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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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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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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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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글자수 :
343,310

작성
24.06.2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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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처음 안아 보시나

DUMMY

해장국집 가게에 출근하시는 이모들이 수박을 먼저 드시고 있다.


큼지막한 수박을 잘라서 반 통을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해리 이모와 먹고 있었다.


수박 10통씩 에스지 카페 1, 2, 3호점에 배달해달라고 김씨 아저씨께 말씀드렸다.

분식집에 10통, 해장국집에 60통.


이미 이모들이 들어오시면서 수박을 선점하고 있다.

직원복지 차원에서 15,000원 원가로 드린다고 하니까 좋아하셨다.


마당발 소영이 이모가 10통, 지예, 수지 이모가 3통씩, 정희, 해리 이모가 두 통씩 가져 가신단다.

내부직원 판매로 20통이 소화됐다.


나머지 40통은 지인 찬스를 쓰기로 했다.

파시는 분들께 마진을 챙겨드리는 방법으로, 2,000원 붙여서 17,000원에 팔기로 했다.


해장국을 드시러 오시는 손님들께, 선착순 10분에 한해 수박 한 쪽을 후식으로 내드리기로 했다.

오늘이 개업 1일차니까.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고 가게 유리창에 큼지막한 종이에 '양평한우해장국 7,000원'이라는 문구를 적어 놓았다.

그 밑에 '5일장 해장국 맛 그대로'란 문구도 같이.


가게 앞 거리에서 가마솥 두 개가 보이는 구조이고, 해장국이 펄펄 끓고 있는 비주얼이어서 사람들 시선을 많이 잡아 끌고 있다.


손님들이 한 명, 두 명 들어 오신다.


특별한 분, 건물 주인이신 천씨 할아버지 내외분도 오셨다.

두 분 만 오신 게 아니라 노인회분들 10여 명도 같이 모시고 오셨다.


시장상인회 간부들이 오셨고, 강상마을 이장협의회에서는 1, 2, 3kg으로 소분한 쌀 봉지를 카운터 테이블 위에 진열해 놓고는 해장국을 드셨다.


그리고, 지자체 공무원들, 지방의회 의원님들, 어제 못오신 근처 가게 사장님들이 개업인사차 오셔서 해장국을 드셨다.


해장국 장사를 시작하자마자 지인분들이 많이 오셨어서 수박을 통 크게 후식으로 내드렸다.


그리고, 수박은 1시간도 안되서 매진돼 버렸다.

하루 200통도 팔 수 있을 것 같다.

속으로 만 생각했다.


마진없이 파는 수박이어서 잘 나가는 거지, 수박장사를 하겠다고 마진을 통당 5,000원 씩 붙여서 20,000원에 판다고 하면 그건 또 얘기가 달라짐을 알고 있다.

근처 마트와 가격으로 승부해야 하는 또 다른 사업이다.


그리고, 수박은 부피가 너무 커.

식사하시는 분들이 들고 가기 버겁지.

모양도 빠지고.

멜론이라면 모를까.


멜론?


김씨 아저씨께 내일 새벽에 가락동 가실때 멜론 50개를 추가로 사오시라 말씀드렸다.

고객반응을 살펴보자는 생각이었다.


"오후 되면 밀키트 제품 시생산에 들어가 주세요."


지예, 해리 이모가 맡기로 했다.

오늘은 자동주입기, 컨베이어 벨트 시운전 겸 소량 생산해서 라벨 붙이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식품제조가공업 허가를 득하기로 했고, 생산공정을 실사하러 관계자분들이 오신다.


심사 통과되면 온라인 유통채널에 입점 및 홍보를 해야 한다.

제품 외관 사진도 찍고, 상세페이지 작업도 해야 한다.


이게 다 비싸게 들인 컴퓨터 때문에 생겨난 일들이다.


사실 즉석판매제조업으로 가려고 했는데, 그러면 매장에서 직접 팔아야 만 하고 비싼 컴퓨터를 쓸일이 없다.

결자해지라고, 유리 언니가 컴퓨터 사양을 높게 잡았으니까.

작업을 다 맡길 생각이다.

에스지 카페 일을 보며 틈틈히 작업을 하라고 말해뒀다.


아참, 분식집에 가야지.

내가 수연이 언니를 3호점으로 출근하라고 한걸 깜빡 했다.

수연이 언니가 고개를 내밀고 인사해서 알았다.



아니나다를까 분식집은 난리통이었다.


컵밥은 시청다니는 미숙이 언니가 포장해 주고 있었다.

조금 전에는 마트에서 일하시는 재훈이 이모가 도와주셨다고 한다.


아저씨가 단골 손님들로 돌려막기를 하고 계셨다.


수박은?


벌써 다 나갔단다.

얼마에 팔았냐고 여쭤보니 18,000원에 팔았단다.

근처 마트에서는 23,000원에 나가는 수박이어서 단골 손님들이 식사하시고 너도나도 들고 가셨다고 한다.

그러면서 내일도 살 수 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으셨단다.

수박을 못사신 분들이 그렇게.


그럴까?


아저씨가 서비스 차원에서 해보자고 하신다.

