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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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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47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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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51,747

작성
15.03.14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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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글자
17쪽

각오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정보"


-육체 등급:S 레벨:24 육체 랭킹:1위

이름:무명(등록가능) 칭호:11세대의 선구자,그외 1개.


힘:90 민첩:150 순발력:55 체력:60 육감:55

특수마나 친화도:55 특수마나 제어력:55

부여 가능 스탯포인트:200


냉기가 배에 자리잡은 뒤, 마나 친화도와 마나 제어력에 '특수'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게다가 특별한 경우도 없이 20씩 상승했다. 영문 모를 일이다.

아랫배에 있는 냉기는 약간의 집중으로 느껴졌다. 아마 이것이 특수 마나일 것이라 짐작하였다. 궁금한것은 많은 데,하나하나 질문 시스템으로 묻기가 어려웠다. 너무 성급해서 좋을 것 없다.

레스토가 눈에 띄면 무력이든, 거래든 이 세계에 대해 전반적인 것을 캐내기로 했다.

랭킹.

랭킹 시스템이라는 특이한 것이 발동된 후 정보에 육체의 랭킹도 보였다. 기적스럽게도 랭킹 1위라는 사실이 놀랍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난잡해지는 일이다.

인류에서 1등.

100 억분의 1을 말하는 확률.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

"랭킹."


-현제 육체랭킹.

1위:무명(등록되지 않음) 24레벨. 조합각성자. 신체등급:S

2위:무명(등록되지 않음) 16레벨. 각성 불가. 신체등급:B

3위:무명(등록되지 않음) 16레벨. 각성 불가. 신체등급:B

4위:론 에릭. 15레벨. 비각성자. 신체등급:S

5위:무명(등록되지 않음) 13레벨. 각성 불가. 신체등급:S

.....


론 에릭이라는 사람을 제외한 랭킹권에 있는 사람은 대부분이 이름이 등록되지 않았다. 이름을 등록하지 않기를 잘했다.

랭킹 시스템에는 신체정보를 숨길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름을 등록하지 않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생각해봐라, 이름을 밝혔을 때 훗날을. 딱 감이 잡히지 않는가.

하나, 모순이 하나 생긴다. 목표는 분명히 가족을 찾는 것이다. 가족을 찾는 방법 중에는 유명해지는 방법도 있다. 찾아오게 만드는 방법이다. 심각한 갈등이 생겼다.

아직은 이르다.

아직 결정하기에는 너무 일렀다. 시간상으로 이 세계에 온 지 하루도 지나지 않는 시점이다. 잠시 결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칭호가 하나 더 생겼다. 운명의 조율사. 심상치 않은 이름답게 칭호의 효과가 엄청났다.

'운명의 조율사:조합 각성의 부작용을 공격력 10% 증가 효과와 맞바꾼다.'

부작용이 뭔지는 몰라도 엄청난 이득이었다. 공격력이 10%씩이나 증가를 하다니. 사소해 보일지 모르지만 스텟을 올리는 것보다 훨씬 좋은 효과다. 스텟이 상승하면 공격력도 상승한다. 공격력의 10%는 우습게 볼 그런 것이 아니다.

'스텟은 적당히 아껴야 했다.'

신중해야 했다. 모든 것을 알아보고, 경험한 다음 골라야 한다. 돌다리가 아니라, 쇠다리라도 두드려 보고 건너야 하는 게 이곳이다.


이곳은 실전이니까.


특히 몸에 냉기가 자리 잡은 뒤부터는 더욱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특수 마나라는 것이 중요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


공호는 반나절을 더 걷자, 저 멀리 지평선 위에 드디어 나무 하나가 보였다. 급격히 공호의 표정이 밝아졌다. 만약 저곳이 숲이라면 상황이 훨씬 나아진다. 숲을 좋아하기에 공호는 그에 대한 지식도 어느 정도 머리속에 넣고 있다.

