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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작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초월 마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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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작
작품등록일 :
2018.01.01 11:35
최근연재일 :
2018.01.31 19:58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2,715
추천수 :
40
글자수 :
189,063

작성
18.01.0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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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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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3회차는 좀 길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DUMMY

16.

힘든 주문을 성공시킨 보람이 있었다. 올리버의 눈동자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지만, ‘정지’ 명령을 받자 모든 행동을 정지했다.

“잭 올리버. 나는 마음만 먹으면 너의 자유의지까지 조종할 수 있었어.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게. 너는 이제 내 사제, 동생이니까.”

“으으윽······.”

“아차, 정지 상태라서 숨을 못 쉬는구나? 차렷 자세로 숨만 쉬도록.”

내가 육성 명령과 함께 마력을 보내자 올리버는 내 명령을 따랐다.

“좋아. 이제 풀어줄 테니 맹세해라. 내 충실한 동생이 되겠다고 말이야.”

이것이 3회차 인생의 내 몇 가지 목표 중 하나였다. 나는 올리버를 공개적으로 망신시키지 않는 대신, 이런 식으로 종속시키고 쪽쪽 빨아먹을 작정이었다. 사악한 짓이지만, 양심의 가책은 없었다. 올리버가 먼저 내 연구를 훔쳐갔으니까.

“아니, 눈을 공손하게 뜨도록 해.”

나는 올리버의 뺨을 톡톡 쳐줬다. 올리버는 차렷 자세로 부들부들 떨었다.

“맹세하겠나? 말해도 좋다.”

올리버는 몹시 괴로운 표정으로 맹세했다.

“예. 저는 당신의 충실한 동생이 되겠습니다.”

“좋아. 자유롭게 움직여도 좋다.”

올리버는 몸을 풀면서 질문했다.

“[퍼펫 플레이]는 안 풀어주실 겁니까?”

“당연하지, 씨발 놈아. 내가 너를 뭘 믿고 풀어주냐?”

올리버는 말이 없었다.

“하지만 네가 하는 걸 보고 생각해보지. 내 지시를 잘 따른다면 언젠가 풀어주마. 아,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경찰을 찾아가거나 마법사 길드에 고발장을 내거나 하지 마라. 생각조차 안하려고 노력하는 편이 좋아. 나는 주기적으로 네놈 두뇌를 모니터링할 거니까.”

“······알겠습니다.”

올리버는 이를 갈면서 말했다. 사실 나는 [마인드 해킹]이나 [마인드 컨트롤] 주문으로 올리버의 자유의지까지 조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올리버가 괴로워하면서도 내 명령에 복종하는 꼴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사제? 돈 좀 빌려줄래? 내가 너를 위한 연구를 하다가 글렌한테 돈을 좀 빌렸거든. 사채라서 이자가 많이 붙었어······. 상금 받은 거 절반쯤 내놔.”

올리버는 거절하지 못했다. 차라리 의형제가 아니었다면 흥정을 시도했겠지만, 빼도박도못하게 내가 사형이 되어버렸으니까. 게다가 [퍼펫 플레이]의 공포는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내가 ‘숨 쉬지 마.’ 라고 명령하면서 마력을 공급하면 올리버는 꼼짝 없이 죽으니까.

“올리버, 총 상금 얼마 받았어?”

나는 더 많이 뜯어낼 수도 있었지만, 올리버로부터 1500만 니즈만 받아냈다.



올리버에게서 1500만 니즈를 뜯어낸 나는 그 길로 글렌에게 갔다. 글렌은 고급 테번의 2층에 살고 있었다.

“쯧. 대학생이면 기숙사나 저렴한 하숙집에서 살 것이지.”

그러고 보니 글렌 이 자식은 정체가 뭘까? 물어보자.

나는 글렌의 방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덩치 큰 오크가 나왔다.

“누구시오?”

“어, 음, 존 데트날프입니다. 글렌 찾으러 왔는데요.”

“무슨 용무로?”

“빚 갚으려고.”

“거기서 기다리시오.”

문이 다시 닫혔다. 그리고 잠시 뒤.

“밤중에 무슨 일이야?”

글렌은 툴툴거리며 문을 열었다.

“돈 갚으러 왔다.”

나는 1500만 니즈를 글렌에게 내밀었다. 글렌의 얼굴이 환해졌다.

“와우. 좋은 물주라도 잡으셨나?”

“그런 셈이지.”

“네가 나한테 빌린 돈이랑 이자는 얼마 안 되는데, 이 돈뭉치는 뭐야? 1500만 니즈나 되는데?”

“정보 값.”

“정보 값?”

“너, 부자냐?”

“뭐?”

“너희 아버지 이름이 금융왕 소나르 드 펜 맞아?”

“······누구한테 들었어?”

글렌이 눈을 희번득거리며 물었다.

‘누구긴, 전생의 너한테 들었지.’

나는 속으로 대답하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맞아. 우리 아버지가 소나르 드 펜이야. 그래서?”

“나, 돈 좀 벌고 싶은데, 투자하는 법이나 그런 것 좀 가르쳐줘라.”

“하아?”

3회차 인생의 목표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다채로운 경험의 기저에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돈과 기본 실력.’

경험을 위한 돈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고, 기본 실력이라는 것은 갑자기 9단위 마법사가 된 나 자신의 기본기를 점검하고 한계를 알아보는 일이다. 하여간 우선은 돈이 필요했다.

“투자라니. 이건 뭐 자는 요리사 깨워서 라면 끓이는 법 알려달라는 격이구만.”

“무슨 비유가 그러냐?”

