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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부장 님의 서재입니다.

전함 백두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판타지

개발부장
작품등록일 :
2021.07.26 15:00
최근연재일 :
2021.10.2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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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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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세종대마왕님께서 기상하셨습니다

DUMMY

일본 정부는 자국에 상륙한 사자족 특수부대가 300명에 이르르며 그들이 수십 마리 정도씩의 무리로 나누어 내륙으로 흩어지려 한다는 정보까지 전달받았고, 빠르게 결단했다. 실제로 일본군의 작전권을 장악하고 있는 대한연합군 총사령부에 '뭐든지 해도 좋다' 를 승인한 것이다.


대한연합군 정보부는 사자족 하나하나의 전투력을 전차급으로 분석한 바 있다. 그러므로 일본의 육군력으로 기갑사단급 전력을 방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총사령부에서는 카이주가 알려준 대체적인 위치 전체에 대규모 폭격을 명령했다. 그러나 항공력을 대규모로 운용하려면 비행 코스나 진입 방향 등을 선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바쁘게 카이주를 수색하던 이들도 있어 융단폭격을 하기엔 수량 자체가 부족했다. 적이 보병이라면 모를까, 기계화부대 수준의 속력으로 내륙으로 침투중인 사자족 특수부대는 일본 항공대가 폭격을 시작하기 전에 민간인 거주지역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컸다. 따라서ㅡ


"전 주포 발사준비! 탄종 장거리 비행폭탄!"


한국 해군의 요람인 진해 해군기지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쉬고 있던 세종대왕급 전함 1번함, 세종대왕함이 눈을 떴다.


전함이라고 부르지만 정확하게 함종을 분류하자면 장갑화 미사일리어. 항공폭탄 250만톤을 쌓아놓고도 화력이 부족하다고 징징거리면서 미사일을 너무 많이 찍어내는 바람에 보관할 곳이 없었던 한국군이 해상 미사일 기지를 계획한 것이 시초였다.


3천 발의 자중 2톤짜리 미사일을 적재하고, 그 미사일 3천 발을 단번에 상실하지 않도록 탄두 1톤급 초대형 대함미사일도 튕겨낼 장갑을 덧씌우고 보니 배수량은 7만 6천톤이었다. 철강을 물처럼 뽑아내는 포항제철이 있었으니 오히려 미제 이지스함보다 쌌다는 게 함정. 저 덩치로 동해를 어슬렁거리며 북한도 일본도 찍소리도 못하게 만들었던 영광을 뒤로 하고 한일전쟁 때 일본 전역을 마사지해준 이래 항구에서 하염없이 대기하고만 있던 별명 세종대마왕. 수상함 인력소요가 늘었는지라 다들 차출되어 나가고 최소 인원수만 남아서 정비와 점검만을 반복하던 승조원들에게 실전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목표 1에서 11까지 조준 완료! 각 24발 연속발사! 데이터 입력 완료!"


세종대왕급이 장비한 포탄은 500킬로그램 탄두에 램제트 엔진과 활공익을 장비한 저가형 전술순항미사일이다. 약칭은 비행폭탄. 사거리 1천 킬로미터로 포항에 정박하고 있어도 북한 전지역과 일본 중부 및 남부 대부분에 손이 닿는다.


"주포 장전완료!"


3문의 주포, 정확히는 장갑화 3연장 미사일 런처에 각각 비행폭탄이 장전되고, 함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사격 개시!"


ㅡ 투쾅! 슈악, 슈아악!


그 다음은 장관이었다. 포탄과 장약을 차례차례 밀어넣고 무거운 폐쇄기로 포신을 단단히 밀폐해야 하기에 재장전에 5분이나 걸리는 한라산의 16인치 주포와 달리 2톤짜리 비행폭탄을 피스톤으로 밀어올려 발사대에 밀어넣기만 하면 되는 세종대왕함의 주포는 15초마다 아홉 발 꼴로 비행폭탄을 퍼부었다. 1차 포격 명령대로 264발을 발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440초. 세종대왕함의 주변 일대가 하얀 발사연기로 뒤덮인 속에서 불꼬리를 끄는 길이 10미터급 2톤 발사체가 연달아 하늘로 솟아올랐다.


