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99,836
추천수 :
2,582
글자수 :
751,747

작성
15.04.12 00:07
조회
1,397
추천
51
글자
15쪽

리셋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반쯤 피로 물든 공호의 머리카락이 거칠게 흔들린다. 음의 마나가 마나 페인에 스친다. 기형적으로 몸이 꺾이며 아득한 고통이 몰려왔다.

콰득.

공호는 처음으로 의지가 희미해졌다.

스스로를 잊고,가족을 잊을 뻔한 고통에 순식간에 원망이 침투했다.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에 대한 단방향적 원망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아파, 아파, 아파!'

수없는 원망이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속에 머물었다. 내뱉고 싶어도 공호의 몸은 지금 손끝 한줄기의 근육조차 쓸수 없는 상황이었다. 단지 몰려오는 고통이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공호는 방금전부터 스스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착각했다.

애원도 있었고, 욕도 있었다.

'차라리 죽여줘. 아니, 살려줘. 아니야. 역시 제발 나를 죽여줘.'

고통이란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은 분주하게 움직였고, 이 고통을 처리하는 말초신경은 포화상태로 뻣뻣히 굳어버리고 만다. 그곳에 마나라는 신기한 에너지가 이차적인 자극을 더해 고통을 한도까지 증폭시켜버렸다.


소년은 서서히 정신을 잃어갔다.


고통속에 검은 꽃은 피어나고 꽃의 중심에는 흰 알이 검게 물들며 움찔거린다. 흰 알은 곧 전부 물들고, '밤'이 된 알을 꽃잎은 감싸안는다.

잃어버린 정신속에 세상은 변화하며 빼앗긴 알의 순백은 하나의 공간을 만든다. 쫒겨난 알의 흰 껍질은 수천개의 백지로 변하고 그 백지들은 공간에 치덕처덕 붙어간다.

고통에 모든 것이 탈색된 세상. 아무것도 없는 공간. 공호는 그 세상에서 눈을 뜬다.

"왜?"

화악, 다가오는 고통과 함께 새로운 것이 보인다. 하얀 공간이 마치 입체 영화를 보여주듯 여러 영상을 사방에 띄웠다. 오래된 영사기 속에서 나오는 영화마냥, 공간에 떠오른 영상은 지직 거렸다. 영상은 공호의 머릿속에 잠재된 금단적 찌꺼기들이었고, 그 자극적 영상 속에서 공호의 가족들은 끔찍하게 죽어나갔다.

공호는 멍하니 그 모습을 다시 눈으로 받아들인다. 아무 반응도 할 수 없단게 발끝부터 찌르르 울리며 머리 끝까지 올라오는 소름을 돋게 만들었다. 생생하게 다가오는 섬뜩한 그 당시의 감각까지 완벽히 전해졌다.

섬천이는 몸이 터져버려 죽고. 셋째는 시체로 발견됐다. 넷째는 불살라 죽었다. 다섯째는 영양실조로 죽었다. 아버지는 칼로 난자당해 뜯겨 죽고.

어머니는....

결국 다 나보다 먼저 죽었다. 가족이 모두 죽고 3년간 홀로 지옥에서 살아남았다. 그 3년 동안 먹을 때도, 잘 때도, 후회할 때도 고통받을 때도 결국 혼자였다. 마음 속 깊이 새겨뒀던, 어쩌면 누군가 유치하다고 놀릴 그런 심리가 소년의 피를 타고 몸을 한 바퀴 돌아 심장에 파고들었다.

'또 혼자 아픈 거야?'

공호의 표정이 기괴하게 일그러진다. 웃는 것도 아니며, 괴로워 하는 것도 아닌 표정이었다. 어쩌면 앙탈이었으나, 가볍진 않았다. 순수하게 단지 싫다 라는 표현일 뿐이었다.

"왜? 왜 나만?"

끊임없이 눈물이 흐른다. 쾅! 마나 페인에 음의 마나가 부딪힌다. 눈물이 말라버릴 통증에 처절하게 몸부림 처진다. 이어 웃음 섞인 비명을 지른다.

"그러니까 왜?"