아스페티아가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라면 완전히 필요 없는 지식은 아니다. 더 말하자면 이런 초원보다는 훨씬 좋다. 똥개도 자기집 앞마당에선 반은 먹고 들어간다지 않았던가. 익숙한 곳에서는 자신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인벤토리를 살폈다. 먹을 것이 떨어져 가지만, 정 먹을 것이 부족하다면 공호는 몬스터라도 먹을 생각이다. 돼지나, 몬스터나 잡으면 고기가 되기는 마찬가지였으니.


하나, 둘. 나무를 따라 걷자 예상대로 커다란 숲이 나왔다. 김칫국만 잔뜩 마신 것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숲은 상당히 거대했다. 그러나 이상하게시리 음침하였다. 슬쩍 살피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그 음침함은 태양빛마저 침투하지 못하고 나무들의 밑둥엔 깊은 음침을 머금었다. 나무들은 기둥과 뿌리에 어둠을 가두고 가지와 잎은 빛을 죽였다.

순간 공호가 숲을 통과하지 않고 우회해서 가려는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기도 했을 정도다. 꺼림칙하게도 우회조차 못하도록 숲은 지평선 끝가지 널브러져 있었다.

'또 이상한 게 튀어나올 분위기야.'

감이란 것은 무시하지 못하는 중요한 감각이다. 인간에게 있는 유일한 초능력이 감이라지 않은가. 다시 한번 감각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천천히 발을 들어 올렸다.

핑!

공기가 비틀어지는 소리가 나며 무엇인가 쏘아져왔다.

'이럴 줄 알았어.'

쩌릿쩌릿 한 육감을 믿었다. 순발력을 내세워 단검을 우측 하단으로 내렸다.

틱.

정확하게 단검에 활촉이 맞아들었다. 순간의 마찰력에 불꽃을 튀기곤 화살은 허무하게 땅에 떨어졌다. 붉은 액체가 흥건한, 기분 나쁜 활촉이다. 분명 맞는다면 쾍 하고 쓰러지겠지.

그 뒤는 볼 것도 없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화살의 주인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남들이었으면 활의 사정거리에만 드는 미친 짓이겠지만, 공호에게는 다른 것이 있다.

'이쪽.'

칭호 '11세대 선구자'의 효과가 있지 않은가. 화살의 주인의 위치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우측으로 250m 부근.

즉시 지그재그로 파고들었다.

팟, 무서운 속도다. 총알을 뛰어넘은 속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로 그렇다. 스텟이 주는 영향은 미쳤다. 민첩을 1 스텟 올릴 때마다 전체적인 속도가 엄청나게 상승했다. 최소 시속 20km 이상은 상승하는 것 같았다.


어느정도 냐고?


대략 민첩 100 스텟만 하더라도 초음속에 다다른다. 더욱 와닿게 말하면? 초고속 여객기에 해당하는 속도란 소리다. 인간이 인간이 아니게 된다.


공호의 놀라운 속도에 대응하여 화살이 더욱 많이 쏘아져 갔다. 공호의 속도를 맞출 수 있는 걸로 보아, 상대도 여간 빠른 활잡이가 아니다.

250m라고 해봤자, 달려서 도착하는 시간은 초 단위의 아래로 내려간다. 그런 속도에 맞춰 화살이 쏘여져 온다. 이는 적이 얼마나 빠르다는 것을 알려줬다.

획획획!

일반 화살의 속도를 한참 벋어난 화살 3개가 다가왔다. 마찰열로 인하여 화살촉 끝이 붉이 달아올랐다. 너무도 빨라 대처를 하기가 어려운 속도.

'젠장.'

하나를 놓치면 두개를 쳐버릴 수 있다. 허나, 하나라도 맞는다면 시퍼런 독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무턱대고 피하기엔 몸의 속도가 화살의 속도를 이기지 못한다. 사면초가의 상황.

범인이라면 선택장애가 올 그 상황에 경험자인 공호는 재빨리 제 3의 결정을 내렸다. 한 번의 선택이 명줄을 좌우지종했던 그 무저갱에서 살아돌아온 괴물. 그가 내린 선택이었다.

공호는 발목을 비틀었다.

순식간에 3개의 화살촉이 연속으로 허벅지를 스치며 지나갔다. 공호는 화살이 스쳐지나간 자리를 망설임 없이 단도로 파냈다. 살이 파이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도려내진 허벅지의 살덩어리. 독이 퍼지기 전의 냉혈한 선택이었다.


