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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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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08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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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51,747

작성
15.03.14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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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글자
16쪽

전환점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느껴져선 안 되는 기운을 맞닥뜨렸다. 용병, 그 중에서 실력을 제쳐놓고 가장 더러운 곳. 가장 밑바닥에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짐승의 기운. 살기위해 몸부림 치는 자들의 압박감. 마나를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뽑아낸 압박감이 아닌, 본연의 기운으로 내뿜는 기.

소년에게서 차가운 마나가 있다는 사실은 문제가 아니었다. 본성을 짓밟는 기운이, 가장 처절하게 살아간 용병에게나 보일 수 있는 베테랑의 기운이. 그 기운이 눈앞의 소년에게서 흘러나왔다. 귀신을 본 듯 했다.

쩌적, 대기가 얼어간다. 공포를 느끼기 전에 몸이 굳어갔다. 아니, 얼어갔다. 살같에 서리가 들며 거칠게 솟아올랐다. 사내의 직감은 잡배와는 달랐다. 그는 순간 하나의 결론을 내 놓았다.


잘못 건들었다.


사내는 소년을 필시 눈에 담으려 동결된 눈알을 억지로 굴렀다. 마침내 공호를 마주하고 깨달았다.

'아이가 아니었다.'

공호의 허리에는 2개의 꼬리가 살랑거렸다. 자의로 드러낸 꼬리. 한기를 품은 동공. 그 동공을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안광. 그리고 그 속에 이글거리는 차가운 분노. 공호는 사내의 새끼손가락을 움켜쥐었다. 쩌억, 그의 왼손이 얼어갔다.

"아아아악!"

고통을 이기지 못한 절규가 흘렀다.

인간의 내부는 생각보다 약하다. 내부가 얼어붙는다면, 피의 부피가 커진다. 물이 얼면 부피가 커 지는 원리와 같았다. 피는 얼며 부피가 늘어나고, 늘어난 부피는 정맥과 동맥의 한계량을 넘어선다.


고로, 내부가 터져나간다.


"왜 그랬어."

격노했다. 공호는 진정 노했다. 피밀어 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 차마 그를 한 순간에 죽이지 못했다. 악질적인 성격이 비집고 나왔다. 진정 분노하면, 죽을 때까지 고통을 주던 그 옛적 버릇이 차갑게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그리하여 공호는 물었다. 왜 그랬냐고.

차가운 음성이 울렸다. 하나, 그에 상응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제, 말할 필요도 없었다. 누가 보든 말든, 중점은 이제 그따위 것이 아니니까. 즉시 오른손을 잡았다.

사내의 오른손은 굳은살이 자리 잡고 있다. 어딘가 많이 쓰일 소중한 것임은 틀림없다.

"역린을 건들었나 보군. 잘못했다."

사내는 오만방자했다. 하나, 그 전에 사내는 영리했다. 뛰어난 판단력은 용병의 명줄과도 같다. 그는 바로 꼬리를 말고 사과를 건넸다. 천 조각을 주워 공호에게 넘겼다. 상당한 고역이다. 또 그에 못지않은 굴욕이다.

'너무 방심했다.'

자신이 가진 힘이 엄청난 것인 줄 알았다. 그렇기에 사내는 답답한 집을 뛰쳐나와 하고싶은 대부분을 힘으로 이뤄 나갔다. 아무도 막지 않았고, 또 못했다.

사내는 이를 갈았다.

'아직도, 그래. 아직도 아버지를 등에 엎고 있었다.'

처음으로, 집 밖으로 나와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져 봤다. 아니, 인생사 처음으로 이렇게 당한 건 처음이다. 사내는 터져나오는 분노는 눈가에 핏대를 곤세웠다. 하나, 입으로는 공호에게 목숨을 구걸했다. 인지부조화. 사내는 자신의 추악함에 구억질이 나오려 했다.

