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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67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9.02 18:00
조회
689
추천
8
글자
7쪽

몰려드는 사람들

DUMMY

1.


500만명에 육박하는 제국인들의 물결은. 그 광경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영지민들은 농삿일조차 그만두고 밭에서 뛰쳐나와 영지를 통과하는 사람들의 물결을 해가 지도록 지켜보았다.


대부분이 하층민이라 돈도 음식도 없는 500만명의 이주민들은. 제국 정부에서 쥐여준 쌈짓돈과 식량에 의지해 멀고 먼 퓨레스트 대왕국을 향해 걸어갔다.


그곳에 가면 어떻게든 살 수 있다는 믿음과. 제국에서 밑바닥으로 살아왔으니. 새 나라에서 밑바닥으로 살아도 견딜 수는 있다는 푸념의 마음이 이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자본이었다.


어지간한 나라의 인구가 통째로 이동함에도. 제국의 경제가 무너지지도. 치안이 흔들리지도 않았다. 1000년의 역사를 지닌 제국은 대륙력이 시작되기 이전에도 존재한 노하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이주민들은 대부분 얌전하게 제국의 영지들을 통과해 지나갔지만. 몇몇 사람들은 영지민의 지갑을 훔치거나. 폭력적인 사건. 아니면 강도단을 결성했다.


하지만 제국은 이주민들로부터 제국의 신민을 완벽하게 보호해냈고. 범죄를 저지른 자들은 즉각적으로 처형되었다.


제국의 신민이었다면 처형까진 안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그들은 법적으로는 퓨레스트 대왕국의 백성이었으니 말이다.


2.


국경지대에서는 퓨레스트군이 완전무장을 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 수는 약 15만에 달했고. 현재 퓨레스트군의 거의 대부분의 전력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는 장장 수십만에 달하는 상인들이 따뜻한 음식과 옷가지를 걸어놓고 대기하고 있었다.


500만에 달하는 사람들의 대이동은 역사서를 뒤져봐도 없을 정도였고. 그것은 즉 위기이도 하지만 일확천금의 기회이기도 하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퓨레스트 대왕국의 운명 역시. 이번 이주민들을 어떻게 잘 자국민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수십년을 황금기로 만드느냐. 아니면 쇠퇴한 암흑기로 만드느냐가 갈리는 분기점이었다.


500만명이 살 집을 지을 목재와 석재는 당연히 외국에서 수입해와야 했고. 500만명이농사를 짓는 등의 생산활동을 하기 전까지의 식량도 제국을 위시한 외국에서 수입해와야 했다.


이미 상승 작업으로 인해 국고는 마르다 못해 쩍쩍 바닥까지 갈라지고 있는 상황. 그런 와중에서 실바니아에서 금광을 위시한 여러가지 귀금속들이 발견되고 있지만. 그것도 언 발에 오줌누기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퓨레스트의 재정난은 심각했다.


그리고 그 재정난을 지금 몰려들고 있는 500만명을 이용해 극복할 수 있을지 없을지가 퓨레스트 대왕국의 미래를 가를 것이다.


3.


"앞으로 하루 뒤면 첫번째 이주민들이 국경에 도착할 것입니다."


"알겠다. 이주민들의 수송에 각별한 신경을 쓰도록 하라. 전국에 고르게 퍼지도록 유도해 국경 지역에만 많은 수의 제국민이 있게 해서는 안 된다."


"알겠습니다 폐하."


라이투스 1세가 국경의 영지에 과반수의 제국 이주민들이 거주하는 것을 경계하는 이유는. 미래에 그것이 제국이 그 영지를 합병할 구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국민이 거주하니 제국의 땅이어야 한다며 스윽 영토를 떼어먹히는 것만은 피하고 싶은 것이 라이투스 1세를 위시한 대왕국 수뇌부의 판단이었다.


그러니 최대한 제국에서 온 이주민들을 균등하게 각 영지와 주에 배분해 제국이 특정한 영토를 합병하고자 하는 사태를 막아야만 했다.


현재 퓨레스트 대왕국의 인구는 약 1200만이었으니. 각 주에 100만명씩 들여도 1700만이다. 게다가 실바니아 연합을 병합해 주도 딱 5개가 되었으니. 각 주에 100만명씩만 수용하면 완벽할 터이다.


4.


"상승 작업은 얼마나 진척되었지?"


"이제....한 60에서 70% 정도 진척되었습니다. 어려운 부분은 전부 돌파했고. 남은 것은 시간뿐입니다."


"인력을 더 투입하면. 시간은 더 줄일 수 있겠지."


