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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부장 님의 서재입니다.

전함 백두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판타지

개발부장
작품등록일 :
2021.07.26 15:00
최근연재일 :
2021.10.2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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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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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서울 폭격

DUMMY

전함 한라산은 디코이함을 남겨두고 포르모사에서 한반도를 잇는 항로를 아예 이탈하다시피 동쪽으로 크게 우회해서 한국 해군의 감시망을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물론 그 위치에서는 일본 열도가 방파제처럼 한반도를 감싸고 있어서 목표 지점인 고흥 우주기지를 타격하기는 힘들었다. 직선거리만도 2천 킬로미터나 되어 515킬로미터인 16인치 활공유도포탄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현성은 보통 무인정찰기나 요격기를 집어넣어두곤 했던 한라산함의 VLS에 사거리 3천 킬로미터짜리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가득 쟁여놓았다. 그리고 주포와 부포에서는 있는대로 포격을 퍼부어 일본의 주요 군사시설을 돌무더기 불바다로 만들었다.


"카이주, 도쿄 포격! 위치 수색중!"


"도쿄에 화재 발생 확인! 일본 정부는 무사합니다! 다만 해군성과 육군성은 침묵했습니다!"


"주일 한국군 전투함 다수 손실! 주둔지에도 포격이 떨어졌습니다. 피해 집계중!"


"제기랄, 그건 안 돼!"


지금도 포탄이 떨어지고 있는 판국에도 정신없이 날아들어오는 피해 중에 주일 한국군의 사상자가 있다는 사실은 대한연합군 총사령부를 절규하게 했다. 지난 5년간 무피해 무사상 완전승리에 익숙해 온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럴려고 일본군을 재편성해서 고기방패로 쓰고 있던 것이었는데, 전투함을 상실하고 주둔지에 기습 포격이 떨어졌으면 집계가 나오지 않더라도 감추기 어려울만큼 큰 피해가 날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카이주의 활공포탄 탄도분석 결과입니다. 여기를ㅡ"


쐐애애애애액!


그 순간 초음속 비행체가 저고도로 대한연합군 총사령부 상공을 스치고 지나가서, 중첩된 굉음이 쩌렁쩌렁하게 하늘을 울렸다. 비행코스 바로 아래쪽의 허술한 건물들은 유리창이 깨지고 벽둘 굴뚝이 무너지는 충격파였다.


"뭐야 저건!?"


쐐애액! 쐐액!


그 뒤를 이어 몇 발이 또 하늘을 갈랐다. 약간 다른 방향들이었다.


아주 짧은 순간 스치고 지나간 것이었지만 탄도곡선을 그리는 포탄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했으니, 한라산함에서 발사한 초음속 순항미사일들은 우선 고고도에서 고속으로 일본 열도까지 접근한 뒤 저고도로 강하하여 앞질러간 포탄들이 방공망을 파괴해 준 루트를 따라 일본 열도를 비스듬히, 남서쪽으로 돌파했다. 말하자면 한반도 남해안을 향하는 것이다. 초음속으로 산맥의 틈새 사이사이를 비집고 들어갔기에 한국군 레이더망은 미사일들이 일본 열도에서 빠져나와 남해 상공에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도 포착하지 못했다.


"저공 레이더 클러터! 미사일 경보!"


그러나 전이되기 전 지구에서도 이름 높은 센서-화력 밀집지역인 한반도다. 레이더 성능은 구식도 많아 평균 100레벨 정도였지만 빈틈은 커녕 레이더가 하나만 감시하는 공역조차 없을 정도로 레이더들이 빼곡하게 깔려 있어서 대공 감시망의 틈새를 빠져나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결국 한라산의 순항미사일들은 64개 루트로 분산하여 동시에 한국군의 방공망에 뛰어들었다.


"총 16개 항적 포착, 추적중! 목표는 서울로 보입니다!"


"즉각 요격해!"