공호는 사내의 비굴얌을 얌전히 내려 보았다. 죽이는 건 간단하다. 인간인 이상, 목에 단도를 대고 지긋이 3cm만 듯더라도 혈액부족으로 죽을테니까.

사내는 뜯긴 옷 조각을 주워 공호의 손에 쥐어 주며 애원했다. 수선해 주겠다며, 이런 중요한 것인 줄은 몰랐다며 애원했다.


당연히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죽일지 말지는 검을 쥔자가 정하는 것이다.

공호는 단도를 들었다. 허나 그 순간, 저 가까이 경비경까지 모여 드는 것이 보였다. 싸움을 말리려 왔다기 보단, 놈의 신분을 보고 달려오는 듯 했다. 공호는 혀를 찼다. 놈의 운이 좋았다. 푹, 놈의 등에 단도를 꽂았다. 비명과 함께 피가 터져나왔다.

공호는 다리를 쭈그려 않아 슬쩍 말했다.

"빼지마. 빼려들면 진짜 죽는 위치니까."

사내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적이지만, 한심한 이들과는 조금 달랐다. 보통은 질질짜며 매달릴 텐데 이 놈은 담담한 부류였다. 그가 하고 있는 분노는 마치 공호에게가 아니라, 왜인지 자신에게로 향해 있어 보였다. 그리고 공호의 그 판단은 엇비슷하게 맞았다.

"제안을 하겠다. 첫째,복수하려 들지 않을 것. 둘째, 길 안내를 해줄 것."

사내의 여러 생각을 단 번에 깨부숴버리는 공포를 심어넣는 목소리. 사내는 반사적으로 답했다.

"알았다."

공호는 그 말과 동시에 아랫배의 음의 마나를 자극했다. 촤아악. 사내의 빙결된 왼 손이 녹으며 음의 기운이 공호에게 흡수됐다. 결빙은 풀렸지만 뼈들이 자리를 이탈해 있다. 다시 엄습해오는 고통.

'최하 특수계열 C급.'

그 와중에 사내는 지속해서 공호를 용병으로서 평가했다. 음의 마나를 다룬다. 그것도 수준급으로. 흡사 지금은 사라졌다는 여우 요괴라 해도 믿을 것 같다.

이종족은 외모를 보면 안된다. 너무나도 오래 사는 그들은 이런 얼굴을 하고 나이 50이 넘을 수도 있으니.

"안내해."

사내는 그만 눈에 힘을 뻇다.

얌전히 앞장서 움직였다. 사르륵, 빠르게 인파가 갈리며 길이 뚫렸다. 예전이라면 힘에 대해 작은 성취감을 느꼈을 상황. 그러나 이제서야 그들이 보는 시선이 내 얼굴이 아니라, 대검에 머물려 있음이 보였다. 몰래 가져 나온 아버지의 대검. 가문의 문양이 적나란하게 새겨져 있었다. 아버지가 얌전히 가져나둔 이유가 역시 있었다.

이후 경비경들이 황급히 다가와 자신의 안부부터 물었다. 녀석들은 적나란하게 대검에 새겨진 문양에 집중하며 과할 정도로 보호하는 시늉을 내었다. 더붙여 겁없이 공호에게 다가가다가, 기세에 밀려 다시 이쪽으로 슬쩍 돌아오는 꼴을 보았다. 그래놓고선 칭찬이라도 바라는 듯 군기를 잡고 바짝 섯다.

"하아."

이윽고 사내는 한숨을 내 쉬었다.


사내는 공호를 거대한 건물에 안내했다.

"용병이 되기 위한 장소다. 시험을 치르고 용병패를 지급받을 수 있다. 용병 등급을 처음 발급받을 때는 무료다. 다만 갱신은 돈이 든다. 용병시험은 보름에 한 번. 때문에 사람이 넘쳐나지."

