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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71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9.11 16:45
조회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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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0쪽

대총통의 고민.

DUMMY

1.


"총통비 폐하. 결혼식 날 때 입으실 드레스는 어떻게 준비해드리면 좋겠습니까?"


"대총통께서는 어떤 색과 형태를 좋아하느냐?"


"대총통께서는 단정하고 수수한 것을 좋아하시니. 화려한 것은 피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렇구나. 그렇다면 색도 원색 계열은 피하는 게 낫겠다."


세리카는 곧 있을 결혼식에서 입을 드레스를 고르고 있었다. 지난 일주일동안 대총통과 함께 지냈지만. 아직은 모르는 것이 많았다.


"총통비 폐하! 대총통께서 오십니다."


"지금 말이냐?"


"네! 지금 근위대를 거느리고 오고 계십니다!"


갑작스럽게 들어온 시녀가 대총통이 오고 있는 것을 알렸다. 아무런 연락도 받지 않은 시녀들은 우왕좌왕하며 옷장에 걸려 있는 드레스 중 가장 수수한 것을 세리카에게 입혀주고는 서둘러 연한 화장을 실시했다.


똑.똑.


"세리카. 있나?"


"잠시만 기다리시지요."


세리카는 대총통을 잠시 잡아세우고는 자그맣게 '빨리! 빨리!'라고 시녀들에게 외치며 화장을 끝내라 닦달했다.


서둘러 화장을 끝내고 들어와도 좋다고 말을 하자. 대총통은 문을 열고 치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아르친 팔라. 폐하."


"호오. 벌써 퓨레스트어를 익힌 건가?"


"아직 간단한 인삿말 정도입니다."


"그거면 되었다. 제국의 귀족들은 자존심이 높아서 타국의 언어를 좀체 배우려 하지 않던데. 그대는 예외인가 보군."


"칭찬해주시니 영광입니다."


"이리 가까이 와라. 치장한 모습을 보고 싶구나."


세리카는 아무 말 없이 라이투스에게 다가갔다. 라이투스는 손을 들어 세리카를 감싸안고는. 다른 한 팔로 세리카의 턱을 들어올려 눈을 맞추었다.


"화장이 옅구나."


"수수한 것을 좋아한다 하시길래.."


"그래. 좋아하지."


대총통은 조용히 세리카에게 키스했다. 세리카는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아무런 저항없이 키스를 받아들였다.


짧은 키스가 끝나고. 라이투스는 세리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했다.


"타국에 와서 고생하고 있을 텐데.. 앞으로 4일 후면 결혼식이라니.. 내가 너무하고 있는 것 같아서 미안하구나."


"아닙니다 폐하. 폐하께서 결정하신 일이라면.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퓨레스트 대왕국. 퓨레스트 연방이 결성되고 나서의 첫 국혼이다. 국민들도 모두 이번 결혼식에 큰 기대를 하고 있으니. 최대한 계획대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좋았다.


게다가 전쟁 영웅으로 명성이 드높은 대총통의 결혼식이니. 주변국들에서도 사람들을 보낼 터이니 말이다.


"나는 이만 가봐야겠다. 오늘 밤에 보자꾸나."


"살펴 가십시오."


세리카는 깍듯이 예를 차리며 인사했다. 아무리 대총통과 결혼할 것이라고 해도. 고작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사랑에 빠지게 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대총통도 그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녀에게 필요 이상의 스킨쉽을 하지는 않았다. 자신이나 그녀에게 피곤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총통비 폐하. 드레스는 이대로 하시겠습니까?"


"대총통께서 좋아하시더구나. 수선만 약간 해두거라."


"알겠습니다 총통비 폐하."


2.


"폐하. 요즘 국경쪽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번 달만 해도 벌서 잠입하려는 정찰병들을 6번이나 잡았습니다. 전부 잡아서 십자가형에 처한 후 제국 쪽을 향해 매달았지만. 조금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저번에 말했던 군대 내 통합교육은 어찌 되어가고 있는가?"


"예산 및 교수들의 부족으로 잘 되어가고 있지는 않으나. 그래도 대부분의 군인들이 군사 용어와 명령을 알아들을 정도는 되었습니다."


