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재시작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초월 마황제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재시작
작품등록일 :
2018.01.01 11:35
최근연재일 :
2018.01.31 19:58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2,722
추천수 :
40
글자수 :
189,063

작성
18.01.27 18:44
조회
418
추천
2
글자
9쪽

유네포스에 대한 대비는 불확실해졌다.

DUMMY

37.

그날 저녁.

나는 엑셀레온 시 입구에서 라골디우스와 만났다. 그는 여전히 중년 하플링 남자 모습으로 나타났다.

“여어, 라골디우스!”

나는 라골디우스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그의 표정이 어두워 보였다. 게다가 주변에 동료를 데리고 온 것 같지도 않았다.

“존 데트날프. 큰일이오.”

“무슨 일입니까?”

“내 동료들은······ 나를 도울 수가 없다는군.”

청천 벽력같은 소리였다. 내 목소리가 떨렸다.

“어, 어째서요?!”

“내가 라골디우스가 아니기 때문이오.”

“무슨······!”

“나는 복제요.”

라골디우스가 털어놓았다.

“그대는 잘 모르겠지. 흑암마녀는 나를 수십차례 고문했소. 고문이 극심해서 몇 번은 실제로 죽었지. 이해가 가시오? 그녀는 나를 수차례 죽이고, 부활시켰소.”

“아······!”

사실 나는 알고 있었다! 3회차의 라골디우스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나는 오히려 골드 드래곤의 수치, 흉물이 되어버린 존재요. 외모와 기억은 골드 드래곤 라골디우스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복제품인 것이오. 나, 나는······ 내 동료들을, 아니, 동료였던 자들을 설득하려 애썼으나······ 추방당했소.”

라골디우스는 기력이 다했는지 축 늘어졌다.

“미안하오. 존 데트날프. 나는 그대를 돕지 못할 것 같소.”

“아아······.”

이럴 수가! 이건 곤란하다!

‘나는 이번 4회차에서 모험가 협회에 유네포스가 쳐들어올 것임을 경고하고, 라골디우스와 그 동료들의 힘을 빌려서 유네포스를 쓰러뜨리려 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라니······!’

아마 내 눈에서는 동공지진이 일어나고 있겠지.

“나는 흑암마녀에게 고문당하면서도, 풀려나 동료들과 함께 악을 멸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버텨 왔소. 이제······ 나는 절망했소.”

라골디우스는 아무 말 못하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미안하오. 사과의 의미로, 이것을.”

라골디우스는 내게 장검을 한 자루 내밀었다.

“이건?”

“내가 아닌, 진짜 라골디우스가 지니고 있던 검이오. 이것만 있었어도 진짜 라골디우스는 흑암마녀를 상대로 무력하게 붙잡히진 않았을 텐데. 드워프 산맥의 중앙 대장간에 수리를 맡긴 상태였지. 다행히 드워프들은 내가 복제라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오랫동안 맡아 온 진짜 라골디우스의 검을 내게 맡겼소. 나는 이것을 간직할 자신이 없으니, 사죄와 인연의 대가로 그대에게 주겠소.”

나는 라골디우스에게서 검을 받았다.

“이건······!”

“태양 수호검이란 별명을 지닌 전설급 아티팩트, ‘선 키퍼’요.”

“이게 그 선 키퍼란 말입니까?”

선 키퍼는 지금은 멸망한 태양신의 교단이 남긴 삼대 기물 중 하나였다. 태양신의 권세가 강하던 시절에는 신화급 아티팩트였으나, 지금은 그 위력이 격하되어 전설급 아티팩트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강력한 아티팩트다.

아티팩트는 하급, 중급, 상급, 최상급, 특상급, 전설, 신화, 초월 순으로 그 가치가 높아지는데, 가장 하급 아티팩트만 해도 명인이 만든 물건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으니, 전설급 아티팩트면 말할 것도 없다.

“확실히 이 정도의 무구가 마검사의 손에 들어간다면, 인류지적이라 해도 한 방 제대로 먹일 수 있을 겁니다.”

나는 희열에 가득 차 말했다. 하지만 이런 무기는 순수한 전사가 쓰거나 아니면 육전형 주문에 능숙한 자가 써야 효과가 좋을 터. 나는 아직 육전형 주문 실력이 부족하다.

