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개발부장 님의 서재입니다.

전함 백두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판타지

개발부장
작품등록일 :
2021.07.26 15:00
최근연재일 :
2021.10.27 23:43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7,997
추천수 :
369
글자수 :
304,453

작성
21.08.27 21:58
조회
160
추천
3
글자
13쪽

포르모사 전략폭격

DUMMY

<< 긴급 미션입니다.

자유국 동맹 과격파의 학살로 인해 분노한 대한민국 정부는 포르모사에 대한 보복 공격을 결의하였습니다.

이를 저지하십시오. >>


이현성은 갑자기 떠오른 미션에 즉시 반응했다. 인스턴트 미션이라고도 부르는 긴급 미션은 급박하면서도 이후의 전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아저씨 뭔 짓을 한거야! 적 함대가 포르모사를 공격할 우려가 있다! 적함대 추적, 목적은 포르모사 방어!"


"아이아이써!"


이 시점에서 한국이 가장 빠르게 포르모사를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은 역시 75전단이었다. 3척의 금성산급 구축함은 총 120발의 순항미사일을 적재하였고, 카이주를 격파하기 위해 대요새용 탄두와 포르모사 인근의 위치 교란 주술에 대응하는 항법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때문에 75전단의 기함인 독도함에서는 합동참모본부의 명령에 따라 미사일 발사 준비를 갖추었다. 120발이면 탄두중량은 60톤,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미해군 항공모함이 함재기를 총출동시켜 쏟아붓는 수준의 화력이다.


"암호 코드 조회 완료되었습니다. 발, 합동참모본부. 명령, 포르모사 공격."


"좋아, 타격관! 포르모사 공격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겠나?"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합니다."


"아니, 그거 말고. 포르모사를 공격하면 카이주가 반응하지 않겠어?"


"...!"


이영훈 소장의 말에 합참의 명령대로 포르모사를 공격하는 것만 생각했던 참모들은 눈을 크게 뜨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한시간 안에 수정안을 보고하겠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가져와. 카이주도 뭔가 눈치챌지 모른다."


참모들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함대 전방에서 레이더가 아닌 적외선 센서로만 감시중이던 무인초계기로부터 보고가 들어왔다.


- 적 무인정찰기 발견. 무인공격기 다수의 호위를 받으며 적극적으로 해상을 수색중.


"교전을 회피하고 초계를 지속하라."


- 라져.


블랙잭 무인초계기는 함대로부터 무선조종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전파침묵 상태로 해상과 공중을 수색한 뒤 압축된 급속통신으로 정보만을 보고할 수 있었다. 75전단과 통신을 끊고 자율순항모드로 들어간 블랙잭이었지만, 얼마 가지도 않아 다수의 무인기가 분산하여 해상을 뒤지는 것을 목격했다. 지금까지 함정을 파서 유인하는 것을 좋아하던 카이주의 행동패턴이 변화한 것이다.


"아카기와 카가에 명령, 함재기를 공대공 무장으로 최대한 띄워 적 정찰기를 요격하라. 공격까지 함대의 위치를 감추어야 한다!"


"제독님, 스토커-1이 접근할 시간입니다. 함대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예정대로 진행하게."


게다가 카이주가 발사한 인공위성의 정찰을 피해야 한다는 것도 작전을 꽤나 귀찮게 만들곤 했다. 물론 카이주 쪽은 다수의 우리별 군사위성의 눈을 피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겠지만, 이런 데 역지사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법이다.


함대가 소형 인공위성에 들키지 않기 위해 방향을 바꾸고, 두 척의 쇼호급 항공모함에서 우선 30여기의 제로센을 발함시켜 카이주의 무인기들과 교전을 시작했다. 일반적인 유인 항공기끼리라면 설령 총을 쏘아 격추시키지 못하더라도 서로 뒤엉켜 날아다니는 것 만으로 더이상의 접근을 방해할 수 있는데 카이주의 무인기는 쏠 테면 쏴봐라 하는 식으로 돌파하려고 드는지라 방해하기 어렵다. 카이주 대책실에서는 이 무인기들이 일회용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계획안 초안입니다. 더 정교한 작전을 원하신다면 두 시간만 더 주십시오."


