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새글

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6.28 00:35
연재수 :
92 회
조회수 :
9,330
추천수 :
214
글자수 :
337,038

작성
24.05.25 07:30
조회
48
추천
3
글자
7쪽

웃음기가 사라졌다

DUMMY

에스지 2호점 인테리어하는 날이 밝았다.


아침 일찍 들어올 인테리어 관련 자재가 많아서 소희가 8시에 문을 열었다.


서울에서 오는 유리 언니와 오늘 할일이 많은 민지에게는 9시에 맞춰서 오면 된다고 얘기해 뒀다.


8시 30분이 지나자 지혜가 내키지 않은 얼굴을 하고 다가왔다.


"일찍 왔네?"


"네가 나를 꼭 집어 찾았다고?"


"언니 얼굴 좀 보려고 했지. 뭔가 마음이 안든다는 표정이네?"


"유리 언니는 왜 너하고 엮였는지.. 또, 나는 왜 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지 알수가 없네."


소희는 투덜거리는 지혜에게 자재를 한 쪽으로 정리해 달라고 지시를 내렸다.

소희는 엄연히 인부를 고용한 사업자니까.


공부 열심히 해서 S대 들어간 지혜가 내 밑에서 군말없이 일하는 모습이 참 우습네.


잠시 후 유리 언니가 친구들 3명과 함께 출근했다.


"정은지가 알바 하겠데요."


"사장님, 잘 부탁드립니다."


S대는 얼굴 면접을 보고 신입생을 뽑는 건가 싶게 늘씬하고 예쁘장한 언니가 인사해 왔다.


유리 언니가 친구들이 자기보다 미모가 좀 떨어진다고 하더니 안목이 떨어지는 모양이다.


유리 언니는 죽어있는 인형같은 얼굴이고, 은지 언니는 살아있는 인형같은 얼굴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지혜는 언니들이 출근하자 정말로 귀여움을 독차지 했다.


유리 언니가 말한대로 말 잘듣는 강아지처럼 항상 대기하고 있다가 심부름을 곧잘 했다.


민지가 2호점에 출근하면서 나는 자재 받은 것 인수인계하고 2호점에서 빠져 나왔다.



일하러 온 여자들 옷차림이 그게 뭐야.

민지 만 트레이닝복 차림이고, 지혜도 유리도 일하러 온 것들이 무슨 여기가 패션쇼 런웨이인줄 아는가보지.


분식집이 가까워지면서 뭔가 싸한 느낌이 드는 소희다.

오늘은 소희가 일찍 집을 나섰다.


혜영이는 하룻밤 자고 간다고 해서 안채 안방에서 나하고 같이 잤고, 아저씨는 별채서 주무셨는데..

아직 둘이 출근하지 않았다.


아저씨는 평소라면 9시가 되기 전에 분식집 문을 열고 장사를 준비하시곤 헀으니, 혜영이와 같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소희다.

에스지 본점으로 가는 길에 분식점이 있으니 잠시 들렀던 것인데.


소희가 분식집 문을 열고 장사 준비를 했다.

본점에 출근해 있는 이지 언니에게 조금 늦겠다는 연락을 하고,


분식집에서 하는 장사 준비는 꼬치 어묵을 준비하고, 우려진 어묵 국물로 떡볶이철판에 양념장을 풀고, 쌀을 씻어 앉히고, 김밥 속재료를 준비하는 일이다.


소희가 준비하는 동안 단골 손님들이 들어왔고, 주문은 라면 밖에 받을 수 없었다.


김밥 속재료 준비가 끝나자 아저씨와 혜영이가 분식집에 출근 했다.


잠이 덜깬 듯한 혜영이는 에스지 본점 카페로 보내 버렸다.

일할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돼서.


그런데, 아저씨 상태도 그렇게 좋지 못하다.


"아저씨, 어디 아파요?"


"아니, 미안. 머리가 조금 띵하네."


"병원 안가봐도 되요?"


"괜찮아. 병원은 무슨."


알바가 구해져야 내가 움직일 수 있는데, 내가 분식집에 묶여 버렸네.


"아저씨, 분식집 오전 장사 하지 말고, 점심 장사부터 하면 안될까? 그러면 11시에 문을 열어도 되니까."


"단골 손님들이 계시는 데 그러면 되나."


10시가 넘어가자 분식집 손님들이 뜸해졌다.


2호점에 들러봐야 한다.

밖에서 잘 진행되고 있나 보고 오기로 했다.


절대 유리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내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겠단 생각에서다.



2호점에 가보니 옷을 빼입고 왔던 언니들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톱질을 하고, 못을 박으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모자를 눌러쓴 언니도 보이고, 유리 언니는 머리카락을 뒤로 묶어 집게로 고정시켰다.


옷차림을 보고, 일이나 제대로 하겠나 싶어서 걱정이 됐었는데 기우였다.


전철을 타고 오니까, 먼 곳에서 오는 거니까, 그렇게 입고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정문에서 옆 골목으로 조금 들어간 에스지 2호점이어서 초등생 저학년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엄마들이 카페 인테리어 공사에 관심을 보인다.


간판은 아직 걸리지 않았지만 현수막으로 카페 개점 일자를 이틀 후로 못 박아 두었다.