한반도는 좁은 국토라는 단점이 역으로 작동해 그 좁은 공간에 수천 발의 대공미사일이 버티고 있는 마경이다. 북한이나 중국군이 가미가제식 자폭 공격기 수백 대를 투입한다 해도 모조리 격추시킬 수 있을 것이었지만, 초음속 저고도로 침투해오는 순항미사일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피스아이 조기경보기라도 작전중이었다면 훨씬 나았겠지만 지금껏 적이 없고 예산이 없어서 땅 위에서 휴식하고 있었으니 죽은 자식 뭐 만지기일 뿐. 지상/해상배치 레이더들이 간신히 발견한 카이주의 순항미사일 16발을 향해 50발도 넘는 대공미사일들이 퍼부어졌고, 두 번에 걸친 요격으로 14발이 해상에서 요격되었다.


"잔여 두 발이 육지 상공에 상륙! 백두대간으로 침투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공군은 뭘하고 있나!"


"표적이 너무 빨라요!"


항시 대기중이던 공군의 FA-50 경전투기도 날아올랐지만 이미 살아남은 두 발의 미사일은 백두대간의 계곡 사이를 파고든 참이었다. 그것도 초음속으로. 아음속인 현무라도 계곡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가면 전투기로 추적하기 어려운 판국에 전투기가 뒤쫓기도 어려운 초음속이었다.


'사전정보에 없는 장애물 발견. 회피불능.'


게다가 한국군의 현무-3 순항미사일은 굳이 말하자면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방향을 전환하라는 식으로 비행 경로를 하나하나 지정해 주어야만 했다. 센서 커버를 열고 목표를 포착해서 타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마지막 순간의 일이고, 비행 중에도 목표를 바꿀 수 있다지만 그것 역시 미리 여러 개의 비행 루트를 저장해 두었다가 바꾸어 지정하는 것이다.


그런 반면 한라산함이 발사한 152레벨 초음속 순항미사일 '화살'은 사전에 전 세계의 지도를 입력해놓고 목적지를 지정하면 함께 발사된 동료 미사일들과 비행경로의 방공수준을 감안해 스스로 침투 경로를 선정하며, 센서에 포착되는 장애물을 감지해서 회피하기까지 한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한반도에 침투한 두 발의 화살 중 하나가 산과 산 사이를 초음속으로 관통하다가 예정에 없는 장애물을 발견했다. 지도에 없던 러브호텔이 엉뚱한 장소, 좌우 어느쪽으로 피해도 절벽에 부딪치게 만들 최적의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다.


'...상승!'


화살은 즉각 판단을 마치고 고도를 높였다. 마치 중세의 성처럼 고깔 모자를 씌우고 핑크색 네온사인을 두른 러브호텔 건물을 뛰어넘어 잠시 레이더망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재차 고도를 낮추었다. 한국 공군 방공포병의 총력이 여기에 집중... 되지는 못했다.


"해군에서 경보! 추가 13발이 해상에서 접근중! 더 찾아보겠답니다!"


카이주가 한국군과 마찬가지로 8의 배수로 무장은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한 해군이 나머지 3발을 찾아 최고 출력으로 레이더를 돌리고, 바다를 희게 가르며 접근중인 13발을 향해 또다시 대해궁 중거리 함대공미사일을 발사했다. 개함방공용인 해궁 단거리 함대공미사일은 남해안의 전투함들을 멀리 피해가는 순항미사일 요격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 두번째 순항미사일 집단은 벌써부터 방향을 미세하게 바꾸어가며 회피기동을 하고 있어서 결국 해군은 5발의 한반도 진입을 허용해버렸다.


미국제 패트리어트와 러시아 기술을 도입해 개발한 천궁 대공미사일, 그 발전형인 천궁PIP는 지면에 찰싹 달라붙어 서울을 향해 북상하는 순항미사일을 탐색이라도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레이더를 돌렸고, 저고도의 미끼들이 한국군 방공망을 유인하는 동안 고고도를 조용히 날아온 스텔스 화살 32발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목표인 고흥 우주기지에 접근할 수 있었다. 특징적인 3개의 발사대가 듀얼 센서에 포착되었다.


'목표 확인.'


'돌입, 돌입, 돌입!'