"아직 일상 회화까지는 무리인가.. 아무튼. 흡수된 국가들의 언어는 철저하게 말소시키도록 하게. 철저하게 말이야. 이 나라는 퓨레스트 연방이지. 만국 연방이 아니니까."


"분부 받들겠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3500만의 연방민들 중에 약 1700만명은 퓨레스트인들일지언정 퓨레스트어를 몰랐다.


한 나라가 되었는데도 옆집 사람과 대화하려면 통역사를 대동해야 한다는 것은. 비단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국력에 있어서도 큰 손실이나 다름없었다.


그나마 레이리아 쪽은 재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문제는 루시타니아 지역이었다. 전에 3개의 공국이 난립했고. 당연히 그에 따라 언어도 달라 자그마한 지역에 3개의 언어가 공존하고 있는 루시타니아 주에서는 체계적인 교육이 거의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이에 따라. 국민개병제를 실시하고 있던 연방의 군부에서는 한 가지 묘안을 내었다. 바로 언어 재교육을 군대에서 실시하자는 것.


비록 남자뿐이기는 했으나. 80만에 이르는 연방의 군대와. 1년 단위로 지속적으로 교체된다는 점을 생각해보았을 때. 생각 외로 군부의 생각이 효율적이라는 것은 자명했다.


그렇게 시작된 군내 통합교육은. 어느새 3개월차를 맞이하고 있었고. 그 성과도 점점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현재 제국군이 진격할 수 있는 경로가 얼마나 있지?"


"데파르트. 로세니안. 그리고 뮤론입니다."


제국이 유사시에 진격할 수 있는 경로는 정해져 있었다. 제국과 연방의 경계는 험준한 산맥으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산맥이 낮아지거나. 완만해지는 경계가 바로 3개의 지역이었다.


"흐음...."


대총통은 그 지역들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데파르트는 얇고 긴 협곡 지형이라 아군이 막기에 수월하고 로세니안은 완만한 언덕 지형이라 고지대를 잃지만 않는다면 적들에게 포화를 퍼부어줄 수 있었고. 뮤론은 산맥이 갈라지는 지점이라 뾰족뾰족한 바위기둥들이 줄지어 있어 기병과 포병들이 별 힘을 쓸 수 없는 곳이었다.


"어느 쪽이던 우리가 유리하겠군."


"그렇지만 유리한 것도 세 지점을 장악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입니다. 만약 빼앗기게 된다면 데파르트로 제국 기병대가 침투해 서남부 지역들이 불타오를 테고. 로세니안에서는 적들의 병참기지가 되어 보급선을 설치할 것이고. 뮤론은 바위기둥들을 폭파시키고 나면 완만한 평지니 중점적인 병력 보급로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렇군.. 현재 국경에 배치되어 있는 제국군이 40만이라 했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제국군의 숫자는 이번 주를 기점으로 50만이 넘었습니다."


"....빌어먹을.."


대총통은 침음성을 내뱉으며 책상을 쳤다. 아무리 연방이 강대국이라 해도 아직은 신생국에 불과하다. 그런데 개국한지 몇 년도 되지 않아 제국과 전쟁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니.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었다.


"성부께서 우리 연방에 시련을 내리시는군.. 저 망할 것들.."


"대총통 폐하.. 제국에는 2000만명이 넘는 상비군과 5000만명이 넘는 예비군. 그리고 1억이 넘는 민방위가 있습니다. 전면전으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습니다."


"그래. 나도 안다. 하지만 그래도 아예 승산이 없지는 않아."


"승산이 있다 하시면?"


"제국의 경제가 얼마나 낙후되었는지 알고 있나. 전쟁부장관?"


"...아!"


인구가 많다고 해서. 병력이 많다고 해서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벌써 제국은 대륙을 정복했어야 했으리라."


"우리에게는 머스킷과 대포들이 있지. 그것도 전군에게 보급할만한 양이. 하지만 과연 제국도 그럴까?"


"제국은 지금까지 규모의 경제로 군을 움직여 왔습니다.. 당연히... 총을 보지도 못한 자들이 절대다수이겠지요."


