습니다! 지난 5년간 우리 군은 이러한 저기술수준 대규모 공세에 대비해 왔습니다!"


국방장관이 서둘러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군은 중세 수준 기술력이지만 마법이 있는 이 세계에 적응하기 위해 판타지 소설가들을 동원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작성했고, 개중에는 수천 마리의 괴조나 공룡이 몰려오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날아드는 미사일들은 초음속이기는 했지만 비행 패턴이 단순하고 최저 고도도 어중간한 것이 요격 자체는 어렵지 않아 보였다.


"유도탄사령부 전문 가동! 요격 개시!"


이 세계 어딘가에 불세출의 테이머나 소환술사가 있어서 수천 마리의 드래곤을 한반도로 밀어넣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ㅡ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안된 3천 발의 비행폭탄이 한반도 전역에서 연속으로 발사되기 시작했다. 세종대왕급 장갑 미사일리어보다는 느린 속도지만 지상 미사일기지가 훨씬 많은데다 사정거리도 길었다.


다만 일정 공역으로 날아가 폭발하는 방식이어서 명중율은 '없는 것보다는 낫다' 수준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1954년 개발된 MIM-14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과 같은 컨셉. 그럼에도 1천 파운드 탄두의 위력은 절륜해서, 무수히 많은 금속 파편이 반경 1킬로미터나 되는 광대한 살상반경을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날아오는 카이주의 순항미사일이 너무나 많았는지라 빗나가도 그 뒤에 무리지어 날아오던 어느 미사일인가가 몇 발씩 추락한다는 현상이 벌어졌다.


"1차 방어선 돌파! 공군 전투기 편대가 요격 개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량이 한반도에서 500킬로미터 거리에 형성된 가상의 방어선을 돌파했다. 그것만도 수백 발이 넘었다. 여기에 대해 긴급하게 날아온 경전투기들이 연달아 2발, 4발씩 공대공미사일을 발사해 회피기동도 생존성 확보도 없이 우직하게 날아오는 순항미사일을 폭발시켰다.


"명중, 명중! 4기 격파!" "저도 4기입니다!" "2기 격파!"


"하늘소 편대에서 베이스에. 전 무장을 소모했다. 재보급은 어떻게 하는가?"


"그럴 시간이 없다! 공중에서 대기하라!"


"카피댓. 대기하겠다."


그러는 동안 후방에서는 전투기에 무장을 장착해 이륙시키느라 정신이 없어서, 미사일을 다 발사하고 난 전투기들은 공중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전투기 파일럿들의 발밑을 시뻘건 불덩어리들이 수십 개씩 초음속으로 하늘을 가르고 지나갔다.


"저거 괜찮을까요?"


"교전 명령은 없다. 대기해라."


"..."


카이주의 순항미사일들은 초음속이라지만 전투기가 전력을 다하면 쫓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관포로 어떻게 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그랬다가 반경 1킬로미터짜리 유폭에 휘말리거나 하면 추락하기 딱 알맞았다. 애초에 정신없이 오가는 명령을 들어보면 연달아 이륙하는 전투기들을 유도하는데만도 여력이 없는 모양이었다.


연달아 이륙하여 급히 날아온 전투기들이 연속으로 미사일을 퍼붓는다. 마치 표적기처럼 잘 맞으니 공중에서 대기중인 파일럿들의 발밑에서 수십 개의 불덩어리가 피어오르지만 방어선을 뚫고 한반도를 향하는 미사일은 전혀 줄어드는 것 같지 않아서, 그저 대기할 뿐인 파일럿들은 애타게 기적을 바라는 것이었다.


"3차 요격 성공적으로 진행! 잔여 적 미사일 총 4983발로 측정되었습니다!"


"해군에서 참여 여부를 문의해왔습니다ㅡ"


"자함과 항만 방어만 신경쓰라고 해! 통제할 여력이 없다!"


"미사일리어 편대 무장장착 완료! 출격합니다!"


그리고 한국 공군이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히든 카드로 준비해 두었던 F-15K 편대가 마침내 이륙했다. F-15는 미친척하고 듀얼 런처와 트리플 런처를 하드포인트마다 만재하면 250파운드짜리 소형 항공폭탄을 28발(...) 탑재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그 대신 공대공미사일을 가득 실은 타입이었다. 너무 무거워서 둔중하다ㅡ라고 말하고 싶지만 공대공 28발이라고 해 봤자 3톤밖에 안 돼서, 엔진출력이 넘쳐나는 F-15K는 경쾌하게 날아가 공격 포지션을 잡았다.


"레이더 컨택! 타겟 에이밍!"


"리플 파이어!"


투학! 투학! 투학! ...!


단 1기의 F-15K가 어지간한 경전투기 7기에서 14기에 달하는 미사일을 퍼붓는다. 하얀 발사염이 부채꼴로 퍼져나가다가 곧 저시인성 추친체가 연소되기 시작하자 연기도 끊어졌다. 그리고 우직하게 날아들던 카이주의 순항미사일들은, 마치 방어막에라도 충돌한 것처럼 일정한 라인을 유지하며 일제히 폭발했다. 4차 방어선이었다.


아직도 3천 발 이상의 미사일이 한반도를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


"단단히 살펴라. 저런 걸 무지성하게 쏟아붓기만 할 리가 없어."


"예!"


한편 한국군 방공포병의 장거리 미사일들은 저 수많은 미사일들을 미끼 삼아서 저고도로 침투할 스텔스 순항미사일을 경계하고 있었다. 방금 전 미사일이 남해안으로 침투해서 백두대간을 따라 북상해 서울 상공에서 에어쇼를 벌인 사건은 '대항공기 방공망이라면 모스크바보다 자신있다' 라고 자부하던 한국군 방공포병들의 자존심에도 심각한 스크래치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방공포병 상층부는 정신없이 바쁜 상부에 교섭하여 성층권비행선을 한 대 끌어왔을 정도였다. 고고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은 순항미사일에 매우 효과적이다.