손이 많이 가지도 않고 수박을 쌓아 놓으면 손님들이 알아서 들고 가시니까.


아저씨 얼굴을 보니까 누렇게 떠있다.


"아저씨는 얼굴이 왜 그래. 아침 식사 안했어요?"


"일찍도 물어본다. 지금이 몇 시인데!"


안드셨단다.

아니, 못드셨단다.

다 큰 어른이 아침밥도 혼자 못챙겨 먹다니, 못 먹었으면 못 먹은 거지, 왜 내게 소리를 지르냐고.


"해장국 하나 포장해 올까?"


"됐다. 너 또 도망가려고 그러지?"


어떻게 아셨지?

팔이 아픈게, 일 좀 그만하라고 몸이 나에게 말을 하고 있어.

수연이 언니보고 계속 하라고 할 걸 그랬나?


"지연이 이모는 어떻게 지내신데?"


"아직도 헤롱헤롱이지."


남편이 바람나서 이혼하고, 애도 떨어지고 해서 요양에 들어갔던 이모다.


"한 번 놀러 오시지."


"너, 지연이 일 시키려고 그러지?"


아저씨가 귀신이 다 되셨네.

어쩜 내 마음을 잘 아실까?

그러면서 어제는 왜 깽판을 치셨데?

내가 치맥하자는 말도 못 알아듣고..


"내가 전화 걸어 볼까?"


"네가 건다고 지연이가 움직이겠니? 내가 수시로 말해도 안듣고 있어."


아저씨가 남의 여자 신경 많이 쓰시네.

아니, 이제 임자없는 여자신가.


"이모, 잘 지내세요?"


- 어, 소희구나. 네 목소리 정말 오랫만에 들어 본다.


"이모 친구들 에스지에 많이 입사하셨어요. 오셔서 같이 노세요."


"놀아? 요즘은 스카웃 제의를 이런식으로 하는 거야?"


"일 반, 놀이 반이시니까요."


"생각해 볼게."


지연이 이모가 오신다고 한다.

목소리가 밝으시네.

나한테 연락이 오길 기다리고 계셨나 봐.

아, 이제 내가 분식집에서 해방될 수 있겠구나.


내 얼굴이 밝아진 걸 보시고는 아저씨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무심코 가만있었다가 이건 아니지 하는 생각이 번쩍.


"왜 이러신데? 왜 건드려요?"


나는 아저씨 손을 뿌리쳤다.


"나를 치한 취급하는 거야?"


"그럼, 치한이지. 여자가 원하지 않을 때, 무시하고 건드리는 범죄를 법으로 막고 있는 거 몰라요?"


"그럼 잡아가라고 해."


아저씨가 내 허리를 잡아서 끌어당겨 안으셨다.


"으윽, 정말 이럴거야? 숨 막힌다."


"그냥 가만히 좀 있어라. 나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죽겠다는 남자가 이렇게 힘에 세다고?"


나는 가만히 안겨드렸다.

아저씨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게 느껴진다.

덩달아 내 마음도 떨리게 한다.


나를 처음 안아 보시나? 왜, 이러신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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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나이든 사슴이지만 NEW 13시간 전 8 0 7쪽
93 생각이 많은 언니야 24.06.29 12 0 7쪽
92 그놈이 문제야 24.06.28 17 0 7쪽
» 처음 안아 보시나 24.06.26 31 0 7쪽
90 너무 하긴요 24.06.25 16 0 7쪽
89 좋은 건 따라 하는 게 맞지 24.06.24 18 0 7쪽
88 부담은 나에게 24.06.23 20 0 7쪽
87 보내기가 쉽지 않네 24.06.22 21 0 7쪽
86 이 정도라? 24.06.21 17 0 7쪽
85 정말 괜찮은 거야? 24.06.20 21 0 7쪽
84 난 신입이니까 24.06.19 19 0 7쪽
83 내가 미안해지잖아 24.06.18 22 0 7쪽
82 도와줘 24.06.17 27 0 7쪽
81 결정권자 눈에 들어야 해 24.06.16 29 0 7쪽
80 엉덩이 한 대 맞고 얘기하자 24.06.15 29 0 7쪽
79 어색한 사이가 되는 건 피해야 한다 24.06.14 21 0 7쪽
78 내가 아는 게 없어 24.06.13 24 0 8쪽
77 번지수를 잘못 찾아 24.06.12 27 0 8쪽
76 나는 관대한 여자니까 24.06.11 33 0 9쪽
75 밀당하다 24.06.10 26 0 9쪽
74 잠시 휴전되다 24.06.09 30 1 9쪽
73 주제 파악 못하는 이모들 24.06.08 44 1 9쪽
72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아요 24.06.07 46 2 8쪽
71 길이 어디까지 뚫린거야 24.06.06 48 1 8쪽
70 미쳤어 정말! 24.06.05 49 1 7쪽
69 그렇게 좋은 거야? 24.06.04 54 1 7쪽
68 왜 그러실까 24.06.03 34 1 7쪽
67 시샘한다고? 24.06.02 33 1 7쪽
66 왜 그러는 거야 24.06.01 47 2 7쪽
65 아프게 하지마 24.05.31 57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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