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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68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8.27 17:35
조회
730
추천
8
글자
7쪽

재건 작업

DUMMY

1.


"후우... 이번 겨울은 특히나 춥군."


인부들 중 한 명이 옷깃을 여미며 말했다. 안 그래도 산지라 고도가 높은 실바니아 주에서 8시간 동안 작업을 하는 것은 특히나 고되었다.


본래라면 겨울에는 작업을 쉬어야 하지만. 대군주의 특명으로 인해 겨울에도 모닥불을 쬐어가며 불철주야 일하고 있는 인부들은 결코 적지 않았다.


"그렇게 추우면 집에 들어가서 쉬어. 우리들이 할 테니까."


"하이고. 나오는 특별수당 네가 다 처먹을라고? 어림도 없지. 얼어죽는 한이 있어도 망치질하고 죽을란다."


전쟁 중에 산산히 부서진 민간 마을들을 퓨레스트식으로 다시 짓는 작업은 좀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본래라면 547년에 끝내야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늦어져 결국 안달난 대군주가 548년 1월인 지금에서도 인부들에게 특별수당을 쥐여주어가며 작업을 닦달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지금 나오는 소문들하고 작업 속도 보면은... 적어도 3년간은 일감 걱정 없겠구만. 우리같은 민초들에겐 잘된 일이지. 안 그려?"


"에라이. 3년간 일감이 나오면 뭣혀. 몸이 못 버티는디. 에휴. 우리 손주 집값까지는 벌고 가야지 그래도..."


인부들은 대개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관리 시험이나. 대거 확충된 군대에 입대. 아니면 다른 직종에 종사하고 있었고. 이 곳에 있는 젊은 인부들은 아버지나 할아버지를 따라 나온 청년들밖에는 없었다.


"그래도. 우리가 망치질하고 대패질한 집에 사람이 들어가서 애 낳고 오순도순 사는 거 보면은 기분은 좋아?"


"하모. 우리가 어떻게 지었는디. 행복하게 못 살면 호로새끼들이제."


고된 작업이었지만 인부들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끊이지 않았다. 제대로 방한복과 방한장비가 지급된 것이 첫째요. 점심으로 통닭이 나온 것이 둘째요.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조국이 나날이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셋째였다.


"우리 손녀가 그렇게 글을 배우고 싶다고 난리를 쳤는데. 학교 보내고 나니까 공부를 그렇게 잘하더라고. 계집애가 얼마나 잘하겠는가 싶었는데. 용케 머슴아들 따라가데?"


"그려? 부러워 죽겄네. 누구는 아들내미 공무원 시험치른답시고 50넘은 지금도 이 지랄하고 있는디."


"거. 공무원이 철밥통이라잖어. 붙기만 하면은 이제 아들한테 빌붙어 살어."


"붙어야 빌붙어 살지. 돈 부친다고 콩 한쪽도 못 삶아먹으니.."


퓨레스트 대왕국이 이런저런 개혁과 팽창을 했지만. 기본적으로 민초들의 삶은 그다지 나아진 것이 없었다. 여전히 절대 다수의 영민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였고. 그들의 삶을 개선시킬 자원들은 실바니아 주의 재건에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2.


"대체 언제까지 끌 작정이더냐? 벌써 기한이 한참 지나지 않았더냐."


"송구합니다 폐하.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산악지대라서 인부와 자재의 공급이..."


"시끄럽다! 그 말만 대체 몇 번을 하는 것이냐! 하루빨리 실바니아 주가 지팡이라도 짚고 일어나냐 국가 사업을 벌일텐데. 아직까지 골골대고 있으니... 4개월을 주겠다! 4개월 안에 재건 사업을 완료하지 못하면 경을 칠 테니 그리 알거라!"


라이투스 1세는 신하에게 불호령을 내리고는 축객령까지 덧붙였다. 요즘 그는 심기가 영 좋지 않았다. 계속해서 밀리는 재건 사업 때문이었다.


"폐하.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예로부터 점령지를 귀속시키는 것은 백년지대계라 하였습니다. 아직 10년도 지나지 않았으니. 인내심을 갖추시고 기다리시는 것이 옳은 줄 아뢰옵니다."


"그것은 짐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시간이 지나도 한참 지나지 않았더냐. 지금쯤이면 상승 작업이 실행되어야 하는데...."


"이왕 시간이 생기신 거. 상승 작업을 다시 훑어보시어 허점들과 개선할 점을 찾는 것은 어떠실지요?"


"...그거 좋은 생각같구나. 상승 계획의 계획서를 가져오라."


