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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47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9.17 06:00
조회
506
추천
5
글자
10쪽

증세 있는 복지

DUMMY

1.


동맹 영토와. 현재 퓨레스트 연방의 국토는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되어 있다. 기껏 만들어 놓은 관개 시설들은 포탄에 날아가고. 힘들게 갈아놓았던 밭은 다시 군홧발에 짓밟혔다.


동맹의 시민이던 연방의 시민이던. 이렇게 파괴된 집과 쑥대밭이 되어버린 농경지를 가지고 살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구 동맹령의 민심을 확고하게 얻을 겸. 국토 재개발 사업은 대륙력 592년 4월 23일 처음 그 막을 올리게 되었다.


2.


"이번에는 또 무슨무슨 작업이냐?"


"국토 재개발 사업이라? 그래서 이번에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끌려나가야 하는 거지? 지금 도시에는 손발 없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말이야."


국토 재개발 사업이 민간에 발표되자.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평범한 민초들은 또 다시 국가적 사업을 일으키려 하는 대총통과 그 측근들을 향해 거센 비판을 시작했다.


비판의 요지는 간단했다. 민중은 이미 두 번의 전쟁. 한 번의 군사 위기. 그리고 수 번의 국가적 사업으로 인해. 국가가 주도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에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이제 지쳤다! 대체 국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해야 하는가?"


"로렌그라드를 기억하라! 희생당한 수십만명의 청년들을 기억하라! 더 큰 영토를 얻기 위해 수십만명이 죽어야 한다면 대체 큰 영토가 무슨 소용인가?"


"민중들에게 휴식을 달라! 가족의 품에서 가장을 앗아가지 말라!"


예상 외의 반발에 직면한 총통부에서는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국토 재개발 사업의 실시일을 약 3년 가량 늦춘 것이다.


그 대신. 총통부는 그동안 지지부진 했던 복지 제도의 대대적 개편을 약속했고. 민중들도 그것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기존의 복지 제도는 크게 빈민 구제와 흉년 구제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새로운 복지 제도는 빈민들의 재교육과 장애인 생활 지원. 그리고 각종 지원금으로 3개의 큰 덩어리로 나우어졌다.


592년 5월 28일 국민복지부가 신설되었고. 산하에 보편복지실. 생활지원실. 국고지원실이 신설되었다.


"우리 퓨레스트 연방이 영속적으로 존재하기 위해선 연방을 위해 희생한 시민 제군들을 위한 복지 체계가 있어야 함은 자명하다. 그리고 마침내 시민들의 힘으로 이 나라에 제대로 된 복지제도가 들어섰으니. 어찌 자랑스러워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기뻐하라 시민들이여! 전제권력이 마침내 시민들에게 무릎꿇었도다! 연방 만세! 자유 만세!"


대총통을 포함한 총통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공화주의자를 비롯한 전제권력을 혐오하는 지식인들에게 있어 '시민계급의 승리'로서 포장되었고. 총통부도 딱히 그것을 '대총통의 은혜'라는 형식으로 포장하지 않고 놔두었기 때문에. 이러한 기조는 머지않아 전국으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하지만 기껏 좋은 일 해놓고도 싫어하는 자들이 널려있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구 동맹령이었다. 7개의 주와. 각 주당 4개의 영지로 나누어진 구 동맹령의 지식인들은. 이번 복지 제도의 대대적 개편을 동맹의 문화를 말살하려는 기만 통치로 받아들이고 격렬하게 저항했다.


"압제자들은 물러가라! 복지 제도 개편은 예쁘게 치장된 개목줄과도 같다! 동맹의 시민들이여 궐기하라! 다시 한 번 전쟁을! 다시 한 번 주권 국가로!"


분노한 동맹의 지식인들은 시민들의 궐기를 촉구했지만. 이번만큼은 구 동맹령의 시민들도 따라주지는 않았다.


