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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46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9.03 17:59
조회
678
추천
7
글자
7쪽

국경 열어라 사람들 들어간다.

DUMMY

1.


마침내 100만명의 이주민들이 성채의 문을 열고 실바니아 주로 향했다. 100만에 이르는 사람들이 마차를 타고 머나먼 여정 길에 오르는 광경은 마치 그림의 한 폭과도 같았다.


"형님! 가서 자리잡으면 연락하겠습니다!"


"야! 나 먼저 간다! 편지 쓸 테니까 걱정 말고!"


아직 국경 지대에 남겨진 선발대의 친지들은 각자 아쉬워하며 자신의 의형제와 친구들을 떠나보냈다.


아직 남아있는 이주민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었지만. 400만명으로 줄면서. 팔락시브 주의 부담은 훨씬 줄어들었다.


당장에 500만명이 400만명으로 줄어드니 보급품의 자릿수가 달라지는 것이 눈에 보이던 것이다.


순식간에 보급품의 자릿수가 줄어드는 것을 본 영주들은 눈이 뒤집혀 관료들에게 커피와 자양강장제까지 먹여가며 근로를 강요했고. 그 덕에 채 1달도 지나지 않아 두 번째 이주민단이 꾸려지는 기염을 토하게 되었다.


"하루 15시간 노동이라니! 성부시여 살려주세요! 여긴 지옥입니다!"


"불평할 시간 있으면 일해라! 우리 영지가 거지꼴이 되어도 좋단 것이냐!"


하루 15시간 노동이라는 비현실적인 노동시간에 관료들의 영혼은 성부의 품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500만명의 이주민들에 비하면야 값싼 대가였다.


2.


"이주민들의 수용이 제법 빠르더구나."


"모두 대군주 폐하께서 양성하신 관료들 덕분입니다. 만약 지금같이 관료들이 많지 않았다면 지금쯤 국경은 무법지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칭찬은 그만두거라. 첫 번째는 실바니아 주.. 두 번째는 렘넌트 주인가.."


라이투스 1세는 이주민단이 향하는 방향을 보았다. 원래 수대로만 간다면. 실바니아 주는 인력을 얻어 더욱 빠르게 날아오를 것이고. 전쟁으로 인해 이것저것 손해를 본 렘넌트 주도 금세 활력을 얻을 것이다.


그 다음에는 동쪽인 넬린과. 북쪽인 레이턴에 보낸 다음 가장 나중에 서쪽인 팔락시브에 이주민들을 들여보내면 깔끔하게 이주민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인구가 순식간에 늘어나는 것을 상상한 라이투스 1세는. 기분이 좋은 듯 옅은 웃음을 지은 채로 신하들에게 말했다.


"짐이 계속해서 말하고 있지만. 이주민들이 퓨레스트에 동화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도록 하라. 우린 퓨레스트 1700만을 원하는 것이지. 제국 500만을 원하지는 않는다."


"""주명이 망극하옵니다."""


제국이 위대한 이유는 예전에도 말했듯 그 문화의 차이에 있다. 제국어. 제국의 양식등은 비단 제국에서 쓰이는 것만이 아닌 대륙 전체. 즉 국제적 표준이기도 했다.


그리고 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퓨레스트 대왕국은. 직접 국경까지 맞대고 있음에도 자체적인 언어와 문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제국과 퓨레스트를 가르는 중요한 갈래중 하나였다.


같은 문화와. 같은 언어를 쓴다면. 사실상 한 나라와도 같기 때문이다. 때문에 제국에 깊은 영향을 받고 긴밀한 교류를 주고받는 소국들은 제국과의 차별점을 두려. 바꾸어 말하면 국가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고 무단히 애를 쓰고 있었다.


다행히 퓨레스트는 그 정도까지 나약한 국가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태어날 때부터 제국의 일부로서 자라온 500만의 사람들이 퓨레스트 대왕국의 백성으로서 들어온다는 점이 가장 큰 두려움이었다.


인구는 느는데. 퓨레스트인은 줄어들면서 제국인들이 늘어난다니.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3.


덜컹덜컹덜컹덜컹덜컹덜컹덜컹


마차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가 쉬지 않고 이어졌다. 도로 한쪽을 완전히 채우고 있는 엄청난 마차들의 행렬은. 산에서 내로라 하는 산적들도 어떻게 건드려야 할지 몰라 포기하게 할 정도로 장엄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각자 한 가족의 가장이자 어머니이자 자식들이 새로운 고향이 될 실바니아 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아빠."


"응?"


"실바니아란 곳에 가면.. 많이 먹을 수 있어요?"


"그렇단다. 거기에는 주인 없는 땅들이 아주아주 많대. 거길 다스리시는 영주님한테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지으면. 더 이상 배 곯지 않고 살 수 있는거야."


