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새글

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6.28 00:35
연재수 :
92 회
조회수 :
9,309
추천수 :
214
글자수 :
337,038

작성
24.05.26 07:05
조회
46
추천
3
글자
7쪽

내가 다 속상하네

DUMMY

소희가 밀키트 사업 점검에 나섰다.


알바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은지 언니를 2호점에서 빼냈다.


원래는 민지나 유리 언니와 같이 다니며 협력 가게들 사장님과 소통을 강화해야 했는데, 소희는 은지 언니를 픽했다.


누가 왜냐고 물으면 대답이 궁색하다.

그냥 같이 다니고 싶었다.


닭갈비집에 소희가 인사하며 들어갔다.


"밀키트 이틀 후에 공급해 주시는 것 잊지 않으셨죠?"


"그럼. 걱정하지마. 3인분 10세트 알고 있어."


이모는 30대 중반 젊은 아주머니시고, 평소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시원시원하신 분이다.


은지 언니는 수첩에 뭔가를 메모중이다.


돼지 곱창집도, 부대찌개집도 돌았다.


업체를 신규로 뚫는 것이 아니라 공급하기로 약속된 협력가게들 방문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될 것이 없는 발길이다.


"은지 언니는 가까운 데서 고소득 알바하시지. 왜 멀리까지 왔어요?"


"유리가 사장님을 입술이 마르도록 칭찬해서 얼굴 보러 왔어요."


"그럴리가요?"


은지 언니가 거짓말을 잘하는 구나.

친구라고 좋은 말 만 하고 있어.

내가 그 말을 믿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지.

내가 유리 언니를 모를까.


"큰 기업을 일굴거라며 빨리 줄 서는 게 좋다고도 얘기 하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해서 왔어요."


"뭔 소리인지 모르겠네요. 우리 밥 먹으러 가요."



분식집에 들어서니 아저씨가 혼자서 백반 장사를 하고 계셨다.


"아! 내가 일찍 왔어야 했는데 늦었어요."


"아니야. 밥 챙겨줄테니 식사 먼저 해. 같이 오신 분은 인테리어 도와주시러 오신 분이야?"


"예. 은지 언니라고 알바하신데요."


은지 언니가 아저씨께 인사하고 분식집을 둘러보고 있다.


작은 분식집.

15평에 4인 테이블 4개가 전부인 수도권 변두리, 5일장이 열리는 시장통 분식집이 뭐 대단할 게 있다고 세심히 둘러보고 있다.


은지 언니가 메뉴판 아래 벽쪽에 쓰여 있는 낙서를 들여다 보고 있다.


특이한 언니네.

거기 뭐 볼게 있다고 저러고 있나.

온갖 낙서가 있을 뿐인 곳인데, 내가 어릴 때 그린 그림이나 손님들이 마구 낙서해서 지저분해서 새 벽지를 바르자고 해도 아저씨가 아니라고 그냥 둔 더러운 벽일 뿐인데.


아저씨가 2인 밥상을 내오셨다.

돼지 국밥에 부추, 갓 담근 깍두기와 소면이 곁들여졌다.


은지 언니가 국물을 떠 먹더니 눈을 스르르 감는다.


뭐, 이런 언니가 다 있어.

꼭 소영이 이모나 지연이 이모 필이 나잖아.

나보다 2살 많은 언니일 뿐인데 이건 너무 과한 거 아냐.


소희는 밥을 말아서 깍두기 국물을 퍼 넣어서 국물을 식힌 다음에 후루룩 들이켰다.


빨리 먹고 가서 2호점 언니들 식사하라고 해야겠다.

은지 언니는 밥 먹는 속도가 늦네.


소희가 식사를 다하고 아직 절반 정도 먹은 은지 언니를 지켜봤다.


한 입 입에 넣고 입을 벌리지 않고, 오물오물 꼭꼭 씹어서 넘기는 여유로운 식사다.


은지 언니는 곱게 자랐나 보다.

급한 게 없네.


"먼저 일어나셔도 되요. 제가 원래 좀 늦어서요."


"괜찮아요. 이참에 나도 좀 쉬고 좋지요."


그때 식사를 끝내신 손님들이 일어나고 있다.

소희가 바로 일어나서 카운터로 달려가서 손님들 계산을 해드렸다.

그리고, 바로 손님들이 있었던 테이블 빈그릇을 주방 씽크대로 옮겨서 설겆이을 바로 시작했다.


일거리가 보이자 바로 움직이는 소희 움직임을 은지가 눈으로 따라가고 있다.


'아하! 내가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구나.'


은지가 서둘러 밥을 입에 퍼 넣었다.


"아, 뜨뜨."


재밌는 언니네.

뭘 또 빠르게 먹는다고 저러냐.

국물도 다 식었을 텐데.


은지가 식사를 다하고 나서 먹은 밥그릇을 챙겨서 씽크대로 옮기고 고무장갑을 찾아 꼈다.


소희는 김밥을 말고 있었다.


"그냥 둬요."


아저씨가 은지 언니 설겆이를 말리셨다.


누가 봐도 생초보인 은지 언니의 설겆이.