"거 머리에 먹물 좀 들어찼다고 더럽게 폼 잡아대네. 다시 한 번 전쟁은 무슨. 지금 밭 갈 사람도 모자라는 판국에.. 칼 한 번 휘둘러보고 말하든가."


"로렌그라드에서 청년들의 씨가 말랐는데 전쟁은 무슨 얼어죽을.. 군대는 갔다 오셨수?"


동맹의 시민들이 연방에 대해 거부감과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법적으로는 이미 연방인들이었고. 그들에게도 혜택이 돌아온다는데 연방은 꺼지라는 머저리들은 아니었다.


게다가 본래 연방보다 인구가 적었던 동맹에게 있어 40만명의 젊은 청년층의 증발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다가왔고. 그렇기에 살아남은 동맹의 시민들은 허공에 대고 외치는 수준인 극렬 독립분자들의 주장을 그리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3.


"현재 복지 제도는 성공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새롭게 편입된 남부 7주에서는 선풍적인 지지를 받으며 순항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겠지. 그곳은 태반이 빈민들일 테니."


당연하지만 남부는 패전지역이다. 기반 시설은 철저하게 파괴되었고. 재산은 약탈당했다. 원래 부자였던 자들도 지금은 거리에 나앉고 있는 지금. 남부에서 배를 곯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대총통 폐하...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조금 그렇지만. 그래도 꼭 해야 하겠습니다."


"뭐지?"


"현재의 복지 제도를 유지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합니다. 저희의 예산은 한정되어 있고. 복지 제도에 들어가는 예산은 필연적으로 다른 부서에 쓰일 예산을 가로챌 수밖에 없습니다."


"세금을 늘리게."


대총통의 대답은 간결했다. 증세. 그것 말고 다른 답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면 시민들이 반발하지 않겠습니까?"


"증세 없는 복지는 공상가들이나 말하는 걸세. 시민들도 이해할 것이네."


"그렇게 말하신다면야.."


재무부장관은 대총통의 단호한 말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재원이 한정되어 있다면. 그 재원을 늘리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민초들에게 있어 증세란 결코 반길 수 없는 것이었지만. 거둔만큼 뿌린다면 그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무부장관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국토 재개발 사업이 3년 후에 이루어지게 되었으니. 이왕 이렇게 된거 국토 재개발 사업을 갈아 엎어야겠군."


"갈아 엎어야 한다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듣게. 지금 우리 연방의 사정 상. 도로를 아무리 늘려보았자 별 소용은 없을 거야. 구 동맹령은 다들 알 테고. 지금 몬스터들이 들끓고 있는데도 군대가 없어서 퇴치를 못하고 있지 않나."


전쟁부장관은 손을 꽉 쥐었다. 다시금 로렌그라드의 악몽이 떠오른 것이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교통을 원활하게 할 방법은..."


4.


발렌시아 제국의 의회에서는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바로 이웃나라인 웨슬턴 공화국에서 온 하나의 전문 때문이었다.


-오랜 적대 관계를 풀고. 새롭게 제국과 친우 관계를 쌓고자 하니. 현 공화국 국가 원수 초셀 대통령에게 어울리는 배필을 보내주기 바람-


다른 국가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저 퍼포먼스였지만. 제국의 관점에서 보자면 사실상의 항복 선언인 이 전문의 내용을 두고. 신진 관리파와 귀족파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던 것이다.


"이것은 기회요! 웨슬턴 공화국이 우리 제국의 문화권에 들어온다면 늘 불안했던 서쪽도 이제는 더 이상 긴장이 흐르지 않을 거요!"


"대체 여자 하나 보냈다고 어떻게 국가의 문화가 바뀐답니까? 폐하! 저들의 논리는 옛 제국력 시기 이루어졌던 조공 외교에 머물러 있사옵니다! 웨슬턴 공화국은 옛부터 대립해온 제국의 적! 이것은 단순한 기만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만이라? 웨슬턴 공화국의 첩보 기관을 잊었소? 니그룸 안젤리의 악명을 그대들은 모르는 건가? 그들이 정말 작정하고 기만하려 했다면 우린 여기 모여있지도 않았을 거요!"


