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81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9.13 06:00
조회
555
추천
4
글자
9쪽

전세 역전

DUMMY

1.


퓨레스트 연방군.


총 병력 6만명.


총 사상자 약 2만 5천명.


북부 방위 동맹군.


총 병력 4만명.


총 사상자 약 2만 8천명.


피해규모만 본다면 비슷했지만. 문제는 6만명의 병력이 4만명의 병력을 압도하지 못하고 졸전을 일삼다 끝내는 패전에 가까운 승리를 했다는 것이었다.


회전이 일어난 날인 590년 9월 24일을 기점으로. 전세는 기적적으로 역전되기 시작했다. 승전에 고취된 동맹군이 전 전선에 걸쳐서 거센 공세를 퍼부었고. 한쪽 전선을 급히 메우느라 전체적인 머릿수가 부족한 연방군은 점점 밀려나게 되었다.


연방군 최고사령부는 급히 10만명의 병력을 투입했으나. 이미 밀려나버린 전선은 되돌아오지 않았다.


더구나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온 연방군을 크게 꺾음으로서. 동맹군과 동맹을 후원하는 국가들의 사기가 크게 올라갔고. 징집병들도 점점 숙련병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연방군이 가지고 있던 질적 우위가 하락. 결국 누가 더 많은 병력들을 동원할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전쟁의 양상이 변하였다.


이는 한정된 병력을 아끼고 아껴서 써야 하는 연방군 수뇌부에게 있어서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고. 그 결과 전세의 역전은 곧 지리멸렬한 일진일퇴와 소모전으로 이어졌다.


2.


"마법병단이 오늘 정오에 공식적으로 철수했습니다. 이제 아군에게 남은 화력지원은 오로지 대포뿐입니다."


"연방군은?"


"아직 철수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제길.. 지금 가뜩이나 화약하고 포탄도 모자란데.. 이제 곧 겨울이라 생산량도 급감할테고.. 동맹국에서의 지원도 한계가 있으니."


마법사들은 열병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유연한 운영과 막강한 화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댓가로서 큰 전투를 치르면 한동안은 쉬어야 했었고. 지속적인 전투를 하려면 값비싼 재료들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마력 포션을 먹어줘야만 했다.


동맹국들은 자금은 지원해주었지만 원료들의 지원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잘 해주지 않았고. 전쟁으로 인해 연방에서의 수입 경로가 막힌 지금은 마법병단은 늙은이들의 노인정에 불과했다.


연방은 지속적인 교대전투와 마력 포션의 대량 제조로 이런 문제를 겪지 않았으나. 소국들의 연합인 북부 방위 동맹의 사정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하나 된 국가인 연방과 다르게 느슨한 국가 연합에 불과한 북부 방위 동맹은 통합된 군수 체계를 적용하는 데에 애로사항이 꽃피었다.


카사플랑가 회전 이후 막간을 이용한 통합이 이루어지기는 했으나 몇몇 도시에서만 적용된 도량형 통일과 군수 체계가 하루만에 나아질리는 없었다.


게다가 겨울이 다가오는 10월에 이르자. 한 때 연방의 본토까지 진격할 기세로 퍼부었던 공세도 차츰 사그라들고 방한 장비를 비롯한 월동 준비에 동맹군은 전력을 집중했다.


그리고 이런 월동 준비는 연방군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10월은 공세와 반격이 이루어지지 않고 산발적인 교전들만이 이루어지는 달이 되었다.


3.


"현재의 보급량이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전군이 월동 장비를 지급받고 3개월 치의 식량과 탄약을 각 요새에 보관해 놓을 수 있는 최단 기간은 약 50일 정도입니다."


"아무리 빨라도 11월 중순이란 말이군."


"그렇습니다. 동맹군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테이니. 10월 중에는 큰 전투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방군의 수뇌부는 대총통과 함께 겨울에 일어날 전투들을 모의하는 중이었다. 곡식이 익어가는 와중에도 사람은 죽어가고. 나무가 앙상해질 무렵에도 전투는 일어난다.


