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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작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초월 마황제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재시작
작품등록일 :
2018.01.01 11:35
최근연재일 :
2018.01.3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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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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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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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글자수 :
189,063

작성
18.01.1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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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라골디우스 구출!

DUMMY

20.

“음? 자, 잠깐. 무슨 짓을?!”

라골디우스는 내 손가락 끝에 모인 마력의 양을 보고 기겁했다. 그리고 등짝을 감추려 했다. 될 리가 없다. 나는 가볍게 도약해서 손가락 끝을 라골디우스의 등짝에, 등짝에 달린 자물쇠에 가져다댔다. 그리고 9단위 주문을 외웠다.

“[마이크로 누클리어 퓨전 플레어].”

내 손끝에서 발동된 에너지계 주문은, 초소형 핵융합의 불꽃을 일으키는 9단위 주문인 [누클리어 퓨전 플레어]를 더더욱 최소한의 위력과 최소한의 크기로 축소시킨 8단위 주문이었다. 말만 8단위지, 실제로 소모되는 마력의 양은 어지간한 9단위 주문의 마력이었다. 그 막대한 양의 마력을 소모해가며 강제적인 상온 핵융합을 손가락 끝에 일으킨다는 것은 엄청 낭비적인 마력 활용이었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었다.

치이이이이익!

내 손끝에서 쏘아져 나간 [마이크로 누클리어 퓨전 플레어]의 불꽃은 엘더니움 자물쇠의 열쇠 구멍 안쪽을 정확히 노려서 지지기 시작했다. 마력에 대한 저항력과 반발력을 지닌 엘더니움 금속 자물쇠였지만, 열쇠구멍의 안쪽에 작용하는 초소형 핵융합 불꽃의 열기 자체에는 영향을 받았다. 순식간에 엘더니움 자물쇠의 내부가 붉고 뜨거운 용광로처럼 변했다.

그리고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악?!”

문제는 라골디우스의 등짝도 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태양 표면 온도가 6000도 정도라고 하는데, 엘더니움 자물쇠의 열쇠 구멍에 가득 찬 열기는 그것보다 더 뜨거웠다. 라골디우스의 등짝 비늘 일부가 타오르다 못해 하얀 연기를 내며 증발하고, 살이 지글거리고, 근육이 녹아내렸다.

“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악!”

그래도 라골디우스는 극기심을 발휘해서 날뛰거나 하진 않았다. 만약 라골디우스가 날뛰었다면 그의 등 위에 올라온 내가 크게 다치거나 죽었을 것이다.

“조금만 더 참아요!”

치이이이이익······! 탈칵! 빠직!

엘더니움 자물쇠가 결국 녹았다.

“성공!”

나는 얼른 [리프] 주문으로 도약해서 피했다.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

라골디우스가 울부짖었다. 자물쇠가 사라졌기에, 라골디우스가 날개를 펼치자 쇠사슬은 출렁거리며 풀려나갔다.

“크와아아아아아아아악! 크라라라라라라라!”

“웃······!”

나는 손으로 귀를 막았다. 라골디우스가 울부짖음에 담긴 강대한 마력의 파장은, 어지간히 잔뼈가 굵은 모험가도 실신시킬 정도였다.

“후욱, 후우우욱······.”

라골디우스는 울부짖음을 멈췄다. 그리고 나를 내려 보았다.

“고맙소, 존 데트날프. 그대가 나를 흑암마녀의 속박으로부터 구원했소.”

하지만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는 꼴이 전혀 고마워하는 표정이 아니다. 그렇게 아팠나?

“별 거 아닙니다.”

“내 마음 같아서는 당장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대와는 약속한 게 있었지.”

“네. 저는 최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더 강해져야 합니다. 당신의 힘과 지식을 나누어주십시오.”

“아아, 확실히 그래야겠다고 생각했소.”

“정말입니까?”

“그렇소. 당신이 9단위 주문으로 내 등에 붙은 자물쇠와 내 등짝을 통째로 태워먹을 때 당신을 좀 가르치고 싶다고 생각했소.”

