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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50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9.14 23:08
조회
533
추천
5
글자
10쪽

로렌그라드 공방전.

DUMMY

1.


삐이이익-!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가 로렌그라드의 10km 바깥에서 울려퍼졌다. 그와 동시에. 100만에 달하는 연방군은 함성을 지르며 로렌그라드를 향해 대규모 돌격을 개시했다.


"돌격 앞으로! 병사들이여! 진격하라! 로렌그라드를 함락시키면 전쟁은 끝난다!"


"""연방 만세! 대총통 폐하 만세! 만만세!"""


100만명이 일제히 돌격하는 광경은 무릇 비장하고도 장엄했다. 연방군은 각 부대마다 사거리와 핸드 캐논을 가지고서 성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연방군 놈들이 돌격한다!"


"포병들은 대포를 발사해라! 궁병들과 소총병들은 응사하라! 끓는 물과 기름을 부어라! 단 한 놈도 들이지 마라!"


동맹군의 지휘관이 병사들에게 고함을 지르면서 명령을 내리자. 요새에 단단하게 고정된 대구경 박격포들은 마력을 머금은 포탄을 폭음과 함께 연방군에게 내려꽃았다.


"배리어!"


피이이잉-! 콰아앙!


"쿨럭!"


그러나. 연방군은 그 귀한 마법사들을 일회용 총알받이. 아니. 대포받이로 사용할 정도로 이번 돌격에 사활을 걸었고. 대부분의 포격은 마법사들의 희생끝에 무위로 돌아갔다.


"사다리를 올려라!"


"이야아앗!"


탁!


"사다리가 올라왔다!"


"뭣하고 있나! 어서 사다리를 걷어내!"


타다당! 타당!


"아아악!"


"이런 젠장!"


사다리의 끝에는 갈고리가 달려 있어 성벽에 단단히 고정되었고. 연방군 총병들은 미친듯이 사다리를 떼어내려는 동맹군에게 총격을 퍼부었다.


마침내 연방군들이 사다리에 오르기 시작하자. 사람의 체중까지 실리기 시작한 사다리를 떼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침착해라! 오르면 떨어트리면 될 뿐이다! 창병들은 뭣들 하고 있느냐! 오르는 연방군들은 찔러 죽여라!"


그러나 사다리를 떨어트리지 못한다고 해서 사다리를 오르는 연방군이 무적이라는 소리는 아니었다. 사다리를 오르는 동안 무방비 상태가 된 연방군은 무려 3~5미터나 되는 장창으로 무장한 동맹군 창병에게 좋은 표적이 되어 피를 흘리며 떨어졌다.


"으아악! 떨어진다!"


"피해!"


게다가 떨어지면서 밑에서 사다리를 잡고 있던 동료들에게 뜻밖의 피해를 주는 등의 부차적 피해가 발생하면서. 첫 번째 사다리가 걸쳐진지 1시간이 지났음에도 연방군은 단 한명도 성벽에 오르지 못하였다.


"놈들이 계속 온다면 우린 계속 죽일 뿐! 힘내라 동맹의 병사들이여! 간악무도한 연방에게 패배해서는 안 된다!"


콰앙!


"중위님! 성벽이 포격을 받고 있습니다!"


"뭣이? 하지만 포연이 올라오지 않았잖나!"


"성벽 바로 아래에서 핸드 캐논으로 성벽을 타격하고 있습니다!"


"뭐야?!"


성벽 바로 아래라 함은 성벽의 돌출부에 가로막혀. 동맹군이 직접 타격할 수 없는 장소였다. 아무리 소구경인 핸드캐논이라지만. 지속적으로 타격을 받는다면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제길! 병력들을 내려보낸다! 궁병들과 총병들은 핸드 캐논을 든 연방군을 보는 즉시 날려버리도록!"


"알겠습니다!"


핸드 캐논을 이용한 공격은 사실상 동맹군에게 있어 꽃놀이패와도 같았다. 성공해도 이미 내려간 병력들은 죽을 것이고. 실패한다면 성벽이 아래쪽부터 무너져내려 성벽에 올라와 있는 수만명의 병사들이 허무하게 죽을 것이다.


하지만 내려보내지 않는다면 결국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꼴이니. 동맹군의 입장에서는 아까운 병사들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다.


2.


"1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올라간 병사가 없는 건가...!"