"내일 나오는 정교한 작전보다 지금 당장 우격다짐으로 쑤셔박는 게 낫다. 제군들, 시작하자!"


이영훈 소장은 언젠가 카이주의 함장이 말했던 것과 같은 금언을 읊으며 작전 개시를 명령했다. 제로센들의 방어선을 돌파한 무인정찰기들이 아직 접근하지 못한 시점, 3척의 금성산급 구축함들 중 한 척, KD-2A 금성산이 함수 갑판의 한국형 수직 미사일발사대를 열고 화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한라산함의 수직발사대와 달리 핫런칭 방식인 그것은 마치 용이 불을 뿜는 것 같은 거대한 불꽃을 수직으로 높이 뿜어올리면서, 그보다 한 박자 늦게 미사일을 떠나보냈다.


- 슈아아아악!


2톤짜리 순항미사일이 발사용 부스터를 이용해 쏘아올려지자 배 전체를 감싸는 거대한 연기기둥이 남았다. 금성산함은 바닷바람에 연기가 흩어지기도 전에 2초마다 한 발씩의 속도로 16발의 현무-3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1번 미사일 발사 성공. 자이로스코프 안정적. 발사 부스터 분리, 주날개 개방. 엔진 점화."


"2번 미사일 발사 성공...


작은 날개를 펼친 500킬로그램 폭탄 16발이 터보제트 엔진을 성공적으로 점화했다. 미사일들은 4발씩 무리를 나누어 흩어져서, 각각 다른 코스로 자유국 동맹의 중심지인 포르모사를 향해 날기 시작했다. 단 한 발이라도 제대로 떨어지면 자유국 동맹에 대한 각 부족들의 신뢰는 바닥을 치게 될 것이었다.


***


"저고도 비행체 포착! 속도 500노트, 4발. 이미지 패턴 조합... 현무-3 순항미사일입니다."


전함 한라산은 전파침묵 상태였다. 레이더란 것은 쓸 수 있는 때보다 쓸 수 없는 때가 더 많은 것이다. 그 대신 디코이와 함께 주변 해역을 샅샅히 흩고 있던 바다매 무인정찰기들이 고속으로 이동하는 물체를 포착하고, 위험도를 자체 판정해 보고해왔다.


"바다매 4호에서 저고도 비행체 추가로 발견. 현무 4발입니다."


"바다매 7호에서도 발견!"


동시에 주변의 동료 바다매들에게도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애초에 예상되는 적의 목표가 포르모사로 정해져 있으니 비교적 수색하기 쉬웠다. 한라산함의 전술화면에 현무-3 순항미사일의 위치와 방향이 점선으로 표시되었다.


"4개 그룹, 총 16발입니다.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 1척 분량이군요."


"발사점 역산은?"


이현성이 묻자 현무-3 순항미사일 4개 그룹의 비행코스를 역산한 선이 쭉 늘어났다. 물론 순항미사일은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으므로 포탄을 추적하는 것처럼 적함의 위치를 추적할 수는 없다. 그것을 감안해 추정한 적함의 예상 위치는 지름이 50킬로미터는 되는 넓은 타원이었다.


"여기로 무인기들을 쏟아부어. 이미 시작한 거 찾아내서 박살낸다. 순항미사일은 요격 실시."


"알겠습니다. 주포 대공사격 준비!"


"주포 대공사격 준비!"


함내통신망 너머에서 주포 요원들이 복창했다. 적의 주전력이 항공모함인 현황에 따라 한라산함의 제한된 VLS에 무인요격기를 채워넣기보다 주포발사 장거리 대공미사일을 채용했으므로, 지금 한라산함은 아주 멀리까지 쏠 수 있는 장거리 대공미사일이 아주 많았다.


"장전 완료, 데이터 링크 정상! 발사준비 완료!"


"쏴."


"발사!"


- 콰아아앙!


이번에도 수평 각도로 발사된 대공미사일들은 처음부터 초음속으로 날아 한라산함에서 충분히 멀어진 뒤 방향을 바꾸었다. 고도를 높여 보다 옅은 공기층에 진입한 대공미사일들이 흩어져서 마치 포탄처럼 일정한 곡선을 그리며 현무-3 순항미사일 그룹의 4개의 예상위치로 접근한다. 가까이 다가가자 동체 하부에 숨겨져 있던 가리개를 열고 눈을 떴다.