게다가 남부의 겨울은 거센 바람으로 악명이 높았으니. 병사들에게 방한용 코트와 장갑. 그리고 충분한 장작을 보급하는 것은 전쟁 이전에 상식 수준의 문제였다.


"요새들의 상태는 어떻지?"


"전반적으로 괜찮은 수준이지만. 예산이 부족했던 건지. 예산이 모자랐던 건지. 비좁고 포구와 화약고가 없어 지금 완전히 뜯어고치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다면. 언제쯤 완공되는 건가?"


"7월 즈음에 공사를 지시했으니. 아마도 지금쯤이면 거의 공사도 막바지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없겠군. 점령지 치안 유지는 잘 되어가고 있나?"


"아직까지 큰 문제로 번질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만. 병사들이 시내를 돌아다니다 구타당하거나 반대로 병사들이 아녀자들을 강간하는 문제들이 드문드문 일어나고 있습니다. 헌병을 시켜 잡아넣었고. 보상도 해주었지만...."


"점령지 주민들이 그리 협조적이지는 않군?"


"열성적인 부역자들도 있었습니다만. 그들 중 반절은 공세에 밀려나가면서 동맹군에게 처형되었습니다."


"아깝군. 그들만큼 훌륭한 정보 제공자들도 없었는데 말이야."


대총통은 혀를 차며 말했다. 전시에는 정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적의 선전과 기만을 위한 거짓 정보를 걸러내고. 반대로 적들의 정보를 차단하고 거짓 정보를 흘리는 것이 현대 전투의 기본이었다.


"현재 적군의 숫자는 얼마나 되지?"


"약 35만명입니다. 저희 군이 28만명이니.7만명이나 차이나 나는군요."


"그래. 안타까운 일이지."


대총통은 자리에서 일어나 연방군과 동맹군이 대치하고 있는 전선을 가리켰다. 갈색 선으로 표시된 전선을 기준으로. 빨간색 공세선이 무자비하고. 또 정확하게 그려졌다.


"대총통 폐하... 이건.."


"공세 작전안이다. 기존과 같이 전선을 한정시켜봐야 돌파구가 사라질 뿐이다. 우리는 전선을 국경 전체로 확장시키고. 전국에 총 동원령을 발령한다."


"폐...폐하! 이..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전선만 가지고서도 애를 먹고 있는데 국경 전체로 전선을 확대하라뇨!"


"이런 이런... 군부의 장성들이란 자네들이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해서야 원..."


대총통은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고는 현재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들을 지휘봉으로 하나씩 짚어가면서 설명을 시작했다.


"지금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부 방위 동맹은 전체 국경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나머지 3분의 2는 다른 적국들이 맞대고 있지. 사흐란. 제리카니아. 펠렌. 하르넨. 이 4개의 국가들에게 과연 전쟁을 치를 만큼의 국력이 남아있을까?"


장성들은 그제서야 대총통의 의중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미 저 국가들은 의용군이라는 방패를 앞세워서 수십만명의 자국군을 파병했고. 동맹의 붕괴를 막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까지 지원했다.


"뭘 뭥하니 있나? 총동원령 발령 안 할거야?"


대총통이 멍하니 서 있는 장성들에게 말하자. 장성들은 뒤늦게 생각에서 깨어나 자신의 업무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4.


-590년 10월 16일 09시 40분경을 기점으로 전국에 총동원령이 발령되었습니다. 15에서 60세까지의 남성은 전부 병영으로 집결하십시오. 반복합니다.....-


"하일레. 반드시 돌아올게. 그러니까 울지 마."


"맙소사 프란츠..! 총동원령이라니... 안 돼.. 가지마..! 가지마!"


"대총통께서 직접 내리신 거야. 가지 않으면 난 반역자가 돼! 영웅이 되서 돌아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줘. 알았지?"


