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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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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6.28 00:35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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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25
추천수 :
214
글자수 :
337,038

작성
24.05.27 07:30
조회
49
추천
3
글자
7쪽

이 언니 누구야

DUMMY

2호점 인테리어 공사가 순조로이 진행되고 있다.


소희가 보기에 본점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일단 목자재 다루는 솜씨에서 차이가 났다.


전에 친구들 끼리 할때는 대충 잘라서 껴 맞추고 조립했다가, 나중에 모서리 쪽이 거칠어서 사포질하고, 니스를 바르고 난리가 났었다.


삽질하고 나서야 일의 순서를 알았다고 할까.


"사장님, 오늘 작업 도와준 세 명 중 두 명은 내일 오후 늦게 오면 될 것 같아요. 은지와 저 만 9시에 출근할까 봐요."


"은지 언니가 분식집 일을 돕기로 하신건가요?"


"유리가 얘기하는데, 그래야 큰 사장님이 페이를 높게 쳐 주신다고 하셔서요."


소희는 밀키트 전용 냉장고를 점검하고 있다.


닭발이 분량이 많은 관계로 별도의 냉장고가 필요할 것 같다.


냉장고 공간이 많이 차지하네.

어떻게 해야 하나.

아저씨한테 물어봐야 겠다.


"민지야, 이제 오늘 작업은 얼추 끝난거야?"


"응, 들었지? 은지 언니 얘기."


"그래. 언니들 수고했어요. 민지도!"



소희가 아저씨와 나란히 물소리 자전거길을 따라 걷고 있다.


재잘거리던 소희가 말수가 적고 오히려 아저씨가 소희에게 질문을 마구 던지고 있다.


"인테리어는 잘 되가니?"


"응. 그럭저럭."


"부족한 거 없어? 내가 도와줄 거?"


"없어. 언니들이 잘해."


"알바는 은지라는 친구가 하는거야?"


"응. 그런다네."


알수가 없다.

유리 언니 생각을 모르겠다니까.

계산이 안 서.


겉과 속이 많이 다른 언니야.

속이 시커매.


은지 언니도 그래.

나이가 20살은 더 먹은 거 같이 행동하니까.


아, 소영이 이모가 가게 접는다고 하셨는데, 아저씨한테 말해 볼까.

아니지, 두 분이 서로 통화하셨겠지.


이제 뭘 해야 하는 거지?


소희가 생각에 잠겨 있자, 아저씨가 눈치를 보고 있다.


입을 꼭 다물고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해주지 않고, 물어봐도 단답으로 끝내버리니.


***


"안녕하세요."


"일찍 나오셨네요?"


일요일 아침 8시 30분인데, 은지 언니가 분식집으로 출근했다.


은지 언니는 나오자 마자 일을 챙겨서 하는 폼이 분식집에서 10년은 일한 포스를 내보인다.


역시 이상한 언니야.

S대 디자인 학부 3학년에 재학중인, 나 보다 2살 많은 언니.

분식집 일을 이렇게 능숙하게 해낸다는 게 말이 안되지.


S대를 목표로 중고등 학창시절 공부만 했을 거잖아.

지혜 언니를 봐서 내가 알지.

공부 벌레같이 징그러웠단 말이야.


"안녕하세요."


유리 언니가 20분이 지나자 출근했다.


"은지 언니는 월요일 오후에 오는 거죠?"


"예. 수업을 오전으로 몰아놨어요. 1시면 들어올 수 있어요."


"알겠어요. 유리 언니는 여기 남고, 은지 언니는 본점으로 나랑 같이 가요."


유리 언니는 항상 웃는 얼굴이었는데, 이제 많이 진중해졌다.


이제 좀 사람같네.

김정이 드러나지 않아서 인형같았는데, 이제 싫고 좋음 정도는 보이는 것 같아.


오히려 은지 언니가 연구대상이고.


은지 언니는 시장통 거리를 나란히 걸으면서 나를 가게 쪽으로 걷게 했다.


처음에는 몰랐었는데, 은지 언니가 내가 시장길 중간 쪽으로 나오면 나를 길가로 밀어낸다고 할까.


차가 온다면서 슬쩍슬쩍 나를 밀어내서 걷다 보면 나는 가게 쪽으로 붙어있고, 은지언니는 바깥쪽에서 걷고 있다.


이런 게 뭐지.

누가 나에게 이렇게 했었는데 말이야.


아, 아저씨 하고 다닐 때 그랬던 것 같다.

차들이 다니는 거리를 다닐 때 항상 내가 걸어야 할 길은 '차하고 멀리'였어.


엄마가 이랬을까.

9살 때 기억이 나야 말이지.


"안녕하세요~"


별이네 가게 앞에 소영 이모가 빗자루를 들고 가게 밖 청소를 하고 계신다.


나는 뛰어가서 반갑게 인사드렸다.

은지 언니도 덩달아 뛰어서 인사드렸고.


"누구시더라?"


"아, 은지 언니는 S대 3학년이고요. 오늘부터 우리 카페 직원이예요."