영상은 스며들듯 빨간 가루를 뿌려가며 사라지고, 공호는 다시 한 번 흰 공간에 툭 하고 떨어져 내렸다. 마치 썩은 고깃덩이를 내팽겨칠 때 울릴법한 소리가 공간에 철썩 진동했다. 공호는 몸을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꿈틀거렸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뭘 잘 못 해서?'

공호는 진지하게 내가 뭘 잘 못했는지에 생각해 보았다.

또래 아이들이 모두 미쳐버렸을 때, 공호는 모두가 미쳐버린 세상에서 생존했다. 그 아이들이 편히 눈을 감았을 때, 공호는 고문당했다. 아이들이 어머니의 품의 안겼을 때, 공호는....

본능적으로 살고 싶어 감정을 깊이 숨겼다. 항상 득과 실을 중심으로 생각했었다. 우는데 에너지를 빼앗기기 싫어 꾹 참았다. 우울증에 기력을 떨어뜨리는 것을 막기 위해 더욱 꾹 참았다.

'사람을 죽였던게 잘못인가? 어쩔 수 없잖아. 살아야 됐다고. 모두 같이 살아야 했다고..'

죄라면 죄다. 그러나 이유라 할 건 많았다. 그러나 그 죄라는 게 이렇게 끝없는 고통을 받아야 한 다는 것에 대해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었다. 이건, 심했다. 죄라는 걸 덮어 씌우기엔 너무 큰 헝겁이었다.

'나는 가족을 위해서 그랬단 말이야...'

그래,가족을 위해서. 공호는 다시 한 번 자기합리화를 시켜본다.


톡톡, 검은 알이 흔들렸다. 그 안에서 뭔가가, 마치 깨고나오려는 듯 껍질을 쳤다. 검은 꽃은 다시 활짝 피고, 그 꽃에 노란 벌과 나비는 이지 않았다.


단순 살을 뚫고 들어와 비집는 단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고통에 모든 것이 휘청휘청 흔들렸다. 이 절망적인 흰 공간 말고는 모든 것들이 끌려내려가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단순 이 고통만으로 저들과 나는 다른 세계인 것 처럼 느껴졌다.


그런 공호의 앞에 셋째의 환상이 나타났다.


고통에 생성된 공간. 아무것도 없는 환상으로 이루어진 공간. 그 공간 속에서 나와 셋째만이 있었다. 왠지 움직일 수가 있을 것 같았다. 여기는 현실이 아니였음을 공호도 알았으니까. 그럼에도 공호는 셋째에게 다가갔다. 셋째가 환상임을 짐작하고 있음에도 몸이 반자동적으로 움직였다.

공호는 떨리는 손으로 셋째의 볼을 만지려했다. 셋째는 차갑게 공호의 손을 뿌리쳤다. 그 뿌리친 손을 믿지 못하겠단 듯 공호는 눈을 돌렸다.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느껴질 만큼 집중해서 봤으나, 셋째의 손은 변함없었다.

뭔가 공호의 배에 파고든다. 푸욱, 공간이 피로 물든다. 공호의 손이 멈짓한다.

또옥.

진득히 떨어지는 피를 내려보지도 않은 체, 공호는 셋째의 볼을 다시 쓰다듬는다. 광적인 집착이 현실마저 잊게했다. 공호는 볼을 만지던 손을 내려 목을 덮은 셋째의 긴 머리카락을 올렸다.

선명하게 남아있는 공호의 손자국.

쿵, 모든 것이 내려앉으며 공호의 공동이 빛을 잃는다.

셋째가 말한다.

"오빠 때문에 죽었잖아. 네가 목을 졸라서 도망치다가 미친놈들에게 걸렸잖아."

공호의 팔이 나른해진다.

"내가?"

늘 생각했었다.

셋째가 나 때문에 죽은 것은 아닐까. 내가 목을 조른 것이 셋째의 시체와 관련 있었을까. 언제나 고통스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생각하는 것과 생각하고 싶은 것은 일치하지 않았다.


정말 내가?


"잠깐. 아니,착각하지마. 생각이 아냐. 사실이야. 네가 날 죽였어. 나는 너 때문에 죽은 거지. 의심따위 가지지 마. 현실이야."