“부탁하오. 부디 정의를.”

그것이 라골디우스의 마지막 말이었다.

라골디우스는 [텔레포트]로 사라졌다.



나는 무거운 발을 억지로 끌며, 모험가 협회 엑셀레온 지부로 향했다. 비서는 나폴렌이 4층의 회의실에 있다고 해서, 바로 회의실로 들어갔다.

나폴렌은 다른 랭크A 모험가들과 회의 중이었다. 나폴렌은 밝은 얼굴로 나를 보았다. 죄책감이 들 정도였다. 나는 침통한 어조로 보고했다. 방금 있었던 이야기를 요약해서 보고하자, 나폴렌 지부장은 숨길 수 없을 정도로 몹시 실망스러워했다.

“그런 일이 있었나······!”

회의장에 모인 모험가들도 술렁거렸다.

“곤란하군요.”

“골드 드래곤들 여럿이 도와준다고 해서 그걸 기반으로 작전을 짜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실망감은 대단했고, 곧 분노로 변했다. 나는 즉시 그들을 진정시켜야 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나는 선 키퍼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제가 있으니까요.”

나는 다소 오만하게 말했다. 그러자 회의장에 있던 이들이 즉각 격분했다.

“뭐라고?!”

“자네가 뭐길래? 기껏해야 랭크B 모험가 아닌가?”

“어디서 기연을 좀 얻어서 잘난 척 하는 모양이군. 인류지적과 싸워 본 적도 없으면서.”

“인류지적 유네포스의 강함은 장난이 아니야! 부활한 만큼 전보다 더 강해졌을 지도 모른다고!”

이런 소리들이었다. 사실, 나는 유네포스와 싸워봤던 경험이 있지만 굳이 따지고 들진 않았다.

“후우, 곤란하군요. 당장 내일 오후 1시 이후에 유네포스가 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분열되어 있어서야.”

내가 말하자 모험가들은 더더욱 격분했다.

“뭐라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는 건가?!”

“오만하기 짝이 없군, 자네!”

나는 히죽 웃었다. 이런 분위기가 차라리 낫다.

“그럼 힘으로 승부를 내볼까요? 말싸움 대신, 여러분 중 가장 강한 사람과 일대일 승부를 해서 내가 이기면 여러분이 내 말을 듣는 걸로.”

“하! 그것 재밌군!”

화를 내던 모험가 한 명이 벌떡 일어났다.

“다들 앉아.”

지부장 나폴렌이 말했다.

그 순간.

쿠웅······!

무게를 지닌 마력이 회의실에 있는 모든 사람의 머리를 짓눌렀다.

‘호오······.’

9단위 마법사인 나는 똑바로 서서 버티는 게 어렵지 않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의자에 앉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정도는 해야 지부장이지.’

나는 나폴렌이 전보다 더 괜찮게 느껴졌다.

나폴렌은 나를 물끄러미 보았다.

“존 데트날프. 자네도 자중하게. 선배들을 눈앞에 두고 싸워서 우열을 겨루자는 소리를 하다니. 경우가 없군, 자네.”

“사과드립니다. 지부장님. 그리고 여러 선배님들께도 사과하겠습니다.”

나는 순순히 고개를 숙였다. 숙일 때는 숙인다.

그러자 다른 모험가들도 헛기침을 하거나 사과를 받아들인다는 말을 들릴 듯 말 듯 중얼거렸다.

나폴렌은 내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다들 보았듯이 여기 있는 존 데트날프는 상당한 마력의 소유자일세. 나의 마력 발산을 가볍게 버티고 설 정도지. 게다가 그는 지난 10년 동안 누구도 통과하지 못한 특별 입회 시험 통과자야.”

“오옷?! 그걸 통과했다고?”

“정말인가!”

“대단하군요.”

중견 모험가들이 나를 보는 눈이 조금은 호의적으로 변했다.

“게다가 내일 유네포스가 쳐들어 올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한 것도 존 데트날프야. 우리가 여기 모여 회의라도 할 수 있는 건 존 데트날프 덕분이라네. 그가 비록 오만한 성격이라고 해도, 우리는 그를 우리의 가까운 식구로 대하는 한편 먼 은인으로 대접해야 할 거야. 다들 명심하세나.”