의회의 분위기는 늘상 그렇듯 점점 격해져 갔다. 적당한 여식을 보내 웨슬턴 공화국과의 친교를 주장하는 귀족들과 단순한 기만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관리들이 팽팽하고 맞서고 있었다.


귀족파는 제국의 여인을 부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화친을 원하는 것이라 주장했고. 신진 관리파는 오히려 그런 관점이 기만이라고 주장했다.결국 이렇다 할 결론은 나지 못하고. 최종적으로 황제에게 결정권이 넘어가게 되었다.


"일단 이 문제는 보류한다. 자후 웨슬턴 공화국에 특사를 보내어 정말로 제국과 화친을 주장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겠다."


하지만 황제조차도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딱히 두 편 중 한 편만 드는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그 조차도 공화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폐하의 뜻대로 하시옵소서."""


두 파벌도 그것을 알았기에. 의회는 그것으로 끝났다.


5.


"그래서. 정말로 공화국이 저희와 화친을 맺고 싶어하는 걸까요?"


"그건 모르는 일이지요. 애초에 거기는 공화제 국가니. 국혼을 하더라도 저희와 같은 반응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어요?"


현 황제에 의해 가주가 되어버린 과부들. 일명 과부파들은 이번 안건에서는 아무런 영향력도 가질 수 없었다. 바로 그들이 여자라는 것 때문에 말이다.


"만약 결혼이 결정되면 어느 가문의 여자가 가게 될까요?"


"글쎄요? 아무래도 국가 원수와의 국혼인만큼 백작가 이상일텐데.."


제국과 타국의 국혼은 제국에게 있어 큰 의미를 가진다. '비록 우리가 싸우기는 했지만우리 여자하고 결혼했으니 너도 이제 우리 친구얌'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실제로 다른 국가들도 그렇게 받아들이는 지는 모르겠다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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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세 있는 복지 19.09.17 507 5 10쪽
39 조짐 19.09.16 532 5 9쪽
38 로렌그라드 공방전. +1 19.09.14 533 5 10쪽
37 전격전. 19.09.13 536 5 9쪽
36 전세 역전 19.09.13 555 4 9쪽
35 카사플랑가 회전 19.09.12 572 5 10쪽
34 죽음과 불명예 사이. 19.09.12 605 8 9쪽
33 결혼식. +1 19.09.12 648 5 9쪽
32 대총통의 고민. 19.09.11 610 6 10쪽
31 제국의 여인 +3 19.09.11 608 7 9쪽
30 폭풍전야 19.09.10 634 6 9쪽
29 다가오는 폭풍 19.09.09 651 6 10쪽
28 군사 동맹. 19.09.09 665 5 9쪽
27 1700만의 백성들. 19.09.05 674 5 7쪽
26 다른 사람들. 같은 사람들. 19.09.04 669 7 7쪽
25 국경 열어라 사람들 들어간다. 19.09.03 679 7 7쪽
24 몰려드는 사람들 19.09.02 689 8 7쪽
23 도로망 정비 19.08.30 711 8 7쪽
22 상승하는 실바니아 19.08.29 714 10 7쪽
21 상승 작업 +1 19.08.28 728 10 7쪽
20 재건 작업 19.08.27 730 8 7쪽
19 포위망 19.08.26 772 9 7쪽
18 농노 해방령 +1 19.08.23 787 10 8쪽
17 퓨레스트 대왕국. +3 19.08.22 790 8 7쪽
16 수도 공방전 +1 19.08.22 794 10 8쪽
15 기습 작전. 19.08.22 801 10 8쪽
14 제국의 참전 +1 19.08.21 804 12 7쪽
13 첫 승리 +2 19.08.20 820 11 7쪽
12 1만 vs 5000 +2 19.08.19 838 10 7쪽
11 명예로운 기사들(웃음) +1 19.08.19 841 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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