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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국왕 폐하 만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19.08.15 12:20
최근연재일 :
2020.01.06 06: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8,034
추천수 :
569
글자수 :
386,170

작성
19.08.22 19:14
조회
793
추천
10
글자
8쪽

수도 공방전

DUMMY

1.


"확실하게 포위망을 구축해라! 투석기와 발리스타를 설치해! 이번 기회에 전쟁을 끝내야 한다!"


칼렌 군은 수도를 신속하게 포위했다. 수도를 포위한다는 계획을 알게 되자 주변의 연합군은 필사적으로 칼렌 군을 막아섰으나. 이미 5만명이나 증원된 칼렌 군을 막을 수는 없었고. 수도는 칼렌 군에 의해 완전히 포위되었다.


"나가게 해줘! 나가게 해달라고!"


"의장 각하의 명령이시다! 그 누구도 수도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이 미친 새끼들! 저 밖에 칼렌의 군대가 있는데 여기에 갇혀 죽으라고?"


"시끄..."


시끄럽다고 말하려 한 병사는 말을 다하지 못했다. 칼렌 군이 날린 거대한 투석용 돌들이 수도에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콰아아앙! 후두두둑...


"꺄아아아아악!"


"서..성당이 무너졌어!"


운이 좋은건지. 아니면 나쁜건지. 그동안 수도의 랜드마크 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수도의 대성당은 투석에 정면으로 맞고 주저앉았다. 거의 고층 건물만큼이나 솟아오른 먼지구름에. 또 다시 날아오는 투석은 차마 보이지 않았다.


콰아앙! 후두둑...!


"불이야! 여기 불이 났다고!"


"젠장! 하필이면 밀가루 창고에..!"


화르르륵! 쿠아아아아!


"으아아악 뜨거워! 누가 살려 줘!"


재수없게 번진 화재는. 더욱 재수없게 터진 밀가루 분진을 집어삼켜 거대한 화염의 파도가 되어 도시를 덥쳤다. 1시간 전. 아니 10분 전만 해도 평화로웠던 도시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었다.


"물! 물을 가져와!"


"늦었어! 빨리 피해야 한다고!"


"투석이 또 날아온다!"


콰앙! 콰아앙!


"젠장! 어디로 피해야 하는 거야?! 길이 전부 잔해로 막혔다고!"


"엄마아아!!!! 엄마아아!!!!!"


"콜록....! 콜록....! 이대론 모두 죽어! 위로 올라가! 얼른!"


급속도로 번지는 화재. 잔해와 돌로 막혀버린 길. 그리고 혼자 남아버린 아이들.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더 살기 위해 건물들의 옥상으로 올라갔다.


"맙소사....이건 꿈이야... 이건 꿈일거야..."


"우리 집이... 30년 동안 살았던 집인데...."


그러나 옥상으로 올라왔어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아니. 시민들은 자신들이 살던 도시가 처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기 일쑤였다.


그리고 한 시민이 주저앉기 전 가까스로 본 모습은. 도시를 완전히 함락하기 위해 거대한 영창을 준비하는 마법사들의 모습이었다.


2.


"영창은 언제쯤 끝날 것 같나?"


"앞으로 몇십분 정도 후면 끝납니다."


"그 때는 이미 너무 늦지 않겠나?"


"사령관님. 화재로 도시를 죽이려고 작정했으면 그만큼 기다리셔야 합니다. 게다가 저 안에는 지금 제국 근위 기사단이 있습니다. 저들을 태워 죽이려면 '부수적 피해'는 감수해야 합니다."


"민간인들은 부수적 피해에 불과한 것인가... 마음이 좋지 않군."


총사령관은 가늘게 뜬 눈으로 거대한 화마에 삼켜져가는 도시를 바라보았다. 연기는 더더욱 거세어져. 이제는 연기에 가려 도시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조차 않을 정도였다.


"이제 슬슬 때가 되었겠지. 발리스타를 쏴라!"


"예!"


퉁! 투투퉁!


파각! 후두두두둑!


멀리 날아간 발리스타는. 화재로 인해 무너질 듯 휘청거리던 성벽에 직격했다. 그리고 성벽은 그대로 허물어져. 도시 안에 갇혀 있던 연기와 불길이 바깥을 향해 거세게 휘몰아쳤다.


"병사들에게 10보 뒤로 물러나라고 전해라. 불에 휩쓸리면 안 되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사령관은 도시를 포위하고 있는 병사들에게 10발자국 뒤로 물러나라고 지시했다. 한 번 화상을 입으면 일단 제대해야 할 정도로 화상은 무서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되었겠지... 마법사들이여! 불을 꺼라!"


"""아쿠아 스톰!"""


그 순간. 도시의 상공에 거대한 마법진이 나타나고선. 엄청난 양의 비구름을 불러와 화재를 꺼트렸다. 비가 한 방울 한 방울 닿을 때마다. 뜨겁게 달구어진 대지는 치익 소리를 내며 점점 식어갔다.


3.


후두두두둑....