총동원령은 가혹하고도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5만에 동방을 평정한 연방에 대한 애국심으로 넘치는 청년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신체 검사와 징병 서류에 사인했고. 어린 소년들도 자신의 형. 혹은 아버지를 따라 제각기 군복과 무기를 받아 군인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순식간에 한산해진 거리는 어린 소년들과 여인들의 소유가 되었다. 아이들은 전쟁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엄한 아버지가 사라지고 신나게 놀 수 있는 것에 기뻐했고. 여인들은 자신의 연인과 남편이 머나먼 타국의 땅에서 시체조차 찾지 못하고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서로간의 연민으로 겨우겨우 버티고 있었다.


수확이 끝난 밭에서는 여인들이 이삭을 줍고 있었고. 어린아이들은 드넓은 밭에서 어쩌면 다시는 농사를 지을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즐겁게 떠돌았다.


아버지와 아들과 남편과 연인이 없음에도. 연방의 도시와 마을들은 엄숙한 침묵과 고요함 속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거리에는 드문드문 경찰들을 위시한 젊은 남성들이 보이고는 했지만. 여인들의 천하 속에선 그저 장식물이었을 뿐이다.


5.


"퓨레스트 연방군이 국경을 침입했습니다! 국경 수비대 응답 없음! 전멸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바보같은! 이 시국에 우리 사흐란 공국과 전쟁을 벌이겠다고? 병사들을 보내! 막으란 말이다!"


"무슨 병사들로 말입니까? 이미 주력 부대는 전부 동맹군에 넘어갔습니다!"


"뭐야!"


"총사령관 각하! 제리카니아 왕국과 펠렌 왕국. 하르넨 공화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퓨레스트 연방군이 국경을 침입! 현재 수도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말도 안 돼.. 이럴 수는 없다..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수는 없단 말이야!"


작가의말

짜릿해! 늘 새로워! 뒷통수치기가 최고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국왕 폐하 만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0 증세 있는 복지 19.09.17 507 5 10쪽
39 조짐 19.09.16 532 5 9쪽
38 로렌그라드 공방전. +1 19.09.14 534 5 10쪽
37 전격전. 19.09.13 537 5 9쪽
» 전세 역전 19.09.13 556 4 9쪽
35 카사플랑가 회전 19.09.12 573 5 10쪽
34 죽음과 불명예 사이. 19.09.12 605 8 9쪽
33 결혼식. +1 19.09.12 648 5 9쪽
32 대총통의 고민. 19.09.11 611 6 10쪽
31 제국의 여인 +3 19.09.11 608 7 9쪽
30 폭풍전야 19.09.10 634 6 9쪽
29 다가오는 폭풍 19.09.09 652 6 10쪽
28 군사 동맹. 19.09.09 666 5 9쪽
27 1700만의 백성들. 19.09.05 674 5 7쪽
26 다른 사람들. 같은 사람들. 19.09.04 670 7 7쪽
25 국경 열어라 사람들 들어간다. 19.09.03 679 7 7쪽
24 몰려드는 사람들 19.09.02 690 8 7쪽
23 도로망 정비 19.08.30 712 8 7쪽
22 상승하는 실바니아 19.08.29 715 10 7쪽
21 상승 작업 +1 19.08.28 728 10 7쪽
20 재건 작업 19.08.27 731 8 7쪽
19 포위망 19.08.26 772 9 7쪽
18 농노 해방령 +1 19.08.23 787 10 8쪽
17 퓨레스트 대왕국. +3 19.08.22 791 8 7쪽
16 수도 공방전 +1 19.08.22 794 10 8쪽
15 기습 작전. 19.08.22 801 10 8쪽
14 제국의 참전 +1 19.08.21 804 12 7쪽
13 첫 승리 +2 19.08.20 821 11 7쪽
12 1만 vs 5000 +2 19.08.19 839 10 7쪽
11 명예로운 기사들(웃음) +1 19.08.19 841 8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