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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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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747

작성
15.05.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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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
11쪽

리셋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그 뒤로 일주일이 지났다.


"정보."


-육체등급:S 레벨:52 육체랭킹:11위

이름:공호 칭호:11세대의 선구자,그외...


힘:530 민첩:730 순발력:235 체력:170 육감:225

마나 친화도:530 마나 제어력:485

부여가능 스탯포인트:0


비약적으로 상승한 스텟 들이 나열된다.

새로 얻은 칭호들로 나열했다.


-예비 영웅:모든 스텟 100증가.


-끝자락에 서 본 자:힘과 민첩 100증가. 고통에 대한 이성적 판단능력이 상승.


놀라운 효과들. 하지만 공호는 만족하지 않았다. 보면 볼수록 낮아 보이기만 하였다. 힘 없는 평화는 있을 수 없다. 설령 지금 폴시아에서 가족을 찾는 다 한들 평화롭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정말로 자신이 강하다고 생각할 때, 그때야말로 다시 가족을 찾을 때다. 레스토는 그리 큰 세포 포인트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대량으로 학살하면 달라진다.

세상이 좀 떠들썩했다.

일주일 사이에 12개의 작은 도시가 처참히 파괴됐다. 커다란 얼음의 창을 박힌 체. 강함에 미친 녀석이 낳은 결과다. 레스토 입장에선 부스럼덩어리지만.


콰직,거대한 몬스터가 쓰러진다.

그 몬스터는 마치 거대한 강아지를 닮으며 등에 돋아난 가시는 척 보기에도 위험해 보였다. 부서진 황야, 입구에 서식한다는 악마의 몬스터 가시견. 레벨이 50을 넘어가자 몬스터의 레벨이 머리 위로 보였다.

몬스터의 강함은 레벨로 표기되지 않고 등급으로 표시되었다.

가시견은 E-21 등급의 몬스터.

E는 커다란 덩어리 등급이며, 뒤에 붙은 21은 작은 부류의 등급이다. 몬스터의 강함은 숫자가 100을 넘길 때마다 앞의 알파벳은 한단계 올라간다.

쉽게 말하자면 E-01은 E-02 보다 작고, F-100은 E-01 보다 작다. 덩어리 등급이 E급은 현재로서 상당히 강한 몬스터. 공호에게도 적잖이 버거운 녀석이었다.


하늘에 달이 일렁인다.

공호의 모습이 변한다. 뼈가 뒤틀리고 근육이 뜯겨진다. 둔갑술이 공호의 몸을 송두리체 바꿔놓는다. 날개가 쏫아나고 날카로운 발톱이 생긴다. 팔은 퇴화하며 눈은 붉게 변하게 날카롭게 찢어졌다. 공호는 황악조로 변한다.


본디 황악조란 몬스터는 강했다.

놈을 잡았을 때는 전신이 난자당하고 죽음을 느꼈을 만큼 놈은 강했다. 여차저차해서 내장을 입으까지 뜯어내며 죽였다. 한 놈을 잡고 떼거리로 몰려왔을 때는 그냥 도망쳤다. 그래도 간신히 한 놈이라도 잡아서 둔갑술을 쓸 수 있었다.

한 번도 사냥하지 못한 몬스터는 둔갑할 수 없고, 흑미호의 둔갑술에는 상당한 고통이 뒤따른다.

뼈를 뒤틀려가며 변해야 한다. 흑미호 고유의 특징. 공호는 그 고통을 감수하며 얼굴하나 찌푸리지 않았다. 지금은 달이 떠 있는 밤.

흑미호에게 최고의 시간이다. 달아래에선 공호의 모든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본래 3번의 재주를 넘어야 둔갑술이 발동되지만, 달이 떠오르면 그러한 동작 없이 바로 둔갑술이 발동된다.

파악 파악.

공호의 날개가 휘저어 공간을 때린다. 몸이 부웅 뜨며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모습은 변해도 민첩에 의한 속도는 유지되었다.

이윽고 날개가 하늘을 가른다. 차원이 다른 속도에도, 그에 따른 소닉붐은 일어나지 않았다. 막강한 마찰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저 달빛에 스며들었다.


#


음침한 숲, 그 가운데 자리를 잡은 묠드의 통나무집. 요즘 들어 갑작스레 시끄러워진 통나무집은 오늘도 여전히 떠들썩했다.

"활이 최고지!"

"검이야말로 최고의 무기 아니겠습니까?"

호탕하며 끈적한 목소리에 날카로운 목소리가 더해진다.

"활!"

"검!"

작은 초록색 반요정과 소년 개척자가 서로를 노려본다.

"검이 먼 거리를 공격할 수 있나? 아, 있었지. 초월점에 다다르면 가능하지만.. 너는 아니잖아?"

"말 다했습니까? 난쟁이 똥자루 요정? 복날 개 맞듯이 8비트로 처맞아야 정신을 차립니까? A급 개척자를 뭐로 보는 겁니까. 3년 내로 가능할 겁니다."