"비다! 이제는 살았어!"


"성부시여 감사합니다!"


"....."


3연대장 마이코스 폰 헨릭과 7연대장 카니마 폰 유렌은 서로의 얼굴을 보고는 말 없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갑작스런 화재도. 또 갑작스런 비도. 전부 신의 책략이 아니라 인간의 책략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병력은 얼마나 남았나?"


"30명 정도."


"그나마 내가 잘 지휘하긴 했나보군. 난 50명 남았네."


화재로 인해 군마도. 기사단원들도 모두 잃어버린 단장들은 스스로를 자조하며 웃었다. 이제 남은 것은 어떻게 하면 덜 고통스럽게. 더 명예롭게 죽을지에 대한 것밖에는 남지 않은 덕이다.


"의장 각하....는 이미 없나."


이미 수도에 있던 대부분의 시민들은 화재와 투석. 연기를 들이마셔 죽은 상태였다. 이미 쇠약해질대로 쇠약해져 있던 의장은. 이미 죽은지 오래였다.


"부관. 살아있나?"


"예 연대장님. 어찌저찌 말입니다."


"병력들을 긁어모아라. 마지막 출전이다."


"....알겠습니다."


부관은 이를 갈면서 말했다. 이미 수도가 싹 털리고 포위당한 시점에서. 이미 근위 기사단이 살아나갈 가능성은 없었다.


부관이 살아남은 근위 기사단원을 긁어모아오자. 마이코스와 카니마는 각자 말에 오른 다음 철갑을 입고 랜스를 들었다.


검댕과 그을음에 상처입은 갑옷이었지만. 아직은 제 값을 해낼 수 있는 무구들이었다.


"제국의 근위 기사단이여! 저기에 적들이 있다! 감히 제국을 방해하는 적들에게 죽음을!"


"""죽음을!"""


"황제 폐하께 승리를!"


"""승리를!"""


"제국에 영광을!"


"""영광을!"""


"돌겨어어어억!"


"""우와아아아아아!"""


이미 허물어져버려 아무런 방해물도 없는 허허벌판을 향해. 기사단들은 용맹무쌍하게 달려나갔다.


다그닥다그닥다그닥다그닥


한 치의 여유도 없이 울려펴지는 말발굽 소리와 그 위에 올라타 랜스를 겨누고 있는 기사들은. 휘몰아치는 화살의 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포위망의 한 점을 향해 우직하게 돌격했다.


"창병들 앞으로! 창벽을 만들어라!"


처처척!


앞에 마치 고슴도치처럼 늘어선 뾰족한 창과 그 곁에 있는 셀 수 없는 군세들을 보고서도. 근위 기사단들은 더욱 함성을 지르며 달려갔다.


"죽음을!!!!!"


콰아앙!


마치 폭음같은 격돌음은. 그림 속에 그려진 난투를 보는 것만 같았다. 창병들은 랜스에 배가 꿰뚫려 줄줄이 꼬치가 되어 죽어나갔고. 기사들은 사방에 찔러오는 창병들과 매섭게 날아오는 화살에 의해 점점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물러서지 마라! 싸워라! 황제 폐하 만세! 제국 만만세!"


"발리스타! 위를 향해 쏴라!"


퉁!


어째서 퉁. 하는 소리가 마이코스의 귀에 그렇게 명확히 들렸는지는 모른다. 다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 차가운 화살이 마이코스 폰 헨릭의 투구에 닿았을 때. 마이코스는 속으로 어머니의 이름을 외쳤다는 것 뿐이다.


털썩!


목을 잃은 시체가 힘 없이 바닥에 떨어졌지만. 그 시체를 보고 오열한 기사단원들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전쟁은 끝났다. 실바니아 연합은 마침내 칼렌 왕국에게 무너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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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DarkCull..
    작성일
    19.12.16 09:40
    No. 1

    이 나라 섬기고.
    저 나라의 식민지되고.
    저~어 나라의 군대가 수도 한 복판에 주둔하는 어떤 나라의 국민으로서 이번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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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폭풍전야 19.09.10 634 6 9쪽
29 다가오는 폭풍 19.09.09 651 6 10쪽
28 군사 동맹. 19.09.09 665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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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도로망 정비 19.08.30 711 8 7쪽
22 상승하는 실바니아 19.08.29 714 10 7쪽
21 상승 작업 +1 19.08.28 728 10 7쪽
20 재건 작업 19.08.27 730 8 7쪽
19 포위망 19.08.26 771 9 7쪽
18 농노 해방령 +1 19.08.23 787 10 8쪽
17 퓨레스트 대왕국. +3 19.08.22 790 8 7쪽
» 수도 공방전 +1 19.08.22 794 10 8쪽
15 기습 작전. 19.08.22 800 10 8쪽
14 제국의 참전 +1 19.08.21 803 12 7쪽
13 첫 승리 +2 19.08.20 820 11 7쪽
12 1만 vs 5000 +2 19.08.19 838 10 7쪽
11 명예로운 기사들(웃음) +1 19.08.19 841 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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