“하룻밤 사이에 1500만 니즈를 들고 왔다는 건, 네가 이미 돈 버는 법을 알고 있다는 뜻 아니냐?”

“합법적이고 안정적으로 많은 돈을 버는 법을 알고 싶은 거야.”

“그럼 땅을 사거나 주식을 사야지. 물론 부동산과 주식도 안전한 건 아닌데, 그나마 낫다.”

“주식이라.”

내가 전생을 반복한다면 미래의 주가를 기억해뒀다가 전생해서 수익을 올리는 꼼수를 쓸 수도 있겠군.

“나도 주식 같은 거 할 수 있나?”

“은행가서 계좌 만들어. 정 모르면 내가 내일 같이 가주마.”

나는 잠시 고민했다. 미래의 주가를 알고 과거로 돌아가서 주식 투자를 한다······ 라는 발상은 정말 마음에 든다. 하지만 내일 주식 계좌를 여는 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미래의 주가를 모르니까. 이번 3회차를 좀 진득하게 살면서 주식 상승, 하락에 관심을 갖고 다음 회차에서 쓰던가 해야겠다.

“아니, 계좌 만드는 건 ‘다음’에 부탁할게. 고마워.”

“흥. 그럼 궁금증은 다 풀렸냐? 이 돈, 정말 내가 다 먹어도 되냐?”

그 순간 뭔가가 떠올랐다.

“야, 너한테 돈 빌린 애들 중에 1학년짜리 여자애 있지? 금발머리.”

“응.”

“걔 돈 그걸로 갚을 수 있냐?”

“거의.”

“그럼 그렇게 해줘.”

“너 그 금발머리 좋아하냐?”

“묻지 말고.”

“뭐, 좋다. 횡재한 밤이군. 잘 자라.”

글렌은 문을 닫았다.

나는 밖으로 나가며 생각했다.

이름도 모르는 그 금발머리 1학년 여학생을 도운 일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글렌에게 폭언을 들었기에 나는 공원에 갔고, 그 덕분에 자고 있는 허름한 옷차림의 다크 엘프 엘리스 파이크를 만났다. 그리고 기연이 이어졌다.

결국, 내 기연의 시작점은 그 이름도 모르는 금발머리 1학년 여학생인 셈이다.

나는 내 기연의 시작점에게 보답할 수 있어서 기뻤다.



다음날 아침.

나는 먼 길 떠나는 올리버를 전송해줬다.

“술 너무 많이 먹지 말고. 도착하면 편지해라.”

“네, 사형.”

올리버는 묘하게 우울한 표정이었지만 의형제로서 사형에 대해 예의를 갖추었다.

잭 올리버는 마나리움 마법대학교를 떠났다.

“그럼 나도······.”



나는 가벼운 짐을 쌌다. 마나리움 도시를 잠시 떠날 예정이었다. 시공간계 주문학과 교수인 큐리오스 교수에게는 잠시 모험 수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모험 수행이라. 모험을 떠나며 실력을 키우는 마법사는 내가 어릴 때 이미 유행이 끝났는데.”

“그렇습니까?”

“누가 뭐래도 지금은 기차가 다니는 시대 아닌가. 어중간하고 쉬운 모험꺼리는 이미 다 정복된 시대, 즉 지금 남아있는 모험꺼리는 대부분 위험한 거라는 의미다.”

“알고 있습니다.”

“정말인가? 마법사 혼자서 하는 모험 수행은 너무 위험해. 목숨이 몇 개라도 모자랄 거야. 차라리 모험가 길드로 가보는 게 어떤가?”

“저는 혼자서 해내야 합니다.”

“고집이 강하군. 확실히 자네는 실전 경험도 거의 없잖나. 하지만 연구에는 재능이 있는 편이야. 그렇다면 더더욱 학교에 남아서 연구하는 게 낫지 않나?”

“그것조차 한계인 것 같습니다. 한계를 부수기 위해서라도 잠시 떠났다 오겠습니다.”

“으음, 알았네. 각오만큼은 확실한 것 같군. 정식으로 휴학계를 제출하지 않으면 결석처리 되는데 접수 기간이······.”

“아, 성적 같은 건 상관없습니다. 학사경고 한 번 먹어보죠, 뭐.”

“흥, 교수 앞에서 성적 같은 건 상관없다고 하다니. 자네, 성격이 많이 변한 것 같군. 대담해졌어. 안 그런가? 흠?”

“그, 그렇습니까?”

나는 조마조마했다. 교수가 내 마력이 증가한 것을 눈치채면 어쩌나 한 것이다. 물론 미리 에너지계 5단위 주문인 [마나 스크리닝] 주문으로 내 마력을 차단해서 감췄다. 내 몸에서 발산되는 마력은 겨우 3단위 마법사 수준일 것이다. 그리고 [마나 스크리닝] 주문을 썼다는 사실 자체를 또다시 감추기 위해 정신계 5단위 주문인 [스펠 인코딩] 주문으로 암호화해서 숨겼다.

“······뭐, 괜찮겠지. 그럼 잘 다녀오게.”

교수는 그렇게 말했고, 나는 인사를 한 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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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유네포스에 대한 대비는.... 18.01.26 172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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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모험가 협회 입회 시험 시작. 18.01.17 210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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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와인과 여자 +1 18.01.15 253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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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엑셀레온 도시로 가다. 18.01.13 251 0 11쪽
21 육전형 주문 배우기. 18.01.12 27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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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오늘도 평화로운 녹색 숲 +1 18.01.10 300 0 11쪽
17 다시 녹색 숲으로! +2 18.01.10 322 0 8쪽
» 3회차는 좀 길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18.01.09 620 1 9쪽
15 후배를 격려한다. 18.01.09 325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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