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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작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초월 마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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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작
작품등록일 :
2018.01.01 11:35
최근연재일 :
2018.01.31 19:58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2,706
추천수 :
40
글자수 :
189,063

작성
18.01.1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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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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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와인과 여자

DUMMY

24.

“좋구만.”

이런 테번에도 특실이 있는 줄 몰랐다. 테번 3층 꼭대기에 있는 특실은 4인실보다 넓었고, 그 어느 곳보다 깨끗했다. 객실에 들어서는 순간 백합꽃 향기가 퍼졌고, 침대는 크다기 보다는 넓다고 해야 할 정도였으며, 발을 딛는 바닥은 내 얼굴보다 깨끗해 보였다.

“허어, 개인 욕실까지.”

나는 새하얀 욕실을 보고 감탄했다.

욕실 넓이만 해도 내가 쓰던 2인실 기숙사 크기다. 나는 욕조 위에 달린 파란색 수도꼭지를 열어서 물을 틀었다. 수도국에서 공급하는 맑은 물이 욕조를 채웠다. 붉은색 수도꼭지를 열자 뜨거운 물도 나왔다. 도시는 이게 좋다. 기본적인 증기 기관이나 보일러 따위가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골에서는 지금도 장작으로 목욕물을 끓인다던데.

“거품 비누도 비치해두다니. 정말 고급 테번이군.”

나는 우선 뜨거운 욕조 속에 몸을 푹 담갔다.

“우으으으······!”

나는 몸에 걸어 둔 주문들을 해제했다. 온 몸의 긴장이 풀렸다.

하지만 내 두뇌는 긴장을 유지했다.

‘이제 어쩐다?’

사실 답은 있었다.

내일 아침 식사를 하고, 모험가 협회 지부로 간다. 그리고 라골디우스와의 약속대로, 현상금 붙은 범죄자를 최소한 한 명 육전형 주문으로 제압한다. 그렇게 정의를 행하고······.

‘그리고 그 이후에는······?’

나는 생각이 막혔다. 아아, 최강이란 목표는 얼마나 막연한가!

‘모험가 협회에서 닥치는대로 악당들을 때려잡아야 하나? 뇌전의 피터처럼?’

그것도 꽤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즉시 내 몸에 걸려 있는, [울트라 머슬]을 포함한 강화 주문들에 마력을 재공급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글 때 한 번 해제했지만 신체 강화형 상시 주문들은 해제해도 마력만 다시 공급하면 즉시 재발동되었다.

나는 타올을 허리에 두르고 문 앞에 섰다.

“누구십니까?”

“룸 서비스입니다.”

이상하다. 룸 서비스는 시킨 적 없는데.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문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아까 그 여종업원이다. 손에 와인을 들고 있었다.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긴 가운을 찾았다.

“무슨 일인가요?”

여종업원은 왠지 내 시선을 조금 피했다.

“네, 존 데트날프 님. 감사의 의미로 와인 서비스를······.”

“하하, 이렇게 안하셔도 되는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와인을 받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녀는 와인을 끌어안은 채 한 걸음 성큼 문 안으로 들어왔다.

“에?”

“이 와인은 피치 타운에서 만든 피치 와인입니다. 와인이라고는 하지만 포도로 만든 와인과 완전히 다른 술이라서요. 시음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녀는 다소곳하면서도 완강한 발걸음으로 밀고 들어오더니 자기 뒤로 문을 닫았다.

‘서, 설마 이 전개는?’

가끔 내가 꿈꾸던, 19금 로맨스적인 전개인가?!

경악하는 나와는 달리, 그녀는 사뿐사뿐 걸어서 객실 안쪽에 있는 와인 글래스 두 잔과 디켄터를 꺼냈다. 나는 저게 객실 안에 있는 줄도 몰랐다.

“앉으세요, 존 데트날프 님.”

여자 종업원은 뻥! 하는 소리와 함께 와인을 땄다. 샴페인 수준은 아니지만 소리가 제법 컸다.

나는 머뭇거리며 여자 종업원 옆에 앉았다. 그리고 뭐라 말할까 생각하며 여자 종업원을 바라봤다. 그녀는 와인병 입구에 코를 가까이 대고 눈을 감은 채 향을 맡았다. 아아,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워 보였는지!

“그, 그보다 아가씨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

“어머, 실례했습니다. 제가 여태 이름을 소개 안했군요.”

여자는 술병을 내려놓고 나를 똑바로 보며 빙긋 웃었다.

“제인 페라라고 합니다.”

“제인 페라······.”

“데트날프 님께서는 술을 좋아하시나요?”

제인은 와인을 디켄터에 조심스럽게 따랐다. 그녀가 와인을 가늘게 따르는 모습은 아름다웠고, 와인이 졸졸졸 흐르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딱히 즐기진 않습니다.”

“그럼 한 잔 드셔보세요.”

내 쪽으로 가까이 앉았다. 디켄터를 들고 있느라 모아진 그녀의 가슴이, 내 팔에 살짝 닿았다.

‘유혹하고 있어! 이 여자 엄청 대놓고 유혹하고 있어!’

“자아, 어서요.”

“아, 음. 고맙소.”

나는 잔을 내밀었다. 그녀는 내게 밀착한 채 와인을 따라 주었다.

나는 와인의 향을 맡으면서 육신계 주문 [노즈 오브 하운드] 주문으로 냄새를 맡았다. 딱히 독극물의 냄새는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여자, 나한테 마음 있어! 그것도 엄청!’