ㅡ 쐐애애애애액!


로켓추진으로 초음속까지 가속한 비행폭탄은 곧 램제트 엔진을 가동시켰다. 흡기구가 열리고 흉포하게 산소를 빨아들여 길다란 연소실 안에 안개처럼 분사된 연료를 폭발시키자 2톤짜리 불화살은 음속의 두 배까지 가속된다. 딱히 정밀한 유도장비는 없이 일정 각도, 일정 시간을 비행하고 나서 수평 비행을 유지하던 날개가 작게 움직여 머리를 아래로 했고, 비행폭탄은 무지성하게 처음 정해준 목표지점을 향해 내리꽂혔다.


명중오차는 유도무기치고는 매우 미비한 반경 50미터. 그러나 비행폭탄의 탄두중량은 500킬로그램이나 되었고, 그것이 11개로 분산되어 있는 사자족 특수부대 무리마다 24발씩 일제히 쏟아지는 것이었다.


ㅡ 콰앙! 쿠콰앙! 쾅! 꽈광!


주변에 저지선을 구축하기 위해 허둥지둥 달려가던 일본군 병사들은 마치 화산이 터지는 것 같은 대폭발을 저 멀리 산 너머에서 볼 수 있었다. 그 아래에서는 무엇도 살아남지 못할 것만 같았다.


***


"발사지점은 진해 해군기지. 램제트 하이다이브 순항미사일 총 264발을 440초에 연사. 비행속도 마하 2, 사거리 800킬로미터 이상. 발사속도로 보아 전문적인 미사일 사일로나 미사일리어로 분석됩니다."


"이상한 걸 갖고 있네..."


이현성의 현실 한국군은 미사일리어를 2024년에나 도입했으니 2020년인 한국이 보유하고 있을 리가 없다. 잠시 고민하던 이현성은 어차피 무언가 이상한 게 조금씩 있었던만큼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포격 성과 분석은?"


"바다매 무인기를 일본군 제로센들이 견제중입니다."


"쪼잔하긴..."


이현성이 씩 웃으며 포르모사와 연결되어 있는 장거리 통신 화면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포르모사 깊숙한 곳의 마력 응집점에서 앨리스 공주가 손에 수정구를 들고 대정령과 교신중이었다.


그동안 한라산함의 애완동물 취급을 자처했는지라 이현성도 잊고 있었지만 그녀는 대정령의 성녀이며 아무것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한라산함을 찾아내 랑데부한 전과가 있었다.


"아파하고... 있어요. 당혹스러움과... 분노..."


포르모사에서 직선거리로 2천 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일본. 앨리스 공주는 거대하고 급작스러운 화력강습으로 다치고 당황한 맹수 종족들의 위치를 점쳐냈다. 그녀가 가리키는 각도와 말하는 거리를 한라산함의 컴퓨터가 연산해 지도 위에 표시했고, 그 숫자는 확연히 줄어들어 있었다.


"한국군에게 전송합니다."


"해. 문제는 한국인데..."


대한연합군 총사령부는 자신들의 공격성과평가보다 빠르게 성과와 재공격 위치를 연락해오는 카이주의 통보에 이를 갈았지만 무시할 수도 없었다. 연기가 조금 줄어들고 난 지역을 흝어보자 실제로 현지인 맹수 종족의 시신이나 부상자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소탕 개시!"


우선 예상 위치에 공중에서 대기하던 제로센들이 폭격을 가하고, 유사시 일본군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전개해 두었던 공격헬기들이 나서서 비틀거리는 적병을 향해 로켓포와 기관포탄을 퍼부었다. 보통이라면 이 뒤에 보병을 투입해 막대한 피해를 내며 잔적을 소탕하겠지만 카이주가 계속 생존자 위치를 알려주고 있어서 그럴 필요도 없었다.


