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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작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초월 마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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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작
작품등록일 :
2018.01.01 11:35
최근연재일 :
2018.01.31 19:58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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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글자수 :
189,063

작성
18.01.1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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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모험가 협회 입회 시험 시작.

DUMMY

26.

“신청서 작성하세요.”

모험가 협회 건물 서쪽에 있는 작은 창구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말했다. 나는 신청 용지를 하나 받았다.

“흐음.”

입회 신청서에는 ‘왕국력 417년 모험가 협회 입회 신청서’라고만 적혀 있었다. 딱히 날짜나 그런 건 따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름, 나이, 주소 따위를 적는 칸이 있었고, 주의사항과 간단한 각서에 서명하도록 되어 있었다.


<각서>

본인은 본 입회 시험 도중 신체상의 피해를 받더라도 감수할 것이며······.


이런 식의 내용이 깨알 같은 글씨로 꽤 길게 이어졌다.

“웃기는군.”

이 신청서에 서명하면, 시험 도중 죽거나 다쳐도 모험가 협회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피할 이유는 없지.’

나는 서명했다. 그리고 창구 직원에게 제출하기 전에 주위를 슬쩍 둘러보았다.

‘사람이 많군.’

과연. 모험가 협회는 정말로 매일 입회 시험 신청자를 받았다. 그리고 거의 매일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몰려왔다. 정말로 위험천만한 모험을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귀족이나 사업가로서 모험가 협회 회원 자격 자체를 원해서 시험을 치르는 사람도 있었다. 모험가 협회 회원이 되면 이런저런 자잘한 혜택이 많았다. 반면에 불이익은 없었다. 1년에 한 번 회비만 내면 되니까.

“여기 있습니다.”

나는 창구에 걸어가 입회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자 창구 직원은 번호표를 줬다. 그리고 가슴에 부착하라고 지시했다.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시험장이 있습니다. 책상에 번호가 있으니 그대로 앉으세요.”

나는 창구 옆에 있는 쪽문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시험장’이라는 팻말이 붙은 강의실처럼 생긴 방이 있었다.

‘44번이라.’

나는 가슴에 부착한 번호표를 한 번 손가락으로 튕겨 본 뒤, 뒷자리에 앉았다.



10분 뒤.

강의실에 사람들이 가득 찼다. 100명 정도? 대부분이 이십대 남성이었고 평상복 차림이었다. 절그럭거리는 강철 갑옷을 입고 온 자도 있었고, 가죽 갑옷을 입고 온 이십여 명도 보였······.

“앗?!”

나와 가죽 갑옷 입은 자들의 눈이 마주쳤다. 그중에 뿔투구 입은 자는 입을 떡 벌렸다. 그는 내가 앉은 자리로 다가왔다.

‘아, 제길.’

하필이면 어제 내가 쓰러뜨린 녹스와 그 부하들이었다.

“여어, 어제는 신세가 많았소.”

그가 내게 말을 걸었다. 하필이면 그의 번호표는 딱 100번이었다.

“뭐, 그랬죠.”

“그래, 모험가 지망생이었구만?”

“그쪽도.”

“흐흐흐. 조만간 붙자고.”

“싸우자는 겁니까?”

“실기 시험 때 말이야.”

“음?”

“몰랐나? 입회 시험은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면접시험의 3단계로 나뉜다. 그리고 실기시험 중에는 입회 시험 보는 참가자들끼리 대련이 꼭 포함된다고.”

“허.”

“그때 정정당당하게 비무를 겨루세. 어떤가?”

“우리가 만나게 된다면.”

그때, 다행히 시험관이 들어왔다.

“자자, 모두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곧 시험지를 나눠드리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필기시험 감독관인 콜린입니다.”

녹스는 그제야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그의 등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저 멍청이는 나한테 마법으로 당했으면서 시비를 거는 건가?’

얼마나 멍청하면 저럴까 싶으면서도 저것도 용기라면 용기겠지 싶었다.

“······그럼 시험지를 나눠드리겠습니다. 제한 시간 30분. 최대한 많은 문제를 푸십시오.”

시험관은 완드를 꺼내더니 빠르게 시험지를 나눴다.

‘[텔레키네시스]의 일종인가? 제법 세밀한 컨트롤이군.’

나는 더 무거운 것들을 더 빠르게 옮길 수 있지만, 작은 시험지 100장을 100개의 책상 앞에 사뿐히 놓는 것은 자신이 없었다. 콜린이라는 시험 감독관의 정밀함이 감탄하며, 더 열심히 수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 받으셨죠? 시작!”

필기시험이 시작되었다.


1번 문제 : 한 소녀가 길에서 뛰다가 넘어졌다. 다음 선택지 중 바르지 못한 행동을 고르시오.

① 소녀를 일으켜 세워주고 괜찮냐고 묻는다.

② 소녀의 상처를 확인한 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힐링 포션을 한 모금 마시게 해준다.