소영이 이모가 잠시 고개를 갸웃하셨다.


"소희야, 가게 내놨다. 다음주에 가게 다 정리할거야. 너 모른체 하면 안된다. 소희가 나 써준다고 해서 결정할 수 있었던 거니까."


"아, 정말요? 농담이 아니셨던 거예요?"


"아니, 그러면 나하고 나눴던 대화가 빈말이었던 거야?"


소희가 잠시 생각에 빠졌다.

소영이 이모가 내 손을 잡으셨다.

그리고, 한 손으로 허리를 감아서 끌어당기셨다.


"너 딴소리하면 안된다."


"허억, 이거 놔요. 숨 막혀요."


소영이 이모가 나를 꽉 안았다.

꼼짝 못하게, 어디 못가게.


"분식집 일 봐주시면 좋은데요."


"안돼. 난 카페 일 만 할거야."


"아저씨가 계시니까 심심치 않으실거잖아요."


"싫어. 지연이가 생각나기도 하고, 그 사람 옆에서 일하기도 싫고."


소영이 이모 반응은 또 왜 이러는 거야.

두 분이 친한 사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알겠어요."



카페 들어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은지 언니는 행주를 찾더니 손님 테이블 위를 닦고 인테리어 소품이 놓여있는 선반 먼지를 털어냈다.


이지 언니가 놀라서 쳐다볼 정도로 움직임이 재고, 군더더기가 없다.


"사장님, 은지는 경력직인가요?"


"아니거든요. 이지 언니가 잘 가르쳐주세요."


"제가 가르칠게 없어 보이는 데요."


소희가 커피를 내렸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와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커피를 내리는 일이다.

그렇다고 커피 타임을 가지는 건 아니다.


내린 커피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향을 즐길 뿐이다.

혼자 있을 때는 그렇고, 지금은 두 명의 직원이 있으니까, 두 잔을 타서 언니들에게 내드렸다.


"사장님은 커피 안드세요?"


"많이 마셔서요. 난 향 만 맡으면 되요."


거짓말이다.

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향을 맡는 건 내가 카페 사업을 하고 있다고 몸에 인식시켜주기 위함이다.


이지 언니는 모른척하고 있다.

내가 커피 마시는 것을 언니는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제가 차 한 잔 타드릴까요?"


은지 언니가 냉장고를 열더니 레몬 한 알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껍질을 깍아서 거름망 위에 레몬살을 으깨 넣은 다음에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붓고 있다.


레몬향이 피어난다.


은지 언니는 내가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는 걸 아는 것 같다.

내가 어쩌다 한 번 입에 대는 차인 줄 어떻게 알았을까.


나는 레몬차를 내 몸을 깨우기 위해 마신다.


맛?


난 단맛도 안 좋아한다.

그래서 설탕범벅 레몬청을 가지고 타 마시지 않는다.


지금 은지언니는 생 레몬을 뜨거운 물로 우려내고 있다.

내가 레몬물을 만들어 먹는 방법대로다.


이 언니 누구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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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그놈이 문제야 NEW 10시간 전 4 0 7쪽
91 처음 안아 보시나 24.06.26 16 0 7쪽
90 너무 하긴요 24.06.25 14 0 7쪽
89 좋은 건 따라 하는 게 맞지 24.06.24 16 0 7쪽
88 부담은 나에게 24.06.23 18 0 7쪽
87 보내기가 쉽지 않네 24.06.22 19 0 7쪽
86 이 정도라? 24.06.21 15 0 7쪽
85 정말 괜찮은 거야? 24.06.20 18 0 7쪽
84 난 신입이니까 24.06.19 17 0 7쪽
83 내가 미안해지잖아 24.06.18 21 0 7쪽
82 도와줘 24.06.17 26 0 7쪽
81 결정권자 눈에 들어야 해 24.06.16 28 0 7쪽
80 엉덩이 한 대 맞고 얘기하자 24.06.15 26 0 7쪽
79 어색한 사이가 되는 건 피해야 한다 24.06.14 20 0 7쪽
78 내가 아는 게 없어 24.06.13 23 0 8쪽
77 번지수를 잘못 찾아 24.06.12 27 0 8쪽
76 나는 관대한 여자니까 24.06.11 33 0 9쪽
75 밀당하다 24.06.10 25 0 9쪽
74 잠시 휴전되다 24.06.09 30 1 9쪽
73 주제 파악 못하는 이모들 24.06.08 43 1 9쪽
72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아요 24.06.07 45 2 8쪽
71 길이 어디까지 뚫린거야 24.06.06 46 1 8쪽
70 미쳤어 정말! 24.06.05 46 1 7쪽
69 그렇게 좋은 거야? 24.06.04 51 1 7쪽
68 왜 그러실까 24.06.03 31 1 7쪽
67 시샘한다고? 24.06.02 32 1 7쪽
66 왜 그러는 거야 24.06.01 46 2 7쪽
65 아프게 하지마 24.05.31 56 2 8쪽
64 그게 뭐라고 24.05.30 40 2 8쪽
63 넘사벽 소희 24.05.29 41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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