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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부장 님의 서재입니다.

전함 백두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판타지

개발부장
작품등록일 :
2021.07.26 15:00
최근연재일 :
2021.10.2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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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4,453

작성
21.08.2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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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인터미션 - 포르모사의 스파이

DUMMY

ㅡ 와아아아아!


ㅡ 삐이이이!


포르모사의 거대나무 항구에 들어서는 한라산함을 각종 종족들의 환성과 전통악기의 고음이 뒤섞인 굉음이 뒤덮는다.


한라산함이 항구 근처에 도착하기도 전에 뗏목을 비롯해 '무언가 물에 뜨는 작은 것'들을 타고 나온 인간종이나 혹은 인간종이 아닌 종족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대로 한라산함을 입항시켰다가는 참극이 일어날 꼴이어서 자유국 동맹의 맹수 계열 종족들 - 즉 과격파들이 나서서 길을 열어준 뒤에야 한라산함에게 배정된 거목에 배를 얽어맬 수 있었다.


주변 나무들에는 마치 이파리 대신 '사람'들이 피어난 것처럼 빼곡하게 인파가 몰아쳐서 서로 조금이라도 한라산함을 보려다가 밀려 떨어지기까지 했다. 물론 인간종과 달리 수십 미터에서 추락하는 정도는 문제없는 종족들이라서 문제는 없었다. 사고자는 물에 첨벙 빠져서도 어푸어푸 개헤엄을 치며 정신없이 팔을 휘두르며 계속 환성을 질렀다.


미션은 성공했지만 이현성 스스로는 진 것이나 다름없는 평가를 하고 기분이 나빴다가 지금은 현자 타임이 되어 있는 이현성이 조금 질릴 정도였다.


"우후후♡ 밖에 나가셔서 손이라도 흔들어주시면 어떨까요?"


콜로넬 여백작이 이현성의 귓가에 차가운 입술을 가까이 하고 두 갈래로 쪼개진 가느다란 혀를 날름거리며 그의 귓가에 독을 불어넣었다. 이현성이 자유국 동맹에 보다 호감을 갖고 보호하고 싶게 만들기 위해서 그녀는 무엇이든 할 작정이었다.


게임 속인데 가식 떨 것도 없겠다, 이현성은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다는 태도인 앨리스 공주를 왼팔에 매단 채로 함교의 외부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갔다.


ㅡ 와아아아아아악!


ㅡ 까아아!


그가 쪽문으로 나오는 순간 끊기지도 않고 이어지던 환호성이 더욱 드높아졌다. 이현성과 앨리스 공주, 그리고 콜로넬 여사가 정비용 계단을 이용해 한라산함에서 가장 높은 함교의 '옥상'에 올라서자 환호는 절정에 달했다.


"근데... 기분 꽤 괜찮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적으로 자신에게 호의와 기쁨을 쏟아붓고 있는 기분은 말로 하기도 어려운 짜릿한 것이었다. 이현성이 머뭇거리며 오른손을 들어 조금 흔들어주자 그것 만으로도 소녀들이 우수수 쓰러져 기절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


자유국 동맹의 본거지인 포르모사로 돌아온 이현성은 그가 포르모사로 떠나던 때와도 비교할 수 없는 환대를 받았다.


물론 그가 일본의 전진기지를 부수고 돌아온 직후에만 해도 빌딩 사이즈의 거목 하나가 통째로 주어지고 자유국 동맹의 유력자들이 선물과 여자를 들고 들락거렸었는데, 그때는 그래도 눈에 의구심과 경계심이 깃들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없었다.


아예 포르모사의 숲 하나가 선물로 주어졌다. 그 숲에서 살아가는 우드엘프 부족 하나를 통째로 같이. 족장 언니는 예뻤습니다. 어디를 보나 포르모사에 책임감을 가져 달라는 미인계지만, 어차피 이현성은 앨리스 공주와 콜로넬 여백작을 비롯해 미인계에 머리꼭대기까지 푹 절어 있었으므로 아무 문제 없었다.


그 부근의 나뭇가지들에는 방문 약속을 잡고 싶다는 심부름꾼들이 바글거렸고 심지어 유력한 부족의 족장들마저 직접 선물을 싸들고 와서 언제건 좋으니 만나달라고 기원할 정도였다. 별달리 능력 없는 약소 부족에서 방문자의 소유물로 지위가 상승한 우드엘프들이 가로막고는 있었지만 준다길래 받은 '영지'를 구경하러 왔던 이현성이 이거 이대로는 못 나가겠다 싶을 정도였다.


