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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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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6.2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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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14
글자수 :
337,038

작성
24.06.0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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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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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왜 그러실까

DUMMY

에스지 카페 2호점이 오후가 되자 활기가 돈다.

개점 인사차 들르는 지인 찬스에 힘입어서다.


소희는 은지 언니와 바통 터치하고 서둘러 2호점으로 달려온 참이다.

인사 인형이 되어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신 분들께 예쁘게 인사드려야 한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사장님, 안녕하세요."


초중고 은사님들, 어릴 때부터 다녔던 체육관 관장님들이 오셨고, 시장통 가게 사장님들도 많이 오셨다.

특히 밀키트 제품을 카페를 통해 판매하시는 사장님들은 오시자마자 냉장고를 들여다보시고 판매수량을 체크하셨다.


민지 역시 쉴 새 없이 허리 숙여 인사드리고 있다.


카페 안이 만석이라 자리가 없어 많은 분들이 포장해서 가시는 상황.


그분들 한 손에는 하얀 비닐봉지가 들려 있다.


밀키트 제품은 당일 판매가 원칙이고, 아직 홍보가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지인분들께 강매 수준으로 안겨드렸다.

물론 마진율을 최소화시켜서 시중 경쟁 제품보다는 20% 낮은 가격으로 드렸다.


역시 인기가 있는 제품은 양념닭발이다.

오일장에서 인기있는 제품이어서 신뢰하고 사가셨다.


오전에 돌린 전단지 효과도 있어서 아저씨들이 많이 찾아오셨다.


카운터에 선 유리 언니와 말을 한마디라도 나누려고 하시는 젊은 아저씨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나한테는 안그러시는 분들이 왜 유리 언니에게 달려들까.

내가 동안이어서 그런가.

내 얼굴이 무서워 보이나.


내가 또 멍하게 언니를 보고 있었나 보다.

언니에게서 기분 나쁜 미소가 배어나오고 있다.

내려 보는 듯한, 너는 내 상대가 안된다고 하는 자신감 차오르는 당당함이랄까.

꼿꼿이 서서 가슴을 내밀고 있는 자태가 내 신경을 마구 자극시키고 있다.

왜, 이렇게 밉게만 보이는 걸까.


투둑.


누가 내 어깨를 쳐서 돌아보니 별이가 서 있다.

주말에도 잘 내려오지 않아서 소영이 이모를 애타게 했던 못난 딸이 오신 것이다.


"어, 어쩐일이냐?"


"엄마에게 호출이 있었어. 네가 일을 엄마께 드렸다며?"


"너, 일 도우러 온거구나."


"네 얼굴 보러 왔어, 나 가봐야 해. 엄마가 우족님을 면도시켜 드리라시네."


별이에게 커피 두 잔을 포장해 챙겨 보냈다.


내일이 장이 서는 날이구나.

내일 아침부터 준비하면 되는 거 아니었나.


걱정이 많았던 밀키트 제품은 조기에 품절되었다.

할인행사를 하기도 했고, 지인분들이 오셔서 뭐라도 하나 사주고 가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도움이 됐다.


시장 가게 사장님들에게 면목이 선 거 같아 다행스럽다.

나를 믿고 선듯 포장작업해서 가져다 주시는 사장님들.


내일부터는 직접 밀키트 전용냉장고에 해당 제품을 넣어 진열해 주시기로 했다.

일찍 품절된 제품은 여력이 된다면 추가로 제품을 넣어주시기로 하셨다.


민지는 얼굴이 많이 상기된 상태다.

오시는 지인분들이 민지를 사장님이라고 부르며 장난을 치셔서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민지다.


그렇게 좋을까.



분식집으로 돌아오자 소영이 이모가 제일 먼저 보였다.

별이는 분식집 밖에서 진짜 면도질을 하고 있다.

8.5kg짜리 우족 덩어리를 잡고 씨름하고 있었던 것인데, 이모는 아저씨하고 뭔가를 가지고 상의하고 계셨다.


은지 언니는 분식집을 혼자서 맡고 있다.


듬직한 우리 은지 언니.


나를 보더니 미소를 지어주는데, 나는 깜짝 놀랐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왼쪽 가슴이 아려와서다.


"들통가지고 안돼요. 무쇠 가마솥 좀 구해 봐요."


"어디서 구하지?"


"하나 가지고 안돼. 두 개는 있어야지."


"너는 일찍 얘기를 하지. 코 앞에 닥쳐서 내놓으라고 하냐?"


"이게 누구 일이었는데, 그렇게 말해. 나한테 맡겨 놓고 돈을 꽁짜로 먹으면서 말이야. 내가 말 안하려고 했는데, 열 받게 할거야?"


두 분의 언성이 높아지셨다.

소영이 이모가 화나면 말투부터 달라지는데, 지금이 그랬다.

나한테는 그렇게 말씀을 안하셨는데, 아저씨께 분풀이를 하고 계시다.


무쇠솥이라..


마을축제에 쓰여지곤 했으니까.

아, 맞다.


"이모, 축산 아저씨가 알지 않을까요? 취급하는 소가 그쪽 마을 한우기도 하고, 매년 마을 축제도 하니까요. 제가 연락해 볼게요."


"그래, 소희가 알아봐라. 네 아저씨는 뭐 아는 게 있어야지."


