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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99,777
추천수 :
2,582
글자수 :
751,747

작성
15.03.17 00:07
조회
1,853
추천
52
글자
11쪽

섬천(剡天)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아마도 1년 째였지.


지옥에서 그쯤 되는 날, 참 운도 더럽게 없이 죽었다. 그냥 얌전히 죽었으면 후회라도 없는데, 미쳐버린 다음 죽은 거라 가족에게 면목없는 짓을 하기도 했다.

그 다음은 어땠더라. 이런 느낌이었다. 죽은 즉시 다시 눈을 뜬 기분.


눈을 뜨니 이 세계에 소환되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잘난 양반들이 쿤과 계약을 했단다. 아, 나도 그 일만 아니였다면 끝까지 살아 남았을 텐데. 운도 실력이니 탓할 건 없었다.

하여튼, 난 눈을 뜨자마자 덤벼드는 이상한 놈들을 검으로 베었다. 그리고 지역을 이동하며 몬스터를 사냥하고 지냈는데, 이번에는 운이 좋게도 살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 이름이 폭매였나?


그런 집단이 있었는데, 그놈들이 레스토 하나를 함정에 빠뜨렸을 때 덤으로 같이 걸렸다. 그놈들이 레스토를 죽이기 위해 유인해온 자이언트 터틀이란 몬스터는 얼마나 강한지.

잡으려 들다가 되려 당했다. 한쪽눈을 그어 터트리긴 했는데... 난 내장이 뜯겨나갔다. 눈하나 당하니 몬스터가 겁먹고 도망가 버린게 천만다행이었다.


그 레스토는 생명의 은인이라며, 내가 개척자임에도 불구하고 호의를 배풀었다. 상당히 대인배 기질이었는데, 그 레스토는 집에 머물게 해줄 정도로 친절했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정들었고, 적어도 아스페티아란 새로운 세상에서 만큼은 아버지라 부리기로 했다. 만약 진짜 아버지가 이 광경을 봤다면 뭐라 했을까.


-육체등급:A 레벨:21 육체랭킹:165위

이름:공천 칭호:선구자의 별을 쫓는 자. 그 외...


힘:55 민첩:115 순발력:35 체력:35 육감:35

마나 친화도:65 마나 제어력:45

부여 가능 스텟포인트:0


뭐, 자랑은 아니지만 10000명 밖에 가지지 못한 A급 신체. 그 중에서도 1% 안에 드는 최상위권 레벨을 지닌 나다. 전 세계에서 165위 라면 후에 가족을 지키기에는 충분한 능력이라 믿었다. 누구보다 강인했던 형, 믿음직한 아버지와 몸이 약했던 어머니, 귀여움의 셋째 동생. 그리고 불행했던 그 아래 동생들.

'적어도 가족은 지킬 수 있는 힘이겠지.'

소년은 가족 중에는 가장 강할 것이라 믿었다.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그래야만 한다. 그 누구보다 강해지고 싶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만의 목적을 위해.


계획은 있었다.


이제 아스페티아의 아버지와의 만남을 끝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용병일을 할 생각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유명해 지는 것 말고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름을 날려 언젠가 그 이름이 가족에 귀에 닿을지도 모른다. 그와 동시에 소년은 세력을 키우기를 갈구했다. 가족을 찾을 수 있는 세력.


#


티에든의 누구도 다가가지 않는 경계지역 해안가. 몬스터 주요출현 지역으로 특수한 일이 아니면, 오는 일이 없는 곳이다. 소년은 짠내가 올라오는 부둣가 앞에 섰다.


'여기 쯤이었나.'

언제부턴가 나타난 자이언트 터틀 때문에 이제는 관리조차 하지 않아 삐걱거리는 썩은 나무들. 촤르륵, 섬천의 발에 하얀 염이 쓸렸다. 염은 서로 비벼지며 자각 거리며 까끌까끌한 소리를 내었다. 앞발을 딱딱 붙이치며 지나가던 게가 섬천의 발을 부딪치며 뒤집혀졌다. 게는 입가에 거품을 복작복작 이고 방향을 바꿔, 다시 앞발을 딱딱거리며 갈 길을 갔다.


그 가운데 바다 한 가운데에서 작은 기포 알갱이가 수면 위로 올라와 터졌다. 아주 미세한 관경 이였지만, 소년은 무서운 관찰력은 그 이상현상을 한 번에 잡아내었다.

