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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부장 님의 서재입니다.

전함 백두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판타지

개발부장
작품등록일 :
2021.07.26 15:00
최근연재일 :
2021.10.27 23:43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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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87
추천수 :
369
글자수 :
304,453

작성
21.08.2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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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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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한일 연합함대 출동!

DUMMY

"행운을 빕니다."


"고마워, 순섭이."


KD-2A 금성산급 구축함 1번함, 금성산함의 함장 남진호 대령은 해군사관학교 후배인 충무공 이순신함의 함장 이순섭 대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전술정보를 보고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이순섭 대령은 큰 전공을 놓쳐 아쉬워하면서도 꼬치꼬치 캐묻는 선배에게 보고서에 올릴 수 없는 경험까지도 아낌없이 전해 주었다.


"잘 되면 한턱 내십쇼 선배님."


"물론이지. 코가 삐뚤어지도록 퍼먹여 주겠어."


경례를 나누고 금성산함으로 돌아가는 남진호 대령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이번 '2차 카이주 사냥' 작전에 투입되는 전력은 쇼호급 항모 2척과 독도급 1척, 금성산급 구축함 3척 및 호위함들로, 기계적으로 분류한 75전단으로 명명되었다. 해군작전사령부는 1차 작전에서 카이주가 항모의 제공권 장악 앞에 무력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이 75전단이 충분히 카이주를 사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수밖에."


남진호 대령의 남모를 한숨을 뒤로 하고, 합동작전을 위해 미리 요코스카에서 회합중이던 75전단이 출항했다. 저 멀리 포르모사에서 출항한 한라산함이 무수히 많은 환호와 기대를 등에 업고 바다로 나선 것에 비하면 민간인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조용한 출동이었다.


- 본 편대는 작전반경 한계에 도달하였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에스코트에 감사한다."


훈련의 일환으로 육상 기지에서 발진하여 75전단을 배웅해준 제로센 편대가 돌아가자, 바다에는 그들만이 남았다.


"자, 그럼 시작하지."


총 지휘를 맡은 이영훈 소장이 명령하자 독도함에서 한국군의 신형 해상초계 무인기, KRQ-201 블랙잭이 발함했다. 기껏 KT-1을 개조해서 항모에서 발함할 수 있는 제로센을 만들었는데 그 기술 묵혀둘 필요가 없었는지라 제로센에 무인기 기술을 추가하고 500킬로그램짜리 레이더를 단 모델이다.


"...진짜로 조종사가 없어...!"


여기에 아카기와 카가에서 발함한 제로센 8기가 호위기로 붙었다. 가까이 다가온 제로센 조종사들은 조종석 부분이 유리가 아니라 그냥 철판으로 덮혀 있는 블랙잭을 가까이에서 보고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뒤이어, 대출력의 전파가 방사되었다. 반경 500킬로미터 이내의 1만톤급 이상 함선들을 찾아낼 수 있는 레이더였다.


그리고 보다 높은 곳에서는, 한국 공군이 관할하는 우리별 시리즈 정찰위성들이 바다를 향해 눈을 떴다.


***


"자, 포격개시!"


"옛써! 각 주포, 목표조준! 발사!"


포르모사를 출항한 한라산함은 30노트의 고속으로 냅다 달려서 미리 포착해 둔 일본 해군의 각 중간기지들이며 돌아다니던 구축함들을 모조리 박살내주었다. 이현성이 선전포고를 한 이래 시간이 조금 있었기에 주요 시설에서는 모두 대피했고 구축함들에게도 무리해서 교전하지 말라는 명령이 내려져 있었기에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다.


그 대신 5년간 포르모사 주변 해역에 쌓아올린 기반시설들은 하나씩 폐허가 되어가고 있고, 구축함들은 나름대로 카이주의 위치를 보고하기 위해 수평선 부근에서 조심조심 추적하다 바다매 무인기와 5인치 활공유도포탄의 조합 앞에 함교와 엔진실에 얻어맞고 뻗어 버리기 일쑤였다. 그나마 단독항행하는 구축함들은 어뢰를 탑재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유폭해 박살나는 경우는 비교적 적었다.


그리고 그 피해 하나하나는 즉각 요코스카와 서울로 보고되었고, 카이주 대책실의 커다란 지도 위에는 피해 지점을 나타내는 붉은 마커가 계속 늘어갔다.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우리 기지들을 아작내고 있습니다."


"이 망할놈은 디코이로 만들어둔 가짜 활주로나 위장 기지도 아낌없이 다 퍼붓고 가는군요. 포탄 많다고 자랑하는 건지."