라골디우스는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그런데 당신이 9단위 마법사라는 걸 왜 말 안 한 거요?”

“속일 생각은 없었습니다.”

“당신이 9단위 마법사라면, 물질계 주문 [크리에이트 메탈] 주문 정도는 쓸 수 있었을 거요. 그렇게 내 자물쇠에 딱 맞는 열쇠만 생성할 수도 있었을 거란 말이오. 자물쇠 자체에 그런 걸 막는 주문은 없었으니까.”

“아.”

듣고 보니 그렇다.

자물쇠에 맞는 열쇠를 물질계 주문으로 생성할 수 있었다. 엘더니움 자물쇠가 마법 저항력을 띄고 있긴 하지만 그냥 자물쇠 내부 구조에 맞추어 간단한 금속 열쇠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다.

“으음.”

“그래서 나는 당신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소! 당신처럼 강력한 주제에 멍청한 마법사를 내보냈다간, 그게 세상에게 못할 짓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오!”

“하하······.”

“웃을 일이 아니오! 젠장. 내 등에 생긴 상처는 핵융합 불꽃으로 태워져서 재생도 안 될 거요.”

“아차, 미안합니다. 회복 주문을 걸어드릴까요?”

“흥. 한참 늦었소.”

라골디우스는 자기 자신에게 육신계 5단위 회복 주문 [리커버리]를 걸었다. 가장 자연스러운 회복을 고속으로 행하는 주문으로 부작용이 적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리커버리]의 효과는 그저 그래 보였다.

“쯧, 역시 등짝의 상처는 회복이 잘 안되는군. 자연 치유로는 안 되나.”

라골디우스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갑자기 낮은 곳에서 들렸다.

“아!”

내 눈앞에는 작은 체구의 하플링 중년인이 서 있었다.

“인류 형태로 [폴리모프]한 거요.”

“저어, 왜 하필 하플링 형태입니까?”

“하플링이면 안되오?”

······아니, 안 될 건 없지만 엄청 짜증내고 있네.

“흥. 모든 걸 인간 기준으로 생각지 마시오.”

“미안합니다.”

“그럼 제대로 된 식사부터 좀 합시다. 흑암마녀가 주는 해부용 몬스터 시체만 먹었더니 미치는 줄 알았소.”

“아, 식당으로 안내하죠.”



우리는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라골디우스는 인간 열 명이 열흘 동안 먹을 정도의 식량을 와구와구 집어 삼켰다. 통조림을 통째로 입에 넣고 씹는 걸 보고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러자 라골디우스는 씨익 웃었다.

“하플링은 키는 작지만 입은 가장 크다오. 오크보다 더 크지.”

“그, 그렇군요. 그래서 하플링으로······?”

“그리고 하플링은 선천적으로, 식사한 걸 바로 체력과 회복력으로 돌리는 재주가 있으니까.”

“흠. 하플링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하긴, 그쪽이 뭘 알겠소?”

“······너무 틱틱거리시는 거 아닙니까? 그래도 나는 당신을 구출한 인간 아닙니까.”

나는 조금 투덜거렸다. 정말로 화가 난 건 아니었는데, 라골디우스는 정색을 하며 식사를 일시 중지했다.

“미안하오. 오랫동안 흑암마녀에게 괴롭힘을 당해서······.”

“얼마나 오래 당하신 겁니까?”

“한 60일 정도?”

“음? 의외로 짧군요?”

60일 동안 감금 고문당한 게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들은 것에 비하면 짧은 기간이다. 내가 들은 소문은 흑암마녀가 라골디우스를 수십 년 전에 생포해서 실험, 고문 중이라는 것이었다.