총포는 지금 대륙에서 한창 유행하는 무기다. 여인들도 중무장한 기사를 쏴죽일 수 있는 흉흉한 무기가 마침내 두 손에 들고 싸울만한 크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다만 활보다 끔찍하게 낮은 연사속도. 투석기와 비교하면 차라리 투석기 100개를 사들일 정도로 비싼 대포들의 비용은. 신무기가 그다지 보급되지 않는 이유였다.


게다가 어디 만들면 끝나는가. 화약부터 시작해서 총알까지 하나하나 군수품으로 지정해 관리해주어야 하고. 그것을 관리할 행정력도 필요했다. 사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퓨레스트 연방은 이런 행정력에서는 제국을 월등히 능가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봉건제에 기반하고 있는 제국과는 다르게. 대륙력이 시작되면서 폭발적으로 퍼져나간 관료제에 기반한 중앙집권을 이룩한 퓨레스트 연방은 큰 차이가 있었다.


게다가 머스킷을 포함한 소구경 화기는 이미 사냥꾼들과 허가받은 민병대들도 공동구매 형식으로 가지고 다니고 있었으며. 퓨레스트 연방이 결성되면서 새롭게 유입된 화기류를 다루는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즉. 폐하께서는 화력전을 원하시는 겁니까?"


"원하는 게 아니다. 화력전밖에는 없는 거지."


대총통은 지도를 대원수봉으로 치며 거듭해서 말했다.


"현재로서. 제국이 우리 퓨레스트 연방을 침공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레이리아 대공국을 꿀꺽 삼켜버린 덕이지."


전쟁부장관을 포함한 군부의 장성들은 잔뜩 긴장하면서 대총통의 말을 경청했다.


"그러니. 제국은 십중팔구 레이리아 대공국을 다시 평정하려고 할 것이다. 괴뢰국을 세우든. 아예 제국령으로 편입하든. 우리 퓨레스트의 손아귀에서 해방시키려고 하겠지."


"그렇다면 폐하. 저희는 어찌해야 합니까?"


대총통은 잠시 장관들과 장성들을 둘러보았다. 잔뜩 긴장하고. 위축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마치 전장을 처음 경험하는 훈련병같은 얼굴들을 본 후. 대총통은 말했다.


"레이리아 주에 제 1방어선을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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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증세 있는 복지 19.09.17 507 5 10쪽
39 조짐 19.09.16 532 5 9쪽
38 로렌그라드 공방전. +1 19.09.14 534 5 10쪽
37 전격전. 19.09.13 537 5 9쪽
36 전세 역전 19.09.13 555 4 9쪽
35 카사플랑가 회전 19.09.12 573 5 10쪽
34 죽음과 불명예 사이. 19.09.12 605 8 9쪽
33 결혼식. +1 19.09.12 648 5 9쪽
» 대총통의 고민. 19.09.11 611 6 10쪽
31 제국의 여인 +3 19.09.11 608 7 9쪽
30 폭풍전야 19.09.10 634 6 9쪽
29 다가오는 폭풍 19.09.09 652 6 10쪽
28 군사 동맹. 19.09.09 666 5 9쪽
27 1700만의 백성들. 19.09.05 674 5 7쪽
26 다른 사람들. 같은 사람들. 19.09.04 670 7 7쪽
25 국경 열어라 사람들 들어간다. 19.09.03 679 7 7쪽
24 몰려드는 사람들 19.09.02 690 8 7쪽
23 도로망 정비 19.08.30 712 8 7쪽
22 상승하는 실바니아 19.08.29 715 10 7쪽
21 상승 작업 +1 19.08.28 728 10 7쪽
20 재건 작업 19.08.27 731 8 7쪽
19 포위망 19.08.26 772 9 7쪽
18 농노 해방령 +1 19.08.23 787 10 8쪽
17 퓨레스트 대왕국. +3 19.08.22 790 8 7쪽
16 수도 공방전 +1 19.08.22 794 10 8쪽
15 기습 작전. 19.08.22 801 10 8쪽
14 제국의 참전 +1 19.08.21 804 12 7쪽
13 첫 승리 +2 19.08.20 820 11 7쪽
12 1만 vs 5000 +2 19.08.19 838 10 7쪽
11 명예로운 기사들(웃음) +1 19.08.19 841 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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