주변국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중간기지가 필요하지만 그 곳에 자유국 동맹이 수중침투를 해 오는 경우도 많았기에 그들을 끌어들여 한꺼번에 폭발시켜버리는 위장 기지를 여기저기 만들어 두었는데, 하나도 놓치지 않고 16인치 포탄이 떨어져 폭발해버렸다. 물론 만드는 데 쓴 것이라고는 썩은 나무기둥과 철판, 그리고 수명이 다 되어가는 폭탄에 감지용 센서 정도였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있자니 분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이대로라면 다음 목표는 여기 아투 섬 기지겠지만... 이렇게 존재를 과시하면서 정작 인공위성에는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좀 수상하다고 보입니다."


인공위성, 특히 군용 정찰위성은 보다 선명한 사진을 찍기 위해 고도 150~200킬로미터 정도의 저궤도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고도에는 아주 옅지만 산소나 질소 분자가 존재한다. 인공위성들은 그것에 툭툭 부딪쳐 속도를 잃게 되고, 그러면 원심력을 잃고 지구로 추락한다.


이것을 막기 위해 탑재하고 있는 연료를 약간씩 사용하여 위치를 보정해주는데, 발사 전에 넣어주었던 연료를 다 써 버리면 얼마 안 가 추락해버리기 마련이다. 이것이 인공위성의 수명이며, 내부의 카메라나 통신기 등 전자장비도 이 연료량을 기준으로 예상수명을 정해 설계한다. 가격절감은 중요하다.


따라서 코스를 바꾸거나 하기 위해 연료를 대량으로 소모하면 인공위성의 수명은 급격히 줄어든다. 그러나 우리별 시리즈가 어느 정도 수명이 줄어드는 것조차 감수하고 - 언젠가 나타날지 모를 '방문자' 에 대비하여 없는 예산에 전지구 위성망을 깔려고 발버둥치고 있었던 한국에게는 치명적인 손실이었다 - 한라산함의 포격에 의해 기지가 파괴될 때마다 그 주변을 흝었지만 여전히 포착되는 것이 없었다.


"놈이 발사한 위성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스토커-1로 명명되어 한국천문연구원과 공군이 공동으로 감시 중에 있습니다. 예상대로 한국과 일본을 지나가는 코스입니다. 추가 발사 징후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사실 어떻게 발사했는지도 불명이기 때문에... 연구팀에서는 전함 주포를 대우주포로 사용하여 발사한 가능성을 지지하고 있으며, 그럴 경우 카이주는 언제든지 위성을 추가로 발사할 수 있습니다."


"공군이 대위성전력 연구를 재개했다지만 지금 예산으로는 아무래도."


협상으로 잘 풀릴 것 같았던 카이주가 갑자기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것 때문에 한국 정부는 무척이나 괴로웠고, 그러면 내리갈굼이 별처럼 샬랄라 쏟아지는 법이다. 카이주 대책실에 가해지는 압력은 여간 심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좋은 소식도 있었다.


"75전단이 작전해역에 도착했습니다. 아투 섬 기지의 항공대와 협력해서 수색을 시작하면 반응을 보일 겁니다."


"우리들은 현장에 맡기고 기다려 봅시다..."


"해군 초계기에 미사일 접근중!"


카이주 대응반은 현장이 아니다. 현장의 군인들이 예의상 보내주는 토막토막난 긴장감 넘치는 정보에, 민간인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


"함장님, 고출력 레이더파가 감지되었습니다. 발신지점은 고도 4천미터, 약 120노트로 이동중입니다... 해상초계기입니다. 115레벨(2015년대 기술수준) 정도로 추정됩니다."


전함 한라산의 함교에서 함장 이현성 대령은 보고를 받았다. 공중에서 방출되는 레이더파를 감지했다는 경고였다. 아직 적의 공중 레이더가 한라산함의 스텔스 성능을 뚫고 위치를 포착할만한 거리는 아니었지만 신경쓰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약간 떨어진 곳에서 상호 감시하는 다른 초계기의 존재도 과시되고 있으니 만약 하나를 장거리 대공포격으로 격추해 버려도 한라산의 존재만 드러날 뿐이다.


"초계기가 있다는 건 항공모함이 있다는 의미지. 위치는?"


"예상 발진지점을 표시합니다. 여기, 아투 섬 기지에서도 출격한 기체가 다수 포착되는데, 동시에 지상요원들이 대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출항하였습니다."


"오오, 협공이야? 기대되는데!"


강유미 대위의 설명에 이현성은 눈을 반짝였다. 이번에도 대한연방은 최선을 다해 그를 공격하려 하고 있었다. 게임은 앞뒤 가리지 않고 마구 때려부수는 것도 재미있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것도 즐거운 법이다.


