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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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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6.28 00:35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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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27
추천수 :
214
글자수 :
337,038

작성
24.05.28 07:15
조회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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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8쪽

아저씨께 말이 심한 거 아니야?

DUMMY

레몬물을 마셨더니 역시 몸이 확 깨는 느낌이다.


내가 몸서리를 쳤더니, 은지 언니가 빙그레 웃는다.

이지 언니는 레몬물이 얼마나 신지 관심을 보여서 내가 내밀었더니 한 입 마셔보고는 안시단다.


"이게 안 셔요?"


내가 다시 먹어보니 역시 찌릿하게 솜털을 들어올리는 맛이다.


카페로 손님이 들어오자 은지 언지가 재빠르게 일어나서 카운터로 간다.


"어서 오세요!"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아침 일찍 첫 개시는 근처 약국에서 일하시는 언니다.

보통 두 잔을 포장해 가신다.


"오늘 처음 보는 얼굴이 있네."


"예. 오늘부터 일하는 은지 언니예요."


"소희, 너는 잘도 구한다. 다른 가게들은 알바 구하기 힘들다고 야단이야."


"에이, 줄을 섰는데요?"



나는 잠시 동네 한바퀴를 돌아보기로 했다.


내가 없어도 되니까.

내일 2호점 오픈하면 이런 시간이 없다.


"안녕하세요~"


시장통 거리를 걸어가니 이제 문을 여는 가게들 사장님들이 눈에 들어온다.

두부 가게집 사장님도, 미용실 언니도, 마트 일하시는 이모도 눈에 들어왔다.


2호점 앞쪽 초등학교까지 발걸음이 이어졌다.

역시 일요일 아침 시간이어서 인적이 뜸하다.


참 걱정된다.

밀키트를 팔면서 주변 아파트 주민들 발길을 잡았보겠다는 계획인데, 잘 통할지 아직 모른다.


죽은 상권.


주변에 아직 문을 연 가게가 보이지 않는다.

열고 있는 가게는 20미터 앞 편의점 하나다.


오늘은 2호점에 간판이 걸린다.

마무리 공사는 오후에 진행될 예정이다.


나는 2호점을 열고 들어가 카운터 뒤에 앉아서 카페 앞을 지나가는 사람수를 세보기로 했다.


커피향을 내볼까.

지나가시는 분들께 공짜로 드려볼까.


생각의 흐름대로 몸을 맡겼다.


"어? 안녕하세요~"


"소희네. 반갑다."


6학년 때 담임을 맡으셨던 선생님이시다.


"근처에 사세요? 커피 한 잔 하세요. 내일 카페 오픈해요."


"응. 얘기는 들었어. 소희가 카페를 한다고. 내가 커피를 즐기지 않아서 못 가봤어."


"아! 그러면 다른 차를 드릴까요?"


"아니야, 제자가 주는 커피를 내가 마다할 수 있나?"


선생님은 점심 찬거리를 사려고 시장통 마트에 가시는 길이시란다.

10분 걸어가야 한다.


다해 이모 말대로다.

차로 대형마트로 가서 장보기는 그렇고, 선생님도 산책하듯이 걸어갔다 오신단다.


나는 밀키트 상품 안내 전단지를 하나 드렸다.


"카페에서 이런 걸 판다고?"


"선생님 보시기에 어떠세요?"


"나야 제가가 운영하는 가게니까, 가격이 마음에 안들어도 사야 되겠지."


"가격이 세요?"


"단품으로는 그렇게 느껴지네. 묶어서 살 때 할인해 주는 거 있으면 부담이 덜하겠다."


시작도 하기 전에 예비 고객님 의견이 나오는구나.



"소희가 여기 있어?"


민지가 이른 시간에 2호점으로 들어왔다.


"빨리 왔네? 오후에 일한다고 했으면서."


"내 가게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되네."


"준비에 차질을 빚는 건 없는 거지?"


"응. 워낙 꼼꼼하더라. 유리 언니 말이야."


민지는 주변에 아는 사람들에게 다 얘기해놨단다.

내일 오픈인데 와서 팔아달라고.


민지가 사교성이 좋아서 친구들이 많기도 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걸 좋아한다.

어찌 보면 카페사장님이라는 맞춤옷을 입게 되는 셈이다.


2호점이 자리를 잡으면 바로 3호점을 준비해서 혜영이를 떨쳐낼 계획이다.

밉다고 해도, 요즘 싫은 소리를 하지만 열심히 일해주는 친구이고 카페 사업을 같이 시작했던 친구를 계속 홀대할 수 없다.

지금 혜영이가 많이 삐져있을 것이다.



분식집으로 돌아오자 아저씨가 점심장사 준비를 하고 계시다.


유리 언니는 없고, 혜영이가 홀을 맡고 있다.

혜영이가 유리 언니를 본점으로 보냈단다.


아저씨하고 둘이 있으려고 그랬겠지.


밖에 화구가 나와 있고 큰 들통에 빨간 국물이 끓고 있다.


"아저씨, 너무 많이 준비하는 거 아냐? 100명이 먹어도 되겠다."


"장터국밥이라서 적게 끓이면 맛이 덜해서 많이 했어. 안 팔릴까 걱정되긴 해."


"안 팔리긴? 요 앞 순대국을 9.000원 받던데, 우리는 5,000원에 파니까 줄을 설거야. 백반 메뉴는 남긴 적이 없었어."


아저씨의 걱정과 다르게 분식집에서 점심 식사시간 한정으로 파는 5,000원짜리 백반은 인기가 좋다.


이제 분식집 라면도 4,000원에 팔고 있기에, 거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다.


요즘 5,000원 내고 밥 먹을 데가 없다.

우리 분식집에서 제일 비싼 음식은 볶음밥류와 가정식 백반으로 모두 5,000원이다.