자체 순항경로 구성능력에 힘입어 각각 흩어져서 날아온 화살들이 일제히 내리꽂혔다. 그쯤 되어서야 한국 공군의 장거리 방공망이 서울이 아닌 남해안을 공격하는 초음속표적을 발견했고 패트리어트와 천궁PIP가 연달아 날아올랐지만 찌그러진 원통형 돌입 루트를 그리며 초음속으로 다이브하는 화살들을 모조리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절반 이상 - 21발의 2톤짜리 화살이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요람인 고흥 우주기지에 내리꽂혔다.


ㅡ 쿠구구궁!


ㅡ 콰아아앙!


특징적인 발사대 뿐 아니라 대량의 고순도 연료가 비축되어 있는 연료탱크에도 화살이 내리꽂혔다. 화살의 500킬로그램 반철갑탄두로는 일어날 수 없는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서, 남해안의 주민들은 남쪽에서 해가 떠오르는 줄 알았다는 증언까지 남겼다. 방사능도 없는데 세계수처럼 드높은 버섯구름이 솟아오르고 외나로도 전체가 불바다로 변했다.


그뿐 아니라 주변의 연구시설과 수송설비에까지 정성껏 직격하는 화살들은 대한민국의 우주개발을 완전히 뿌리뽑겠다는 열망에 불타고 있었다.


***


전함 한라산, 전투정보실.


"고흥 우주기지에 착탄! 목표 파괴 확인!"


"와아아아!"


후속 미사일의 카메라가 포착한 영상을 분석해 피해 정도를 추산한 한라산함의 장교들은 목표인 고흥 우주기지가 완전히 파괴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승조원들이 환호하고, 그 와중에 이현성도 무릎 위에 강유미 대위를 앉히고 성희롱을 했다.


"...함장님!"


작게 타박을 하면서도 다리를 벌려주는 것이 확신범이다. 게다가 이현성이 놓아주자 옷매무새를 다듬으면서도 평소의 차가운 미모로 뾰루퉁한 얼굴을 하는 것이 귀여웠다.


"임무를 달성했으니 얼른 튀자! 거리는 멀지만 뭐가 날아올지 몰라!"


"아이아이써!"


물론 이대로 일본 열도를 따라 남하하면서 도시란 도시마다 포격을 퍼부어주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임무를 완수했는데 위험을 감수하고 화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었다. 그리하여 한라산함이 방향을 전환해 다시 동쪽으로, 멀리 우회하여 귀환하려 하는데, 그런 '카이주'를 찾아, 일본 해군과 한국 공군은 살아남은 정찰기를 모조리 띄워올리는 중이었다. 이번엔 경항모 수준인 독도급이나 쇼호급 항공모함 따위가 아니라 '불침항모 일본열도' 에서 작정하고 종류불문 수백 기의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ㅡ그리고 서울을 향해서는 여전히 열 발의 미사일이 접근중이었다.


동남쪽에서 침입한 순항미사일들은 초음속이었지만, 그렇다 해도 서울까지는 30분 이상 시간이 걸렸다. 매년 예비군 훈련마다 울리는데 다들 별 관심 없는 공습경보가 울려퍼졌다.


"공습경보! 공습경보! 이것은 훈련이 아닙니다! 모든 시민은 방공호로 대피하십시오!"


"아저씨! 차 세우고 지하철로 들어가세요! 빨리요!"


"밀지 마세요 여러분! 지하철에서는 안전합니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하던 서울 시민들은 뒤늦게 70년동안 유전자에 박아넣은 공포를 깨달았다. 수십 건의 교통사고와 부상, 사망자까지 일어나면서 거리가 텅 비고, 극소수의 주의 깊은 사람들만이 고층 빌딩에서 내려가 지하로 대피했다. 상당수는 하늘로 카메라를 향했다. 옥상에까지 올라가는 바보들도 있었다.


"공군 전투기다!"


"저쪽에서 오나 봐!"


그들은 기대하던 장면을 포착했다. 긴급 출격한 공군 전투기 다수가 남쪽을 향하는 모습이었다.


우선 화살들이 백두대간에서 빠져나와 한반도 중부의 평야지대에 돌입하자 위치가 노출되었다. 수도 서울 사수의 사명을 띤 방공포병들이 눈에 불을 켜고 레이더를 노려보다가 스텔스 설계로 흐릿한 클러터가 나타나자마자 대공미사일들을 연달아 쏟아부었다. 이쯤해서 남부의 고흥 우주기지가 불바다가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져왔으나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ㅡ 펑! 펑!