축산 아저씨께 연락을 드렸더니 이장 아저씨 전화를 주셨고, 한우마을 이장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무쇠솥 두 개 가져가시란다.


가져가라.

그 큰솥을 가져온다.

어떻게.


"아저씨, 어떻게 가져오지?"


"그건 걱정하지마. 주소 줘 봐. 가져오라고 할게."


아저씨가 지인 찬스를 쓰셨다.

이를 본 소영이 이모 기분이 조금 누그러지신 것 같았다.


요새 두 분이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신단 말이지.

전에는 엄청 친하게 지내셨는데, 왜 그러시지.


"별아, 나랑 같이 하자."


"너는 돈을 얼마나 버니? 2호점도 냈으니 엄청 벌겠다."


우족 다듬다가 뜬금없는 소리를 해대는 별이다.


소희가 빨간 장갑을 끼고는 면도칼을 잡았다.


"돈버는 거 없어. 지금은 투자 단계니까. 벌어서 늘리고 또 늘리고, 이제 3호점 준비할거야."


"소희 너 멋있어."


"별 소리를 다 하네. 너 대학교 들어가더니 공부 열심히 하는 모양이다. 집에도 잘 안내려오고."


"공부가 아니고 놀기 바쁘지. 미팅하고 친구들이랑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요새는 취업문제로 걱정하는 선배들 얘기를 들으면서 이제 나도 걱정돼. 이제는 네가 부럽기도 하다. 나도 같이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들어. 민지도 사장님이 됐는데."


"네가 선택한 길이니까, 대기업 들어가서 이모 기쁘게 해드려라. 너 하나 보고 살아오신 분이시잖아."


둘이 나누는 대화를 들으신 모양이다.

아저씨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별이를 보셨고, 소영이 이모는 나를 애틋하게 보셨다.


"소희야, 너 카페 50개까지 분점 늘리면 별에게 하나 줘야 하는 거 알지?"


"그게.. 무슨, 어림도 없는 말씀을 하세요?"


"얘 봐라. 2% 지분 별이 가지고 있잖아."


"아, 맞다. 그게 있었네. 그거 회수해야 하는 데요. 별아, 내가 살테니까, 그거 나한테 넘겨라. 네가 산 가격에 3배 쳐줄게."


"벌써 200만원이 600만원이 된거야?"


"아니, 그게 아니고, 내가 가격을 잘 쳐주는 거야."


"안되겠는데? 꼭 쥐고 있을래. 내가 소희를 응원해야겠다. 엄마가 말해줘서 알았어. 나도 카페 사장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야. 내가 잘 투자했지. 엄마, 그렇지?"


소영이 이모가 고개만 끄덕이시고는 말을 하지 않으셨다.

별이의 에스지 지분 2%는 소영이 이모가 에스지 초기 때 카페를 봐주셔서, 고마워서 소희가 드린 지분이다.

소희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창업전선에 뛰어들었으니까.

명의를 별이에게 했을 뿐.


소영이 이모 얼굴에 얼핏 미소가 걸리는 것 같다.

기분이 이제 다 풀어지신 것 같이 보인다.

감정변화가 극심한 이모다.

왜 그러실까.


저 멀리 화물차 한 대가 시장거리로 들어오고 있다.

아저씨가 손짓하며 주차 위치를 정해주고 계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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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처음 안아 보시나 24.06.26 16 0 7쪽
90 너무 하긴요 24.06.25 14 0 7쪽
89 좋은 건 따라 하는 게 맞지 24.06.24 16 0 7쪽
88 부담은 나에게 24.06.23 18 0 7쪽
87 보내기가 쉽지 않네 24.06.22 19 0 7쪽
86 이 정도라? 24.06.21 15 0 7쪽
85 정말 괜찮은 거야? 24.06.20 19 0 7쪽
84 난 신입이니까 24.06.19 17 0 7쪽
83 내가 미안해지잖아 24.06.18 21 0 7쪽
82 도와줘 24.06.17 26 0 7쪽
81 결정권자 눈에 들어야 해 24.06.16 28 0 7쪽
80 엉덩이 한 대 맞고 얘기하자 24.06.15 26 0 7쪽
79 어색한 사이가 되는 건 피해야 한다 24.06.14 20 0 7쪽
78 내가 아는 게 없어 24.06.13 23 0 8쪽
77 번지수를 잘못 찾아 24.06.12 27 0 8쪽
76 나는 관대한 여자니까 24.06.11 33 0 9쪽
75 밀당하다 24.06.10 26 0 9쪽
74 잠시 휴전되다 24.06.09 30 1 9쪽
73 주제 파악 못하는 이모들 24.06.08 43 1 9쪽
72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아요 24.06.07 45 2 8쪽
71 길이 어디까지 뚫린거야 24.06.06 46 1 8쪽
70 미쳤어 정말! 24.06.05 46 1 7쪽
69 그렇게 좋은 거야? 24.06.04 51 1 7쪽
» 왜 그러실까 24.06.03 32 1 7쪽
67 시샘한다고? 24.06.02 32 1 7쪽
66 왜 그러는 거야 24.06.01 46 2 7쪽
65 아프게 하지마 24.05.31 56 2 8쪽
64 그게 뭐라고 24.05.30 40 2 8쪽
63 넘사벽 소희 24.05.29 41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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