섬뜩했다.


화살 3발이 정확하게 한 곳만 노리고 들어오다니. 적이지만 정말 무서운 솜씨였다.

허나, 제 3자가 보기에 정말 섬뜩한 것은 망설임없이 허벅지 살을 도려내는 판단이었음을 공호는 몰랐다. 과히 생존기계가 된 소년의 판단.

'화살이 빠른지, 내 발이 더 빠른지 내기하는 거지.'

등을 보이기엔 이미 늦었다. 지금부터는 속도전이다.

"정보, 민첩스텟 20, 순발력 10 투여."

공호는 명령어로 통해 민첩 스텟과 순발력을 올렸다. 공호의 속도에 대기가 찢어진다. 공기가 볼에 맞닿으며 급격히 마찰열이 올라갔다. 적과의 거리가 더욱 빠르게 가까워졌다.

티.티딕

순발력 스텟이 올라가면서 동시에 동체시력도 상승했다. 화살의 위치를 눈으로 보고 맞출 수 있는 기교가 생겼다. 단검이 스쳐간 자리는 분리된 화살촉 만이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놈과의 남은 거리는 25m.

승부수를 던질때이다. 순식간에 접근해오는 12발의 화살이 이전과는 다른 속도와 파괴력을 품으며 더욱 빨라졌다. 단도로 모두 쳐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것의 위력을 믿어 볼 수밖에.

손을 내밀었다. 단도를 쥐지않은 무방비한 왼손. 하나, 그곳에도 무기가 있었다. 슥, 곡선을 그리며 터지는 푸른빛 섬광. 일순간, 12개 화살 모두 두 토막 나며 튕겨져 나갔다.

'급할 때 쓸만한데?'

공호의 손톱이 다시 줄어든다. 휼륭한 무기였다. 공호는 흡족한 미소를 걸쳤다. 놈도 이걸 튕겨낼 줄은 몰랐는지, 연사하던 화살이 순간 멈췄다.


걸렸다.


휘리릭, 공호는 단도를 일직선으로 던졌다. 푸욱, 들리는 소리를 무시한체 공호는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수풀이 헤쳐지며 드디어 적의 형체가 보였다.

촤락, 놈이 반응할 틈 없이 급히 단검을 놀렸다. 터져나간 핏줄에 놈은 거대한 활을 놓쳐버렸다. 단도의 손잡이를 이용해 녀석의 기괴한 관자놀이를 치고, 고꾸라지는 놈의 머리를 잡았다.

인간? 아니다.

얼핏 봐서 인간이라 착각을 했다. 초록빛 피부, 인간과 유사한 이목구비. 1M의 키. 활이 몸집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크고 복장이 허술한 단순한 몬스터 같았다.

죽이기 위해 단검을 치켜세울 때였다.

"닉시, 난 닉시다. 죽이지 말아다오."

놈이 녀석은 힘겹게 숨을 토하며 말을 했다. 허, 어이 없는 웃음이 나왔다. 이제와서 살려달라니. 아마 백점 만점에 팔십점은 줄 만한 유쾌한 유머였다. 말을 할 줄 안다는 것에 조금 놀랐지만 그뿐이었다.

"화살에 맞았으면 죽는 건 나였어."

진심으로 놈을 죽이기 위해 단도를 목에 겨누었다. 순간 공호에게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레스토라는 것의 일종이다. 세상에 대해 들을 수 있는 기회다. 어차피 죽일 거라면, 얻을 건 다 얻고 죽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지금 검을 쥐고 있는 건 나였고, 그는 포로였으니.

"호옥(狐玉)과 꼬리. 그것 때문에 착각했을 뿐이다. 폭주 여우에게는 갚아야할 원한이 있었다. 숲이 많이 아프다."

참으로 끈적한 목소리다. 다만, 끈적함 속에서 건질것이 있었다.

"호옥(狐玉)?"

"네 몸에 있는 여우구슬 말이다."