철그덕, 거리며 소년은 검 위에 손을 올렸다. 아직 전부 성장한 몸은 아니기에, 검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그러나 소년의 훤칠한 하체덕에 검이 어색하거나 하진 않았다. 마침내 소년의 집중이 극에 달하는 순간.

콰아아!

바닷속에서 작은 산이 솟구쳐 나왔다. 솟아오른 바닷물이 제자리로 돌아가며 하얀 기포를 수없이 발산했다. 그것도 잠시, 물이 걷히며 푸른 등껍질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오른쪽 눈에 길게 그인 검흔.

'그 놈이다.'

소년은 아버지에게 빌린 검을 늘여뜨리며 빠르게 달려나갔다. 우우웅, 검면이 부르르 떨었다. 같은 공포를 느끼는 것 같았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저 녀석에게 얼마나 호되게 당했던가. 장기가 반 이상 뜯기고 살아남은 게 다행이다. A급 개척자였으니 그나마 회복한 것이였지, 만약 육체등급이 낮았더라면 골로 갔을 일이다.


소년은 생각했다. 너무도 압도적인 차이로 졌기에, 저 녀석을 어떻게 극복할 지 다방면으로 궁리해 봤다. 답이 나왔냐고? 애석하게도 소년의 방법중엔 저 녀석을 확실히 처리하는 방법이 없었다. 소년은 중증에 가까운 완벽주의자였고, 소년의 모든 방법은 조금의 피해도 없이 적을 제압하는 게 중심이었으니까. 그러다 저번에는 되려 내장을 뜯기지 않았던가.


그러나 자신의 방법을 버리면 답이 나왔다. 소년은 오늘은 잠시 자신의 방식이 아닌, 형의 방식을 빌리고자 했다. 검을 역수로 쥐었다.

먼지를 비산하며 힘껏 뛰었다. 50M는 족히 뛰어 올랐다. 강렬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마구 흩트렸다. 소년의 날카로운 미적 눈매가 완벽히 드러났다. 부웅 뜨던 몸이 하늘로 올라가길 느려졌다. 힘의 방향이 바뀌었다.

이윽고 아래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였다. 소년은 검을 매섭게 세웠다. 그대로 녀석의 머리를 향해 추락해갔다.

까가가가가각!

검과 놈의 피부가 마찰하며 작은 불덩이들을 튀겼다. 여전히 강하고 질긴 피부다. 등껍질이 아니라, 피부일 뿐인데도 이렇게 강하다. 소년이 검이 헬든 대장간 것이 아니고 일반 강철 검이였다면, 충격에 뎅강 부러졌을 정도로. 하나, 달하진 것은 있었다. 예전과는 달리 확실한 상처를 주었다.

휙!

소년은 마나를 끌어올렸다. 육체능력을 올려주는 일반마나. 일반 마나는 마나의 양에 따라 제한 없이 육체능력이 뻥튀기 되는 괴이한 현상을 일으킨다. 몸이 허약한 인간도 마나가 있다면, 강철을 겨드랑이에 끼고 부러뜨릴 수 있을 정도로 마나의 힘은 강력했다.

소년은 팔에 마나를 끌어올려 부었다. 팔의 자체적인 능력이 상승한다.

깨끗한 점이 생성된다. 흐트러짐 없는 일직선 찌르기에 의해 생긴 하나의 점. 소년은 그 점 그대로 검을 회수했다.

녀석의 하나 남은 눈이 터졌다.

끄워워!

충분한 고통에 녀석이 흥분했다. 강력한 돌진에 의해 몸이 납작해 질 뻔 하였다. 빠르게 회피하고 녀석의 등껍질에 올라탔다.

'확실히 먹힌다.'

지옥도의 1년 동안 형과 함께한 경험에서 배운 방식이다. 팔에 마나를 있는대로 끌어 넣어 힘껏 검을 내려그었다. 촤악, 소년의 검명과 함께 목이 너덜너덜 해지는 고통에 녀석이 드디어 입을 벌렸다.

끄워어어어!

"됐다."

슉, 잔상이 남을 정도의 속도. 검이 녀석의 입천장을 뚫고 뇌를 파괴했다. 대뇌가 깨끗하게 뚫려 괴성 한번 못 지르고 절명했다.


-레벨이 7 상승하셨습니다.


A급 인벤토리는 넓다. 직경 1km가 넘는 넓이에 1,000톤까지 넣는 것이 가능하다. 자이언트 터틀은 거대하지만 충분히 들어갔다. 소년의 팔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 갔다.

녀석을 인벤토리에 집어넣고.

"다시 한 번."

소년은 다른 거북이를 찾아 나섰다.