검과 방패가 엇갈려있는 건물의 표식이 더욱 웅장한 느낌을 주는 건물이다. 뭔가 적혀있으나, 이번에도 읽을 수 없었다. 이 세상에 물들여 가기 위해선, 문자를 익히는 게 시급했다.

"용병등록은 왼쪽, 갱신은 오른쪽 통로로."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걸걸한 음성이 들려왔다. 안내에 따라 왼쪽통로로 이동하자, 용병시험을 치르기 위한 인간과 이종족으로 가득 메였다. 용병이란 직종 자체가 힘을 숭상하기 때문에 험악한 분위기가 돌았다. 탄탄한 군육 덩어리의 집합체들. 참, 땀내나는 장소였다.

이리저리 눈 돌아가는 기운이 감돌았다. 집중되는 시선에 공호는 의아했지만 곧 의미를 깨달았다. 아직 다 성장하지 못한 인간의 소년의 모습, 힘이 필요한 용병일을 지원한 것이 이상할 만 했다. 게다가 행색도 청결하지 못한 상태다.

공호는 꼬리 하나를 꺼내 올렸다. 이내, 각자의 의미로 납득한 인간들이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철통같이 막막한 분위기다. 마치 사우나에 들어간 남정네들 처럼 입을 꾹 다물고 눈만 우중충하게 굴렸다. 그때, 무거운 분위기를 풍기는 레스토가 나타났다.

"이번 예비 신입들은 꽤나 굴렀나보군. 얼굴만은 다들 10년은 용병 계에서 구른 베테랑 용병이야. 제대로 삭았어. 번호를 받아가라."

눈이 4개 있는 적응 안되는 외모. 우습게도 눈의 하나는 뒤통수에 달려있다.

"시끄럽게 하지 말고 빨리 발급받도록. 속도는 용병의 생명이다. 벌써부터 글러먹은 놈들이 보이는구만."

벽에 붙은 종이와 깃털 펜. 그곳에 자신의 이름과 순서에 따라 번호를 부여받았다. 공호는 아직 글자를 적을 줄 몰랐다. 위의 글자를 대충 눈치껏 조합해 이름을 적어 넣었다.

그리하여 적은 것은 아스페티아어로 '99번 등신'. 엄청난 우연이다. 공호는 그리움의 한숨을 쉬었다. 마치 지구의 학교가 연상되는 상황이다. 과거의 향수가 공호를 기습했다. 이번에도 가볍게 고개를 흔들어 억지로 떨쳐버릴 뿐이었다.

"번호에 따라 차례로 저 문을 열고 들어가길. 생명은 보장되니 최대한 분발하도록."

마침내 차례로 불리기 시작했다. 결과는 즉결처리. 들어간 이들은 용병패로 같은 것을 손에 쥐고 나왔다.

"68번 육체계열 D급. 현재 최우수."

"72번 특수계열 E급. 현재 최우수."

시험자가 문을 열고 나오면 결과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울상을 짓는 시험자가 있는가 하면 어깨를 쫙 펴는 이들도 있었다. 희와 애가 교차하는 애매한 장소. 등급에 목슴을 건 것처럼 말이다.

"크흠"

등 뒤로 왼손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내가 목울음 소리를 내었다.

"아직 안 갔나?"

"내 손을 아작낸 요괴의 실력을 보려고 왔다. 네 차례다. 들어가라."

사내의 얼굴에 아쉬움이 맴돌았다. 공호는 그 표정을 완벽히 이해할 순 없었다.

"99번 등신."

둔탁한 알림이 들려왔다. 공호는 뒤를 돌아 명단을 다시 보았다. 분명 99번은 자신의 번호는 맞는데...

등신? 웬 등신?

"이름이 등신이야? 크흐흐. 대단하구만."

몇몇의 호탕한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확, 저것들의 입을 틀어 막을 수도 없는 노릇. 공호는 그저 음의 마나를 확인하고 단검을 꺼내 들었다. 상태는 최상.

