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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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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6.28 00:35
연재수 :
92 회
조회수 :
9,305
추천수 :
214
글자수 :
337,038

작성
24.06.05 07:35
조회
45
추천
1
글자
7쪽

미쳤어 정말!

DUMMY

분식집 안으로 들어오자 은지 언니가 수건으로 내 얼굴을 닦아 줬다.

주방안으로 손을 잡고 들어가서 내 옷 속에 수건을 넣어서도.


"이렇게 까지는.."


"가만 있어요."


언니 얼굴에 단호한 빛이 어렸다.


이런 모습 처음 보네.

약간 무서운 걸.


내가 입고 있는 옷은 네이비색 7부 바지에 소라색의 V넥 반팔 티셔츠.


은지 언니가 여벌의 블랙 후드티를 가져와서는 내 티셔츠를 훌렁 벗겨내고 후드티를 입혀줬다.

그리고, 후드 모자를 씌우고 끈으로 당겨서 묶어주었고.


켁켁.


은지 언니가 끈을 좀 느슨히 해주며 내 볼을 두 손으로 감싸주었다.


"젖은 바지는 어떻게 할 수가 없네. 잠깐 있어 봐요. 유리가 여벌 바지를 가지고 다니던데요."


은지 언니가 유리 언니에게 전화를 해보더니 우산을 쓰고 빗속을 바삐 걸어갔다.



잠시 후 은지 언니가 분식집으로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내 바지를 벗겨 냈다.

딱 달라붙은 바지가 물에 젖어 있으니 쉽게 벗져지지 않았고.


"이 언니가 내 옷 벗기는 재미를 붙였나. 이건 오버예요."


"가만히 있어 봐."


은지 언니가 정색하고 내 바지를 쑥 벗겨내 버렸다.

팬티도 같이 붙잡혀 끌려 내려지고.


으윽.


아저씨가 놀라서 힐끔 나를 내려 보셨다.


그렇게 쏘아볼건 또 뭐람.

마치 처음 보는 사람 마냥.


은지 언니는 당황하지 않고 연보라색 밴드 타입의 반바지를 빠르게 입혀줬다.

언니 손에는 내 빨간 팬티와 바지가 들려있고.


실수가 아니었던 거야.

그래도 그렇지.

내 옷을 다 벗기다니.


그리고는 레몬 물을 한 잔 타서 내 손에 쥐여 주었다.


"어서 드세요. 그래야 몸이 더워져요."


내가 언니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자, 레몬차를 잡고 있는 내 손을 감싸 잡아서 입 가까이에 잔을 대줬다.


"느낌이 이상해."


"뭐가?"


"언니가 은근히 말 놓네?"


"사장님도 그러시면서요. 친근함의 표시라고 생각해 주시면 안될까요?"


"안되요."


은지 언니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속옷을 안입고 있으니 엄청 어색하네.


하늘에 구멍이 났는지 비가 쏟아지고 있어서 그런지 분식집에 손님이 없으시다.


밖에 중앙광장 쪽 천막 아래서는 소영이 이모와 별이가 열일하고 있다.

우족을 초벌로 끓여서 물을 버리고 또 다듬고 계시다.


"이모가 일이 많네요."


"응, 그렇지? 소영이가 화가 많이 나 있어. 옆에 가기 무서울 정도야."


그렇게 잠시 보고 만 계시던 아저씨가 우산을 들고 천막쪽으로 가셨다.


소영이 이모가 아저씨를 노려보는 살벌한 눈빛이 거리가 20미터 쯤 떨어진 분식집까지 전해져오고 있다.

그리고, 서로 말다툼하시는 소리도 들려온다.


"내가 낑낑대고 있는데, 보고 만 있어?"


"얼마 지나지 않았어. 뭘 그렇게 엄살을 부리냐."


"엄살? 이거 들어 봐! 얼마나 무거운지 몰라?"


"토막내서 달라고 그러지, 넌 미련한거냐? 이걸 통으로 받아오는 사람이 어딨어?"


"뭐? 미련? 나하고 한 번 해보자는 거야?"


소영이 이모가 벌떡 일어나더니 아저씨 가슴을 두 손으로 확 밀으셨다.

아저씨는 세 발짝 쯤 뒤로 밀려나시며 빗속으로 들어갔다 비를 흠뻑 맞으셨고.


"이이~ 너 정말.."


비에 젖은 모습의 아저씨를 노려 보시던 이모가 혀를 차셨다.


"까부니까 그러지."


"까분다고? 으이구, 정말!"


어른들이 싸우시는 통에도 꿋꿋하게 제 할일을 하고 있는 별이다.


"엄마, 이제 뭐 해야 해?"


"냉장고에 넣어야지. 내일 오빠가 5시 쯤 나와서 솥에 넣고 고아줘요."


"부탁할 거리가 생기니까, '요'자가 나오는 거야? 내가 그걸 왜 해? 네가 해야지."


"나 몰라. 안해 놓으면 나 손 뗄거야. 알아서 해. 별아, 우리는 집에 가자."


소영이 이모가 머뭇거리고 있는 별이 손을 잡고 자리를 뜨셨다.

뒷정리를 하나도 안해 놓으시고.


"소희야, 이러면 우리가 하는 거지. 소영이한테 왜 맡긴거야?"


"내일 일이 많아요. 말이 1,500인분 이지."



에취.


비에 젖었더니 으슬거리는 게 몸이 떨려온다.