“아, 참고로 나는 오리지널 라골디우스가 아니오. 복제지. 흑암마녀는 골드 드래곤을 붕괴시키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해 했고, 나를 고문했소. 평균 17일 만에 정신이 붕괴했지. 그러면 흑암마녀는 나를 죽였소. 그리고 내 육신을 부활시킨 뒤, 멀쩡하던 시절의 미리 백업해 둔 나의 영혼을 가지고 부활시켰소. 그리고 내가 복제된 부활체라는 것을 알리고 다시 고문 실험을 시작했지. 나는 대략 83번째 복제요.”

“맙소사······.”

흑암마녀는 얼마나 괴물인가? 골드 드래곤을 납치, 고문하고 죽였다가 다시 부활시키다니.

“정말 궁금해서 묻는건데, 존 데트날프 당신은 흑암마녀와 정말로 어떤 관계요?”

“저도 모릅니다.”

정말 모른다. 흑암마녀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그동안 소문으로 들었던 것보다 훨씬 잔혹했다. 그런데 그렇다면 굳이 나에게 드래곤 포션을 주고 각종 주문을 전수해 주고, [전생회귀] 주문까지 알려 줄 이유가 없다.

‘몇 번째인지 모를 잡상이군. 의심해도 의미 없어. 이 생각은 그만하자.’

“제가 더 강해진다면 진실을 찾아 나설 수도 있겠죠.”

이렇게 말하는 게 고작이었다.

“미리 말해두는데, 나는 당신을 더 강하게 만들기는 어려울 거요.”

“아니, 아까는 가르치고 싶다면서요?”

“지금 밥을 먹으면서 당신의 수준을 가늠해 보았소. 당신은 마력을 감추고 있지만 그 수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고, 사상이나 신념 또한 강한 편으로 보이는군. 그래서 뭘 더 가르치기도 어렵고 억지로 가르쳐도 내 가르침으로 더 강하게 만들 수 없소.”

“하다 못해 드래곤이니 마력이라도 더 나눠주거나 할 수 있지 않습니까?”

“9단위 마법사인 당신에게 마력을 불어넣어주거나 할 수는 없소. 인간으로서 9단위에 도달했다는 건 마법사로서 최고 정점에 도달했다는 뜻이나 다름없소. 그 시점에서는 남에게 뭘 더 받거나 해서 능력이 개척되는 수준이 아닌 거요.”

“그건 아쉽군요.”

나는 실망스러워하는 표정을 대놓고 지었다. 다른 게 아니라 1회차 때는 내가 너무 약해서 드래곤의 마력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9단위 마력을 지녔기에 딱히 더 마력을 부여받을 게 없다니.

라골디우스는 껄껄 웃었다.

“마력을 부여해준다는 건 그런거요. 마력이 필요한 약한 존재는 너무 약해서 드래곤으로부터 마력을 전해받을 수 없소. 반면에 드래곤으로부터 마력을 전해받을 정도로 강한 존재는 이미 인간 마법사로서 정점에 도달했기에 마력을 더 받을 필요가 없는 거요.”

“그럼 마력은 됐고, 골드 드래곤들 사이에서만 전수되는 마법 주문이나 좀 가르쳐주시죠. 가령 용언 마법이라던가.”

“그럴 수 없소. 그대가 아무리 은인이라 해도 용언 마법은 함부로 유출되어서는 안 되오. 이것은 흑암마녀가 나를 아무리 고문해도 말하지 않았소.”

라골디우스가 근엄하게 말하자 나는 조금 짜증이 났다. 기껏 구출해줬더니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쳇. 그럼 나에게 뭘 해줄 수 있단 말입니까?”

“강력한 자가 추구해야 할 선한 도리와······ 육전형 주문 몇 가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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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35 카르니보레
    작성일
    18.01.11 19:22
    No. 1

    음 역시 마법사 캐릭은 멍청하면 안 됨. TRPG에서도 멍청한 마법사 캐릭은 민폐가 됨. 자기가 무슨 마법을 쓸 수 있고, 그 마법이 무슨 효과인지 정도는 숙지하란 말이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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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골디우스 구출! +1 18.01.11 298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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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후배를 격려한다. 18.01.09 32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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