셋째가 슬며시 공호의 목을 잡는다. 가녀리고 가녀린 매우 얇은 두 손이 공호의 목을 점점 조여온다. 공호가 넘어진다. 그대로 셋째도 같이 넘어졌고, 결코 끝까지 목을 놓지 않았다.

점점 강하게 목을 조여온다. 숨은 원래부터 막혔고, 고통은 같았다. 그러나 공호는 더욱 굵은 눈물이 흘린다.

"하.. 하하."

동공이 색을 잃어간다. 신들린 득한 웃음 소리를 절규 대신 부르짖는다.

"내가...가족을 위해서..."

셋째 뒤로 3명의 인간이 나타난다.


삼촌,사촌 동생,외숙모.


모두 미쳐버려 공호의 손에 죽었던 이들이다. 그들이 말한다.

"아니야. 정말 착각하지 마."

"결국 네가 죽인 거야."

모두 공호의 목을 향해 손을 움직인다. 그들은 공호의 목을 잡고 조이며 밑으로 끌어내린다. 다시 그들의 뒤에 9명의 인간이,그 뒤로 30명의 인간이 나타난다. 마치 좀비처럼 빠짐없이 전부 공호를 향하여 모여든다.

그들 모두 공호가 죽인 이들이었다. 계속해서 120명, 1000명이 차례로 나타난다. 죽었을 당시 처참한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었다. 어떤 녀석은 단도로 눈이 파였고, 어떤 녀석은 귀가 없었다. 또 어떤 녀석은 하반신이 아예 뜯겨져 나갔다.

공호의 웃음소리가 크게 커진다.

"풀어버려. 강박적인 그것을 놓아버려, 오빠. 그렇다면 고통 받지 않아. 죄가 되지 않아."

미쳐가는 자신.

다시 그 속에 무한적인 후회를 쏟아내는 자신.

완벽히 정신이 일그러졌다.

"왜...그때 내가 왜 죽였어?"

나는 완벽히 미쳐갔다.


쾅!

마나가 다른 마나 페인까지 침투한다. 역사에는 없는, 아스페티아에서 누구도 모르는 마나 페인.

콰드득.

음의 마나가 마나 페인에 힘껏 부딪히지만, 크게 흔들릴 뿐 뚫리진 않는다. 그때마다 공호는 고통에 점점 미쳐갔다. 수백 번, 수천 번을 다시 부딪힌다. 음의 마나가 이상을 일으킨다. 힘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자 주위에 흩어져 있던 닐의 마나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제멋대로다.

공호의 의지는 티끌도 반영하지 않은 체 제멋대로 음의 마나는 움직였다. 입이 움직여진다. 환상 속에서 목을 조르러 다가오는 모든 이에게 공호는 소리쳤다.

"하지 마. 더 이상 움직이지마아아!"

다가오는 이들은 멈추지 않았다. 음의 마나도 멈추지 않았다. 닐의 마나 페인에서 흘러나온 마나를 음의 마나로 서서히 탈바꿈시킨다. 그 순간 잠시나마 음의 마나가 마나 페인에 부딪히는 일이 멎는다.


이윽고 순간 고통이 멎었다.


그 찰나에 공호는 미친 듯이 눈물을 흘리며 웃고 있던 자신을 봤다. 미쳤던 건가. 그렇게 발버둥 쳤었는데, 5년 동안 미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이제와서 미치는 건가.


아냐. 내가 셋째를 죽인게 아냐.

제발...그렇겠지.


셋째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이대로 미쳐버리는 거야.

안 돼. 절대로 안 돼.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버려. 버릴 수 없어. 버려선 안 돼. 공호의 끝자락까지 흩어져 있는 의지가 한곳으로 모인다. 거짓처럼 셋째와 인간들이 없어진다. 이번에도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만 같았다.

차츰차츰 조각이 맞춰지듯 의지가 모여든다. 욕구나 본능이 아닌 이성적 사고를 할 수 있을 의식. 의식이 점점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나.


쾅!

성질 급한 음의 마나가 다시 마나 페인에 부딪힌다.

