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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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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6.2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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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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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13
추천수 :
214
글자수 :
337,038

작성
24.06.02 07:35
조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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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시샘한다고?

DUMMY

"너 어디야? 어디 아픈 거니?"


혜영이가 걱정되서 전화를 했더니 늦잠을 잤단다.

오늘 에스지 카페 2호점 오픈일인데, 늦잠을 잔다니 참 여유로운 친구네.


혜영이가 본점에 출근하자 마자 나는 2호점으로 달려갔다.


오전 9시 30분.


들어가자마자 테이블을 둘러봤다.

다행히 테이블에 앉아 계시는 손님들이 보인다.

두 테이블에 초등생 엄마로 보이시는 이모들이 2명, 3명이 앉아 계신다.


민지는 카운터에서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고, 유리 언니는 아직도 양념닭발 가지고 씨름하고 있다.


냄새.


카페 안에 커피향과 빨간 매운맛이 뒤섞여 있다.


"오래 걸리네요? 9시 전에 끝내셔야 하는 건데요."


"저는 최선을 다했다고요."


유리 언니가 두 손에 블랙 라텍스 장갑을 끼고 있었는데, 팔목 위에도 빨간 양념이 묻어있다.

위생상 쓴 모자 아래 하얀 이마로 땀방울이 맺혀 있다.


언니 모양이 빠지는 구나.


"이제 다 한거죠? 내가 정리할 테니까, 거울 좀 보세요."


"흐흑, 못봐 주겠죠?"


유리 언니가 주방 안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소희가 밀키트 제품을 진열하고, 남는 제품은 김치냉장고에 넣으면서 어수선했던 카페 안이 정리됐다.


9시 45분.


45분을 줄여야 하는 구나.

유리 언니 혼자는 무리였어.

사람 한 명 더 붙여야지.


소희가 카페 유리창 안쪽에 홍보지를 붙였다.

내가 붙이라고 일러뒀는데, 유리 언니는 물론이고 2호점 이민지 사장님도 챙기지 못했다.


내가 홍보지를 붙이고 있으니 그제야 생각이 난 모양이다.

달려와서 같이 붙이고 있으니 손님들이 관심을 보이신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은 상황이고, 지인들은 오후가 되어서나 방문할 것이니, 한동안 조용할 예정인 2호점이다.


바로 앞에 초등학교가 있고, 주변에 관공서, 등기소가 있고 사무실이 밀집돼 있는 상권이다.

뒤쪽으로 아파트와 빌라가 있고.


손님이 없는데, 오시기 만을 바라고 있으면 안되는 것이어서, 유리 언니가 사람 모양새를 하고 나오자 둘이서 카페 문을 나섰다.

이민지 사장님은 품위 유지를 해야 하니까, 카페 안에 계시고.

민지가 많이 미안해 했다.


나는 유리 언니를 시청 앞 회전교차로 앞에 민원일 보러 오는 분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라고 하고, 근처 사무실을 일일이 방문했다.


"안녕하세요~"


"어, 소희네. 어쩐 일?"


나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하긴 양평에서 나를 모르면 간첩이거나 이사온지 얼마 안되는 분들이시지.

분식집에 카페로 얼굴을 많이 팔린 나니까.


거기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한 지역에서 졸업을 해서 나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으시다.


"오늘 카페 오픈했거든요. 에스지 2호점요. 초등학교 앞 왼쪽에 있어요."


"그래. 가볼게."


호의적인 분들은 이모들이 그렇고, 아저씨들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신다.


"아저씨, 분식집에서 곰탕과 설렁탕 해요. 드시러 오세요."


"오, 그래? 잘됐다. 갈게."


분식집에 일주일에 한 번쯤은 오시는 분들이 많다.

사무실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백반메뉴 주 고객님들이시니까.

분식집 오늘의 메뉴를 언급하니까, 아저씨들이 반응을 보이셨다.


또, 내 아저씨 덕을 보는 구나.

아저씨가 음식 솜씨가 좋기도 하고, 정직한 맛에 신뢰를 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으시니까.


분식집 얘기를 꺼내놓고 아저씨들 손에 전단지를 올려 드렸다.


에스지 카페 2호점 오픈기념 30% 할인 이벤트 전단지.

물론 한 옆으로 밀키트 제품 소개 내용도 찍혀 있다.


사무실을 돌고 나와서 아파트 단지쪽으로 가는 길에 유리 언니를 잠깐 봤는데, 의외로 표정이 밝다.


보통 이런 전단지 돌리는 일은 대부분 사람들이 싫어한다.

모르는 사람에게 받아주십사 인사하며 건네드리면 받아주시면 좋은데, 눈길도 안주고 지나치는 분들이 80% 이상이어서 마음에 상처를 받곤 한다.


유리 언니는 사람들이 지나가면 방긋방긋 웃고 있는데, 아저씨들이 다가와서 전단지를 받아가고 있다.

유리 언니가 건네주는 게 아니라, 와서 한 장 달라고 말을 걸어오는 분들도 보인다.


세상에 이런 일이.


세상 참 불평등하다.

여자는 예쁘고 볼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유리 언니 옆에 서서, 키와 옷태, 몸매를 살짝 비교해 봤다.


내 생각에 내가 훨씬 낫다.

언니는 나와 비교가 안되지.

나는 사람들한테 익숙해서 그런 모양이다.