천막 아래서 분식집까지 아저씨가 우족을 날르는 것을 도왔더니 비에 또 젖어 버렸다.


"오늘 비에 젖고 또 젖는구나."


은지 언니가 내 젖은 옷을 다림질해서 말리고는 다시 갈아 입혀 주었다.


"뭘 이렇게 내 옷을 벗겨대는 거야. 혹시 언니 성취향이야? 나 좋아하냐고?"


"그래요. 저는 사장님이 좋아요."


이익.


은지 언니가 내 몸을 부서져라 껴안았다.


위험한 언니네.

이제 대놓고 나를 안겠다 이거지.

어쩐지 나를 보는 눈빛에 빠알간 열기가 담겨 있더라니.


"이거 놔 봐요. 장난이 지나치시네."


"장난 아니거든요?"


은지 언니가 나를 놓고 계속 내리는 비를 보며 한마디를 했다.


"막걸리가 당기는 날이네요."


"그러면 문고리 걸고 한 잔 해요. 아저씨가 전 좀 부쳐줘요."


"그럴까?"


분식집 밖에 'CLOSE' 팻말로 돌려놓고 아저씨가 파전을 부치셨다.


여전히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고, 지글지글 소리내며 파전이 익어갈 때, 은지 언니가 아저씨께 막걸리을 따라 드리고, 나에게 막걸리병을 쥐여주고 잔을 내밀었다.

나는 언니에게 술을 따랐고.


"나는 안줘요?"


"어른 되면 마셔요. 애가 마시면 탈나요."


"어른? 애?"


탁.


은지 언니가 아저씨와 잔을 부딪쳤다.


나를 애 취급했다.


하긴 맞는 말이긴 하지.

아직 법적으로 어른은 아니니까.

이제 한 달 밖에 안남았는데 너무 하네.

그런데, 언니가 내 생일을 어떻게 아는거야.

어떻게 알았을까.

에이, 그거야..


나는 젓가락으로 파전을 찢어서 아저씨 입에 넣어드렸다.


맛있게 잘 드시네.


은지 언니는 입을 벌리고 있다.


"뭐? 왜요?"


"나도 줘야지."


"또 반말."


"업무시간 지났는데, 사석에서는 편하게 하지?"


"그건 상급자가 할 말이지요."


"알았어. 그러니까 나도 한 입 주세요."


내가 파전을 넣어주자 기쁜 표정을 짓는 언니다.


뭐가 그렇게 좋을까.

아, 나도 당긴다.


내가 막걸리를 잔에 따라서 한 번에 들이켰다.

1/5 쯤 따른 잔이었다.


"아, 쓰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달게들 마시나 모르겠네."


언니와 아저씨가 두 번째 건배하고, 세 번 하고, 네 번 하고 있다.

나는 젓가락질 하기 바빴다.

이 입에, 저 입에 넣어주고 내 입에도 넣고.


언니가 술을 잘 마시네.


어, 그러고 보니 아저씨.

아저씨는 많이 안드시는 분인데, 오늘은 어쩐 일로 이렇게 많이 드시는지 모르겠네.


"은지도 소희 만큼 예쁘다."


아저씨 입에서 마침내 헛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쳤어. 정말!


아저씨가 손을 들어 은지 언니 머리를 쓰다듬고 계시다.

은지 언니는 아저씨를 보고만 있고.


"아저씨 귀여우시다."


언니도 미쳤어.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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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2 그놈이 문제야 NEW 10시간 전 4 0 7쪽
91 처음 안아 보시나 24.06.26 16 0 7쪽
90 너무 하긴요 24.06.25 14 0 7쪽
89 좋은 건 따라 하는 게 맞지 24.06.24 16 0 7쪽
88 부담은 나에게 24.06.23 18 0 7쪽
87 보내기가 쉽지 않네 24.06.22 18 0 7쪽
86 이 정도라? 24.06.21 15 0 7쪽
85 정말 괜찮은 거야? 24.06.20 18 0 7쪽
84 난 신입이니까 24.06.19 17 0 7쪽
83 내가 미안해지잖아 24.06.18 20 0 7쪽
82 도와줘 24.06.17 25 0 7쪽
81 결정권자 눈에 들어야 해 24.06.16 27 0 7쪽
80 엉덩이 한 대 맞고 얘기하자 24.06.15 26 0 7쪽
79 어색한 사이가 되는 건 피해야 한다 24.06.14 19 0 7쪽
78 내가 아는 게 없어 24.06.13 22 0 8쪽
77 번지수를 잘못 찾아 24.06.12 26 0 8쪽
76 나는 관대한 여자니까 24.06.11 32 0 9쪽
75 밀당하다 24.06.10 25 0 9쪽
74 잠시 휴전되다 24.06.09 29 1 9쪽
73 주제 파악 못하는 이모들 24.06.08 42 1 9쪽
72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아요 24.06.07 44 2 8쪽
71 길이 어디까지 뚫린거야 24.06.06 45 1 8쪽
» 미쳤어 정말! 24.06.05 46 1 7쪽
69 그렇게 좋은 거야? 24.06.04 50 1 7쪽
68 왜 그러실까 24.06.03 31 1 7쪽
67 시샘한다고? 24.06.02 31 1 7쪽
66 왜 그러는 거야 24.06.01 45 2 7쪽
65 아프게 하지마 24.05.31 55 2 8쪽
64 그게 뭐라고 24.05.30 39 2 8쪽
63 넘사벽 소희 24.05.29 41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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