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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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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6.2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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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038

작성
24.06.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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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도와줘

DUMMY

이수연은 매운 맛 나는 닭발 소분작업을 끝내고 유리에게 위치를 물어서 분식집을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저, 일하러 온 이수연이라고 합니다. 에스지 신입사원입니다."


아저씨는 영문을 몰라했다.

어제 여자 문제로 소희와 말을 많이 나누지 못했어서.

그래도 에스지 신입사원이라는 말에.


여자, 여자, 여자.


나는 머리가 아파왔다.

누구는 딴눈 팔고 싶어서 그러나.

나는 여자를 한 번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이지 다음으로 나이가 되는 여자다.

소희가 일부러 그러나.


"김밥 말줄 알죠? 그거 하세요."


나는 수연에게 김밥존을 가리켜줬다.


분식집 안은 단골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간단하게 식사하고 주변 가게를 여시는 사장님들.

집에서 아침밥 못얻어먹고 나오신 관공서로 출근하시는 공무원들.


"사장님, 김밥 되시면 두 줄 주세요."


"저도요."


"왜들 이러신데?"


나는 수연에게 손가락 네 개를 펴주며 주문상황을 일러줬다.

그리고, 김밥 마는 모양새를 보니 영 글러먹었다.


김밥틀을 쓰는 법도 몰라서 김 사이에 틀을 같이 말고 있다.


나는 외면해 버렸다.

가까이도 가지 않으리라.

괜히 소희에게 또 트집 잡히면 나만 서글퍼져.

어제도 각방을 썼단 말이지.


전가의 보도.


너무 남용하는 것 같다.

7년 전 일을 가지고 트집잡다니.

소희가 초등학생일 때 일 가지고.


김밥 시킨 손님들은 수연이 김밥을 마는 모양이 재밌다는 듯 지켜보고 있다.


그게 뭐가 재밌다고 그러실까.


이수연은 김밥을 말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누가 봐도.


사람 얼굴에는 인생 역경이 담겨 있다.

이수연의 얼굴이나 하는 행동을 보면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여자다.

자신감이 넘치고 품위가 넘친다고 할까.

그런 딴 세상에서 살 것 같은 그녀가 김밥을 말고 있으니.


마치 다섯 살 먹은 아이가 진지하게 김밥을 말면서 옆구리 다 터트리고 김밥 한 줄 마는 데 성공했다고 해맑게 웃는 모습이다.

김밥을 칼로 썰 때도 짓이겨 놓는 바람에 안터진 김밥이 몇 알 없을 정도고.

결과물을 보고 울상을 짓는 수연인데.


"그냥 주세요."


말도 안되는 손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왜?


내가 김밥 말아서 줬을 때는 옆구리가 한 알 만 터지기라도 하면 서비스로 달라고 요구하던 인간들이 이수연이 만 옆구리 터진 김밥에 대해서는 컴플레인은 커녕 기꺼이 먹겠다고 나서고 있다.


여차저차 김밥 네 줄을 만든 수연이 고거 했다고 아팠다며 허리를 두드리고 있다.


하아, 소희는 어떻게 이런 여자들만 사원으로 뽑는 건지.

집에서 내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 주지도 않으면서.

수시로 트집 잡아서 각방 쓸 궁리만 하고.


뭐, 지예하고 썸씽이 있었다고?

그게 어떻게 썸씽이야.

일방적으로 지예가 나를 쫓아 다닌건데.

그러면 무턱대고 내 집을 찾아와서 보기도 싫은 놈 애를 뱄다고 울고 불면서 나한테 어떻게 하냐고 울부짖는데, 내가 뭐 어떻게 할 수 있어?

지예가 하는 말 들어주기만 했는데, 지가 그러데.

그놈이 그렇게 나쁜 놈 만은 아니라고, 그러면서 결혼해서 잘사는데, 이제 와서 소희가 썸씽 탄 거 아니냐고 트집을 잡으면 돼?


나는 억울하다고.

내가 아예 여자 가까이 가지 말아야지.

여자들이 뭐 나에게 잘해준 게 있는 줄 알아?


수연이 너는 왜, 그렇게 나를 보고 있어?

너하고 친해져서 스킨십이라도 하는 거 소희에게 들키면 나는..


"김밥 더 말아 놔요. 주문올 때 마다 마는 거 아니예요. 한 번에 10줄 사가는 손님이 곧 오신다고요."


"아, 예."


아, 저기 소희 온다.

또 트집 잡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어.



"일 잘 해?"


"응, 보시다시피, 네가 보면 알잖아."


"말투가 마음에 안드는데?"


"내가 뭐? 네 말투는 좋은 줄 알아?"


소희가 수연이 말아놓은 김밥을 살펴보더니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뭘 잘해? 엉망이고만. 언니가 예쁘니까, 감싸주려는 거야?"


"무슨 말을? 나는 여태 손님께 음식 해 드리느라 얼굴도 제대로 못봤어. 왜 그래?"


"어? 오버하는 거 아니야? 아저씨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거 같은데?"