일본의 피해는 상륙 초기에 학살당한 해안가 마을의 촌민들과 어떻게든 맹수들을 저지하려고 달려든 특공대원들의 희생으로 끝날 모양이다. 희생 상당수가 자폭 보다는 세종대왕의 집중포격에 휘말려서였지만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이현성의 말대로 문제는 한반도였다. 한국 정부는 한반도 안에 융단폭격을 가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


"목표 확인했습니다."


한국군 무인정찰기들은 갑갑해하고 있었다.


일본이 북적거리는 동안 한반도 남부에 몰래 상륙했다는 현지인 특수부대. 안 그래도 조밀하게 조림사업이 진행된 한반도는 공중정찰로 인간 크기의 생물을 찾아내기 아주 곤란하다.


그나마 지금은 상부에서 대충 가르쳐주고 있는 게 다행이었다. 대체적인 위치가 전송되어 오면 그 일대를 고배율 열영상 카메라로 샅샅히 뒤진다. 사자족의 마법적인 은닉술은 어지간한 길리 슈트보다도 고성능이었지만 대충이라도 위치를 알고 있으면 찾아낼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한국군 오퍼레이터들도 수풀 사이에서 어른거리는 발열체를 찾아내는 데는 도가 터 있다.


"공격 승인한다. 유도폭탄 투하."


"목표 조준중. 드롭."


지상의 조종석에서 오퍼레이터가 트리거를 당기자 대대급 무인정찰기에 장착된 250파운드 유도폭탄이 분리되었다. 발사음이 전혀 없기에 미사일 날아오는 소리를 듣고 피해버리는 사자족에게는 오히려 미사일보다 효과가 좋았다. 사자족의 신경은 예민했지만 고도 4천미터 위에 조용히 떠 있는 무인기를 포착하지는 못했다.


"투하경로 정상. 착탄 10초전. 9, 8..."


그 순간 흑백의 고배율 열영상 화면 속에서 사자족 전사가 퍼뜩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그러나 그것은 찰나, 자신을 향해 100킬로그램짜리 폭탄이 떨어지는 것을 감지한 사자족 전사는 단번에 수십 미터를 뛰어올라 아슬아슬하게 살상반경에서 벗어났다. 땅 위에서 사자족을 해치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2격 접근중. 착탄 5초전..."


하지만 그런 일이 있을까 히고 미리 두 발을 시간차로 떨어트렸었기에 두번째 폭탄이 각도를 바꾸어 지금 막 발에 땅을 디디고 숨을 고르고 있는 사자족 전사에게로 떨어진다. 그는 재차 포효하면서 다시 몸을 날렸다. 벌써 몇 시간 째 이렇게 쫓겨다니고 있다.


이번에도 놓쳤다. 대열 가운데 떨어지기만 하면 분대 하나쯤 박살낼 수 있는 유도폭탄을 퍼부어도 저 날래고 강인한 종족들은 상처 하나 없이 도망다니는 것이다. 쫓기는 입장에서도 비겁한 겁쟁이 한국군을 욕하고 있지만 한국군 오퍼레이터와 장교들도 욕이 나오기는 마찬가지였다.


ㅡ 투투투투투...


그리고 사자족 전사의 귀가 삐죽 솟았다. 한국군의 무기 중 가장 두려운 소리, 헬리콥터의 비행음이다. 사자족 전사가 무인정찰기의 폭격에 쫓겨다니는 동안 급행한 아파치 공격헬리콥터가 원거리에서 기관포탄을 퍼붓기 시작했다. 사자족들이 워낙 빨라서 로켓이나 헬파이어 미사일보다 기관포가 더 살상효율이 높았다.


'크아악!'


흑백 화면 안에서 마침내 또 한 명의 사자족 전사가 쓰러졌다. 30밀리 체인건의 유리 약병만한 탄두 한 발이 옆구리를 스치자 사자족의 강인한 마력 방어가 한방에 박살나면서 내장이 흩뿌려졌다. 인간이 맞았으면 즉사는 당연하고 팔다리가 나가떨어질 수도 있는 위력이다. 그러나 사자족 전사는 그 치명적인 상처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고 옆구리의 상처를 부여잡은 채 하늘을 쏘아보았고, 재차 기관포탄이 쏟아졌다.