'기다려주세요.'

목표는 확고하다. 그리고 이 것은 목표의 첫 관문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법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그에 대해 여러 고민도 했다. 하나, 나온 최적의 결론이 이거였다. 단단하게 입지를 다진다. 그리고 유명(有命)해진다. 앞뒤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보기로 했다.

시험장의 문 아니, 각오의 문을 밀었다.


문 너머 감독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인상이 좋은 이종족 여자였다. 요괴는 반드시 해당하는 동물의 꼬리가 있었다. 저 레스토는 무엇도 없었다. 인간과 같은 얼굴에 기형적으로 꺾인 몸뚱어리. 좋다. 딱, 얼굴까지만. 목 밑으로 내려가면 썩 보기 좋은 꼴은 아니었다.

"4번 감독관 C급용병 티에르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실력을 보이길 바라죠. 특기가 무엇인가요?"

"음의 마나."

"특수계열이네요. 용병을 하기에는 너무 어리고 곱상하군요. 뭐, 제 사정이 아니니까. 와주세요."

숨을 들이켰다. 낮은 온도의 공기가 폐를 메웠다. 티에르가 자세를 잡았다. 그에 대응하는 자세를 취했다.

이윽고 움직였다.

파앗!

돌바닥에 쩌적 갈라지며 공호가 사라졌다. 동체시력을 넘어선 움직임에 티에르는 순간 당황하며, 저돌적으로 검을 그었다.

쏴라락.

번뜩이는 푸른 섬광이 찰나의 순간 검의 동선(動線)을 그린다. 푸른 빛무리는 티에르의 검끝 앞에서 절정을 맞이한다.

까앙!

일수(一手)에 티에르가 검을 놓쳤다. 쉭, 하는 소리에 티에르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희디 흰 한 손이 그녀의 눈을 덮는다. 소년의 단검이 감독관의 목 앞에 나타났다.

휘이이.

뒤늦게 늦바람이 불었다. 티에르와 공호의 옷자락이 나풀거리며 비벼져진다. 털석, 다리가 풀린 티에르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녀는 손으로 목을 부여잡고 몇 번이고 비볐다. 손으로 눈이 가려진 순간,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사신의 망토가 눈에 덧 씌워진 기분이었다. 인지 못하는 사이에, 그녀는 침까지 흘리고 있었다.

이후 그녀는 실없는 웃음을 흘렀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용병은 실력이 곧 지위, 그녀의 말투가 즉시 바뀌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는 지 그녀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비틀거리며 어디론가 달려나갔다. 다른 시험자가 목격했더라면 입이 안 다물어질 일.

얌전히 기다리길 2분, 저 멀리 허겁지겁 달려오는 티에르와 이종족 같은 이가 보였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귀하의 시험을 치러줄 분을 모셔왔습니다."

"대도시, 크로티아의 용병시험소 총 책임자. B급용병 칸이오. 잘부탁드리오."

인간과 비슷한 외형의 이종족, 조각같이 밀도 있는 오밀조밀한 근육을 소유한 사내다. 칸이 전투자세를 취했다. 티에르와는 급이 다른 압박감이 뿜어진다. 하나, 자신은 있었다.

인사는 필요 없었다.

타, 타, 탓.

지그제그로 파고든다. 엄청난 속력에, 좌우로 비산하는 먼지의 뭉텅이만 보일 뿐. 공호는 적극적인 선공으로 나섰다. 공호는 단도를 직선으로 뻗었다.

휙!


아까와는 급이 달랐다.


그는 예측이라도 했는지 단도를 회피하고 검을 그었다. 탕, 검과 단도가 불꽃을 만들었다. 공호는 무지막지한 힘을 갖고 있음에도 휘청거렸다. 무리해서 두 번의 검격을 이상 없이 막았다. 공호의 사고력이 없었다면 그것도 불가능한 일.

'아까 그놈보다 훨씬 강하다.'