"저고도 저속 항적 포착! 미사일입니다!"


"야전방공에도 전파해! 요격 개시!"


각지의 훈련장이나 주둔지에서 하늘로 포구를 향하고 있던 대공포 요원들에게도 미사일의 접근이 경고되고, 방공포병의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다가간 미사일이 폭발할 때마다 안전장치가 미비한 것인지 거대한 불꽃이 피어났고, 저고도에서, 중고도에서, 고고도에서 무수히 많은 폭발이 한반도 상공을 장식했다.


***


"찾았습니다! 등록함번이 없는 대형 수상함 3척! IFF에 응답하지 않습니다!"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미사일 경보...!"


한반도에서 방어를 위해 사력을 다하는 사이, 한국 해군의 장거리 무인정찰기가 우장산급 미사일리어들을 발견했다. 먼 거리까지 빠르게 날아가기 위해 무장을 장비하지 못한 그것은 긴급하게 상부에 적 함대의 위치를 보고했지만 뒤이어 날아온 대공미사일을 회피하지 못하고 공중에서 폭발했다. 연약한 섬유복합재 동체가 박살나서 공중에서 팔랑거리며 흩어지지만, 그것 자체가 적성 함대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한다.


"거리 약 3천 킬로미터!"


"공격 가능한 수단은?!"


그것은 멀었다. 멀어도 너무 멀었다. 그런데 한국 해군에게는 그만큼 전진배치된 전력이 있었다.


"...제7 임무부대가 약 1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공격 가능합니다!"


"공격 승인! 즉각 공격하라!"


카이주를 사냥하기 위해 한국 해군이 진심으로 편성한 한국 해군 제7 임무부대의 일부 분견대가 아슬아슬하게 현무 순항미사일의 사거리 안에 카이주를 두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함대지 무기라지만 대함공격에 더 투입되고 있는 현무 순항미사일들이 발사되어 저고도로 카이주를 향한다. 비록 속도가 느려서 도달까지 1시간은 걸릴 예정이었지만 긴급히 날아간 무인정찰기들이 계속 요격당하면서도 카이주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있었으므로 미사일 유도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현무 순항미사일에 장비된 메피스토 탄두는 충분히 카이주의 중장갑을 뚫고 안에서 폭발할 수 있다.


***


"5차 방어선도 돌파당했습니다! 적 잔여 미사일 900발 이상! 한반도 각지로 분산됩니다!"


"대공포 사격 개시!"


더이상 조직적인 요격전은 불가능했다. 한국 공군은 말 그대로 8천 발이 넘는 미사일을 요격했지만 결국 1천 발에 가까운 수량이 돌파하는 것을 막아내지 못했고, 지난 한일전쟁 당시 한국군이 일본 곳곳에 퍼부은 미사일이 300발에 불과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1천 발의 순항미사일은 충분히 한국의 방어체계를 붕괴시킬 수 있었다. 지금부터는 70년간 전쟁 준비를 해 온 나라의 내구성이 얼마나 견뎌주는가를 시험받을 때였다.


"대통령님, 지금이라도 지하 벙커에..."


"총리가 이미 모처에서 대기중이지요? 나는 여기서 움직이지 않겠소."


대통령 경호실 요원들이 견착식 소형 대공미사일까지 꺼내들고 하늘을 겨누었고, 수도 서울은 빌딩마다 설치되어 있는 대공포들을 가동하며 다시 한 번 요새도시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뿐, 마침내 날아든 미사일들이 또다시 서울 하늘을 관통하고 지나가는 것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미사일이 서울 상공을 관통했답니다. 아직까지 폭발 보고는 없습니다."


"놈..."


대통령은 의자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완전히 농락당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방금 전처럼 위협만으로 끝낼 생각은 아니었는지, 차례차례 곳곳의 군사기지에 미사일이 떨어졌다는 보고가 전해져왔다. 그 사이에는 카이주의 위치를 포착해서 공격한다는 보고도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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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프로파간다(2부 끝) +2 21.09.01 178 4 19쪽
39 대공무장 완전자동 21.08.31 185 4 15쪽
38 정견방송 +4 21.08.30 169 5 12쪽
37 속고 속이고 +2 21.08.29 170 5 14쪽
36 탄도탄 요격 +2 21.08.28 193 5 13쪽
35 포르모사 전략폭격 21.08.27 160 3 13쪽
34 밀리환초 학살사건 21.08.26 173 5 12쪽
33 한일 연합함대 출동! 21.08.25 192 5 11쪽
32 제해권 장악작전 +1 21.08.24 187 6 15쪽
31 인터미션 - 포르모사의 스파이 +2 21.08.23 186 6 11쪽
30 임무종료 - 강평 21.08.22 197 5 12쪽
29 난타전 / 3차 공격대 출격 +1 21.08.22 183 4 14쪽
28 두더지잡기 +4 21.08.22 187 6 13쪽
27 공중전 II +2 21.08.21 204 6 15쪽
26 섬멸, 또는 학살 +4 21.08.20 208 5 14쪽
25 근접전투 +2 21.08.19 210 6 15쪽
24 정면격돌 21.08.18 218 7 14쪽
23 기적이 일어나다 21.08.17 223 7 13쪽
22 포르모사 방공전 +3 21.08.16 238 8 13쪽
21 요격기 발사 21.08.15 237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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