다시 정신이 갈기갈기 찢긴다. 희망이 갈기갈기 찢긴다. 이제 몸도 마음도 한계까지 왔다. 공호는 저항을 그만두었다. 공호의 몸은 다시 깊은 고통의 몽환속으로 빠져든다.

또 다시 아무것도 없는 공간.


이번에는 누군가 서 있다.


"누구..."

누군가가... 아니, 그녀가 서 있었다. 마지막 남은 제어점이 뇌를 찌르고 사라진다. 죽어서라도 지우고 싶었던 최악의 기억 속 절망이 지금 당장 여기에 피어난다.

"어땠어?"

파각. 공간이 무너진다. 아니, 정확히 공간을 직시하는 공호가 무너진다. 이미 비틀어진 공호가 이번에는 깨져버린다.

공호는 바닥에 토사물을 쏟는다. 억지로 삼키려 해도 비릿한 향과 함께 끝없이 쏟아져 나온다. 끝없이 나오는 구억질. 손으로 입을 틀어막아도 끝없이 나온다. 애처로워 보일 만큼 게워낸다. 어느순간 공호는 입에서 토대신 피를 쏟아낸다.

"하란 데로 하면 용서될 줄 알았어?"


공호의 황혼인 그녀, 어머니가 다가온다.


그녀는 공호의 손으로 얼굴을 끌어올렸다. 확실히 눈과 눈을 맞닿게 한다. 소년은 공포감에 눈조차 깜박을 수 없었다.

어머니의 손이 올라간다. 퍽, 공호의 입속으로 처 박혔다.

"자...저번과 같지?"

공호의 눈이 모두 백색으로 변해갔다.


사르륵, 검은 꽃이 시든다. 마침내 남아있던 기반은 사라지고 세상에는 검은 알만이 남았다.


쾅!

무한적으로 마나 페인에 음의 마나가 도전한다. 흰색으로 변한 공호의 눈자위가 다시 돌아온다. 기절하고 싶어도, 기절할 수가 없다. 현실에서는 몸도 움직일 수 없다. 목숨을 끊어 부활하는 방법을 쓸 수 없다. 조금이라도 가능한 것은 의지를 방영하는 음의 마나 뿐. 하지만 그것마저 마나 페인을 뚫기 위해 의지를 거부한다.

그렇다면 저 마나 페인을 뚫는다면 한 번에 죽을까?

정신이 비틀려 버린 공호는 죽음을 원했다. 섬천에게는 미안하지만, 아주 잠시만이라도 편하게 눈을 감고 싶다. 공호는 그런 자신이 정말로 미친놈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인정했다.

'편히 쉴 거야.'

모든 것을 놔버렸다. 점점, 완벽하게 세상이 붕괴해간다.

그때였다. 온몸을 떨릴 만큼 소름돋는 나 자신의 목소리로 누군가 속삭였다.

"역시... 넌."

그가 공호를 잡아당긴다. 공간이 갈린다. 공호의 정신이 환상 속으로 끌려들어 간다.

저항조차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

공호는 생기없는 눈을 힘들게 떳다. 힘겹게 눈을 뜨다가, 허무맹항하여 다시 눈을 감아버린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한 명의 '공호'였다.


공호와 공호가 대면한다. 순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게 된다. 서로가 그렇게 약속이라도 한 듯 조용하다. 내가 두명이라기 보단, 그냥 거울을 둔 것 같았다.

하지만 곧 정적을 깨고 환상 속에 있던 공호가 말한다.

"병신."

그 한마디. 그 한마디에 정신을 유지하던 버팀목이 와르르 무너진다.

"또 핑계 댈 거지? 가족을 위해서라며."

귀를 틀어막았다. 듣는 것도 괴롭다. 저 의미의 끝으머리 만으로도 온몸에 소름이 돋앗다.

이후 공호는 초점이 없는 눈으로 중얼거렸다.

"가족을 위해서 변하고 있는 거야....가족을 위해서 한 거야..."

또 다른 공호가 콧웃음 친다.

"핑계 대지 마. 가족을 위해? 네가 아스페티아에 와서 무슨 짓을 했는지 설마 알고서 말하는 거야?"