"이를 말입니까. 3교대로만 투입할 수 있어도 24시간 일하는 것이 되니. 시간이 배는 단축될 겁니다."


"마침 대군주께서 10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보내주신다고 하니. 그들을 잘 보듬어서 상승 작업에 투입해야겠군."


"아. 그 이주민들이 일주일 전에 국경을 넘었죠 아마?"


"그래. 실바니아는 산맥에 막혀서 못 왔지만. 지금쯤 팔락시브 주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을 걸?"


헤르만 폰 로고스의 말대로. 현재 팔락시브 주에서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500만명을 국경에 가둬놓고 100만명씩 먼 주에 보낸다는 방침때문에 대부분의 이주민들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마을과 씨를 뿌리는 농부들을 손가락을 빨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실바니아 주로 가는 100만명의 이주민단이 편성되고 있었지만. 10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호적에 올리고 친지까지 검사해야 하는 서류 작업이 이주민들의 수용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었다.


호적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세금도 걷지 못하니. 사실상 이주민들을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팔락시브 주에서는 수십만에 이르는 상인들과 공무원들이 한쪽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일하고. 다른 한쪽은 피를 토해내가면서 일하고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우릴 들여보내 줘! 이게 벌써 며칠 째야!"


"어머니가 편찮으시다고! 빨리 안으로 들여보내줘!"


"시끄러워! 예외가 생기면 그걸로 끝이다! 잠자코 차례를 기다려! 음식하고 옷하고 의료지원도 해주고 있잖아!"


상황이 이렇게 되니. 국경에서는 매일같이 이주민들과 군인들의 충돌이 일어나게 되었다. 퓨레스트 측에서 매일매일 식료품과 의약품. 그리고 옷가지들을 던져주고는 있었지만. 이주민들의 일부가 힘을 이용해 그것을 독차지하자. 아직도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사람들이 있던 것이다.


퓨레스트군에서도 이런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국경의 문을 여는 순간 이주민들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 뻔하니. 국경을 가르는 성벽 위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몇몇 이주민들은 굶주림과 추위에 지쳐. 결국 경비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밤 시간대에 악착같이 성을 올라 민가에 들어가 닭이나 달걀. 빵같은 먹을 것들을 훔쳐 달아나지도 않은 채 허겁지겁 먹다가 결국 군인에게 걸려 도로 성벽 아래로 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민가에 들어가면 먹을 것이 있다는 사실이 이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이주민들은 처음에는 밤 시간대에 몰래몰래 잠입을 시도했지만. 이제는 대놓고 대낮에 군인이 창을 찔러대는 대도 기어이 올라가려는 자살특공에 가까운 월벽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100만명의 호적조사가 끝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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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증세 있는 복지 19.09.17 507 5 10쪽
39 조짐 19.09.16 532 5 9쪽
38 로렌그라드 공방전. +1 19.09.14 534 5 10쪽
37 전격전. 19.09.13 537 5 9쪽
36 전세 역전 19.09.13 555 4 9쪽
35 카사플랑가 회전 19.09.12 573 5 10쪽
34 죽음과 불명예 사이. 19.09.12 605 8 9쪽
33 결혼식. +1 19.09.12 648 5 9쪽
32 대총통의 고민. 19.09.11 610 6 10쪽
31 제국의 여인 +3 19.09.11 608 7 9쪽
30 폭풍전야 19.09.10 634 6 9쪽
29 다가오는 폭풍 19.09.09 652 6 10쪽
28 군사 동맹. 19.09.09 665 5 9쪽
27 1700만의 백성들. 19.09.05 674 5 7쪽
26 다른 사람들. 같은 사람들. 19.09.04 670 7 7쪽
25 국경 열어라 사람들 들어간다. 19.09.03 679 7 7쪽
» 몰려드는 사람들 19.09.02 690 8 7쪽
23 도로망 정비 19.08.30 712 8 7쪽
22 상승하는 실바니아 19.08.29 714 10 7쪽
21 상승 작업 +1 19.08.28 728 10 7쪽
20 재건 작업 19.08.27 730 8 7쪽
19 포위망 19.08.26 772 9 7쪽
18 농노 해방령 +1 19.08.23 787 10 8쪽
17 퓨레스트 대왕국. +3 19.08.22 790 8 7쪽
16 수도 공방전 +1 19.08.22 794 10 8쪽
15 기습 작전. 19.08.22 801 10 8쪽
14 제국의 참전 +1 19.08.21 804 12 7쪽
13 첫 승리 +2 19.08.20 820 11 7쪽
12 1만 vs 5000 +2 19.08.19 838 10 7쪽
11 명예로운 기사들(웃음) +1 19.08.19 841 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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