"지형이 울퉁불퉁해서 넘어지고 밀려나다보니 병력이 제대로 결집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법사들도 이제는 한계입니다. 포탄도 벌써 바닥을 보이고 있고요. 그나마 포탄은 지금 후방에서 보충하고 있습니다만.."


"제길! 결국 기다리는 수밖엔 없는 건가!"


후방에서 관전하고 있던 고위 지휘관들은 공격을 개시한지 1시간이 넘었음에도 아직 성벽을 넘은 병사가 없다는 것에 분통해했다.


분명 성에는 끊임없이 포격이 들어가고 있고. 병사들도 열심히 싸워주고 있건만. 40만명의 동맹군이 지키고 있는 로렌그라드는 도저히 함락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올라가라! 가장 먼저 성벽을 밟은 자는 누구든지 대총통 폐하께서 총애를 베푸실 것이다! 연방 만세! 만만세!"


"""우와아아아!"""


일선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지휘관들과 보병들은 어떻게든 성벽을 오르려고 발악했다. 끓는 물과 기름도 언젠가는 바닥을 보인다. 창도 언젠가는 부러질테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 마침내 한 명의 병사가 성벽에 올랐다.


"올라갔다! 뭐하고 있나! 어서어서 올라가! 놈들에게 사다리를 빼앗겨선 안 돼!"


"떨어트려! 아님 죽이든가! 다시 사다리 부근을 장악해!"


그러나 동맹군이 사다리를 다시 장악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가장 처음으로 올라간 병사는 운 좋게도 방패를 가지고 있었고. 혼자서 무려 17명의 맹공을 막아내며 연방군에게 시간을 벌어주었다.


"그렇지! 그거야! 병사들이여 앞으로! 성벽을 장악하면 전황을 뒤바꿀 수 있다!"


병사들이 우르르 올라가기 시작하자. 지휘관들은 거의 눈을 까뒤집으며 병사들을 격려했다. 병사들 역시. 그동안 계속해서 죽어나가기 바빴던 전황을 뒤집었다는 것이 흥분하여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다리에 달라붙었다.


"이..떨어져! 떨어지라고!"


탕!


동맹군들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는 연방군을 보고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창을 휘둘렀지만. 창을 휘두르려 머리를 내미는 순간 연방군의 총병에게 나가떨어질 뿐이었다.


"사령관 각하! 동쪽 성벽이 함락되었습니다! 연방군이 도시 안으로 들어옵니다!"


"예비대를 보내! 성벽을 사수해야만 한다! 아군 오사를 감안하고서 쏘라고 총병들에게 연락을 넣어!"


다급해진 동맹군은 몰려드는 연방군들을 막기 위해 아군 오사까지 감수할 정도로 격렬하게 저항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동네 아저씨였고. 또 말괄량이 소녀였던 동맹군은 연방군을 향해 무시무시한 적의를 보이며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었다.


"젠장! 밀어내란 말야! 적은 고작 수백명에 불과한데!"


"계단이라 힘이 제대로 몰리지 않습니다! 놈들이 방패를 위로 올리는 바람에 총으로 쏴죽일 수도 없고요!"


"젠장!"


동맹군의 결사항전에 의해. 연방군은 계단 부근에서 발이 묶이고 말았다. 가뜩이나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부분인데다. 동맹군이 방패진을 치면서 저항하자 소총으로는 도저히 이빨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핸드 캐논! 발포하라!"


하지만 연방군에게는 소총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3.


성벽을 완전히 점령하고 시가지로 들어선 연방군을 맞이한 것은 겹겹이 둘러쌓인 바리케이드와 창문마다 삐죽 나와있는 총구들이었다.


투두두두두-!


"끄아아악! 내 팔! 내 팔!"


"두려워하지 마라! 돌격하라! 집 안의 동맹군들을 소탕해라!"


시가지는 순식간에 생지옥이 되었다. 인도는 피로 물들었고. 바리케이드의 주변에는 잘려나간 사지들이 즐비했다.


"포대를 함락시켜라! 집채로 파묻어주마!"


"저항이 너무 거셉니다! 핸드 캐논의 탄약도 다 떨어졌고 소총도 총신에 탄매가 끼어 청소를 하지 않으면 총이 터질 판입니다!"


"그럼 칼 들고 돌격하면 될 거 아니야! 아직 남아있는 병사들을 모아! 내가 직접 지휘하겠다!"