나폴렌이 상황을 정리했다. 나는 다시 한 번 나폴렌에게 고개를 살짝 숙였다.

“자아, 존 데트날프. 그대가 말했던 라골디우스와 그의 동료들은 오지 않는다. 이제 더 나은 대책을 강구해 보세나.”

“예. 그럼.”

나는 문가에 계속 서 있기가 뭣해서 칠판으로 향했다.

“가장 급선무는 마력수호탑의 수리입니다. 일단 그것만 제대로 가동하면 유네포스는 [미티어 스트라이크]를 날릴 수 없을 겁니다.”

나는 나폴렌을 보았다.

“지부장님. 수리는 진행 중입니까?”

“물론. 기술자들을 불러 왔다네. 마나 필터 교환은 끝냈는데, 마나 코어에 문제가 있더군.”

“마나 코어라······!”

막대한 마력을 생성하는 마나 크리스탈을 가공한 물건이다. 스스로 마나 퓨전 현상을 일으켜 가며 마력을 방사함과 동시에 에너지를 생성하는 작은 ‘마나 태양’이라고 할 수 있는 물건이다. 마법 공학의 시작과 끝이라고 할 만한 것이 마나 코어인 셈이다.

단, 마나 코어를 만들기 위한 대형 마나 크리스탈이 워낙 희귀한 물건이라 쉽게 구하기 어렵고, 가격 또한 비싸다. 엄지손톱 크기의 소형 마나 크리스탈 조각이야 돈만 있으면 구할 수 있는 물건이다. 그러나 마나 코어 제작이 가능할 정도면 호박 크기, 즉 대형 마나 크리스탈의 크기여야만 한다.

웨스트리아 왕국의 국가 예산에 마나 크리스탈 구입비가 따로 책정될 정도이니, 아무나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나마 모험가 협회만이 압도적인 재력과 영향력을 이용해서 구매하는 것일 뿐.

“곤란하군요. 당장 구할 수는 없겠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초월 마황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4 VS 콜드웰 18.01.31 151 1 8쪽
43 탈출. 그리고 나폴렌 지부장에게로. 18.01.31 125 1 9쪽
42 진실, 탈출 시도. +1 18.01.30 147 1 11쪽
41 [전생회귀]조차 못하게 되어버렸습니다. 18.01.30 129 1 9쪽
40 5회차를 진지하게 준비해야....? +1 18.01.30 140 1 11쪽
39 무단 침입한 것이 후회되는 밤 +2 18.01.29 123 2 8쪽
38 아벨리 가문의 저택으로. 18.01.28 146 2 8쪽
» 유네포스에 대한 대비는 불확실해졌다. 18.01.27 419 2 9쪽
36 유네포스에 대한 대비는.... 18.01.26 172 2 9쪽
35 노력과 합격 +1 18.01.25 271 1 9쪽
34 운의 시험 18.01.24 188 0 8쪽
33 특별 입회 시험 신청 18.01.23 172 1 8쪽
32 만남과 엇갈림 +1 18.01.22 176 1 9쪽
31 4회차는 조금 더 효율적으로 18.01.21 203 0 12쪽
30 3회차 끝 4회차 시작 18.01.20 183 0 10쪽
29 VS 유네포스 18.01.19 184 0 10쪽
28 유네포스 등장 18.01.18 194 0 9쪽
27 실기 시험과 위기 18.01.17 202 1 8쪽
26 모험가 협회 입회 시험 시작. 18.01.17 210 0 8쪽
25 빈 와인병과 추구하는 목표 +1 18.01.16 248 0 10쪽
24 와인과 여자 +1 18.01.15 253 0 8쪽
23 테번에서의 정의 구현은 포커 한 판으로. +2 18.01.14 284 0 13쪽
22 엑셀레온 도시로 가다. 18.01.13 251 0 11쪽
21 육전형 주문 배우기. 18.01.12 277 1 10쪽
20 라골디우스 구출! +1 18.01.11 298 1 10쪽
19 녹색 숲의 은신처 확보 18.01.11 301 0 11쪽
18 오늘도 평화로운 녹색 숲 +1 18.01.10 300 0 11쪽
17 다시 녹색 숲으로! +2 18.01.10 323 0 8쪽
16 3회차는 좀 길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18.01.09 620 1 9쪽
15 후배를 격려한다. 18.01.09 325 1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