비록 신하들에게 엄격한 라이투스 1세였지만. 신하들은 그런 군주를 존경하고 우러러보았다. 정복에 성공한 군주이자. 매일매일 7시에 칼 같이 일어나 9시에 공무를 시작해 6시에 모든 일을 칼 같이 끝내는 대군주의 모습에 반한 신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 이제 28세에 불과한 대군주의 나이는. 타국의 귀족들 사이에서 온갖 풍문이 터져나온 원인이었다. 나이에 비해 조금 심각할 정도로 노안이었던 라이투스 1세는. 나이를 속였다느니. 사실은 50대 늙은이였다느니 하는 풍문들이 대군주의 귀에 들어올 정도로 크게 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하들과 함께 사냥을 나가고. 매일매일 휴일까지 반납해가며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백성들에게까지 보여지자. 파렴치한 풍문들은 삽시간에 가라앉았고. 이제 타국 귀족들의 관심사는 대체 누가 저 젊은 대군주의 아내가 될 것인지였다.


평민? 대왕국 내 영주 가문들? 아니면 제국의 여식? 정작 본인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있는데. 타인들은 대군주가 무슨 여자를 좋아한다느니. 누구를 품었다느니 하는 뜬소문을 스스로 퍼트리며 꺅꺅거리며 즐거워했다.


보다못한 법무대신이 내무대신과 손을 잡고 풍문을 퍼트리는 자들을 잡아들였지만. 이번에는 뭔가 켕기는 게 있어서 잡았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퍼질 뿐이었다.


"저.. 폐하."


"뭔가?"


상승 계획서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취소선과 대안 내용들을 열심히 적고 있는 대군주는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외교대신은 내무대신을 바라보았고. 내무대신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의를 받은 외교대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대군주에게 진언했다.


"외람된 말씀이오나. 퓨레스트의 국모는 대체 누가 될런지요?"


"!"


퓨레스트의 국모. 굳이 언제 국혼을 치를건지 직설적으로 물어보는 것보단. 우회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대군주의 심경을 건드리지 않을 수 있었다.


대군주는 그런 외교대신을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쉰 뒤 말했다.


"그게 왜 궁금하지? 외교대신."


"그야. 저희 대왕국의 국혼은 이 샤르트 대륙에서 화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게 되면 좋은 점이 많지요. 투자도. 이민도. 경제 협력도 가능해집니다."


"너무 앞서나가는 것 아닌가? 겨우 아내 하나 맞는 것 치고는 말이다."


"허나 폐하. 폐하께서 비록 아직 젊으시기는 하지만.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하루빨리 혼사를 맺어 후계자를 생산하심이 대왕국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대신들도 그리 생각하는가?"


대신들은 대답대신 고개를 숙였다. 동의한다는 암묵적인 대답이었다. 그것을 본 대군주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 머리를 부여잡더니. 이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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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조짐 19.09.16 532 5 9쪽
38 로렌그라드 공방전. +1 19.09.14 534 5 10쪽
37 전격전. 19.09.13 537 5 9쪽
36 전세 역전 19.09.13 555 4 9쪽
35 카사플랑가 회전 19.09.12 573 5 10쪽
34 죽음과 불명예 사이. 19.09.12 605 8 9쪽
33 결혼식. +1 19.09.12 648 5 9쪽
32 대총통의 고민. 19.09.11 610 6 10쪽
31 제국의 여인 +3 19.09.11 608 7 9쪽
30 폭풍전야 19.09.10 634 6 9쪽
29 다가오는 폭풍 19.09.09 652 6 10쪽
28 군사 동맹. 19.09.09 665 5 9쪽
27 1700만의 백성들. 19.09.05 674 5 7쪽
26 다른 사람들. 같은 사람들. 19.09.04 670 7 7쪽
25 국경 열어라 사람들 들어간다. 19.09.03 679 7 7쪽
24 몰려드는 사람들 19.09.02 690 8 7쪽
23 도로망 정비 19.08.30 712 8 7쪽
22 상승하는 실바니아 19.08.29 714 10 7쪽
21 상승 작업 +1 19.08.28 728 10 7쪽
» 재건 작업 19.08.27 731 8 7쪽
19 포위망 19.08.26 772 9 7쪽
18 농노 해방령 +1 19.08.23 787 10 8쪽
17 퓨레스트 대왕국. +3 19.08.22 790 8 7쪽
16 수도 공방전 +1 19.08.22 794 10 8쪽
15 기습 작전. 19.08.22 801 10 8쪽
14 제국의 참전 +1 19.08.21 804 12 7쪽
13 첫 승리 +2 19.08.20 820 11 7쪽
12 1만 vs 5000 +2 19.08.19 838 10 7쪽
11 명예로운 기사들(웃음) +1 19.08.19 841 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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