'듀얼 카메라 보호벽 개방.'


가시광과 열영상을 동시에 포착하는 두 개의 눈에 차가운 해수면을 배경으로 낮게 날아가고 있는 네 개의 순항미사일이 포착되었다. 속력은 약 500노트, 마하 3으로 날아온 자신의 4분의 1 정도다. 거리가 부쩍부쩍 가까워진다...


최적의 위치에서 신관이 작동해, 300킬로그램짜리 대공미사일 탄두가 폭발했다. 수천 개의 파편이 공중의 한 공간을 가득 채우고, 그것에 휩쓸린 순항미사일 세 발 중 두 발이 공중에서 폭발했다. 한 발은 살아서 폭풍과 파편의 그물을 뚫고 나왔지만 그만 조정익이 파손되어 연기를 뿜으며 술취한 것처럼 비틀비틀 돌다가 바다에 추락했고, 그리고 10초 늦게 뒤를 따라오던 두 번째 주포발사 장거리 대공미사일이 아슬아슬하게 파편 범위를 벗어나 있던 네 번째 순항미사일의 5미터 곁에서 폭발했다. 네 번째 순항미사일은 파편이고 뭐고 폭압만으로 허리가 부러지면서 자폭해야만 했다.


이렇게 순항미사일 그룹 하나가 요격당했고, 다른 3개 그룹에도 비슷한 결과가 일어났다. 16발 전탄 요격. 탐지하기도 요격하기도 어려운 순항미사일로서 한국의 간판 타격병기였던 현무-3으로서는 부끄러운 결과였다.


그리고 카이주의 함대공미사일 예상 발사지점을 향해 한국해군 75전단이 띄워보낸 무인정찰기들이 접근하기 시작했다.


***


"함대공미사일 포착! 카이주입니다!"


"속력 마하 3이상, 중량 1톤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발사점 역산중!"


독도함의 화기관제 컴퓨터는 한라산함의 메인컴퓨터보다 훨씬 저성능이었지만 이 정도 계산에는 굳이 고성능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런 표준탄도곡선을 그리는 포탄의 발사점 역산이야 사람이 사표 보고 끼워맞출 수도 있는 간단한 일이다.


"이 지점만에는 없다고 확신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카이주의 전술패턴을 감안하면 지금 75전단이 그리하고 있듯이 발사 직후에는 수평으로 이동한 뒤 먼 거리에서 상승했을 것이 뻔했다. 그리고 그것을 감안해도 순항미사일들의 예상 피탐지 시간과 대공미사일의 수평 이동거리 예상치를 역산하면, 그 발사점의 반경 10킬로미터 이내에 카이주가 있었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었다. 자신의 위치는 감추고 상대방의 위치를 찾기 위한 야비한 전투였다.


"정찰기 투입해! 그리고 순항미사일 2차 발사준비!"


"예!"


참모들의 우렁찬 복창과 함께 독도함의 제법 넓은 항공갑판에서 다수의 무인기들이 발함하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지금껏 사용해 온 블랙잭 무인해상초계기보다 훨씬 작았고, 그리고 착함장치가 없었다. RQ-202 페더 해상초계기들은 하늘에 안정적으로 떠오르자 기체 밑에 격납하고 있던 디코이들을 분리하고 흩어져 카이주의 예상 지점으로 돌격했다. 어차피 일회용이니 쏠 테면 쏴보라는 태세였다.


RQ-202 페더 소모성 무인기 12기와 각기 6기씩 살포한 디코이 무인기 72기를 항모 아카기와 카가에서 발함한 제로센 64기가 엄호한다. 제로센들에게는 "어차피 이쪽도 무인기니까 미끼 삼아서 적 무인기를 요격하라" 라는 명령이 떨어져 있었는데, 덕분에 일본 해군의 조종사들은 무인기들끼리 싸우는 전장에서 조역이 된 듯한... 아니, 조역이 되어버린 현실에 기묘한 감정을 느끼는 중이었다.


***


"적기 다수 접근중! 제로센 64기가 호위하는 무인기 84기가 포착되었습니다! 그리고... 저고도 비행항적 포착, 순항미사일 2차 공격입니다!"