동맹군에게는 안타까운 말이지만. 전세는 이미 연방군에게 기울어 있었다. 사실 로렌그라드 포위가 완료된 시점에서. 연방군은 기다리기만 해도 동맹군을 굶겨 죽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방군의 수뇌부는 되도록 빨리 전쟁을 끝내기를 원했고. 병사들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머나먼 타국의 집을 부수는 일이었다.


"돌격! 나를 따르라!"


"니미! 연방군이 온다!"


"전부 쏴버려! 포대가 넘어가면 끝장이야!"


동맹군은 사력을 다해 연방군을 막으려 했지만. 이미 이성을 반쯤 잃은 채 돌격하는 연방군들은 죽이고 죽여도 계속해서 쏟아져나왔다.


첫 번째로 돌격을 외친 지휘관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다른 지휘관이 나타나 깃발을 흔들며 병사들을 지휘하고 있던 것이다.


"포대를 점령했다! 포신을 돌려라! 시가지를 불바다로 만들어주자!"


결국. 치열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포대는 연방군에게 점령당하고 말았다. 그것뿐인가. 한 때 연방군에게 죽음의 사신과도 같았던 육중한 대포들은 이제는 포신을 틀어 한 때 포대의 포병들이 지키고자 했던 시가지를 향해 불길을 뿜어내었다.


4.


전투는 일주일이 지나서야 끝이 났다. 시가지가 파괴되었음에도. 동맹군은 악착같이 저항했다. 하지만 그들의 집은 파괴되었고. 동맹군은 패배했으며. 동맹은 멸망하였다.


결국 더 이상의 저항을 포기한 10만명의 동맹군 패잔병은. 연방군 헌병의 엄중한 감시 속에 무장을 해제하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한 때 한 국가의 수도였던 로렌그라드는. 성벽도. 성도. 시가지도 완전히 파괴되어 잿더미만이 남은 폐허가 되었다.


연방군들은 동맹군의 본거지를 부쉈다며 좋아했으나. 이내 그들도 로렌그라드였던 곳을 보고는 웃음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어찌되었든. 전쟁은 끝이 났다. 연방은 승리했고. 동맹의 모든 영토는 연방의 차지가 되었다. 연방군은 집으로 돌아갈 것이고. 동맹의 시민들은 잿더미에서 살아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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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증세 있는 복지 19.09.17 507 5 10쪽
39 조짐 19.09.16 532 5 9쪽
» 로렌그라드 공방전. +1 19.09.14 534 5 10쪽
37 전격전. 19.09.13 536 5 9쪽
36 전세 역전 19.09.13 555 4 9쪽
35 카사플랑가 회전 19.09.12 572 5 10쪽
34 죽음과 불명예 사이. 19.09.12 605 8 9쪽
33 결혼식. +1 19.09.12 648 5 9쪽
32 대총통의 고민. 19.09.11 610 6 10쪽
31 제국의 여인 +3 19.09.11 608 7 9쪽
30 폭풍전야 19.09.10 634 6 9쪽
29 다가오는 폭풍 19.09.09 651 6 10쪽
28 군사 동맹. 19.09.09 665 5 9쪽
27 1700만의 백성들. 19.09.05 674 5 7쪽
26 다른 사람들. 같은 사람들. 19.09.04 669 7 7쪽
25 국경 열어라 사람들 들어간다. 19.09.03 679 7 7쪽
24 몰려드는 사람들 19.09.02 689 8 7쪽
23 도로망 정비 19.08.30 712 8 7쪽
22 상승하는 실바니아 19.08.29 714 10 7쪽
21 상승 작업 +1 19.08.28 728 10 7쪽
20 재건 작업 19.08.27 730 8 7쪽
19 포위망 19.08.26 772 9 7쪽
18 농노 해방령 +1 19.08.23 787 10 8쪽
17 퓨레스트 대왕국. +3 19.08.22 790 8 7쪽
16 수도 공방전 +1 19.08.22 794 10 8쪽
15 기습 작전. 19.08.22 801 10 8쪽
14 제국의 참전 +1 19.08.21 804 12 7쪽
13 첫 승리 +2 19.08.20 820 11 7쪽
12 1만 vs 5000 +2 19.08.19 838 10 7쪽
11 명예로운 기사들(웃음) +1 19.08.19 841 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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