공호는 단도를 그어 놈의 아킬레스 건을 끊었다. 놈의 신음과 함께 끈적한 피가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들을 이야기가 생겼다.'

이렇게 빨리 몸 안의 구슬에 대한 정보를 들을지 몰랐다. 더욱더 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손을 풀어 의사를 밝혔다.

"호옥을 모르는 거냐? 잠깐, 개척자였군. 젠장."

공호는 뺨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개척자라 말하는 녀석이 신기했다.

말하는 모습이 꼭 요정 같다고 생각했다.

놈은 한참을 멍하니 문양을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자리를 옮기지. 할 이야기가 많다. 닉시, 종족의 명칭이지. 내 이름은 묠드다."

묠드는 활을 챙겨들며 어디론가 안내를 하였다. 묠드가 활을 대수롭지 않게 집어드는 순간 흠칫하였지만, 묠드의 손목의 상처가 벌써 아물어짐을 보고 납득하였다.

'S급 신체와 비슷한 회복력...'

심지어 걷기까지 한다. 발을 그어버린지 얼마나 됐다고.

공호는 차가운 눈으로 단도를 다시 놀렸다. 피가 터져나오는 놈의 사지.

"크아아! 젠장."

놈이 급격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설마 다시 그어버릴 줄은 몰랐겠지. 공호는 놈의 목에 단도를 겨누며 말하였다.

"걷지마라. 활은 내가 들지. 기어서 안내해."

묠드는 소름돋도록 철저한 소년을 올려보았다. 그리고는 순순히 기기 시작하였다.


묠드는 공호를 기분 나뿐 숲의 깊숙한 곳으로 안내했다. 공호는 끝까지 혹시 모를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감각을 치켜세워 벼르고 있었다.

잠시 걸었다. 묠드가 안내한 곳은 숲 속의 숯내 나는 통나무집이었다. 희미하게 빛이 들어오는 통나무집은 동화 속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내부는 청렴했다.

기분 나뿐 숲과는 대조되는 통나무집의 내부. 창가에 들어오는 미약한 빛은 내부를 더욱 우아한 분위기를 느끼게 만들었다.

다른 세계의 지적 생물, 레스토에 대해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몸집이 작아서 내 의자에는 앉지 못 하겠군. 어쩔 수 없지."

묠드는 통으로 된 나무 탁자에 앉기를 권유했다. 묠드의 키는 1m정도. 공호와 약 60cm 정도의 차이였다.

나쁘게 말하면 꼬마에게 자리를 권유받는 기분이었다.

찌르르, 어디선가 새가 지져된다. 귓가에서 맴도는 새의 청색의 노래가 복잡한 머리를 씻겨줬다.

숲을 좋아하던 천성은 어쩔 수 없었다.

"이 세계에도 새가 있나?"

"당연히 있지. 무수히 많이. 11번째 개척자는 어느 세계에서 건너왔는지 궁금하군."

마치 예전부터 개척자가 존재했다는 말투. 상당한 호기심이 생겼다.

"지구란 곳이다. 지금은 붉게 더럽혀진 곳이지. 그런데, 어느 세계? 다른 세계에서 왔던 개척자도 있었나?"

"역시 그건 모르는 것 같고... 그래도 뭐, 개척자들 중에서는 가장 지능이 발달되어 있는 것 같군. 10번이 있었다. 아스페티아에는 10번의 개척자가 왔었지. 너희가 11번째로군."

머리를 스쳐가는 생각. 칭호 '11세대 선구자'의 뜻이 이해되었다. 그럼 쿤들의 짓이 한 번이 아니란 건데?

"일단 개척자에 대에 이야기해줄 수는 없나?"

예측했다는 듯 묠드는 허리춤에서 작은 거울 조각을 내놓았다.

"얼굴을 비춰."

거울 조각이 태양빛을 받아 투명히 빛났다. 거울조각으로 얼굴을 비췄을 때, 꽤 재밌는 것을 발견했다.

"뺨에 있는 여우. 구름을 껴안아 꼬리를 감추고 있지. 예부터 개척자들을 볼 때는 뺨부터 확인한다. 그것이 개척자의 정보다. 잠시만."