"이자식들 보게...?!"


이현성은 지금까지 자신이 잘 써먹은 전술을 그대로 카피해 온 한국군의 행동에 눈을 부라렸다. 칭찬했다는 뜻이다. 이렇게 무인기들끼리 제공권을 장악하기 위해 교전하는 것은 '배틀쉽 오버로드'의 중위 이상 티어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지만, 문제는 저 무인기 집단을 요격하려다가 포르모사를 향해가는 현무-3 순항미사일 집단을 놓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한국 해군의 목적은 이현성에게는 환히 보였다. 포르모사를 공격하면서 무인정찰기를 쏟아부어 한라산함의 요격을 방해하고, 동시에 한라산함의 위치를 수색한다는 투트랙 작전이다.


"상대해 준다! 바다매 전기 강행돌파해서 순항미사일과 적 함대를 찾아내! 적 항공대는 본함이 직접 처리한다, 대공전 준비!"


"아이아이, 써!"


아직 거리가 있었다. 한라산함의 3연장 주포 3기, 총 9문에 모조리 대공미사일이 장전되었고, 그것이 우현측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것으로 최대한 원거리에서 적기들을 요격하고, 근접한다 해도 부포의 대공유도포탄으로 마무리한 뒤 이탈할 작정이었다. 그순간, 지구 저궤도를 비행하던 소형인공위성 1호가 경계경보를 보내왔다.


"탄도탄 경보! 비행경로 역추적, 발사지점 역산ㅡ 한반도 남해안!"


"고흥 우주기지?"


"한국 최초의 로켓 발사 시설이 있던 곳입니다."


"맵 밖에서 끼어드는 건 반칙 아냐...?"


지도에 떠오른 지명을 읽은 이현성의 중얼거림과 관계없이, 추진제를 아낌없이 사용해 궤도를 바꾸어가며 추적하는 소형인공위성 1호의 카메라 안에서 한국제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비상한다. 그것은 분명히 포르모사를 향하고 있었다.




추천과 선작과 댓글은 글쟁이에게 큰 의욕을 줍니다. 잠시만 시간을 내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함 백두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0 밀레니엄 보복작전 +2 21.10.27 182 6 11쪽
49 전함 백두산 +4 21.10.21 178 8 12쪽
48 배신 +2 21.10.14 119 4 12쪽
47 세종대마왕님께서 기상하셨습니다 +2 21.10.06 142 5 13쪽
46 오월동주 +1 21.09.28 144 4 12쪽
45 사냥작전 +1 21.09.24 155 5 13쪽
44 서울 폭격 +4 21.09.15 177 5 17쪽
43 병행타격 21.09.12 153 4 14쪽
42 침투 vs. 경계 21.09.09 151 4 11쪽
41 외나로도 발사기지 파괴작전 21.09.06 157 6 14쪽
40 프로파간다(2부 끝) +2 21.09.01 179 4 19쪽
39 대공무장 완전자동 21.08.31 186 4 15쪽
38 정견방송 +4 21.08.30 170 5 12쪽
37 속고 속이고 +2 21.08.29 170 5 14쪽
36 탄도탄 요격 +2 21.08.28 193 5 13쪽
» 포르모사 전략폭격 21.08.27 161 3 13쪽
34 밀리환초 학살사건 21.08.26 173 5 12쪽
33 한일 연합함대 출동! 21.08.25 193 5 11쪽
32 제해권 장악작전 +1 21.08.24 188 6 15쪽
31 인터미션 - 포르모사의 스파이 +2 21.08.23 186 6 11쪽
30 임무종료 - 강평 21.08.22 198 5 12쪽
29 난타전 / 3차 공격대 출격 +1 21.08.22 184 4 14쪽
28 두더지잡기 +4 21.08.22 187 6 13쪽
27 공중전 II +2 21.08.21 205 6 15쪽
26 섬멸, 또는 학살 +4 21.08.20 208 5 14쪽
25 근접전투 +2 21.08.19 210 6 15쪽
24 정면격돌 21.08.18 219 7 14쪽
23 기적이 일어나다 21.08.17 223 7 13쪽
22 포르모사 방공전 +3 21.08.16 239 8 13쪽
21 요격기 발사 21.08.15 237 4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