제국에서 하층민으로 산다는 것은 고달픈 일이었다. 자신도 책상에 앉아 펜대나 굴리며 그럭저럭 월급을 받아먹는다는 생각을 하며 도시로 상경했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장원이 천국같다고 생각할 만한 귀족들의 텃밭에서의 중노동과. 고리대금. 그리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였다.


손에 떨어지는 것은 간신히 하루 1식을 먹을 수 있는 자그마한 금액이었고. 그나마 그 돈을 얻으려면 주말까지 반납하고 일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돌아가려 해도. 도시에서 빌린 돈과 집세가 그들의 발과 손을 잡아끌었다.


그러던 와중. 그들에게는 퓨레스트 대왕국이라는. 어디 붙어있는지조차 모르는 국가로 이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들은 그 기회를 잡았고. 지금 그 기회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러면 그러면! 우리 고기도 먹고 흰 빵에 버터도 발라먹을 수 있어?"


"그럼! 어디 그것뿐이니? 우리 딸 공주처럼 예쁜 옷도 입혀주고. 맛있는 쿠키도 사줄게!"


무엇보다 하층민들이 괴로웠던 것은. 다른 사람들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데 자신들만 비참하게 살아간다는 점이었다.


바로 옆집에서는 고기를 뜯고도 돈이 남아돌다 보라색으로 염색한 옷을 사고 있는데. 정작 자신들은 하루하루 끼니 걱정을 하고 살아가니. 멀쩡하던 사람도 점점 미쳐갈 수밖에 없던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은 딸이 고기와 버터를 바른 흰 빵을 먹을 수 있냐는 질문에. 아버지는 어느새 대답을 하다 눈물에 막혀 대답을 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 거기에 도착하기만 하면..! 우리 가족 모두.. 배부르게.."


결국 아버지는 말을 맺지 못하고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야 말았다. 아버지의 손에는 굳은 살과 검댕이 묻어 있었다. 아내가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지만. 남편에 손에 묻은 삶의 고단함까지는 닦아내지 못 했다.


4.


"이주민들의 상태가 생각보다 나쁘답니다. 농경지를 미리미리 준비하고. 고기와 버터를 바른 흰 빵을 준비하라는 주명입니다."


"100만명 분의 고기를 구하라고?! 가뜩이나 남아도는 돈도 없는데! 어디서 그런 돈을 구해!"


"폐하께서 주셨습니다. 그 분 말에 따르면 내탕금(군주의 사적 돈)을 털었다는데요?"


"아. 그렇다면야 문제 없겠구나. 요리사들은 죽어나가겠지만. 뭐. 성부께서 그들의 영혼을 축복해주시겠지."


실바니아 주에서는 환영식의 준비가 한창이었다. 대군주의 내탕금을 털어서 수입해온 엄청난 양의 식료품들은 관료들과 같이 칠공에서 피를 뿜어내기 일보 직전인 요리사들의 손에 의해 먹음직스러운 만찬으로 바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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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증세 있는 복지 19.09.17 506 5 10쪽
39 조짐 19.09.16 532 5 9쪽
38 로렌그라드 공방전. +1 19.09.14 533 5 10쪽
37 전격전. 19.09.13 536 5 9쪽
36 전세 역전 19.09.13 555 4 9쪽
35 카사플랑가 회전 19.09.12 572 5 10쪽
34 죽음과 불명예 사이. 19.09.12 605 8 9쪽
33 결혼식. +1 19.09.12 648 5 9쪽
32 대총통의 고민. 19.09.11 610 6 10쪽
31 제국의 여인 +3 19.09.11 608 7 9쪽
30 폭풍전야 19.09.10 634 6 9쪽
29 다가오는 폭풍 19.09.09 651 6 10쪽
28 군사 동맹. 19.09.09 665 5 9쪽
27 1700만의 백성들. 19.09.05 674 5 7쪽
26 다른 사람들. 같은 사람들. 19.09.04 669 7 7쪽
» 국경 열어라 사람들 들어간다. 19.09.03 679 7 7쪽
24 몰려드는 사람들 19.09.02 689 8 7쪽
23 도로망 정비 19.08.30 711 8 7쪽
22 상승하는 실바니아 19.08.29 714 10 7쪽
21 상승 작업 +1 19.08.28 728 10 7쪽
20 재건 작업 19.08.27 730 8 7쪽
19 포위망 19.08.26 772 9 7쪽
18 농노 해방령 +1 19.08.23 787 10 8쪽
17 퓨레스트 대왕국. +3 19.08.22 790 8 7쪽
16 수도 공방전 +1 19.08.22 794 10 8쪽
15 기습 작전. 19.08.22 801 10 8쪽
14 제국의 참전 +1 19.08.21 804 12 7쪽
13 첫 승리 +2 19.08.20 820 11 7쪽
12 1만 vs 5000 +2 19.08.19 838 10 7쪽
11 명예로운 기사들(웃음) +1 19.08.19 841 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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