묠드는 밖으로 나가더니 뜨거운 감자 2개를 물과 함께 들고 왔다. 혹여나 이상한 짓거리를 할까 경계했으나, 수상한 낌세는 없었다.

"고맙다."

공호는 좋지않은 눈빛으로 감사를 표했다.


이상하고, 괴상한 놈이다.


필요 이상으로 친절한 그가 의심이 되었다. 허, 죽이려 하고 기게 했던 자에게 감자를 내오다니. 아니면 살려달라는 아부인 것인가. 어떻든, 놈이 정상이 아닌건 확실했다. 어쩌면 저게 레스토들의 풍습일 수도 있고.

일단 감자를 먹지는 않았다. 독이 들어 있을 수도 있으니.

"이어서 말하지. 개척자의 특성은 모두 뺨에 드어나있다. 특히 너의 문양은 나와 관련이 있다."

묠드는 이제부터가 진짜라는 듯 눈빛을 빛내며 날카롭게 말을 이었다.

"닉스 종족은 나무에서 태어난다. 말 그대로 나무가 육체를 생성하지. 나는 태어난 이래 계속 이 숲에서 자연을 즐기며 살고 있었다."

나무에서 동물이 태어난다. 지구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말이다.

"그런데 100여 년 전. 한 인간이 나의 숲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얼마 안 가 마나의 품으로 돌아갔다. 말상대였던 그의 마지막 부탁은 그의 유품을 봉인해 달라는 거였지. 그런데 유품 중에 희한한 구슬을 발견했다. 그것이 네가 가진 여우 구슬 이라는 거다."

"그것이 어째서 여우구슬이라 하는 거지?"

"그 구슬의 원래 이름을 알지 못한다. 다만, 그 구술을 탐하는 것들은 모두 여우였다. 이유를 불문하고 여우라면 그 구슬에 광적으로 집착했지. 마나를 잔뜩 머금어서 요괴가 되기 직전의 여우일수록 말이다. 하나, 우리 닉시 족은 예로부터 직감이 좋다. 여우에게 구슬을 넘기면 안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당시 이 숲의 닉시족 족장인 나는 숲 깊숙한 곳에 구슬을 봉인했다. 그러나 강력한 구슬은 결계를 허물고 작은 여우 새끼하나가 그 구슬을 품었다. 마나가 없는 상태의 새끼 여우는 구슬의 이상한 마력에 휩싸여 폭주해버렸다. 놈의 탄생이었다."

"그 놈이란게 설마.."

피부를 주름지게 만든 묠드는 침을 삼키고 대답했다.

"아마 네가 싸웠을 그놈. 맞을 거다."

"놈은 죽었다."

"죽인 것에 문제는 없다. 아니, 고맙다. 문제는 놈이 폭주했을 때, 이상한 마력이 숲에 흘러들어가 문제가 생겼다. 그것의 처리에 여우구슬이 필요하다."

"여우 구슬을 제공하면?"

"이 세계의 대부분의 정보, 여우 구슬의 힘, 그리고 개척자에게는 황금 같은 보물을 주겠다."

드륵.

공호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의자가 바닥을 끌었다. 묠드는 긴장의 눈빛을 잠시 내보였다.

"거래를 하자는 건가?"

"그렇다."

"내가 단도를 들이밀고 협박할 수도 일을 텐데?"

"... 굳이? 내가 죽으면 여우구슬의 활용법은 묻혀들어간다. 얻을 정보는 많을 텐데 그냥 허물려고?"

고민할 것도 없었다. 이 세계에 대한 것을 대략 정리할 수 있다면, 현제로서는 최고의 거래다. 그리고 마나를 특수마나로 바꿔버린 여우 구슬의 존재.

묠드는 그에 대해 알고 있는 듯했다. 그 힘이 궁금했다.

"좋다."

드르륵. 쾅.

뮬드가 자리에서 급히 일어섰다. 덕분에 의자는 엄청난 힘에 의해 저 멀리 튕겨져나갔다.

"바로... 가지."

통나무집이 허물었음에도 신경도 쓰지 않았다. 공호는 그런 묠드를 여전히 경계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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