그가 다시 한 번 물었다.

"네 잘못을 알고 나서 말하는 거냐고 병신새끼야."

환상 속의 공호가 손을 젓는다. 배경이 바뀌며 황페해진 지구가 나타난다.

"나의 고향은 지구야. 나는 아직 잊지 않아. 너는? 너는 적응이라며 아스페티아에 대한 생각으로만 머리속에 꽉 차 있잖아? 너는 아스페티아에 옮겨질 때부터 생긴 거야. 너는 아스페티아의 공호야. 더 이상 너는 지구의 공호가 아니야."

현실의 공호가 여전히 중얼거린다.

"아니야! 나는 가족을 위해.. 가족을 위해.."

환상의 공호가 씨익 웃었다.

"어째서? 너는 예전과 다르게 외로움도, 슬픔도, 고통도 더 감정적으로 느끼잖아. 흐트려지지 마. 돌 사이에 있는 두부는 으깨져버려."

현실의 공호가 말한다.

"가족...."

환상의 공호가 성을 내며 날뛰기 시작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이해되지 않아. 이해할 수 없어. 너는 물러. 더 이상 누구를 위해서 행동할 수 없어."

그래야 될까.

정말로 단단하고 차가워야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곳일까. 물론 어느정도는 동의한다. 그러나 나 자신조차 죽여야만 돌아가는 곳이 세상이란 곳일까.

현실의 공호가 환상의 공호의 어깨를 잡았다. 귀를 찌르는 높은 괴성을 지른다.

"아니야! 나는!"

환상 속에 공호가 미간을 좁혔다.

"정말 내가 하나하나 말해줘야 해?"

공중에서 나타난 바늘과 실에 공호의 입이 꿰매진다. 공호는 지독한 고통을 느꼈다. 동시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게 됐다.

"좋아, 좋아, 좋아. 지랄은 그쯤 하라고. 내가 다 말해줄 테니까."

탁, 환상의 공호가 손을 퉁긴다.

다시 배경이 바뀐다.

주변이 환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여우와 두루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3 여우제국 폴시아. +1 15.05.06 1,045 28 12쪽
32 리셋 +3 15.05.05 939 30 12쪽
31 리셋 +2 15.05.03 1,091 32 11쪽
30 리셋 +4 15.05.03 1,071 40 14쪽
29 리셋 +8 15.04.29 1,140 31 17쪽
» 리셋 +4 15.04.12 1,398 51 15쪽
27 리셋 +6 15.04.10 1,250 40 11쪽
26 리셋 +7 15.03.27 1,712 44 23쪽
25 리셋 +6 15.03.22 1,716 41 9쪽
24 섬천(剡天) +2 15.03.21 1,493 39 25쪽
23 섬천(剡天) +3 15.03.20 1,767 54 14쪽
22 섬천(剡天) +1 15.03.19 1,667 43 13쪽
21 섬천(剡天) +2 15.03.19 1,657 46 14쪽
20 섬천(剡天) +5 15.03.17 1,597 49 14쪽
19 섬천(剡天) +2 15.03.17 1,564 50 23쪽
18 섬천(剡天) +3 15.03.17 1,854 52 11쪽
17 전환점 +4 15.03.14 1,697 60 13쪽
16 전환점 +3 15.03.14 1,654 50 9쪽
15 전환점 +2 15.03.14 1,635 51 10쪽
14 전환점 +2 15.03.14 1,623 47 15쪽
13 전환점 +2 15.03.14 1,562 51 14쪽
12 전환점 +4 15.03.14 1,774 54 12쪽
11 전환점 +4 15.03.14 1,888 56 16쪽
10 각오 +2 15.03.14 1,701 52 20쪽
9 각오 +3 15.03.14 2,246 71 8쪽
8 각오 +1 15.03.14 1,788 59 22쪽
7 각오 +3 15.03.14 1,918 55 17쪽
6 각오 +3 15.03.14 2,203 79 9쪽
5 각오 +3 15.03.14 2,056 62 15쪽
4 각오 +6 15.03.14 2,143 6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