ㅡ 드르르르륵!


고도 수십미터는 지대공 미사일로 요격하기에는 적합하지 못한 높이다. 각속도가 빨라서 금방 지나쳐버리기 때문이다. 운 좋게 중간에 배치되어 있던 기관포들도 마찬가지 처지라 순항미사일이 잠깐 모습을 나타냈다가 반대편 능선 너머로 획 지나가버린 허공에 예광탄의 점선을 그을 뿐이다. 대신 대공미사일 사이트와 대공기관포 초소들이 포착한 순항미사일 비행 경로를 향해 긴급발진한 공군 전투기들이 모습을 도달했다.


"타겟 인게이지! 레이더 컨택!"


"데이터 올 그린."


굳이 F-15K 슬램 이글이 허둥지둥 암람을 장비하고 출격한 것은 이들이 가장 확실한 룩다운-슛다운 퍼포먼스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순항미사일들은 저고도를 비행하기 때문에 지상 레이더로는 지평선에 숨어 포착할 수 없고, 반대로 공중에서 레이더를 사용하면 지표에 난반사된 레이더파(지표 클러터라고 부른다)에 뒤섞여 포착하기가 어려운데다, 공격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미사일의 센서는 전투기의 레이더보다 크기가 작고 일회용이라 저성능인 만큼 지표 클러터에 더 혼란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F-15K는 강력한 레이더와 고성능 프로세서를 이용해 지면에 찰싹 붙어 비행하는 표적을 찾아낼 수 있고, 또한 AIM-120 암람도 지표 클러터를 극복하고 초저고도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폭스 쓰리!"


"폭스 쓰리!"


저고도를 초음속으로 질주하는 표적을 포착한 F-15K 슬램 이글 4기 편대는 나토 발사코드를 복창하며 세계에서 가장 신뢰성있는 중거리미사일인 AIM-120 암람을 연달아 발사했다. 여담이지만 한국 공군은 이것만도 약 1200발 가량 쟁여놓고 있다. 단숨에 마하 4까지 가속한 미사일들이 화살을 맞추기 위해 내리꽂혔다.


'고속 비행체 접근중. 회피기동 실시.'


화살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자신을 향해 접근해오는 고속 비행체를 포착하고 슬쩍 방향을 바꾸었다. 그러나 F-15K의 대형 레이더는 화살 한 발씩을 집중적으로 추적하며 2발씩의 암람을 유도했고, 미사일들의 거리는 점차 가까워졌다.


'고도 변경, 저고도 침투 실시.'


'브레이크. 브레이크. 브레이크.'


'난수 회피 개시.'


화살 순항미사일들은 각각 적당하다고 판단한 방식대로 회피기동을 시작했다. 고도를 더욱 낮춰서 자동차용 과속 감시 카메라에 포착당할 만큼, 무언가에 톡 부딪치기만 해도 양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바닥에 처박을만한 높이까지 내려가는가 하면 미사일이 접근하는 타이밍에 급격한 회피기동을 준비하기도 하고, 벌써부터 뱀처럼 방향을 전환하여 암람의 운동에너지를 낭비시키려고도 시도했다.


그러나 저고도로 침투하여 지상배치 대공체계에 대한 은엄폐성을 높인 무기인 순항미사일에게 슛다운 퍼포먼스를 보유하고 위에서 내리꽂히는 공대공미사일은 천적이나 다름없다. 그나마 과거에는 낮게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을 지표 클러터 때문에 포착하지 못하거나 하는 약점도 있었지만 기술 레벨 120레벨대인 F-15K 슬램 이글과 AIM-120 암람의 조합은 그것마저도 극복하고 있었다.


ㅡ 쾅! 펑!


암람의 18킬로그램 탄두는 스쳐지나가는 화살 순항미사일을 근접 센서로 감지하고 폭발했다. 원형으로 펼쳐진 파편막대에 화살의 동체가 찢어지고 날개가 꺾였다. 어떤 미사일은 논바닥에 처박혔고, 어느 것은 동네 뒷산에 들이박히며 커다란 산사태를 일으켰다. 돌과 쇳조각이 산아래 아파트의 주차장에 쏟아지자 자동차들이 온갖 경보음을 울렸다. 삐삐삐삐삐삐!