"작전 1단계! 눈을 뽑아준다!"


"네, 주포발사 장거리 대공미사일 장전시키겠습니다. 침투경로는 보시는 바와 같이 세 방향으로 시간차 우회하여 본함의 위치를 숨기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한라산함의 16인치 주포가 웅장한 기계음을 남기며 선회한다. 2번 포탑이 우현측으로. 수직발사기는 열리지 않았다.


"장거리 대공미사일 장전완료, 데이터 링크 완료. 발사준비 완료!"


"발사!"


9문의 16인치 함포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드높이 쏘아올리는 것이 아니라 포신은 수평 각도로, 포압이 바다를 둥글게 짓누른다. 우현측으로 3발의 주포발사 장거리 대공미사일이 수평으로 발사되어 이윽고 램제트 엔진을 점화했다. 여전히 고도 10미터를 유지하며 가속, 가속, 순항ㅡ


저고도의 짙은 공기는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비행체에게는 꿀 속을 헤엄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끈적거리고 거추장스럽다. 그것을 강력한 램제트 엔진을 이용해 억지로 밀어젖히고 전진한다. 전진한다. 세 발의 미사일은 조금씩 각도와 속력의 차이를 주어 거리를 둔 뒤 선회했다. 상승ㅡ!


한국 해군의 무인초계기 블랙잭의 레이더에는, 어디선가 다수의 초음속 미사일이 등장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미사일 경보! 빠릅니다!"


"왔다! 역추적해! 호위기들은 급강하하라! 다이브! 다이브! 다이브!"


75전단은 블랙잭 무인초계기가 추적한 그 비행경로를 역산해서 예상 발사점을 계산해냈다. 그와 함께 블랙잭은 레이더를 끄고 채프와 플레어를 무더기로 내던지며 다른 제로센들과 동시에 분산하면서 급강하했다. 살면 좋고, 날아오는 미사일이 혼란을 일으키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제로센 조종사들로서는 여차하면 인간이 타지 않는 무인기를 지키기 위한 미끼가 되어야 한다고 미리 명령받기는 했어도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블랙잭 무인초계기는 한라산함의 주포발사 장거리 대공미사일로부터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대형 탄두가 폭발하면서 반경 500미터에 파편을 흩뿌렸지만, 그것에 걸린 것은 블랙잭과 똑같이 생긴 제로센 두 대 뿐이었다.


그리고 그 지점을 향해 다수의 제로센이 출격했다. 대공미사일들이 깊게 우회하고 의도적으로 가짜 발사점을 찾아낼 수 있도록 탄도를 구성했기에, 한라산함의 위치와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그리고 그 장소를 향해서 한라산함이 주포를 겨누었다. 적기를, 가능하면 적함도 불러모아서 한꺼번에 쓸어버릴 작정이었다.


***


"...그런데 안 오네 이 자식들."


이현성은 뚱하게 내뱉었다. 중간에 제로센들이 선회하고, 수상함이나 잠수함도 나타나지 않았다. 적들을 유인하기 위해 해검 무인수상정까지 배치해 두었던 이현성으로서는 보기 좋게 함정을 눈치채인 꼴이었다. 사냥감이 덫을 걷어차고 도망쳐버리면 의외로 불쾌하다.


이번에는 뱀족의 수장인 콜로넬 여백작이 같이 타지 않았기에 이현성을 독점할 수 있어서 기분 좋은 앨리스 공주가 이현성을 달래주려고 그의 다리를 꼭꼭 주무르며 열심히 아양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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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포르모사 전략폭격 21.08.27 160 3 13쪽
34 밀리환초 학살사건 21.08.26 173 5 12쪽
» 한일 연합함대 출동! 21.08.25 193 5 11쪽
32 제해권 장악작전 +1 21.08.24 188 6 15쪽
31 인터미션 - 포르모사의 스파이 +2 21.08.23 186 6 11쪽
30 임무종료 - 강평 21.08.22 198 5 12쪽
29 난타전 / 3차 공격대 출격 +1 21.08.22 183 4 14쪽
28 두더지잡기 +4 21.08.22 187 6 13쪽
27 공중전 II +2 21.08.21 204 6 15쪽
26 섬멸, 또는 학살 +4 21.08.20 208 5 14쪽
25 근접전투 +2 21.08.19 210 6 15쪽
24 정면격돌 21.08.18 218 7 14쪽
23 기적이 일어나다 21.08.17 223 7 13쪽
22 포르모사 방공전 +3 21.08.16 238 8 13쪽
21 요격기 발사 21.08.15 237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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