그리하여 이현성의 "시끄러워서 누님들하고 놀지도 못하겠다!"는 항의가 떨어진 뒤에야 삼삼오오 흩어진 사람들은 곳곳에서 축제를 열었다. 현지인들에게는 이현성의 전과가 일본에 대한 최초이자 최대의 승리였던 것이다. 승리를 갈구하던 일반인들의 바램에 뒤이어 자기들이 왜 숨어있었는지도 까먹고 신나서 튀어나갔다가 신나게 처맞은 과격파의 부족들, 특히 모 라이언 종족의 모 수장님이 부채질한 것도 있어서 포르모사의 축제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았다.


"이것도 드셔 보세요 주인님."


이현성은 엘프의 과실주를 맛보면서 머릿속의 함대 관리 패널을 열고 한라산함의 수리상태를 점검했다. 2번 포탑을 제거하고 수직미사일발사대를 64셀 더 박아서 무인기 러쉬를 때려박을 생각이었던 이현성이었지만 문득 발견한 무기가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포인트는... 아슬아슬하지만 되네."


그가 씩 웃고서 신형 포탄을 왕창 구매한 다음 고속수복 명령을 내리자 그동안 쌓아올린 포인트가 싹 날아가면서 대신 전함 한라산이 완전히 복구되었다. 주변에서 구경하던 자유국 동맹의 종족들이 깜짝 놀라고, 그리고 조금 시간이 걸려서 스파이로부터 그 사실을 보고받은 대한연합군 총사령부도 기겁을 했다.


***


한국 및 일본은 현지인들을 완전히 압도하는 기술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 기술력에는 생산력도 포함된다. 한국에 항복한 광부 부족이 철과 기타등등을 내놓으라는 명령에 얼마나 바쳐야 되냐고 물었을 때 한국의 대답은 유명하다.


"우선 이 방 크기 정도로..."


"그, 그렇게 많이?!"


"...1만 개 정도."


2015년 대한민국의 철강 생산량은 세계 6위 약 6천만 톤으로, 1939년 2차대전 참여하기 직전의 미국과 맞먹는다. 이 세계로 전이한 이래 씀씀이가 확 줄어들긴 했지만 일본을 쥐어짜고 주변국을 경제체제에 짜넣어 굴리기 시작한 결과 간신히 민간수요가 살아나는 시점이었다.


그런 판국에 갑자기 나타난, 무인기와 초장거리 포탄으로 무장한 정체불명의 미래전함은 한국 정부를 패닉시키기에 충분했다. 일단 그간 상실한 KF-1 제로센을 보충하고 구축함을 추가건조하고 넉넉하게 10만톤급 전함을 때려잡을 수 있는 대형 미사일을 찍어내면서 GDP는 오히려 늘어났다. 그러나 경제학 개론 1시간만 청강해도 알 수 있듯이 이건 스테로이드 펌핑이나 마찬가지라, 그렇잖아도 지난 5년을 버티기 위해 스팀팩을 잔뜩 사용해 온 한국 경제에게는 마무리 일격이 될 수도 있는 심각한 위협이었다.


"...정보부의 보고에 다르면 방문자의 이름은 이현성. 한국식입니다. 카이주의 함명은 한라산이며, 배수량 7만 6천톤, 16인치 주포 9문과 5인치 부포 20문을 장비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 해군의 세종대왕급 전함과 같은 제원입니다만, 기술적으로는 카이주가 더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거, 혹시 미래의 우리나라에서 온 것 아니오?"


"가능성을 두고 공작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굿캅 배드캅으로 보여준 막대한 화력과 경제력은 현지인들을 진감시켰고, 21세기 대한민국은 식민지 착취의 달인이다. 한국은 20세기 일본제국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세련된 단기투자와 의료지원으로 굴복한 부족들에게 힘을 주었으며 단 5년 사이에 상당히 많은 현지인들이 한국의 통치구조에 포섭되었다. 국가정보원 대외협력부 3과는 그러한 현지인들을 지휘하여 각지의 정보를 수집하는 신생조직이었다.


가장 좋은 것은 방문자 이현성을 포섭하는 것이다. 이미 자유국 동맹이 막대한 재화와 '사람'마저 방문자에게 바쳐가며 그를 붙잡아두려고 하고 있지만 그쯤은 문제없었다. 어차피 한국은 자유국 동맹의 온건파와 진중한 교섭을 하고 있었다. 방문자 이현성이 (애정을 담아 '사자족 얼간이' 라고 부르는) 하트 오브 라이언 경의 반의 반만 말이 통하면, 이현성이 수많은 이종족 미녀들을 안고 주지육림을 누리는 것은 한국 정부도 바라마지 않는 일이었다.


"언론에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간 것 같던데, 정보 관리는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지난 작전, '1차 카이주 사냥'에서 일본군은 상당수의 손실을 보았습니다만 한국인 피해가 없으니 정보관리는 비교적 쉽습니다."