내가 나란히 서 있으니 말을 걸어 오신다.


"소희야, 이 분 카페에서 일하는거야?"


"아, 소희 카페구나."


"이따 가 볼게."


확실히 그렇지.

유리 언니가 이 지역에 새로운 사람이니까, 관심을 보이시는 것일 뿐이야.


내가 멀뚱멀뚱 유리 언니를 쳐다보고 있으니까, 언니가 오해를 하는 모양이다.


"사장님도 예뻐요."


"뜬금없이 무슨 얘기시죠?"


"그런 눈빛 많이 받아 봤어요. 여자들이 저를 보는 시샘어린 눈빛 말이예요."


"하아, 난 아파트 돌거니까 30분 만 더 계시다 카페로 복귀하세요."


"예. 사장님."


내 얼굴에 내 생각이 써 있나.

그런데, 시샘은 아니지.



아파트 단지마다 관리사무소를 들러 소장님께 인사하고 엘리베이터 안에 전단지를 붙였다.


전단지를 붙이지 말라고 하시는 소장님이 계셨는데, 주민이 사무소를 들렀다가 나를 알아보시고, 소장님한테 한소리 하시고 엘리베이터 안에 전단지를 같이 붙여주셨다.


분식집 단골 할아버지셨다.

나는 몰랐는데, 동대표라고 하신다.

동대표 할아버지가 말씀하시니까, 관리소장님이 바로 태세전환해서 전단지를 붙이라고 하셨다.

할아버지가 힘있는 분이셨다.


내가 점심때 분식집으로 설렁탕 드시러 오시라고 말씀드렸다.

아저씨에게 제 얘기 하시고 공짜로 드시라고 말씀드리니까 엄청 좋아하셨다.



아, 배고프다.


분식집에 돌아오니 이지 언니가 분식집에 잡혀 있다.


11시 45분.


이지 언니가 2시간 넘게 일하고 있었다는 얘기인데, 내 얼굴을 보자 허리를 펴며 억지 웃음을 짓고 있다.


착한 이지 언니.


"식사하시고 본점으로 복귀하세요."


내가 언니에게 직접 설렁탕과 밑반찬을 챙겨줬다.

언니가 먹을 테이블이 없어서 손님들 테이블에 합석을 했다.


어제 일도 있고 해서 테이블 1개를 더 들여놓은 상태다.

그럼에도 만석.


아저씨는 정신이 없으시다.

설렁탕 내드리고, 빈그릇 치우시고.


설렁탕과 곰탕 메뉴여서 회전율이 좋아서 웨이팅 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20명 안쪽 분들이 서 계시다.

이래서 이지 언니가 자리를 비우지 못했다.


"이제 분식집이 아니라 밥집이네."


가게 안 손님들은 모두 밥을 드시고 계신다.


떡볶이 철판은 텅 비워져 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초등생 손님들이 몰려 올 시간이어서 서둘러서 떡볶이 양념을 준비했다.

김밥 속재료도 볶아 놓았다.


은지 언니.


언제오는 거야.

언니를 생각하며 고개를 들어보니 바삐 걸어오고 있는 은지 언니가 보인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손을 흔들며 달려 오고 있다.


왜, 뛰어요. 다쳐요.

언니가 정말 반갑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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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그놈이 문제야 NEW 10시간 전 4 0 7쪽
91 처음 안아 보시나 24.06.26 16 0 7쪽
90 너무 하긴요 24.06.25 14 0 7쪽
89 좋은 건 따라 하는 게 맞지 24.06.24 16 0 7쪽
88 부담은 나에게 24.06.23 18 0 7쪽
87 보내기가 쉽지 않네 24.06.22 18 0 7쪽
86 이 정도라? 24.06.21 15 0 7쪽
85 정말 괜찮은 거야? 24.06.20 18 0 7쪽
84 난 신입이니까 24.06.19 17 0 7쪽
83 내가 미안해지잖아 24.06.18 20 0 7쪽
82 도와줘 24.06.17 25 0 7쪽
81 결정권자 눈에 들어야 해 24.06.16 27 0 7쪽
80 엉덩이 한 대 맞고 얘기하자 24.06.15 26 0 7쪽
79 어색한 사이가 되는 건 피해야 한다 24.06.14 20 0 7쪽
78 내가 아는 게 없어 24.06.13 22 0 8쪽
77 번지수를 잘못 찾아 24.06.12 27 0 8쪽
76 나는 관대한 여자니까 24.06.11 33 0 9쪽
75 밀당하다 24.06.10 25 0 9쪽
74 잠시 휴전되다 24.06.09 29 1 9쪽
73 주제 파악 못하는 이모들 24.06.08 43 1 9쪽
72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아요 24.06.07 44 2 8쪽
71 길이 어디까지 뚫린거야 24.06.06 46 1 8쪽
70 미쳤어 정말! 24.06.05 46 1 7쪽
69 그렇게 좋은 거야? 24.06.04 50 1 7쪽
68 왜 그러실까 24.06.03 31 1 7쪽
» 시샘한다고? 24.06.02 32 1 7쪽
66 왜 그러는 거야 24.06.01 46 2 7쪽
65 아프게 하지마 24.05.31 55 2 8쪽
64 그게 뭐라고 24.05.30 39 2 8쪽
63 넘사벽 소희 24.05.29 41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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