언니도 분식집은 안맞겠다.

분식집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건가.

혜영이 보고 와 있으라고 해야 겠다.


"언니는 2호점 가셔서 교대하세요."


은지는 2호점으로, 소희는 헤영이가 있는 에스지 본점으로 발길이 나뉘었다.



"이지 언니 식사하세요. 혜영이는 식사하고 분식집 좀 봐줘."


혜영이가 기운이 없네.

병든 닭 같아.

생각이 많은 것도 같고.


본점은 점심 때면 근처 병원 간호사 언니들이 식사한 후 테이크아웃해 가시고, 근처 가게 분들이 들르신다.

휴대폰 가게, 과일가게, 반찬집 사장님도.


소희가 홀 안을 둘러보다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소영이 이모를 보고 반가워 달려나갔다.


"이모~"


"웬 호들갑이야.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 줘. 요즘 장사가 안되서 걱정이다."


소희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타서 소영이 이모가 앉은 테이블로 직접 갖다 드리고 잠시 맞은편에 앉았다.


"이모는 단골 손님들이 많으시잖아요."


"인터넷으로 옷을 많이 사니까. 확실히 더 저렴하니까. 가게를 내놓으려고."


"정말요?"


"나 좀 써줄래? 나 이래봐도 이 동네 아줌마들 꽉 잡고 있는데."


"알죠. 이모가 마당발이신거요. 오시면 대환영이지요."


전에도 이모가 장사 안된다고 엄살을 부리셨어서 기분 맞춰드린다고 이런 대화가 오고 갔었다.

이모는 시장 옷가게를 15년 넘게 해오신 시장통 터줏대감이시다.


오늘은 기분이 센티해지신 듯.


별이가 대학교 기숙사에 들어가고 나서 종종 우울함을 내비치셨는데, 오늘 주말인데 별이는 안오는 것 같다.

이모가 기운 없으신 걸 보면.


"이모, 식사하셨어요? 아저씨가 돼지국밥 하셨는데 시원하니 좋아요."


"그래? 갖다 달라고 하면 가져다 줄까? 내가 가게를 못 비워서."


"그러면 이모가 잠시 카페 좀 봐주시면요. 제가 가서 얼른 국밥 가져올게요."


소희는 이모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카페 문을 나섰다.


"성미하고는."


주소영이 일어나 카운터 뒤로 가 섰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카운터를 봐준 적이 있던 터라 어색하고 그런 건 없다.


'진짜 옷가게 정리하고 소희가 주는 월급 받고 살까?'


잠시 후 소희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모 옷 가게 안에 국밥 가져다 놨어요. 가서 식사 하세요. 식사 다 하시면 그릇은 제가 치울게요."


"소희 네가 별이 보다 훨 낫다. 그년은 얼굴 보러도 안와. 엄마가 보고 싶지도 않은가 봐."


별이 엄마, 주소영이 카페 문을 열고 나가는데 어깨가 처져 있다.


'내가 다 속상하네. 왜, 이렇게 힘이 없으시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저씨는 내 거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2 그놈이 문제야 NEW 10시간 전 4 0 7쪽
91 처음 안아 보시나 24.06.26 16 0 7쪽
90 너무 하긴요 24.06.25 14 0 7쪽
89 좋은 건 따라 하는 게 맞지 24.06.24 16 0 7쪽
88 부담은 나에게 24.06.23 18 0 7쪽
87 보내기가 쉽지 않네 24.06.22 18 0 7쪽
86 이 정도라? 24.06.21 15 0 7쪽
85 정말 괜찮은 거야? 24.06.20 18 0 7쪽
84 난 신입이니까 24.06.19 17 0 7쪽
83 내가 미안해지잖아 24.06.18 20 0 7쪽
82 도와줘 24.06.17 25 0 7쪽
81 결정권자 눈에 들어야 해 24.06.16 27 0 7쪽
80 엉덩이 한 대 맞고 얘기하자 24.06.15 26 0 7쪽
79 어색한 사이가 되는 건 피해야 한다 24.06.14 20 0 7쪽
78 내가 아는 게 없어 24.06.13 22 0 8쪽
77 번지수를 잘못 찾아 24.06.12 26 0 8쪽
76 나는 관대한 여자니까 24.06.11 33 0 9쪽
75 밀당하다 24.06.10 25 0 9쪽
74 잠시 휴전되다 24.06.09 29 1 9쪽
73 주제 파악 못하는 이모들 24.06.08 42 1 9쪽
72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아요 24.06.07 44 2 8쪽
71 길이 어디까지 뚫린거야 24.06.06 45 1 8쪽
70 미쳤어 정말! 24.06.05 46 1 7쪽
69 그렇게 좋은 거야? 24.06.04 50 1 7쪽
68 왜 그러실까 24.06.03 31 1 7쪽
67 시샘한다고? 24.06.02 31 1 7쪽
66 왜 그러는 거야 24.06.01 46 2 7쪽
65 아프게 하지마 24.05.31 55 2 8쪽
64 그게 뭐라고 24.05.30 39 2 8쪽
63 넘사벽 소희 24.05.29 41 2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