이곳 외에서도 분산하여 침투하는 순항미사일을 막기 위해 분산한 4개 편대가 모두 혁혁한 전과를 이루었다. 서울을 향해 접근해오는 순항미사일 10발 중 8발을 요격한 것이다.


그러나 2발이 결국 방공망을 뚫고 수도 서울 상공에 진입하는 것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서울의 높은 빌딩마다 배치되어 있는 대공포 요원들이 마지막 기회를 노리고 숨을 죽였다...


ㅡ 쐐애애애애액! 키이이이잉!


ㅡ 쩌적!


그리하여 마침내 기다리지 않은 불청객이 서울 시민들의 눈앞에 모습을 나타냈다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고층 빌딩의 중간 정도 높이로 마하 3의 2톤 비행체가 지나가자 그 충격파에 강화유리들에 마구 금이 갔다. 다행히 공습경보로 거리가 비어 있어서 칼날 같은 유리 파편이 쏟아지는 거리에는 수많은 자동차들이 버려져 있을 뿐 아무도 없었다.


"으, 으아아아...!"


흡연용 발코니에 나와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던 민간인 한 명은 눈앞을 미사일이 스쳐지나가자 그제야 기겁을 했다. 그리고 사실 고흥 우주기지 공격을 위한 디코이였지만 결국 돌파에 성공한 두 발의 회살 순항미사일들이 고도를 높였다. 목표 돌입을 위한 팝업 기동이라고 판단한 수방사 방공포병들이 하늘로 기관포탄을 쏘아올렸지만 역시나, 포탄으로 맞추기에는 너무 빨랐다.


충분히 고도를 높여 목표를 확인한 미사일들이 고개를 숙인다ㅡ


"뭐, 뭐야...?"


서울 공격용으로 배정된 화살 초음속 순항미사일들의 탄두 대신 들어있던 연막 발생기가 작동하여, 뒤꼬리에 각각 파란색과 붉은색 연기를 뿜었다. 두 발의 미사일은 푸르고 붉은 꼬리를 끌면서 서울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태극무늬를 그렸다. 마치 춤추듯 공중에서 서로를 쫓아 선회하는 모습에 방공구역 관계상 서울 상공으로 접근할 수 없는 공군 전투기 파일럿들도 사격을 중지한 방공포병들도 고개를 내민 시민들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에어쇼...?"


몇 바퀴 빙글빙글 돌며 존재감을 과시한 순항미사일들은 서쪽으로 빠져나가서 바다에 추락했다.


그리고 한국군과 한국 정부의 체면도, 바다 깊숙히 처박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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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외나로도 발사기지 파괴작전 21.09.06 156 6 14쪽
40 프로파간다(2부 끝) +2 21.09.01 178 4 19쪽
39 대공무장 완전자동 21.08.31 185 4 15쪽
38 정견방송 +4 21.08.30 169 5 12쪽
37 속고 속이고 +2 21.08.29 169 5 14쪽
36 탄도탄 요격 +2 21.08.28 192 5 13쪽
35 포르모사 전략폭격 21.08.27 160 3 13쪽
34 밀리환초 학살사건 21.08.26 173 5 12쪽
33 한일 연합함대 출동! 21.08.25 192 5 11쪽
32 제해권 장악작전 +1 21.08.24 187 6 15쪽
31 인터미션 - 포르모사의 스파이 +2 21.08.23 185 6 11쪽
30 임무종료 - 강평 21.08.22 197 5 12쪽
29 난타전 / 3차 공격대 출격 +1 21.08.22 183 4 14쪽
28 두더지잡기 +4 21.08.22 186 6 13쪽
27 공중전 II +2 21.08.21 204 6 15쪽
26 섬멸, 또는 학살 +4 21.08.20 207 5 14쪽
25 근접전투 +2 21.08.19 210 6 15쪽
24 정면격돌 21.08.18 218 7 14쪽
23 기적이 일어나다 21.08.17 222 7 13쪽
22 포르모사 방공전 +3 21.08.16 238 8 13쪽
21 요격기 발사 21.08.15 237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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