나는 확신했다. [노즈 오브 하운드] 주문으로 그녀의 몸에서 적지 않은 양의 페로몬을 감지할 수 있었다. 엄청 비싼 페로몬 향수를 뿌리고 온 게 아니라면 이정도의 페로몬 양은 내게 마음이 있다는 뜻이다.

나는 와인을 단숨에 삼켰다.

“크하아······!”

보기보다 독했다. 그러자 제인은 손등으로 입가를 가리며 호호 웃었다.

“와인을 한 번에 다 마시는 분도 계시군요.”

“아, 그렇군요.”

나도 모르게 원샷으로 마셨다.

“피치 와인은 무척 달콤하고 독하죠. 하지만 입안에서 타오르는 느낌이 아주 느리게 찾아오죠. 그래서 이렇게······.”

제인은 피치 와인 마시는 시범을 보였다. 그녀는 피치 와인을 입안에 머금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천천히 입안의 혀를 이용해 와인을 입안에서 굴렸다.

형언할 수 없는, 끈적하고 부드러우며 찰랑거리는 소리가 그녀의 입 안쪽에서 굴러다녔다. 나는 제인의 얼굴과 오물거리는 입 모양에 빠져들 것 같았다.

10여 초쯤 지나서 제인은 와인을 꿀꺽 삼켰다.

“하아아아······.”

와인 향 가득한 숨결을 내뿜었다. 바로 옆에 앉은 나는 그녀의, 여자 특유의 살 냄새 섞인 피치 와인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나는 이성을 잃을 것만 같아서, [노즈 오브 하운드] 주문을 즉시 해제해야 했다.

“이런 느낌으로 마시는 법이랍니다.”

제인은 눈을 뜨고 내게 말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입을 헤 벌리고 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아아! 큰일이다. 이 여자만 나한테 반한 게 아니라 나도 이 여자한테······!’

살면서 이런 경우는 없었기에 나는 당혹스러워 했다.

‘어느 테번의 아름다운 여자 종업원. 무뢰배들이 아름다운 그녀를 희롱한다. 위기에 처한 그녀를 바람처럼 나타난 마법사가 구해준다. 여자 종업원은 마법사에게 반하고, 그날 밤······.’

나는 고개를 얼른 가로 저었다.

“아, 저, 미안합니다.”

나는 제인에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러자 그녀가 살짝 웃었다.

“뭐가 미안한가요?”

“무례한 질문을 하게 되어서 미안합니다. 혹시 나한테 반했습니까?”

나는 대놓고 물었다.

그러자.

“조금요.”

제인이 수줍게 대답했다.

“혹시 이런 겁니까?”

나는 방금 상상했던 수순을 그대로 읊어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무안한 듯 크게 웃었다.

“정말 일목요연한 요약이세요. 그래요, 존 데트날프.”

제인은 팔을 뻗어 내 목에 둘렀다. 내가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자 그녀는 다른 손바닥을 내 뺨에 가볍게 얹고, 힘있게 자기 얼굴 쪽으로 돌렸다.

나와 그녀의 입술은 약 2cm 거리.

“솔직히 반했어요. 이상한가요?”

“어, 음, 아뇨.”

“그렇죠?”

제인은 자기 입술을 내 입술에 댔다.

감전.

나는 의식이 1초쯤 나갔다.

인간의 신경 전달 방식이 전기 신호 방식이라고 어디선가 들은 적 있다.

즉, 사람이 엄청난 쾌감을 맞이할 경우, 몸의 신경계에서 작은 전기 감전이 빠르게 일어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오히려 아주 말이 되는 현상인 셈이다.

‘흐어어억.’

미녀와 입술을 맞대고 있다는 이 기분을 뭐에 비유할 수 있을까.

‘비유 불가.’

나는 빠르게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덜컥 겁이 났다.

‘나에게 이런 행복이 찾아와도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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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무단 침입한 것이 후회되는 밤 +2 18.01.29 123 2 8쪽
38 아벨리 가문의 저택으로. 18.01.28 145 2 8쪽
37 유네포스에 대한 대비는 불확실해졌다. 18.01.27 418 2 9쪽
36 유네포스에 대한 대비는.... 18.01.26 172 2 9쪽
35 노력과 합격 +1 18.01.25 271 1 9쪽
34 운의 시험 18.01.24 188 0 8쪽
33 특별 입회 시험 신청 18.01.23 172 1 8쪽
32 만남과 엇갈림 +1 18.01.22 175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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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유네포스 등장 18.01.18 193 0 9쪽
27 실기 시험과 위기 18.01.17 201 1 8쪽
26 모험가 협회 입회 시험 시작. 18.01.17 210 0 8쪽
25 빈 와인병과 추구하는 목표 +1 18.01.16 248 0 10쪽
» 와인과 여자 +1 18.01.15 253 0 8쪽
23 테번에서의 정의 구현은 포커 한 판으로. +2 18.01.14 284 0 13쪽
22 엑셀레온 도시로 가다. 18.01.13 251 0 11쪽
21 육전형 주문 배우기. 18.01.12 277 1 10쪽
20 라골디우스 구출! +1 18.01.11 297 1 10쪽
19 녹색 숲의 은신처 확보 18.01.11 300 0 11쪽
18 오늘도 평화로운 녹색 숲 +1 18.01.10 299 0 11쪽
17 다시 녹색 숲으로! +2 18.01.10 322 0 8쪽
16 3회차는 좀 길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18.01.09 619 1 9쪽
15 후배를 격려한다. 18.01.09 32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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