카페를 연다는 가게 안에 여자 5명이 뚝딱거리고 있으니 엄마들이 열려진 문 가까이 다가와 궁금한 것을 묻기도 하셨다.


아무래도 같은 여자들 끼리니까.


"아침에 몇 시 부터 열어요?"


"디저트는 뭐, 뭐 있어요?"


"아이들 마실 생과일 쥬스류도 있나요?"


엄마들이 가게 밖에서 들여다보고 있는 나에게 질문하고 있다.


내 이마에 카페 사장이라는 명함이 붙어 있는 것도 아닐텐데, 어떻게 알아보시지 하는 의문이 얼핏 들었으나 웃는 얼굴로 말씀을 드렸다.


8시 30분 부터 열고, 빵과 과자가 있고, 제철과일 쥬스가 구비될 거라고 말씀드리고 한마디 더 보탰다.


밀키트 제품이 숍인숍 방식으로 판매될 거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엄마들이 놀라하셨다.

그러면서 질문이 또다시 쏟아졌다.


어떤 제품들이 들어오는지, 가격은 어떤지에 대해서다.


내가 엄마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으니, 민지가 밖으로 나와 엄마들께 인사드렸다.


"잘 부탁드려요."


민지가 여기 사장이니까, 질문을 하고 있는 엄마들은 2호점 카페 손님들이 될거니까.


"소희야, 9시 오픈이 아닌거였어?"


"응. 생각해보니까 저학년 아이들 등교시키는 엄마들 수요가 있을 거란 말이지. 아이들 등교시키고 아는 엄마들 끼리 커피 한잔 하실 수 있는 거니까."


"8시 30분 부터 손님을 받으려면 20분에는 내가 나와야 한다는 얘기네."


"민지 네가 하지 말고 유리 언니 시켜."


내가 하는 소리를 들었는지 나를 쳐다보는 유리 언니 시선이 곱지 않다.


"언니가 그렇게 해줄까?"


"사장이 시키면 하는거지. 밀키트 제품을 납품받아야 하니까 어차피 카페는 일찍 열어둬야 해."


"그러면 할일이 많겠는데? 닭발은 소분해서 밀봉 포장해야 한다며?"


닭발 소분포장 작업은 분식집에서 하려고 했던 것을 카페에서 맡기로 했다.


격투기장에서 유리 언니에게 두드려 맞은 날 오후에 내가 결정했던 사안이다.


2호점 오픈 시간을 오전 일찍 하기로 한 것도 모두 다.


"10kg 벌크가 하나 들어오니까, 할 일 별로 없어. 200g 씩 소분하면 몇 개 안나오잖아."


어느덧 유리 언니가 밖으로 나와서 민지와의 대화를 경청하고 있다.


"50개 포장이네요. 적은 게 아닌데요."


"유리 언니를 믿어요. 언니는 힘도 세고, 동작도 빠르고요. 언니 말고 누가 하겠어요. 다들 비실비실해서요."


나는 유리 언니에게 말해 주고 등을 돌렸다.


내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보이기 싫어서다.


항상 웃던 유리 언니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저씨는 내 거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2 그놈이 문제야 NEW 11시간 전 4 0 7쪽
91 처음 안아 보시나 24.06.26 16 0 7쪽
90 너무 하긴요 24.06.25 14 0 7쪽
89 좋은 건 따라 하는 게 맞지 24.06.24 16 0 7쪽
88 부담은 나에게 24.06.23 18 0 7쪽
87 보내기가 쉽지 않네 24.06.22 19 0 7쪽
86 이 정도라? 24.06.21 15 0 7쪽
85 정말 괜찮은 거야? 24.06.20 19 0 7쪽
84 난 신입이니까 24.06.19 17 0 7쪽
83 내가 미안해지잖아 24.06.18 21 0 7쪽
82 도와줘 24.06.17 26 0 7쪽
81 결정권자 눈에 들어야 해 24.06.16 28 0 7쪽
80 엉덩이 한 대 맞고 얘기하자 24.06.15 26 0 7쪽
79 어색한 사이가 되는 건 피해야 한다 24.06.14 20 0 7쪽
78 내가 아는 게 없어 24.06.13 23 0 8쪽
77 번지수를 잘못 찾아 24.06.12 27 0 8쪽
76 나는 관대한 여자니까 24.06.11 33 0 9쪽
75 밀당하다 24.06.10 26 0 9쪽
74 잠시 휴전되다 24.06.09 30 1 9쪽
73 주제 파악 못하는 이모들 24.06.08 43 1 9쪽
72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아요 24.06.07 45 2 8쪽
71 길이 어디까지 뚫린거야 24.06.06 46 1 8쪽
70 미쳤어 정말! 24.06.05 46 1 7쪽
69 그렇게 좋은 거야? 24.06.04 51 1 7쪽
68 왜 그러실까 24.06.03 32 1 7쪽
67 시샘한다고? 24.06.02 32 1 7쪽
66 왜 그러는 거야 24.06.01 46 2 7쪽
65 아프게 하지마 24.05.31 56 2 8쪽
64 그게 뭐라고 24.05.30 40 2 8쪽
63 넘사벽 소희 24.05.29 41 2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