#


용병.

공호는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뒤 용병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봤다. 최소한의 정보는 중요했고, 그것은 곧 생존과 직결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적어도 그랬다. 조금 이라도 목이 걸린 이상, 무지한 것은 멍청함과 동시에 어리석었은 일이다.

결과만 말하자면, 놀라웠다.

아스페티아에 대한 용병의 모습은 여타 알고 있던 상식과는 확실히 달랐다. 용병이란게 어감상 이런 것 아니겠는가. '돈 줄께 이거 해줘'라고 하면, '얼마 줄 껀데?' 라며 돈만 많으면 별의별 짓을 다 하는 종족. 하위계층에서 빌빌 대며 대부분 일은 몸으로 때우고, 일 끝나면 맥수 한 잔을 턱수염에 거품끼게 마셔대는 녀석들. 땀내나는 놈들 말이다.


여긴 근본이 달랐다.


아스페티아는 용병중심 사회다. 땅 덩어리가 진짜, 욕나오게 넓기에 개척과 여행이 일상이었던 유목민족이 대부분이었다. 유목생황을 하다 정착하고 그 부족이 점점 발전하며 제국이 되고, 왕국이 된 것이다. 뼛속부터 여행의 종족이었던 레스토의 잔재가 용병이란 직종으로 남아있는 건데, 사실 용병도 이 전에는(그러니까, 초대 용병왕이 나타나기 전에는.) 다른 말로 불리었다.

아스페티아 레스토의 60%가 용병인 만큼, 용병이란 단체는 이미 제국, 왕국과 공존하는 하나의 공동사회였다. 그들은 자유롭게 일을 해주고 돈을 받으며, 때론 실력이 없는 이들은 무참히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몬스터가 있는 이 세상이니 만큼, 힘을 극도로 숭상하기도 하는 것이 용병이다. 힘이 없으면 문제지만, 능력만 있다면 용병은 어디가도 꿀리지 않는 대우를 받는다.


힘과 물량에서 나오는 위력이랄까.


말이 용병이지 실력이 있으면 귀족과 같은, 등급에 따라 높을 수도 있는 직종이다.

음... 그 막강한 놈들을 예를 들자면, 병사를 소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C급용병 이상은 귀족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 여기서 귀족과 같은 대우는 그냥 귀족과 같았다. 귀족의 칭위가 없으니 같은 대우라고 한 것이지, 그게 엇비슷하단 게 아니라 그냥 맞아들었다.


계란과 달걀의 뉘앙스 차이?


물론 c급 용병이란게 귀족되기 만큼 어려운 능력을 타고난 것이지만, 책을 파서 귀족이 될 확률보다 무예를 갈고 닦아 c급 용병 되기가 더 어려운 법이다.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하니. 그것은 등급이 올라갈수록 격차가 심하다. 실력이든, 대우든 말이다.

아, 잡설이 길어지는 군. 조금만 더 하겠다.

수많은 작은 왕국과 제국이 있지만, 공호가 있는 이 주변에는 3개의 제국이 있다.

요괴의 제국, 인간의 제국, 이종족의 제국. 세 제국 모두 레스토들로 이루어짐은 틀림이 없다. 황제의 종족은 일정하다. 요괴의 제국의 황제는 요괴. 인간의 제국의 황제는 인간. 이종족의 제국의 황제는 이종족.

모든 레스토가 세 제국에서 같은 대접을 받는다지만, 황제가 주는 영향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세 제국 어떠한 곳에서도 붙잡아 둘 수 없는 단체의 인원들이 있다. 당연히 용병이겠지만, 나는 분명 '단체'라 하였다.

맞다.

용병은 아주아주 거대한 영리단체이다. 용병들은 용병왕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단체이다. 말했었다. 공존하는 사회라고. 용병왕이라는 유일한 SSS급 용병이 그들의 정신적 지주이며, 수장이다. SSS급? 어떤 강함이냐고? 말이 많아 지는 군.


몰라, 그냥 레스토 중에 가장 강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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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섬천(剡天) +3 15.03.20 1,767 54 14쪽
22 섬천(剡天) +1 15.03.19 1,667 43 13쪽
21 섬천(剡天) +2 15.03.19 1,657 46 14쪽
20 섬천(剡天) +5 15.03.17 1,596 49 14쪽
19 섬천(剡天) +2 15.03.17 1,563 50 23쪽
» 섬천(剡天) +3 15.03.17 1,854 52 11쪽
17 전환점 +4 15.03.14 1,696 6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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