대도를 사용하던 그놈보다, 훨씬 더 빠른 움직임.

까가가가각!

공호는 공중에서 몸을 돌려가며 연속으로 검을 휘두르는 귀신같은 그의 몸놀림에 사정없이 밀렸다. 칸의 무식한 근육이 꿈틀거렸다. 숨겨진 그의 안광이 드러났다. 그와 동시에 그와 나 사이를 가로질러 오는 검.

막대한 힘이 들린 검이 틀림없었다.

칸의 검과 공호의 단도가 불꽃을 만드는 순간, 공호는 단도를 틀었다.

'이걸로 끝낸다.'

공호는 동공에 조금의 흔들림 없이 단검으로 그의 심장을 찔러갔다.

'어딜 꼼수를!'

동시다발적으로 공호의 목 뒤에선 날카로운 예기가 느껴졌다. 옆으로 비틀렸던 그의 검이 공호의 목을 향해 다시 가로질러왔다.

'이겼다.'

그대로 공격해도 내 검이 먼저 닿는다. 그렇다고 단도를 뒤로 빼서 검을 막을 여유도 없다. 회심의 미소를 짓는 칸.

'뭐?'

그러나 공호는 단검을 회수하지 않고 계속 찔러갔다.

까앙.

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단도를 회수하게 할 목적으로 검을 휘둘렀건만 무언가에 막혀버렸다.

"끝났습니다."

단도의 예기가 목 근처에서 빛났다. 칸은 의혹의 표정으로 자신의 검을 바라봤다.

'손톱?'

검을 가로막은 것은 공호의 손톱이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늦바람이 불었다.

"허."

칸과 티에르. 둘 다 헛바람을 삼켰다.

"이제 음의 마나를 이용한 특수시험을 치르지요."

공호의 말에 김이 빠져버린다. 티에르는 그제서야 공호의 특기가 음의 마나라고 대답한 사실을 다시 떠올렸다. 이 육체능력에 음의 마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까가가가각, 공호의 발을 시작으로 순식간에 공간이 얼어붙었다. 인간 10명이 체조를 할 수 있는 시험장이 순식간이 얼어붙었다.

털썩, 결국 칸과 티에르, 둘 다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유, 육체능력 B급, 특수능력 C급..."

칸은 몸을 조금 축이고 말을 꺼내었다.

"첫 번째 시험에서는 B급 이상의 등급을 받을 수 없소이다. 충분히 A급의 자격이 있겠는데, 다시 한 번 시험을 치겠소? 지금 예악한다면 A급 시험 감독관을 부르던가, 그 용병시험소로 모셔 드리오리다."

아쉽지만 돈이 없었다. 바로 A급으로 들어갈 마음도 없었고.

"나중에 오겠습니다."

그들의 놀란 얼굴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음의 마나를 보여준 후부터, 이상하리만큼 고조된 그들의 얼굴. 단순 놀랐는 표정이라기엔 심각하기까지 했다. 공호는 그들의 표정에서 이상한 낌세를 느겼다. 칸은 어디론가 슬그머니 갔고, 티에르는 물었다.

"용병패 지급을 위해 종족과 나이가 필요합니다."

공호의 외모가 어리다 하더라도, 요괴의 경우 수명이 길기에 어려보일 수가 있다. 그들이 예상하게에는 공호의 육체능력을 보고 판단해 공호의 나이는 최소 40 이상. 그 이하면 이 실력이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일반 마나를 쓰지도 안으면서 저 정도 육체능력이라... 이미 그것도 받아 들이기 어려웠다. 몬스터라면 모를까.

"종족, 여우 요괴. 나이 열다섯."

티에르가 머리를 까 뒤집었다. 공호는 이 다음이 더 중요하단 듯 손가락을 구부리며 말하였다.

"아, 그리고 등신이 아니라 공호."


그날, 용병계가 뒤집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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