③ 소녀의 보호자를 찾아서 데려다 준다.

④ 소녀에게 육신계 회복 주문을 걸어준다.

⑤ 소녀를 기절시킨 뒤 장기를 적출해 팔아먹는다.


‘뭐, 뭐야, 이거!’

시험 문제가 왜 이따위야?

나는 5번을 골랐다. 5번 말고 다른 답을 고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시험 문제는 대충 다 그런 식이었다.

보편상식과 도덕에 관한 질문들이었다. 일부러 틀리려고 고르지 않는 이상 틀릴 수가 없는 질문들. 그러자 시험장 곳곳에서 피식거리며 웃는 소리가 나거나 기분 나쁘다는 듯이 혀를 차는 소리들이 나기 시작했다.

“자자, 정숙해 주십시오. 20분 남았습니다.”

시험관이 주의를 줬다. 나는 ‘20분이나 남았어?’ 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미 문제를 다 풀었으니까.

‘결국 필기시험은 문맹자나 정신이상자를 걸러내는 테스트에 가깝고, 실제로는 실기시험과 면접시험에서 걸러지겠군.’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

‘그러고 보니 나는 모험가 협회 입회 시험에 대해 잘 모르는구나. 미리 조사 좀 하고 시험에 임할 걸.’



잠시 뒤.

“시험 종료!”

시험관이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완드를 휘둘러 시험지를 모두 가져갔다.

“잠시 앉아서 대기해 주십시오. 즉시 채점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시험관은 시험지에 추가로 주문을 걸었다.

“[무결성 검사].”

나는 감탄했다. 저것은 정신계-물질계 결합 주문이었다. 미리 자신의 머릿속에 하나의 무결한 정답을 세워놓은 뒤 물질계 주문으로 종이에 적힌 답이 맞나 틀린가를 빠르게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허.”

시험관은 혀를 찼다.

“지금 호명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전원 합격입니다. 우선, 참가자 43번. 참가자 66번. 참가자 73번. 그리고 참가자 80번부터 99번까지. 이 사람들은 전원 탈락.”

“뭐, 뭣?!”

“뭐라고?!”

“어째서 우리가!”

녹스의 부하들과 몇 명의 참가자들이 화를 냈다.

“3개 이상의 문항이 틀리면 탈락입니다. 여러분은 3개 이상의 문항에서 오답이 나왔습니다. 그러니 탈락.”

“뭐야!”

“넘어진 어린아이를 그럼 어쩌라는 건데!”

“당연히 장기를 적출해야 하잖아?!”

“맞아. 그대로 방치하면 다른 놈이 선수 칠 테니까!”

녹스의 부하들과 딱 봐도 범죄자처럼 생긴 참가자들이 화를 내자, 시험관은 시험장 바깥에 뭐라고 말을 했다. 그러자 갑옷을 입은 사내들이 우르르 뛰어 들어와 발광하는 탈락자들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으악! 제기랄!”

“두목님! 꼭 합격하세요!”

놈들이 쓸려나갔다.

“아아, 부하들아. 나, 열심히 할게.”

정작 뿔투구를 쓴 녹스 한 놈만은 탈락을 면했다.

“합격자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실기 시험은 오후 1시 10분에 있을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휴식 시간 겸 식사 시간으로 삼아주십시오. 오후 1시 정각까지 여기로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게 필기시험이 끝났다.



나는 혼자 식사를 했다. 구내식당이 있었고, 회원이건 아니건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었다. 단, 모험가 협회 회원은 반값이었다. 숯불구이 덮밥과 잔치국수 세트는 살면서 먹은 것 중에 역대급으로 맛이 좋았지만 솔직히 불안했다.

‘모험가 협회 입회 시험이 불안하다기보다는, 모험가 협회의 회원들 수준이 걱정이다.’

나는 9단위 마법사로서 자부심을 꽤 강하게 갖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아냐. 자신을 믿자. 다른 것 생각 말고 우선 입회 시험부터!’



1시 정각.

60명이 모여 있었다. 재수없는 녹스 자식도 있었다. 하지만 참가자 수가 갑자기 확 줄어들어 있었다.

“몇 사람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취소 통보를 해왔습니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도 그만두고 싶으신 분?”

시험관이 물었다. 손을 든 사람은 없었다.

“그럼 실기 시험 코스로 이동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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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유네포스에 대한 대비는.... 18.01.26 17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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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유네포스 등장 18.01.18 193 0 9쪽
27 실기 시험과 위기 18.01.17 201 1 8쪽
» 모험가 협회 입회 시험 시작. 18.01.17 210 0 8쪽
25 빈 와인병과 추구하는 목표 +1 18.01.16 247 0 10쪽
24 와인과 여자 +1 18.01.15 252 0 8쪽
23 테번에서의 정의 구현은 포커 한 판으로. +2 18.01.14 28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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