나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주방 씽크대로 가서 상태를 체크해 보니 설겆이거리가 쌓여 있다.


"언니, 이리 와서 설겆이 해요."


"저는 김밥 말고 있는데요."


"그게 마는 거예요? 김밥 옆구리 터지면 팔지도 못해요."


나는 수연 언니가 설겆이 하는 걸 보고 분식집을 나섰다.

설겆이 끝내고 해장국집으로 오라는 말을 남기고.


해장국집에 가서 만나야 할 분이 있다.


***


관문사거리 가게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니 그 분이 와 계셨다.


내 엉덩이를 불나게 하신 분.

내가 소영이 이모를 의심하게 할 단초를 만드신 분.


"안녕하세요."


정희 이모에게 공장 작업라인을 봐 주십사 하고 내가 오시라 했다.

영입도 해야 해서 겸사겸사.


"좁아. 작업자들이 로봇도 아니고 폭이 이게 뭐야? 3미터라니, 양쪽에 작업자들이 서면 운신의 폭이 없어. 이래서는 일이 안돼. 폭 2미터는 더 확보되야 해. 그리고, 일하다 쉴 공간이 아예 없어."


"지예 이모가 이 정도면 된다고 하신 건데요."


"걔가 뭘 알아. 공장 반장할 때 사업자 측에 서서 작업자들 몰아세우기 만 했지."


엥, 금시초문이네.

누구 말이 맞는거야?


"유리 언니, 레이아웃 또 수정해야겠는데요?"


"수연이 언니에게 맡겨요. 끼워 맞추기 도사예요."


"안되요. 신참이 무슨."


공장을 하지 말까.

뭐, 이렇게 복잡한거야.


"소희야, 그리고, 공장을 상업지구에 세우는 법은 없어. 이거 누구 생각이야? 지예가 그러지 않았어?"


"그걸 어떻게?"


"지가 하고 싶으니까 그런 거지. 공장은 도심 밖에서 해야 해. 개군이나 옥천, 국수에서 말이야."


정희 이모가 판을 흔들어 놓으시네.

아이고, 머리야.


"세가 저렴한 넓은 창고를 구해서 통 크게 해야지. 이렇게 좁게 시작하면 잘되도 문제야. 돈은 들여 놓고 금방 공장을 이전해야 한다고. 공장 허가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 줄 알아? 또다시 헛된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정희 이모는 QC 하셨다면서요."


"정부 담당부서 위생점검이나 공단에서 실사 나오면 그거 다 QC팀에서 맡아서 하는 거야. 맨날 하는 일이 규격 맞추고 심사 받는 일이었는데, 뭘 모르는 부서 출신이 하는 말 들으면 안돼."


아, 이제 대놓고 지예 이모하고 각을 세우시는 것 같은데?

지예 이모는 왜 안오는 거야?

난 누구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즉석식품제조 쪽으로 가야 하는 건가?


도와줘.

나 어떻게 해야 해?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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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그놈이 문제야 NEW 10시간 전 4 0 7쪽
91 처음 안아 보시나 24.06.26 16 0 7쪽
90 너무 하긴요 24.06.25 14 0 7쪽
89 좋은 건 따라 하는 게 맞지 24.06.24 16 0 7쪽
88 부담은 나에게 24.06.23 18 0 7쪽
87 보내기가 쉽지 않네 24.06.22 19 0 7쪽
86 이 정도라? 24.06.21 15 0 7쪽
85 정말 괜찮은 거야? 24.06.20 18 0 7쪽
84 난 신입이니까 24.06.19 17 0 7쪽
83 내가 미안해지잖아 24.06.18 21 0 7쪽
» 도와줘 24.06.17 26 0 7쪽
81 결정권자 눈에 들어야 해 24.06.16 28 0 7쪽
80 엉덩이 한 대 맞고 얘기하자 24.06.15 26 0 7쪽
79 어색한 사이가 되는 건 피해야 한다 24.06.14 20 0 7쪽
78 내가 아는 게 없어 24.06.13 23 0 8쪽
77 번지수를 잘못 찾아 24.06.12 27 0 8쪽
76 나는 관대한 여자니까 24.06.11 33 0 9쪽
75 밀당하다 24.06.10 25 0 9쪽
74 잠시 휴전되다 24.06.09 30 1 9쪽
73 주제 파악 못하는 이모들 24.06.08 43 1 9쪽
72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아요 24.06.07 45 2 8쪽
71 길이 어디까지 뚫린거야 24.06.06 46 1 8쪽
70 미쳤어 정말! 24.06.05 46 1 7쪽
69 그렇게 좋은 거야? 24.06.04 51 1 7쪽
68 왜 그러실까 24.06.03 31 1 7쪽
67 시샘한다고? 24.06.02 32 1 7쪽
66 왜 그러는 거야 24.06.01 46 2 7쪽
65 아프게 하지마 24.05.31 56 2 8쪽
64 그게 뭐라고 24.05.30 40 2 8쪽
63 넘사벽 소희 24.05.29 41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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