묠드가 화살을 섬천의 머리에 던졌다.

푹, 이마에 정확히 꽂혀든다. 질긴 A급의 피부 덕에 깊이 파고들지는 않았다.

섬천은 어리벙벙하며 화살을 이마에서 뽑았다.

뽁.

"으아아! 안보입니까? 이거, 안보입니까! 피가 흐른단 말입니다. 당신 얼굴의 개기름처럼 좔좔 흐른단 말입니다! 이래 봬도 얼굴은 당신과 달리 국보급이란 말입니다!"

묠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했다.

"역시 100년도 못 살아본 얘기야. 호들갑은. 자고로 너는 500년을 더 살아도 철들 날은 없을 거다. 네 형을 좀 닮아라. 얼굴이든, 개념이든. 그렇게 무게가 가벼워서야 이거 원."

섬천이 검을 뽑아들었다.

"얼굴은 인정하겠습니다. 그런데 개념은 딱히... 그 형 생각보다 잔인합니다."

섬천은 먹고 있던 감자를 던졌다. 정확한 직선을 그리며 묠드의 얼굴에 완벽한 스트라이크!

"덤비십쇼."

묠드는 켈켈 웃으며 활을 챙겼다.

"숲이 회복되고 있다. 힘이 넘친단 말이야. 그때처럼 되고 싶어서?"

공호가 숲의 중심이 되는 나무를 얼려놓은 이후로 묠드는 점점 힘이 회복되어 갔다. 사실, 묠드의 강함은 묠드가 생명의 뿌리를 내린 숲에 의해 결정된다. 공호가 묠드를 만났을 때는 심각한 수준까지 숲이 파괴된 상태였지만, 지금은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는 힘을 되찾았다.

"나이만 먹은 늙은 난쟁이 똥자루가 뭘 압니까?"

섬천의 눈빛이 활활 타올랐다. 이제껏 묠드와의 전적은 30판 30패. 완벽한 완패였다.

묠드는 숲이 회복되며 힘을 되찾는 방면, 섬천은 몬스터를 하나하나 털어가며 힘을 올려야 하다.

아무리 A급 개척자의 성장속도가 빨라도 본래 막강함 힘을 무지막지한 속도로 되찾아가는 묠드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게다가 섬천은 현제 한 번 죽었던 후유증으로 레벨이 절반이나 깍인 상태. 덧붙여 변한 공호의 모습에 적잖이 오는 충격까지 섬천을 정신적으로 깎아내렸다. 소년의 가족에 대한 집착은 죽음보다 컷다.

감정이란, 숨기지만 결코 숨길 수 없는 것. 섬천의 검에 짙은 손자국이 드러났다.

그렇게 오늘도 묠드의 숲은 고유함을 유지할 수 없었다.


공호는 말없이 섬천을 묠드의 집에 맡겨버렸다. 곧 닐이 움직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S급 용병라도 찾을 수 없는 묠드에 집에 맡겨놓은 것이다.

묠드는 반요정. 상당한 마법을 부릴 줄 안다. 일반 마나와 마법을 동시에 쓰는 종족. 기하급수적으로 힘을 되찾아간 그는 숲 전체에 마나를 왜곡하는 결계를 펼칠 수 있었다. 마법사도 섬천을 쉽게 찾지 못하며, 닐의 육감으로도 찾는 것이 불가하다.

이로써 섬천은 안전하게 됐지만, 문제가 있었다.

사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공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꼴이.. 약간 더럽습니다.'

얼마까지만 해도 지켜준다니, 잃지 않을 거리니 하며 각오했었지 않았는가.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반대의 상황이 되고 있다. 움직일 수 없음은 그런대로 고통이었다. 짐이 될 수 없다. 반드시 강해져야 한다.

물론, 생각없이 싸돌아다니면 높은 확률로 닐에게 목이 달아나겠지만.


그에 이어 또 섬천에게는 별개의 문제가 있었다.

상당히 애매한 문제인데, 묠드와의 트러블이었다.

파각.

나뭇가지가 섬천의 발에 짓밟혀 짓이겨진다. 나풀거리는 나뭇잎들은 섬천의 시야를 방해했고, 본디부터 어두침침한 주위의 광경은 무의식적인 반감을 발진시켰다.

파앙!

묠드가 막강한 위력이 담긴 화살을 쐇다. 그 화살에는 기묘한 마법까지 걸려있어 불꽃이 피어났다. 섬천은 삼천 번을 눈 씻고 봐도 적응되지 않는 광경에 주춤했다. 그냥 보기만 해도 질리는데, 열기까지 땀구멍 하나하나를 데워준다. 날고 긴다하는 섬천도 무식한 힘 앞에서는 최면이고 뭐고 챙길 틈이 없었다.

여러모로 체면 챙기기 어려워진 섬천이다.

따닥.

그 순간, 발밑에서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눈이 번쩍 뜨인다. 이제껏 당황해서 당했다는 사실은 핑계라는 생각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섬천은 더는 잡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상 장난은 없다. 진지하게 이기고 싶다.