그래서인지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


벌써부터 오가는 사람들이 백반 메뉴를 확인하고 가시고 있다.

점심때 오실 손님들이다.


"소희야, 선지도 넣는 거야?"


"그럼요. 마지막에 넣을 거예요. 이따 식사하러 오세요."


아저씨들이 나에게 물어오신다.

내가 끓이는 것도 아니고, 내 아저씨가 바로 옆에 있어도 나한테 질문하신다.

지금 휴대폰 가게 사장님도, 방앗간에서 일돕는 사장님 아들도, 빵집 사장님도 나에게 말을 거신다.


아저씨와의 관계를 모르시는 분들이 저러신다.

그렇다고 '나 소희는 아저씨 여자'라고 동네방네 떠들 일은 없으니까.


"와, 소고기도 들어간거야? 보이는데? 소 내장도 들어갔고."


"비슷하게 끓여본거야. 요 아래 신내마을 해장국이 맛있으니까."


"가격은요? 소고기에 소내장에 선지를 넣으면 원가는 얼만데요?"


신내마을 해장국은 12,000원, 내장탕은 15,000원에 팔고 있는 음식이다.

그 해장국을 따라한다고 내용물을 다 때려넣고 5,000원에 팔겠다는 아저씨가 허허 웃고 계시다.


그집 해장국에는 소고기는 들어가지 않는다.

소내장에 선지 뿐인데, 아저씨는 소고기도 넣으셨으니 원가를 짐작해 보건데, 5000원은 훨씬 웃돌거란 판단이다.


"아저씨, 망할라고 작정했어?"


"아니, 망하기야 하겠니? 조금 남을 거야."


"어떻게 계산했는데? 영수증 줘 봐. 국밥이 100인분이 나온다 치고, 식자재 구매한 영수증 보자고!"


"소내장하고 선지는 싸게 샀어. 소고기도 그렇고, 30만원 쯤이야."


"대파에 우거지에, 사골로 육수 뽑은 거 아냐?"


"그거 10만원도 안돼."


"그러면 밥과 밑반찬 제공에 가게세, 가스비, 인건비가 추가로 들어가는데 남는다고?"


아저씨는 내가 따져 묻는 기세에 뒤로 물러나고 계시다.

뒤에서 혜영이가 아저씨 등을 손으로 밀어주고 있고.


자연스럽게 아저씨 몸을 터치하는 손길 좀 봐.

내가 이래서 네년을 좋게 볼수 없는거야.

그렇다고 고거 터치했다고 건드리지 말라고 얘기하기도 그렇고, 알아서 조심해야 될 거 아니야.


"많이 남길 때도 있어. 적게 남을 때도 있어야 공평하지."


"아저씨는 뭐 자선봉사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야! 너 아저씨께 말이 심한 거 아니야?"


혜영이가 발끈했다.

자기도 소리를 질러놓고 아차 싶었던지 바로 몸을 뒤로 빼고 있다.


아저씨가 놀라서 둘 사이에 끼어드셨다.

그리고는 혜영이를 말리셨다.


나는 화가 나서 혜영이에게 다가들었다.

아저씨가 나를 막으려고 두 팔을 벌리고 계시다.


"소희야, 내가 잘못했다. 네가 참아라. 앞으로 한 번 더 계산해 볼게."


"아저씨는 비켜! 내가 혜영이 이년하고 할 말이 있으니까."


그러나, 나는 혜영이에게 접근하지 못했다.

아저씨가 두 팔로 나를 꼭 안아주셨기 때문이다.

내가 꼼짝 못하도록 세게 안으셨다.


아저씨가 이렇게 힘이 센 분이셨어?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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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2 그놈이 문제야 NEW 10시간 전 4 0 7쪽
91 처음 안아 보시나 24.06.26 16 0 7쪽
90 너무 하긴요 24.06.25 14 0 7쪽
89 좋은 건 따라 하는 게 맞지 24.06.24 16 0 7쪽
88 부담은 나에게 24.06.23 18 0 7쪽
87 보내기가 쉽지 않네 24.06.22 19 0 7쪽
86 이 정도라? 24.06.21 15 0 7쪽
85 정말 괜찮은 거야? 24.06.20 19 0 7쪽
84 난 신입이니까 24.06.19 17 0 7쪽
83 내가 미안해지잖아 24.06.18 21 0 7쪽
82 도와줘 24.06.17 26 0 7쪽
81 결정권자 눈에 들어야 해 24.06.16 28 0 7쪽
80 엉덩이 한 대 맞고 얘기하자 24.06.15 26 0 7쪽
79 어색한 사이가 되는 건 피해야 한다 24.06.14 20 0 7쪽
78 내가 아는 게 없어 24.06.13 23 0 8쪽
77 번지수를 잘못 찾아 24.06.12 27 0 8쪽
76 나는 관대한 여자니까 24.06.11 33 0 9쪽
75 밀당하다 24.06.10 25 0 9쪽
74 잠시 휴전되다 24.06.09 30 1 9쪽
73 주제 파악 못하는 이모들 24.06.08 43 1 9쪽
72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아요 24.06.07 45 2 8쪽
71 길이 어디까지 뚫린거야 24.06.06 46 1 8쪽
70 미쳤어 정말! 24.06.05 46 1 7쪽
69 그렇게 좋은 거야? 24.06.04 51 1 7쪽
68 왜 그러실까 24.06.03 31 1 7쪽
67 시샘한다고? 24.06.02 32 1 7쪽
66 왜 그러는 거야 24.06.01 46 2 7쪽
65 아프게 하지마 24.05.31 56 2 8쪽
64 그게 뭐라고 24.05.30 40 2 8쪽
63 넘사벽 소희 24.05.29 41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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