"좋습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안정된 상태가 아니니,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요소의 통제는 중요합니다. 부디 각 부서가 잘 협력하여 국가의 안정에 기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예!"


이 세계로 전이해와서 좋은 것 중 하나는 매국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한국보다 선진국이 없으므로 사 줄 나라가 없다. 21세기에서는 일본을 거의 본국으로 삼고 있는 것 같던 인간들도 5년이 지나자 현재 일본의 상황을 대충은 이해해서 오히려 착취의 선봉에 서 있으니 하는 짓이 일관성있다고 하겠다. 물론 매국질하던 인간들은 여전히 개인적인 비리와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지만 나라를 해외수출하는 것 보다는 백배 나았다.


종합하여 비교적 나아진 환경 속에서, 국가정보원 대외협력부 3과는 방문자 이현성을 포섭하기 위한 공작을 시작했다. 제법 치열한 정보전을 펼치고 있는 상대인 콜로넬 여백작이 꽁꽁 숨겨두고 있지만 제3과의 영향을 받고 있는 우드엘프 부족을 선물로 준다는 사전공작에 성공했으므로, 접촉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한국 해군은 7만 6천 톤짜리 미래전함을 - 넉넉잡고 10만 톤짜리 전함을 격파할 수 있는 대형 미사일을 차곡차곡 쟁여놓는 중이었다.


<< 1부 끝 >>


참고자료: 한국해군 주요 무기체계

KD-2 충무공 이순신급 다목적 구축함(6척 보유중)

SM-2 전용 VLS 32문 옆에 한국형 VLS 24문을 장비한 강력한 구축함. KVLS에는 순항미사일 16발과 대잠미사일 8발을 장비하고 있다. 향후 KVLS를 32문으로 개장하고 순항미사일 8발을 추가하거나 해궁 함대공미사일 32발을 집어넣을 예정.

현무-3 순항미사일은 사거리 1500킬로미터의 함대지 무기지만 여기서는 대함공격도 가능하다. 500킬로그램 탄두로 일본 해군의 쇼호급 항모를 일격에 무력화할 수 있다.

한라산함의 등장 이래 탄두를 대 전함 관통용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시행중이다. 지하 요새를 파괴하기 위해 수입한 독일제 KEPD 350 타우르스 순항미사일의 메피스토 이중탄두를 전용한 것으로, 앞쪽의 대형 성형작약 탄두가 두꺼운 장갑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으로 뒤쪽의 약간 가느다란 관통탄두가 돌입해들어가 안에서 폭발한다. 전방 성형작약 탄두의 관통거리는 약 5.5미터.


KD-2A 금성산급 다목적 구축함(대량 건조중)

한국 해군의 관할해역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대량으로 건조된 구축함. 주임무는 해상통제지만 최소 수십 척의 소형함과 백단위의 저속항공전력을 저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배수량은 약간 커진 6천톤 정도지만 전방 KVLS 64셀, 후방에는 단축형 KVLS 16셀을 장비한다. 표준적으로 전방에는 대해궁 함대공미사일 16셀 64발, 현무-3 순항미사일 40발, 홍상어 대잠미사일 8발을, 후방에는 해궁 단거리함대공미사일 8셀 32발, 해성 대함미사일 8셀 32발을 장전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 해군에 대량 납입하면서 가격절감과 품질개선에 성공한 K-CIWS 2문이 현지 작전환경에 알맞은 주요 무장.


세종대왕급 전함(3척 보유중)

(기밀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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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에로씬을 다 잘랐더니 길이가 짧아져서 슬픕니다... 제목도 수정했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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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포르모사 전략폭격 21.08.27 160 3 13쪽
34 밀리환초 학살사건 21.08.26 173 5 12쪽
33 한일 연합함대 출동! 21.08.25 192 5 11쪽
32 제해권 장악작전 +1 21.08.24 187 6 15쪽
» 인터미션 - 포르모사의 스파이 +2 21.08.23 186 6 11쪽
30 임무종료 - 강평 21.08.22 197 5 12쪽
29 난타전 / 3차 공격대 출격 +1 21.08.22 183 4 14쪽
28 두더지잡기 +4 21.08.22 187 6 13쪽
27 공중전 II +2 21.08.21 204 6 15쪽
26 섬멸, 또는 학살 +4 21.08.20 208 5 14쪽
25 근접전투 +2 21.08.19 210 6 15쪽
24 정면격돌 21.08.18 218 7 14쪽
23 기적이 일어나다 21.08.17 223 7 13쪽
22 포르모사 방공전 +3 21.08.16 238 8 13쪽
21 요격기 발사 21.08.15 237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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