검을 세웠다. 동시에 마나가 피어오른다.

스윽, 나뭇잎의 이슬이 떨어지며 등에 스친다. 바람이 귓가에 맴돌며 속삭인다.

"부드럽게 스며들어 가거라."

실로 상쾌한 바람의 목소리. 섬천은 한순간의 환상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생생한 이 목소리를 본능적으로 믿었다.


세상에는 여러 길이 있다.

딱딱한 직선의 길도 있고, 여유로운 구불쩡한 길도 있다. 검은 일직선의 가장 단순하며 활용도가 높은 무기. 그런 단순한 검은 일직선의 딱딱한 길을 가기 마련이다. 특히 섬천은 더욱 그랬다.

딱딱하지만 단순하며 가장 빠르고 강한 길. 찌르고, 베고.

섬천에게 바람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좀 더 자유로워질 수는 없을까?

검이 차가운 쇠가 아닌, 바람이 될 수는 없을까. 하늘의 매가 사냥을 하면, 정확하고 빨라야 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매도 때로 갑작스런 일에 임기응변을 한다. 휘어질 줄 알며, 느려질 줄 안다.

착각일까.

작은 돌풍이 섬천의 검에 고인다. 감각에 여러 움직임이 잡힌다. 벌레 기어가는 진동, 식물의 뿌리가 물을 흡수하는 작은 움직임, 바람의 길까지. 검이 휘어진다.

휘둘러지지 아니하고 휘어진다.

틱.

검과 화살이 부딪친다. 신이한 일이다. 화살이 방향을 튼다. 아주 살짝, 비틀린다.

핑, 섬천의 목을 아슬아슬하게 비껴 나간다.

동시에 묠드의 마법이 발동되었다. 화살이 멈춘다. 어디까지나 대련이었을 뿐, 목숨을 내 놓고 한 짓은 아니다.

섬천은 멍멍한 귀를 부여잡았다.

'무슨 소리지?'

두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그때, 다시 한 번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바람을 집어라."

지잉, 몸이 이상하다.

식음땀이 흐른다. 공포에 대한 몸의 반응. 홀림이 느껴졌다. 붉은 달과 같은 위력의 홀림. 그 홀림이 길을 제시한다. 몸은 두려워 했다. 하지만 왜 인지 붉은 달과는 다르게 깨끗한 느낌의 유혹이다. 뭔가 길을 제시한다. 한걸음, 두 걸음 발 도장을 찍었다. 섬천이 수풀 사이로 사라졌다.


묠드는 섬천의 상태를 지켜보았다. 곧 섬천의 걷는 방향에 뭐가 있는지 파악하고는 활을 집어 던졌다.

"젠장. 역시 유산을 다 털어먹는군. 확 갖고 튀어버릴 걸 그랬어."

하지만 불평도 잠시, 눈이 번쩍 뜨인다.

"안 돼! 가지마! 니가 가버리면..."

묠드가 아쉬우면서도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다.

"사람 잡는단 말이야!"


작가의말

지금으로서는 조금 먼 미래에 또 다른 가족을 만남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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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셋 +2 15.05.03 1,091 32 11쪽
30 리셋 +4 15.05.03 1,071 40 14쪽
29 리셋 +8 15.04.29 1,139 31 17쪽
28 리셋 +4 15.04.12 1,397 51 15쪽
27 리셋 +6 15.04.10 1,250 40 11쪽
26 리셋 +7 15.03.27 1,711 44 23쪽
25 리셋 +6 15.03.22 1,715 41 9쪽
24 섬천(剡天) +2 15.03.21 1,492 39 25쪽
23 섬천(剡天) +3 15.03.20 1,766 54 14쪽
22 섬천(剡天) +1 15.03.19 1,666 43 13쪽
21 섬천(剡天) +2 15.03.19 1,656 46 14쪽
20 섬천(剡天) +5 15.03.17 1,596 49 14쪽
19 섬천(剡天) +2 15.03.17 1,563 50 23쪽
18 섬천(剡天) +3 15.03.17 1,853 52 11쪽
17 전환점 +4 15.03.14 1,696 60 13쪽
16 전환점 +3 15.03.14 1,653 50 9쪽
15 전환점 +2 15.03.14 1,634 51 10쪽
14 전환점 +2 15.03.14 1,622 47 15쪽
13 전환점 +2 15.03.14 1,562 51 14쪽
12 전환점 +4 15.03.14 1,773 54 12쪽
11 전환점 +4 15.03.14 1,887 56 16쪽
10 각오 +2 15.03.14 1,700 52 20쪽
9 각오 +3 15.03.14 2,245 71 8쪽
8 각오 +1 15.03.14 1,788 59 22쪽
7 각오 +3 15.03.14 1,917 55 17쪽
6 각오 +3 15.03.14 2,203 79 9쪽
5 각오 +3 15.03.14 2,055 6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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