강인한 사자족의 전사가 또 한 명 갈갈이 찢어져 나뒹굴자 사살을 확인한 아파치가 교범에 따라 즉각 고도를 높이며 이탈했다. 합참에서는 지나치게 저고도를 유지할 경우 맹수 종족들이 돌을 던진다거나 아예 뛰어올라 덮칠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교전 종료. 굿킬."


"좋아!"


간만에 환성이 올랐지만 이렇게 공중공격만으로 잘 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상부에서 전해져 오는 사자족 전사들의 위치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점점 더 내륙으로 돌입하고 있었고, 허둥지둥 민간인들을 대피시키고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일본에 했듯이 아군 피해와 민간인 재산 손상을 무시히고 화력을 퍼붓는 것은 한국에서는 불가능했다.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기에 사자왕군이 북상하면서 점차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카이주가 경고한 침투부대는 총 66명. 절반 이상이 백두대간을 따라 북상중이며, 현재까지 21명을 사살하였습니다. 목표는 서울로 보입니다."


대형 지도에 표시된 여러 개의 화살표는 마치 서울을 향해 찔러들어오는 창날 같았다. 카이주의 정보 제공에 따르면 맹수들은 '먹잇감'을 찾아낼 수 있으니, 가장 사람이 많은 곳으로 달려가고 있을 것이었다. 이미 한국에 충성하는 마법사들의 의견도 동일했다.


"일본에 침투한 상륙부대는 거의 토벌이 끝나고 소탕 작전에 돌입하였습니다. 더 늦기 전에 대규모 폭격이든 포격이든 해야 합니다!"


"하, 하지만..."


그러나 이미 늦었다. 최악의 보고가 올라왔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사자족 발견! 교통 CCTV에 포착되었습니다! 북상합니다!"


"이런 젠장!"


아직도 민간인 연료공급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은 산업수송차량과 군용차량 뿐이었다. 도로는 전이 전에 비하면 거의 비어있다시피 했고, 화물차들에 긴급 지시가 내려졌다.


CCTV 화면을 십여 명의 거대한 사자족 전사들이 과속한 스포츠카처럼 쌔액 스치고 지나간다. 차이점이라면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스팔트를 뒤집어버린 거대한 발자국들이 점점이 남아 도로를 다 뭉개 놓았다는 것이다.


"카이주에서 긴급 연락입니다. 원한다면 카이주가 지원포격을 해 주겠답니다만..."


"그건 절대 안 돼! 폭격이건 뭐건 우리가 해야 합니다! 절대로 거부하세요!"


반사적으로 외친 대통령은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도로 위에 올라왔으니 위치는 뻔하지 않습니까! 공격하세요!"


"옛!"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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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프로파간다(2부 끝) +2 21.09.01 179 4 19쪽
39 대공무장 완전자동 21.08.31 185 4 15쪽
38 정견방송 +4 21.08.30 170 5 12쪽
37 속고 속이고 +2 21.08.29 170 5 14쪽
36 탄도탄 요격 +2 21.08.28 193 5 13쪽
35 포르모사 전략폭격 21.08.27 160 3 13쪽
34 밀리환초 학살사건 21.08.26 173 5 12쪽
33 한일 연합함대 출동! 21.08.25 193 5 11쪽
32 제해권 장악작전 +1 21.08.24 188 6 15쪽
31 인터미션 - 포르모사의 스파이 +2 21.08.23 186 6 11쪽
30 임무종료 - 강평 21.08.22 198 5 12쪽
29 난타전 / 3차 공격대 출격 +1 21.08.22 183 4 14쪽
28 두더지잡기 +4 21.08.22 187 6 13쪽
27 공중전 II +2 21.08.21 204 6 15쪽
26 섬멸, 또는 학살 +4 21.08.20 208 5 14쪽
25 근접전투 +2 21.08.19 210 6 15쪽
24 정면격돌 21.08.18 218 7 14쪽
23 기적이 일어나다 21.08.17 223 7 13쪽
22 포르모사 방공전 +3 21.08.16 238 8 13쪽
21 요격기 발사 21.08.15 237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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